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直譯
literal translation, word-for-word translation
1 개요
외국어로 된 말이나 글을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에 충실하게 번역하는 것. 혹은 단어나 문장의 의미하는 바를 고려하지 않고 그냥 보이는 뜻 그대로 번역하는 것.
대개 외국어란 우리말과 언어체계나 의미표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전혀 쓰이지 않거나 드문 문장 및 단어들이 많다. 번역자의 결과물이 자연스러운 번역이라면 사람들이 별 말 안하고 넘어가겠지만, 직역투라고 지적받는경우는, 결국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하는데 실패해서 그냥 단어 의미대로 번역할때인데, 결과물이 부자연스럽거나 문맥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런 오류들은 다른 언어 뿐만 아니라 의외로 자국어 내에서도 언어능력이 딸리는 사람이나 어린아이에게도 흔히 볼수 있는 현상이다. 어린아이가 자웅이라는 한자어를 국어사전이 아니라 개개 한자 뜻풀이만 가지고 의미를 알수 있을까. 결국 이런 문제의 원인은 번역자의 능력부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 사례
2.1 관용구
'입이 무겁다' 같은 관용구를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할 때, 예를 들어 일본어로 '口が重い'라고 곧이곧대로 번역하면 그것은 직역인 동시에 오역이다. [1] 또한 의역 항목에도 실려있듯이, 일본어에서 '億千の' 같은 표현이 나왔을때, '억천의'라고 글자 그대로 번역하는 것은 직역이자 오역이며, 이를 올바르게 표현하려면 양이 많다는 뜻을 살려서 '수많은'이라는 말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비슷한 식으로 raining cats and dog라고 하면 비가 억수로 솓아진다는 뜻인데, 직역하면 무슨뜻이 될지 생각해봐라.
하늘에서 개와 고양이가 내려와요
2.2 나라별로 의미가 다른 같은 글자의 한자어
한자어 문화권에서는 근본적인 한자의 의미가 통한다고 해서 섣불리 해외의 단어를 번역할때 그대로 뜻을 풀이해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당장 우리말 내에서도 융합 합성어의 경우 어근과 합성어의 의미가 전혀 별개여서 따로 배우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다른 진화를 거친 타국어야. 항목에 들어가면 알겠지만 대표적으로 애인이 있다. 이는 한국에서는 연인이라는 뜻이지만, 중국에서는 혼인한 상태인 배우자, 일본에서는 불륜의 상대를 의미한다.
또한 외국의 한자 합성어를 음만 읽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데, 이 역시 한국에서 쓰이지 않는 단어이거나 반쯤 사어화 된 단어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단어라면 상황에 맞는 단어로 바꾸는게 좋은 번역이다. 예를들어 구축 같은 경우, 한국에서는 일본 살다온 사람 아니면 구축함 말고는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다. 이런 단어를 중2 배틀물에 사용하면.... 캐릭터에게 일빠 중2속성을 부여할게 아니면 무난하게 공격이나 제거 정도로 바꿔주는게 옳다.
2.3 번역체 문장
영어식 표현 또한 상당히 많이 보이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 불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cannot too의 직역이다.
- 에베레스트 산은 가장 높은 산들 중 하나다.
- one of the 명사 구문의 직역이다.
- 김 씨는 상사로부터 꾸중을 들었다.
- -부터는 from의 직역으로 한국어에서는 사람과 쓰지 않는다.
일본어 팬번역에서 흔히 보이는 번역체는 올발랐다 정도가 있다. 한국어에서 형용사는 과거형이 되진 않는다.
3 그 외
이렇듯이, 너무 단어의 의미와 문장의 구조에만 충실하게 번역하다 보면 저 수준을 넘어가서 번역기 에 이어 왈도체 레벨의 해괴한 번역이 나올 수 있으니 적절한 의역이 필요하다.
