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

말 그대로 진짜배기 도검이다.

목검, 죽도, 알루미늄으로 만든 가검 등과 비교해서, 실제로 강철이나 합금과 같은 금속류를 제련해서 칼날을 세운 검을 가리키는 단어.

날이 서있든 아니든 진검을 구매하기 위해선 도검류소지허가서를 받아야 하는데 병원에서 오천원주고 끊는 신체검사서와 경찰서에 오천원내고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즉 모든 검마다 진검값+만원의 가격이 든다. 신체검사는 운전면허증 사본 제출로 대체할 수 있다. 운전면허 딸 때에도 신체검사는 받으니까.

거리에서 진검을 들고 다니려면 천이나 전용 가방으로 검을 덮거나 가려야 하고 소지허가서를 들고 다녀야 한다.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감 조성죄로 잡혀간다. 당연한 소리지만 신고도 안 하고 진검 들고 다니다간 교도소 간다.

일본도의 경우 가검과 진검의 차이가 있다면 진검의 경우 검집이 검은 색이다. 가끔 가검인데도 검집이 검은 색인게 있는데 잘못된 것이다...하는 이야기가 간혹 있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다.
애당초 검이란 것은 무기이기도 하지만 동서고금 권력의 상징이기 때문에 칼집을 화려하게 꾸미는 일이 수두룩했다. 일본도의 경우도 다르지 않아 검은색 외에도 갈색, 붉은색, 금색 등의 다양한 색을 사용했으며 각 색이 줄무늬나 그라데이션을 이루거나 표면에 질감을 주고 갖은 기법을 사용하여 화려한 그림과 문양을 넣는 등 다양한 색과 장식이 사용되어 왔다. 심지어 칠에 금가루를 섞어 칠한 검집까지 있다!

역사적으로 사츠마번처럼 사치를 금하여 검고 장식이 없는 수수한 검집만을 사용해야 했던 특수한 경우도 있으나 이를 일반화 하는 것은 금물이다.
검은색 검집이 많은 이유는 검집을 칠하는 옻칠의 색이 검은 색이 가장 일반적이고 그보다 더 직접적으로는 단순히 장식을 화려하게 넣는 것보다 싸기 때문이다.

진검을 소유하려면 단증이 있어야 한다는 소문도 있는데 이것 또한 우문이다. 애초에 국가에서 인정하는 검도 자격증은 대한검도회 뿐인데 사실 대한검도회에서 진검을 다루려면 10년 이상 수련해야 되고 평생 안 잡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국내에서 희소하게 배울 수 있는 거합도가 자주 쓴다. 거합도의 경우 국내 공인단체가 없는지라 단증이 국가시험에 도움이 된다든지 하진 않는다. 애초에 서양검의 경우 자격증 같은게 없다.
아무튼 진검을 소유하는 데에는 전과나 정신병 경력이 없는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만 20세 이상의 성인이라는 조건만 만족하면 된다.

카타나의 경우 검집을 제외하곤 일반적으로 0.7kg~1.4kg의 무게고 날 길이는 2척3촌5분, 다시말해 약70cm가 표준이다.[1] 1kg 내외라 하면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1m가까운 막대기를 한쪽 끝을 쥐고 휘두르는 일이다보니 사실 만만한 무게가 아니다.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면 서너번 정도 위아래로 풀스윙을 하고 나면 팔이 아파서 못 휘두를 정도의 무게다. 카타나보다 3~5배나 무거운 K2 자동소총과 비교해도 체감상 무게는 큰 차이가 없을 정도.

가격대는 주로 100~200만원대에 책정되어 있고 주로 중국에서 만드는 싸구려 진검의 경우는 20만원에 구할 수도 있다. 저렴하다고 초보자가 생각없이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걸로 수련할 생각은 자제하자.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 요즘은 구매루트가 다양화 되어 3~60만원대 도검도 쓸만한 물건이 많다. 물론 그만큼 선구안이 있어야 하지만.. 중국쪽 생산품의 경우도 품질이 나날이 개선되어, 2010년 현재 들어서는 꽤 쓸만한 수준이 되었다. 에초에 21세기 공산품은 본사가 어디던 중국에 생산공장을 차리는 경우도 많고, OEM의 경우에도 품질관리를 본사쪽에서 하기 때문에 염려 놓아도 될 듯. 다만 같은업체에서 제작한 물건이라도, 미국쪽 딜러에게는 A급을, 한국쪽 딜러에게는 B~C급을 준다는 이야기도 있다. 불안하면 소드바이어스닷컴등 해외 포럼의 리뷰를 보고나서 사자 우리 모두 그정도 영어는 읽을 수 있잖아요?. 수련에 쓰고 싶다면 1095나 5160등 단일강재를 사용하여 통열처리 한 물건을 사면 된다[2]. 진품일본도와 마찬가지로 사철을 단조, 접쇠하고 부분 열처리 하여 진짜 하몬을 내는 경우도 있는데, 문제가 되는 부러지거나 휘었다는 중국산 도검들은 오히려 이쪽이다[3].

진품 일본도에 대해서 국내에서는 중형차 한 대 값이라느니 수천만원을 호가한다느니 갖은 과장된 풍문이 다 돌고 있으나 그렇게까지 무시무시한 가격을 자랑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그래도 안 비싼 건 아니다
일본 국내에서 장인에 의해 만들어진 진품이라도 50만엔 부근의 생각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여유가 된다면 한 번 도전해 보자.

기천만원을 호가하는 일본도들은 과거 유명한 명공의 작품이라든가 현대에 만들어진 것이라면 무칸샤의 미술도검이라든가 하는 일부의 경우다. 전통예술품의 개념이지 실제 사용하라고 만드는 물건이 아니다.

  1. 사용상의 효율과는 관계 없이 도쿠가와 막부의 법령에 의해 소지할 수 있는 카타나의 길이가 제한당했다.
  2. 최근 소드바이어스닷컴에서 추천하는 T-10이란 강재는, 공구강 기준으로도 고탄소강에 실리콘을 넣어 탄성을 확보한 물건이다. 현대 금속공업을 얕보면 곤란하다
  3. 에초에 단조나 접쇠는 도검제작기술이 아니라 철강제작기술에 가깝다. 이것들은 강재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어서 특성을 만들어내는 작업인데, 정재시켜 순도 100퍼센트에 가까운 재료를 퍼밀 단위로 정확한 온도의 광로 안에서 혼합하는 현대 철강기술과 그 본연의 목적에서 다를것이 없다. 다만 그 과정을 전적으로 인간의 "감"에 의존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