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량


唯酒無量 不及亂

(공자께서는) 주량은 따로 없었으나, 흐트러질 정도까지 마시지는 않으셨다.
-논어 향당편(鄕黨編) 中

酒量

니 주량을 알라 - 소크라테스
을 마실 수 있는 한계치. 표준국어대사전 속의 정의는 '마시고 견딜 정도의 술의 분량'. 대체적으로는 '행동이 흐트러지지 않고 숙취를 경험하지 않을 정도로 마실 수 있는 양'을 뜻하지만, 일부에서는 '꽐라가 될 때까지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을 뜻하기도 한다.

술을 자주,적게 마시면서 운동하듯이 주량을 늘리면 늘어난다...는 말이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의학계의 중론이다. 사실 사람의 주량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간의 알콜 분해능력에 따라 결정되는데 주량을 후천적으로 늘리려고 위와 같이 하다가는 주량이 늘기 전에 알콜 중독자가 될 거니까... 주량은 확실히 선천적이다. 부모가 술을 잘마시면 자식도 똑같이 술을 잘마신다.

주량은 유전과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기는 하나 술주정도 유전되는가엔 약간의 과학적 의문이 있다. 주량은 유전자와 약간의 관련이 있다지만, 주사도 유전되는가는 아직까지 미스터리. 아버지가 술에 취하면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데, 자신도 술에 취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술버릇이 있음을 알고 소름이나 죄책감을 느낀다는 사례가 주변에 돌아다닌다. 그래도 혹시나 하니 부모의 술버릇을 알아두면 좋다.

보통 대한민국 남자의 평균 주량은 소주 1병~1병 반.(정확하게 말하면 1.4병) 여자의 경우는 반병~1병 정도이다. 단순히 몸무게 차이에 의한 간의 크기 차이 뿐만 아니라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디하이드로제네이즈 라는 효소가 더 적으며, 같은 몸무게의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혈류량이 적다. 때문에 똑같은 키와 몸무게를 가졌더라도 남성은 여성보다 알코올을 더 손쉽게 분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알코올 분해는 수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남성이라고 지나치게 주량을 과대평가 했다가는 험한 꼴을 보게 될 것이다. 기능이 좋을수록 주량이 강한 편. 주량이 크고 아름다운 경우 '말술'을 먹는다고 표현한다. 보통 소주 3병 정도면 매우 잘 마시는 편에 속한다.

소주의 도수가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주량은 점점 상승할 수 있다. 실제로 소주 한 잔(약 48mL)은 18도 기준 8.64 mL의 에탄올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보건 당국에서 정한 "술 한 잔 (standard drink)"인 14 g = 17.74mL의 반 정도 밖에 안 되는 수치이다. 미 보건당국은 두 시간 동안 남성이 다섯 개 초과, 여성이 네 개 초과의 스탠더드 드링크를 소비하는 것을 과음(binge drinking)으로 보고 있으므로, 여성은 소주 한 병, 남성은 한 병 반 정도의 수치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과음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 하겠다. 인피니트호야는 15병 까지 마셔봤다 카더라 (?!?!?!?!?!!??)

마시는 술 종류에 따라 주량이 고무줄로 바뀌는 사람도 있는데, 막걸리가 대표적인 예. 소주를 잘 마시면 막걸리를 못 마시고, 그 역인 경우도 꽤 많다. 섞어서 마시면 폭풍숙취를 경험한다는 사람들도 많다. 다만 이는 단지 소주가 상대적으로 독하고, 막걸리는 달달하기 때문에 막걸리를 단순히 더 빨리 마시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있다. 또 감정상태에 따라서 주량이 달라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는데, 특히 슬프거나 괴로울 때 술을 마시면 자기 주량을 꽤 초과해서 마셔도 상대적으로 취기가 덜 올라온다(혹은 덜 올라왔다고 착각을 한 뒤 다음날 고생한다).

여담으로 취업이 잘 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다. 이력서에 주량을 쓰는 회사도 있고 면접에서 술 잘하냐고 질문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 경우엔 아무리 평소에 술을 못 마셔도 잘 마신다고 답하자.(...) 술 강요가 개선 안되고 오히려 강화되는 소리가 들린다. 근데 못 마신다고 하고 못 마시는 티를 내서 앞으로 술을 많이 안 마시는게 더 좋은 선택일 지도 모른다. 그러면 최소한 취해서 추태 부리는 일은 안 생기기 때문. 또한 술을 마시면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이색적인 면접을 보는 회사들도 있다. 물론 술을 마시고 추태를 부려 회사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진상들을 걸러내기에는 적합하겠지만 간 기능이 언제부터 업무 기능의 한 부분이었냐는 비아냥 역시 존재한다. 술주정이 얌전한 사람들이라면 불이익이 없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런 게 아니라서...

술을 잘 마시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술을 잘 마시면 와인, 양주, 보드카 등등 온갖 진기한 술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친목회 같은 데에서도 오래 살아남아 한층 달아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안 좋은 점은 술 먹고 먼저 뻗은 사람 오물 치우고 집까지 데려다 줘야하고, 자꾸 선배나 상사한테 불려가는 사람 최우선순위로 찍혀 매일같이 시중들어야 한다. 그래서 생체시계 깨지고 피로는 계속 누적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