한편, 한국에서 이상하게 많이 오해되는 '의역 = 오역'과 비슷한 부류로 '직역 = 번역기 돌리기'(번역기 돌린 후 살짝 교정하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왈도체라면 이게 맞다
이 항목에도 한때 이런 예시가 올라와 있었을 정도로 은근히 널리 퍼진 오해인데, 이런 건 직역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그냥 이름을 그대로 풀어 번역한 것일 뿐이다. 예를 들어 '케로로'가 원래 일본어로 '개굴개굴'이란 뜻의 케로케로에서 따온 이름이라 개굴굴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직역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상 이건 그저 악의 섞인 드립일 뿐으로, 직역은 번역기 돌려서 그대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당연하지만 음차한 단어는 직역하는 것 자체가 쥐약. 대표적으로 독일(獨逸)의 경우, 직역해 버리면 '혼자가 편하다'라는 의미가 된다(...). 라틴 문자로 표기한 단어인 경우 더 심한데, 가짜동족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또한 의미 자체는 달라지지 않더라도 어색한 표현들은 보이는 즉시 일일이 의역을 해 주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은 번역체 문장 항목을 참조하자. 대부분의 항목이 한국어에 없는, 혹은 한국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표현을 억지로 직역했기에 어색해진 경우다.
4 서브컬처에서
사람에 따라 직역의 범주가 제각각이어서 번역계에서 직역과 의역의 범위를 두고 키배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그 나라 언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 관용구 등을 직역해버리면 무슨 말인지 전혀 못 알아듣는 경우가 나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의역이 필요하다. 단, 이게 도를 넘으면 창작이 되거나 발번역이 되어 버린다. 원래 번역이 또 다른 창작이긴 하나[2] 원문이 전달하는 뜻에서 너무 멀어져 버리면 오류가 되는 것이다.
대개 애니플러스, 애니맥스 등 정식 수입 경로의 자막의 경우 전문 번역가를 고용해 의역하는 경우가 많고, 임의로 자막을 제작하는 이들은[3] 직역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는 전문 번역가들이 의역이 필요한 책이나 서류 번역을 맡은 경험이 많아서나 개인 자막 제작자들이 번역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서브컬쳐라는 매체의 특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각 캐릭터들은 말투나 어조, 사투리 그리고 특유의 조어방식으로 성격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역할 경우 이들이 전부 뭉뚱그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4] 또한 원문의 대사 자체가 해당 상황을 가장 잘 전달하기 위해 제작진이 고르고 고른 연출의 일부이므로 이를 누락, 각색시킬 경우 원문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를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 문장성분의 도치나 어미의 변화까지 그대로 옮기는 극단적인 직역이 자막을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에게 선호된다. 하지만 서브컬쳐 대사 특성상 언어유희가 많이 나오고 문장 성분의 누락이나 도치가 많이일어나기 때문에 말의 억양이나 뉘앙스까지 담기 힘든 자막만으로는 완전한 직역에 한계가 있어 적절한 의역 및 각색이 동반되어야 한다.
일본어를 어설프게 들을 줄 알지만 자막이 없이 볼 정도는 아닌 사람들에게 들리는 대사와 1:1로 매치되지 않는 자막은 상당히 거슬리기 때문에 직역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5] 사실 그정도 되면 좀 더 공부해서 자막 없이 보는게 여러모로 이득이지만. 또한 일본어에서는 의 라는 수식어구를 상당히 남발하는 편인데 한국어에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므로 하는, 에 있는, 가 가진 등의 적절한 번역으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이 때 자막제작자의 배경지식 부족 등으로 격이나 시제가 틀릴 경우도 많아 차라리 듣는 이가 간극을 메꿀 수 있도록 그냥 직역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5 직역이 필요한 곳?
직역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바로 언어 교과서. 이 경우엔 외국어를 구사하기 위해 문장구조를 그대로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직역투 번역문을 싣는 게 일반적이다.
직역이 선호되는 분야 중 대표적인 것이 성경. 의역을 하다보면 번역자/번역팀의 주관이나 신학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기에 진지한 묵상/통독/연구용도 위주로 고안된 번역본들은 거의 직역 위주 역본이다. 다만 이러한 직역본들은 초신자나 비신자들이 보기에는 어려운 편이기에 이들을 위한 의역 중심 번역본의 성경도 나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