賜藥.
목차
1 일반적 의미
1.1 개요
하사하는 약이란 뜻으로서 절대로 死藥이 아니다.[1] 그래도 먹으면 죽는 건 사실이니 그게 그거 임금이 하사한 약으로 죽이는 형벌로 정식 명칭은 사사(賜死)라고 한다.죽음을 하사한다 죽이는 약사양말고 사약을들라
조선시대에 흔하게(다른 의미로) 사용된 약의 일종이지만, 사람을 치유하는 일반적인 약과는 달리 이 약은 사람을 죽이는 약이다. 그것도 임금이 직접 하사한 것으로, 다른 문명권에서 흔히 암살같은 뒤 구린 방식으로 사람을 죽일때나 사용한 독약을 중앙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집행하는 사형에 쓴 매우 드문 케이스에 해당한다. 그것도 몰래 쓰는 것도 아니고 당사자한테 대놓고 일러 주며 아예 사형 당사자가 자기 손으로 독약을 마시도록 하는 이런 방식은 공식화된 형벌에서는 대단히 드물다.[2]
하지만 그 당시에는 사약으로 죽는 것은 나름대로의 예우를 갖춰준 죽음이었다. 일단 사약을 임금이 직접 내리는 것인데다가, 참수나 교수는 공개된 장소에서 구경꾼들이 보는 앞에서 죽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뿐만 아니라 가문에게도 치욕적인 반면에 사약을 마시는 건 조정의 입회인들만 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창피했다. 무엇보다 시체가 멀쩡하게 보존되는 형벌이었다. 신체발부수지부모 불감훼상효지시야, 즉 머리카락도 부모가 준 것이라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강하던 유교국가에서 목을 베거나 하는 식으로 죽게 되면 인간답게 못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 사실 이전까지 사용하던 것중 '좀 고상한' 사형 방식은 참수와 교살 뿐이었는데, 천민이고 왕족이고 똑같이 죽일 수는 없다 하여 사약을 따로 만들게 된 것. 게다가 후술하겠지만 사약 먹는 것은 거열형, 참수, 교수형, 능지처참, 책형 등등의 형벌보다 훨씬 덜 아팠다(..).
무엇보다 실제로 사약을 사용한 이유는 양반의 몸에 천한 망나니가 손을 댈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죄인이라도 천인이 양반을 죽인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으니, 양반은 양반 스스로 죽어야 한다는 원리다. 다만 반역과 같은 대역죄는 예외로 이 때는 [3] 얄짤없이 거열형 내지 참수형에 처해진다. [4]
물론 꼭 사약을 먹고 죽어야 했던 것은 아니고, 본인이 싫거나 독을 먹어도 죽지 않는 경우엔 죽는 방법을 본인이 선택 할수도 있었다. 그래서 사약과 함께 목을 맬 수 있는 광목을 같이 가지고 갔으며 본인이 소지한 칼이나 독으로 자결 하는것도 가능했다. 그래서 이 형벌의 정식 명칭은 사사(賜死), 즉 죽음을 명령한다는 뜻. 이런 케이스의 대표주자가 연산군 시대에 처형된 전 영의정 윤필상과 폐비 윤씨를 사사한 이세좌다. 윤필상은 연산군이 자신을 죽일 것을 예감하고 미리 비상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연산군의 명령이 떨어지자 술에 비상을 타서 마셨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죽어서(...) 마침내 목을 맸다. 이세좌의 경우에는 민가에 들어가서 목을 맸다. 근데 그 집 주인한테 민폐 아니냐
1.2 제조
제조는 내의원에서 담당했으나 제조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기에 성분을 확실하게 밝혀주는 문헌 기록이 없는 터라 현재까지도 정확한 제조법은 전해진 게 없다고 한다. 게다가 사약이란 것이 한순간에만 존재한게 아니라 계속해서 전해지다보니 지역별로 사약에 들어간다는 성분에 대해 주장들이 다르며 기본적으로 주장되는 주성분은 독이 있는 나무에서 추출한 독 정도이다.
