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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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Aconitum jaluense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 로 오두, 즉자, 측자, 초오, 천오, 천옹, 천웅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덩이뿌리가 썩고 인근 다른 뿌리에서 새싹이 올라오는 과정에서 아주 조금씩 자리를 움직인다. 링크[1]

사진으로 볼 수 있다시피 보라색의 예쁜 이 열려서 관상용으로 쓰이기도 하며,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이라든가 투구꽃무리 등 이름을 공유하는 친척이 꽤 있다. 하지만 이 녀석이 유명한 건 사약의 재료가 되었으리라 여겨질 정도의 독초라는 점 때문.

2 약용

을 캐다가 구분 못해 투구꽃을 잘못 캐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투구꽃의 덩이줄기는 초오(草烏)라고 부르며, 덩이줄기에 난 뿌리도 부자(附子)라는 또다른 약재로 쓰인다. 주로 한약재로 쓰이는데 소염, 진통 및 양기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지만 독성이 있고, 또한 열을 내는 성질이 있어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투구꽃이란 이름보다는 초오풀과 부자라는 이름을 읽고 독초라고 바로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부자가 들어간 약은 꼭 미지근할 정도 또는 차갑게 식혀서 먹을 것. 법적으로는 취급할 수 있는 곳이 관련 제약사와 의료기관으로 제한되어 있고, 독성을 제거하는 처리를 하도록 되어 있다. 부자를 먹으면 열이 나는데, 덕분에 일시적인 쇼크로 졸도하여 손과 발, 피부가 차며 호흡이 미약할 때에 강심제로 사용되며, 허리와 무릎, 다리가 차면서 신경통이 빈발할 때에 진통제로도 쓰인다. 금기(禁忌)로는 발열성 질환에 사용하지 못하며 임산부와 간기능장애·심근염에도 쓰지 못한다. 민간에서는 부자에다 북어와 돼지족발을 같이 넣고 오랫동안 달여서 신경통·냉증에 먹는다

이렇게 약용으로 체온을 북돋을 때 사용하기도 하지만 당연히 많이 먹으면 열이 미친 듯이 올라간다. 부자가 들어간 한약은 무조건 시원하게 식혀서 복용해야 한다. 부자만 해도 이 정도인데 덩이줄기인 초오의 경우 더욱 독성이 강하다. 황후화에서 황후가 계속 마신 독 역시 투구꽃에서 추출한 독. 서편제 영화판에서는 초오를 가지고 눈을 멀게 하는 것처럼 나오는데, 실제 독성은 전혀 다르며 영화와 같이 했다면 심정지로 사망했을 것이다.[2]

투구꽃의 주 독성분인 아코니틴(aconitine)이 이런 작용을 일으키는데, 세포내 나트륨 이온체널를 활성화시켜 Na+가 급격하게 세포에 쌓이는 작용을 일으킨다.

신체제어와 신경세포의 신호전달물질이 세포내에 쌓이기만 하기 때문에 복용 후 약 10~20분 후부터 호흡곤란, 구토, 부정맥, 신경발작 등이 일어나게 된다. 중독되면 심전도가 급격히 불안정해지며 심폐소생술을 시행해도 몇번이고 심정지를 겪게 될 정도이며 많은 경우에서 사망한다.

이러한 독성작용으로 인해 투구꽃은 사약에도 쓰이던 재료이다. 맹독을 얻기 위해 대량의 초오(투구꽃의 덩이줄기)를 달여 이를 주성분으로 만든 것이 사약이 되시겠다. 가끔 관절염에 좋다카더라를 듣고 환자가 멋대로 독성을 제거하지 않은 투구꽃을 소량도 아니고 냄비에(...) 왕창 끓여먹다가 오히려 몸을 버리거나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타기도 한다. 급성으로 응급실 - 중환자실 테크를 타는 사람 중 한약먹고 갑자기 그랬다는 사람들은 거의 다 자기 마음대로 이걸 캐다가 달여먹고 심부전이 오는 경우이다[3] 열을 마구잡이로 올리는 독성은 생각해보면 부교감 신경들을 개발살내는 신경작용제들과 일맥상통하니 잘 모르는 풀은 먹지 말자.

당연히 한의사들은 이 계통의 약은 매우 신중하게 쓴다. 심부전도 심부전이지만 가볍게도 가슴 두근거림 등의 부작용이 있고 일단 먹을 때 혀가 아리고 식도가 타는 듯한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4] 일부 한약재 유통업체에서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운 부자와 작은 초오, 천오두를 마음대로 섞어 유통하는 경우가 있으니 한의사들도 주의해야 한다.[5]

일부 소위 약초 전문가들이 초오만 먹으면 안 죽는다 운운하는데 전부 개소리니 믿어서는 안 된다. 다만 개인 특성에 따라 다량의 아코니틴을 복용해도 제법 잘 버티는 경우가 있는데(...) 아니 무슨 라스푸틴쯤 되나 어디까지나 케바케이며 그런 사람도 한 번에 훅 갈 수 있으니 목숨가지고 도박은 하지 말자.
  1. 첫 해에 싹 난 뿌리가 식물체와 함께 썩고 주위에 새로 난 덩이뿌리에서 이듬 해 싹이 트는 식물은 꽤 많다.
  2. 서편제 원작에서는 염산을 이용하여 눈을 멀게 하며 영화로 방영되는 것이다보니 어쩔 수가 없던 듯.
  3. 실제로 ICU 근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환자가 우르르 몰려오는 '시즌'이 있다고 한다.
  4. 매우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초오가 들어간 한약을 먹고 환자가 사망한 의료분쟁 중 한의사가 그럴 리 없다며 직접 약을 복용하고 사망한 사례마저 있었는데, 한의사들은 아마도 약을 달이는 과정의 실수나, 유통상 문제가 있었던 것을 확인하지 않고 썼던 것으로 추정한다. 제정신이라면 초오같은 독한 약을 지나친 양으로 처방할리가 없고, 기본적으로 그런 양을 쓴다면 독성 이전에 먹을 때 아린 맛과 타는 느낌이 심하기 때문. 호언장담하며 직접 먹기까지 한 것으로 보면 절대 많은 양을 처방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독약이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을 리가...
  5. 부자와 초오, 천오두가 거의 비슷하긴 하지만 부자가 초오, 천오두보다는 덜 독하다. 약재로서의 위상도 부자가 훨씬 높은데, 이 역시 독성 통제의 용이성 여부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담이지만 법제 여부도 못미더워서 직접 법제해서 쓰는 한의사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