잔결신군

• 상위 문서 : 『지존록』

1 개요

"깨지고 부서져서 죽어버릴 뿐이라도··· 당신은 앞으로 나아갔군요. 당신이 남긴 후회라는 것은 단지 뒤에 남은 자취일뿐... 나 역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당신이 남긴 것은··· 나보다도 함께 온 소녀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이 소녀라면 당신이 남긴 아쉬움을 남기지 않을 테고, 내가 남길 절망의 흔적 따위는 아예 모를 겁니다. 그러니··· 이만 꿈을 끝내도 좋을 겁니다."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에서 풍현은 암천향(暗天香)의 유진에서 숨겨진 암천장혈을 연다, 이때 혼원태극도해가 드러나면서 그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사천황(邪天皇)은 홀연히 사라졌었다. 그의 실종은 세간을 어지럽히기 위한 수작이라고, 의혹의 눈길조차 있었다. 세월이 흘러 그의 수하들은 모두 제각각 분파를 이루어 나갔고, 사천황을 잊은 채로 자신들의 야심을 충족하는 일에 몰두해 갔다. 세상은 사천황을 기억하는 일보다, 천사전의 사악한 마인들과 어우러져 뒹구는 일에 더 바빠졌다. 그리고 천사전의 마인들이 모두 몰락해 가는데도, 여전히 사천황은 그 자취를 드러내지 않았다. 가히 삼백여 년의 수수께끼였다.

사지 중에 팔 하나만 겨우 달렸기에 사람들은 그를 놀리려고 잔결신군(殘缺神君)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그에게 신군이시니 저 사악한 자를 물리쳐 달라며 놀려대기를 즐겨 했다고··· 잔결신군은 바보처럼 웃었고, 그들의 소원을 이루어주었다. 아무런 흔적도, 소문도 남기지 않고···. 그는 가장 널리 연구된다는 태극도해와 혼원일기공의 독자적인 참구(參究)로서, 그 유래가 없는 혼원태극수(混元太極手)를 창안해내었고, 당세 무적이라는 자타가 인정하던 절정고수(絶頂高手)의 불멸령(不滅靈)을 파해한 것이다.

풍현은 일월주천몽유진(日月周天夢遊陣)을 완성시켜 혼원태극도해에 남아 있는 잔결신군의 잔영을 만난다. 잔결신군은 왼손의 손가락도 세 개 뿐이며, 양쪽 다리와 오른 팔이 없었다. 더군다나 왼쪽 눈의 흐릿한 동공과 대비되는 오른쪽 눈의 하얀 동공, 그 하얀 눈동자 아래 자리 잡은 볼 위로는 기묘한 사마귀가 볼록거리는 주머니처럼 번져있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참혹한 모습의 잔결신군을 먹여주고 재워주며, 머물 곳을 만들어준 이가 사천황이었다. 잔결신군은 그런 은인을 해친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미련과 후회가 남아있었다···.

2 무공

• 혼원태극수(混元太極手) : 풍현과 운령을 거쳐 『경혼기(驚魂記)』에서 철무위에게 이어진다. 상관월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철무위가 고금제일의 수법(手法)을 익혔다며 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