다만 예로부터 사약을 먹으면 온몸에 열이 나서 죽는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극도의 양기를 가진 부자를 넣었을 거라 추측하는 일이 많다. 부자는 투구꽃에서 추출하는 독이다. 한방에서는 "양기가 매우 심하다"라고 하며 소량 섭취시 눈이 먼다. [5] 그 외 인삼[6], 게의 알[7] 등을 넣었다는 설이 있다.
예외적으로 성종이 폐비 윤씨를 사사할 때 이세좌가 비소화합물인 비상(砒霜)을 가져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수은을 넣었을 거라는 주장도 있다. 또 맹독버섯 중 하나인 화경버섯[8]을 달여서 재료로 썼다는 기록도 있다. 그 외에는 천남성이라는 풀[9], 짐독, 생금[10], 협죽도 등을 넣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초오(草烏)라는 약초로 담근 술을 나눠먹고 여럿이 병원에 실려갔다는 내용의 뉴스에 의하면 이것도 사약의 주원료라고도 한다.[11]. 물론 위에서 말한대로 정확한 제조 방법은 기밀로 유지되어 전해지지 않으니 추측들일 뿐이다. 야사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보면 실제 조제법은 한가지로 국한되지 않고 여러가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사약을 마신 사람들이 즉사하지 않고 조금 시간이 지나야 죽는 것을 봐서 사약 성분들은 독에 대한 면역이 있는 성분이라는 주장도 있다. 만들기 힘든 것에 비해 효과가 불확실했으며 가격도 비쌌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른 대체제를 만들어 내지 않았다는 점은 확실히 의문을 자아내는 점으로, 이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다.
여담이지만 하이포션처럼 독이 없는 그냥 약들을 마구잡이로 섞어도 독과 비슷한 작용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그래서 웅담이나 녹용같은 고급 한약재를 이용해서 사약을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참고로 사극에서는 김 빠진 콜라, 간장, 한약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서 사용하거나 쌍화탕을 사용한다고 한다. 김 빠진 콜라와 간장과 한약을 섞은 거라면 맛만큼은 사약만큼 끔찍할것 같다
간혹 사약에 독 성분 같은 건 없고 일반적인 한약을 데워서 준 것이며, 약재의 화학적 성분의 흡수속도가 빨라 부작용으로 사망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런 식으로 한다면 데워서 먹는 보약은 다 사약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아마도 약물의 오남용은 되려 몸에 좋지 못하다는 뜻을 가진 말인 것 같으나, 사실무근이니 괜히 낚이지 말자.
한약재로 사람이 죽는 약을 만드는 것은 사실 어렵지는 않다.[12] 다만 개체특이성이라고 해야 할지, 사람에 따라 각 약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간혹 죽지 않는 경우도 생길 뿐.[13]
1.3 집행
먹기 전에 짜증나지만 임금을 향해 무조건 4번 절을 해야 한다. 잘 먹겠습니다. 그것도 약을 주셔서 고맙다는 최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좀 더 설명하면 앞서 말한대로 임금이 죄인에게 예의를 갖추어 죽음을 하사해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럴만도 한 것이 당시 조선의 법전 중 형법은 따로 제정하지 않고 명나라 법전인 대명률에 준하여 시행하였는데, 여기서는 오형중 가장 무거운 형벌인 사형의 등급을 목을 졸라 죽이는 교형(교수형) < 목을 잘라 죽이는 참형(참수형) 순으로 구별해 두었다. 원래 능지처참이나 거열형과 마찬가지로 사약은 법전에는 명시하지 않은 특수한 유형의 사형 방식이었다.
왜 사형에 등급 분류가 생겼는지를 따져 본다면 유교 사상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능지처참은 시체가 형태를 알아보는 게 거의 불가능하니, 능욕도 이런 능욕이 없다. 거열형은 시체는 알아볼 만하나 역시 마구잡이로 훼손되기 때문에 영 좋지 않으며, 법전 상에도 언급하지 않는 만큼 정말 저지른 죄가 특수한 수준이 아닐 경우에는 시행하지 않았다. 참형은 목만 잘리는 것이라 거열보다는 그나마 낫고, 교형은 신체는 온전히 둔다는 점에서 좀 더 낫지만 결국 형을 집행하는게 천인이니 여전히 조금은 찝찝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우선 신체가 온전히 유지되는데다가, 천인이 아닌 귀하신 몸인 임금이 죽음을 하사하는 형식인 사약이 죄인에게 있어 가장 예우를 갖춰준 사형 방식인 것이었다.[14]
무엇보다도 참혹한 시체 훼손이 가해지는 참형이나 거열형등이 사형 집행 후에 시체를 디스플레이 하던 것과는 달리 사약을 받은 이들의 자손은 그 시신을 정당하게 수습하여 매장하고 자손봉사(제사)를 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 양반사회에서 제사의 비중을 생각해 본다면 이것은 거의 특혜와도 같은 것이다.
당시의 사상적 요소를 빼고 보더라도 일반적으로 3번쯤 쳐야 겨우 목이 떨어지는 참수형[15]은 굳이 거열이나 능지형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끔찍하게 고통스러웠다.
사극에서는 바깥에서 먹고 바로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지만, 대개는 바깥에서 먹은 다음 사약의 효과를 빠르게 하기 위해 군불을 지핀 방에서 앉아 있으면 약 기운이 서서히 돌다가 으앙 죽음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아니면 절대 편안한 죽음을 내리게 하지 않으려는 조선 왕실의 음모였을지도 모르지만. 진실은 저 너머에….
사실 사약을 먹고 죽는 것도 결코 편안하지 않았다. 죄인이 사약을 마시게 한 다음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문에 못을 박았으며 불을 지필 때도 단순히 바닥이 뜨겁다고 느껴질 정도가 아니라 아낌없이 듬뿍듬뿍 불을 때워주었다. 약효를 더 좋게해서 빠르게 보내려는 뜻이지만 죄수는 고통스럽게 뒹굴며 죽었다고 한다. 그 기간도 한두 시간이 아니라 한나절동안이라고 한다. 사약 독 퍼져 죽기 전에 쪄 죽을 기세
문제는 그러고도 죽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 이유인즉슨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 가끔씩 독이 제대로 안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보통 좋은 약이라고 해도 사람의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렇게 사약을 먹고도 죽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당시엔 사약을 넉넉히 챙겨가는 일이 많았다. 당연하겠지만 유배지같은 곳은 교통이 불편한데[16][17] 가지고 온 사약이 다 떨어지면 경우에 따라서 사약을 다시 만들어 올 때까지 죄인을 살려주어야 하며, 안 그래도 가기 힘든 유배지를 왕복하는 불상사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임형수 같은 경우.
물론 준비해둔 모든 사약을 먹은 후에도 안 죽는다고 살려주는 것 같은 일은 없고, 대신 나졸이 갖고 있는 활의 시위를 풀어서 목을 매서 죽이기도 했다(…). 단종의 죽음에 대한 야사가 좋은 예. 그러나 보통 이렇게 죽이는 것은 급박한 경우가 아니면 지체가 낮은 사람에 한하기 때문에, 지체높은 사형수의 경우는 다음 사약이 당도할 때까지 목숨이 연장되기도 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본인이 알아서 목 매달아 죽어주는 게 예의(...)라기보다는 보통은 그렇게 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관대하다고 해도 어쨌거나 죽는건 죽는것이기에 죄인이 죽기 싫어서 순순히 사약을 먹으려고 하지 않을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보통 사극장희빈에서 나오는 것처럼 문짝을 뜯어다가 죄인 위에 씌워서 움직이지 못하게 한후 억지로 입을 벌려서 강제로 먹인다. 금부도사 휘하에 힘쓰는 군졸들이 많이 붙는 또 하나의 이유.
1.4 효능, 효과
물론 효능은 죽여준다...만 사약의 정확한 성분이 밝혀지지 않고 추측만 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어떤 효능으로 죽여주는지는 알 수 없다.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여러 번을 음복하고도 사망에 이르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바로 즉사케 하는 극약계열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추측이 가능하다.
야사에서는 실제 사약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극약계열이 아니라 오히려 보약성분이 많다고 알려졌다. 물론 어디까지나 야사에서의 이야기기 때문에 맹신은 금물. 하지만 야사의 내용대로라면 약의 부작용으로 사망시키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약등의 약재는 현대의 약과는 다르게 여러 화학,의학적 변인을 통재하여 정확하게 성분을 추출하거나 합성하여 조제,처방하는것이 아니고, 특정 증상에 특정 생약 재료들을 복용해본 경험자료의 누적이다. 때문에 학문적인 관점에서든 실제 처방해서 사용하는 입장이건 정확한 효능을 가진 약재를 만들기 힘들다.
또한 음복후 뜨거운 방구들에 누워서 약효를 더 빨리 받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약효를 빨라진 혈액순환으로 전신에 빠르게 전달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특히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사약의 재료로 알려지는 보약계열 재료들도 음양에서의 양의 성질을 띄는 재료들을 사용하고, 뜨거운 방에 눕히는 이유도 그 효과를 더 빠르게 하기 위함으로 전해진다.
또한 사극에서 흔히 보이는 것처럼 사약을 마시고 피를 토하며 죽는 것은 어디까지나 연출이다. 대표적인 예로 연산군의 모친인 폐비 윤씨가 사약을 받을 때, 이후 연산군이 폐비 윤씨가 사약을 받고 숨을 거두면서 토했다는 피 묻은 적삼을 움켜쥐고 갑자사화를 일으켰다...라고 알려졌지만, 사실 이 피 묻은 적삼은 야사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로써 조선왕조실록에는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이므로 사약을 받으면 피를 토하며 숨을 거둔다는 것은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 실제로 체내에서 출혈이 발생하려면 세포벽이 찢어지거나 분리되어 혈관에서 적혈구가 흘러나와야 되는데 바이러스도 아니고 단순히 먹는약으로 각혈을 할 정도로 인간의 내부 보호시스템은 약하지 않다. 자살할때 먹는 농약으로 알려진 치사율 100%에 가까운 그라목손도 식도가 탈수될정도로 엄청난 손상을 일으키나 각혈은 하지 않으므로 그냥 방송국의 연출로 보는게 맞다.
1.5 에피소드
지나가던 선비들의 나라답게 사약 몇 사발 정도로(?) 죽지 않은 탱커 케이스가 꽤 많다. 때문에 약은 상기했듯 절대 일인분만 가져가지 않는다. 한 잔을 마시고도 멀쩡한 경우가 워낙 많아 여분을 챙긴 것. 사약마셩 두번마셩 하지만 그보다는 그냥 활줄을 풀어 목을 졸라 죽이곤 했다. 어쨌든 시신은 온전하니까. 다만 송시열처럼 한 계열의 영수였던 사람이나 여타 영향력있던 인물들은 감히 활줄로 목을 조르지 못해 애를 먹였다.
- 중종~명종 때의 문신 임형수는 강단있는 선비로서 윤원형의 집요한 미움을 사 을사사화 때 파직&귀양을 간 이후, 양재역 벽서사건으로 누명을 쓰고 유배지에서 사사되었다. 그런데 《유분록》에 의하면 큰 사발에 술을 가득 탄 사약을 16사발(…)을 먹고도 죽지 않아
사약 이전에 배불러 죽겠다2사발을 더 마셨고, 그래도 죽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이항처럼 목을 졸라 죽였다고 한다. 이두호의 만화 《임꺽정》에서 이 장면을 잘 묘사하는데, 호걸이었던 임형수는 금부도사와 농담따먹기(…)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목을 조를 때조차 목침(나무베개)을 가지고 장난을 치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는 배포를 뽐내었다고 한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혀를 길게 빼며 죽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며 살고 있던 귀양처 집의 벽에 구멍을 뚫고 밧줄을 집어 넣으면 자신이 들어가 스스로 목에 밧줄을 걸테니 그 줄을 당겨 목졸라 죽여 달라고 한다. 금부도사도 그 부탁을 들어 주어 '당기시오'라는 임형수의 말을 신호로 병사 2~3명이 죽어라 밧줄을 당겼는데... 한참 후에 들어가 보니 밧줄에 걸린 건 임형수의 목이 아니라 목침이었다.(…) 임형수는 벙찐 표정의 금부도사 일행을 보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그 다음엔 장난 안 치고 고분고분 진짜로 죽음을 맞았다.
- 숙종 때의 송시열 또한 사약을 먹고도 죽지 않아 입에 상처를 내고 거기에 사약을 넣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는 평소 송시열은 오줌으로 건강을 유지했는데(요료법), 그게 부작용을 일으켜 몸에 독소가 쌓였다. 그래서 유명한 명의인 허목에게 처방을 부탁했는데 문제는 허목은 서인의 당수 송시열의 정적인 남인의 영수였다는 점이였다. 심지어 허목은 자그마치 처방전에 비상을 적어주었다. 딱 봐도 '정적이 독극물을 처방해줬다'는 점 때문에 주위에서 모두 말렸는데도 송시열은 그 비상을 먹었고 어째선지 병이 나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비상이 잘 받는 체질이었던 모양. 이 때문에 두 사발을 먹고도 끄떡않자 서인의 거두이자 당대 정국의 중심이었던 송시열을 차마 목을 매서 죽일 수는 없었기 때문에 금부도사가 "대감, 제발 죽어주십시오"라고 애원을 했다. 결국 사약 세 사발을 원샷한 뒤 죽음을 맞는다.
야사에 의하면 장희빈은 사약을 마시고도 죽기는커녕 표독스럽게 눈을 치뜨고 숙종을 노려보았고 경악한 숙종이 "한 그릇 더 부어라!"라고 명령하여 자그마치 세그릇을 입에 붓고 나서야 최후를 맞았다고 하는데 실록에는 관련 얘기가 없다.[20]
- 김혜수가 장희빈으로 출연한 사극 <장희빈>에서는 장희빈이 사약을 먹으려 하지 않자 문짝으로 몸을 누르고 들이 부어 먹이는 장면이 있었다(…).# 짤방으로 좀 알려진 사진 참고로 이 때 조연 배우들이 꽤나 고생했다고 한다. 김혜수가 마구 몸부림을 치며 약을 거부하는 연기를 실감나게 하는데 김혜수가 체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 조연들 또한 억지로 몸을 붙잡으며 먹이는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 김혜수 이전의 장희빈 시리즈에서도 저런식으로 사약을 먹이는 장면이 나오며 야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적혀있긴 하나 정사에는 없다. 2010년에 방영한 동이(드라마)의 장희빈(이소연)은 이런 것 없이 품위있게 원샷.
- <여인천하>에서도 사약을 마시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경빈에게 항아리째로 입에 사약을 들이붓는 장면이 나온다.
이쯤 되면 익사 혹은 코사약이때 사약으로 사용된 소품은 김빠진 콜라였는데 하도많이 들이붓다 보니 경빈을 연기한 도지원의 코와 입에 콜라가 마구 들어가는 바람에 도지원이 매우 놀라서 엉엉 운 것이 비하인드 장면에 나오기도 했다. 참고로 <여인천하> 같은 장면은 조선시대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죄인이라도 엄연히 왕의 후궁인데 다른 남정네가 후궁의 몸을 만지는게 가능한가? 게다가 사대부 아녀자급 이상의 여자를 사사할땐 사약을 방안에 까지 전달해서 방안에서 절하고 마셨기 때문에 사극에서 흔히 보이는 폐비 윤씨가 집 안마당에서 사약 마시는 장면은 고증이 잘못된 것이다. 제작비화에 의하면 경빈 박씨의 최후를 처참하게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어겼다는 언급을 한다.사실 누구에겐 정말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 의외로 사사 장면의 고증이 잘 된 쪽은 다른 고증은 죄다 안드로메다로 날려먹은 JTBC <꽃들의 전쟁> 45회 민회빈 강씨의 사사 장면이다. 민회빈이 방 안에서 사약을 받고, 사약 한 사발을 다 마셨음에도 피만 토할 뿐 숨이 끊어지지 않아 고통스러워한다. 강빈의 외당숙인 송준길[21]이 사약을 더 가져오라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다 금부도사의 멱살을 잡을 정도.[22] 결국 정황상 수시간이 지나서야 숨이 끊어진 것같은 묘사[23]가 등장한다.
- 또한 《맹꽁이 서당》에 나오는 일화에서는 경종 때 신임사화(신임옥사)로 사약을 먹고 죽은 조태채(1660~1722)가 유배지인 진도에서 사약을 마시기 전에 아들을 마지막으로 만나게 하려던 충직한 머슴이 사약을 뒤엎어버리자 금부도사의 수행원들이 그 머슴을 패 버렸다.[24] 이 때 왕이 내린 사약을 뒤엎으면 대역죄에 해당하고 금부도사와 수행원들도 극형을 면치 못하기 때문에
과실역모죄?할 수 없이 이들은 진도로 가는 바닷길이 험해 배가 심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그만 사약을 물에 빠뜨렸다고 거짓으로 보고해 겨우 용서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약이 다시 오는 데 며칠이 걸렸는데 그 며칠동안 조태채의 아들과 아버지가 상봉할 수 있었다. 항아리 하나 분량을 다 쏟았을지는 좀 의문이긴 하지만사약 항아리 내올 때 닥돌해서 항아리째 엎었다면 몰라도, 그걸 떠나서 이런 일화가 전해지는 것은 조태채가 노론 4대신에 포함될 정도의 거물이라서 그렇다. 그게 아니었다면 당연히 활줄 크리였을 것이고 그 머슴은 오히려 조태채 집안사람들에게 맞아 죽었을 것이다.
1.6 사약을 받은 인물
※ 받았지만 마시지 않고 산 사람은 ★ 표시.
1.6.1 실존인물
- 김제남
- 민무구, 민무질
- 안평대군
- 금성대군
- 단종(조선)
- 폐비 윤씨
- 경빈 박씨
- 복성군
- 조광조
- 심정
- 김안로
- 임형수
- 윤원로
- 김경징
- 민회빈 강씨
- 윤휴
- 송시열★
- 장희빈
- 은언군
-
에르빈 롬멜[25]
1.6.2 가상인물
1.7 관련항목
2 비유적 의미
비유적으로 사약에 의해 죽는 느낌이 들 정도로 끔찍한 쓴맛을 가진 것을 이르기도 한다. 스트레이트로 먹는 에스프레소나 더치 커피라든가, 이와 비슷한 쓴맛을 지닌 고삼차 같은 것이 그 예.
3 동인적 의미
마이너의 진화형으로 정말 같이 덕질해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수준의 작품이나 캐릭터, 커플링을 말한다. 쉽게 말해 너만파
작품의 경우 명작이긴 한데 너무 옛날 작품이라 요즘 세대들은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허다하거나, 극단적인 그로테스크나 고어, 현시창 등 취향타는 요소를 함유하고 있거나, 보통 동인적으로 팔만한 요소가 없는 작품인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캐릭터의 경우 사약 작품의 등장인물이면 자동으로 이에 해당하며(…) 어쩌다 꽂혔는데 비중이 엑스트라 수준으로 없거나, 악당인데 매력적이고 인기를 끄는 악당이 아니라 잠깐 나오고 마는 악당잡몹혹은 팬덤 내에서 천하의 개쌍놈 수준으로 취급받는 악당인 경우 등도 해당한다. 사약인 캐릭터들은 대개 생긴 건 예쁘거나 잘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비중도 없는데 얼굴이라도 잘나야지 안 그러면 누가 낚여
커플링의 경우 사약 작품인 경우 혹은 캐릭터 둘 중 한쪽이라도 사약인 경우는 당연히 해당하며, 그럼 둘다 사약 캐릭터면? 그라목손 충분히 메이저 작품의 메이저 캐릭터라도 접점이라고 할 만한 게 하나도 존재하지 않거나 아예 크로스오버면 충분히 사약이 된다. 당연히 커플링의 경우 사약이 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약이라고 하면 사약 커플링을 말하는 경우가 다수.
물론 이 사약이 질이 좋으면서 인기를 끌면 정말 이쪽 팬층도 생겨나면서 메이저가 되기도 하는데, 그 좋은 예가 카미야 유우가 지지하며 민 레이센 우동게인 이나바 X 콘파쿠 요우무 커플링이나 파이널 판타지 11과 동방 프로젝트의 크로스오버물인 동방음양철 같은 경우다. 다만 이 경우 걸출한 존잘들이 하드캐리한 경우로 어지간한 경우엔 사약이 메이저가 되는 일은 정말로 힘들다!!!!
사약이 사약이라고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남에게 먹이려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약팔이. 사약을 덕질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자주 느끼고, 메이저는 못 되더라도 단 한두 명만이라도 내가 덕질하는 걸 같이 덕질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주위 사람들에게 '이 작품/캐릭터/커플링이 좋다'는 식으로 필사적인 전도를 시도하게 된다.[26] 대개 이런 시도는 불발로 끝나지만 어쩌다 성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전도를 한 사람은 좋겠지만 넘어온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래서 '친구, 지인, 좋아하던 존잘이 나에게 약을 팔았다' → '야 이건 너무 심하잖아. 이건 약도 아니고 사약이네' 이러다가 사약이라는 용어가 고착화하게 되었다(…) 사실 세상은 넓고 덕질할 만화나 게임, 소설 등은 많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셀 수 없으므로, 사약을 계속 덕질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어도 한번쯤 사약에 혹해보는 사람은 상당수다. 이거 보는 위키러 중에도 있을 거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 사약이라는 단어는 설령 팬이 많은 메이저를 파는 것일지라도 취존의 의미로써 '강요일지도 모르고 저 혼자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요. 근데 전 진짜 좋음!'이란 겸양하는 표현으로도 자주 쓰인다. 그러나 누가 봐도 메이저가 사약이라는 식으로 지나친 겸양의 표현을 쓰면 눈총을 받을 수 있으니 자제하자. 마치 '나 이번 시험에서 90점밖에 못받음ㅠㅠ'이라는 소리와 똑같다.
- ↑ 賜藥과 같은 어법대로라면 死藥은 약이 죽는다는 뜻이 된다.
살약(殺藥)이라면 모를까 - ↑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죽었을 때 사용된 것이 독당근에서 추출한 독약이었던 사례나 한비자의 사례 등 음독자살을 명령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었지만, 이렇게 극약 형벌 자체를 법으로 명문화하여 체계적으로 유지한 특이한 경우는 정말로 드물었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건 현대에도 "음독형"을 시행하는 국가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베트남과 태국.
- ↑ 양반의 신분 자체가 박탈되는 것이므로
- ↑ 다만 예외도 있어서 왕족의 경우에는 적극가담이 아닌 이상은 거열이나 참수는 극히 드물었다.
- ↑ 이청준의 '서편제'에서 송이가 먹고 눈이 멀게 된 약이 바로 이 부자. 소설 동의보감(이은성 저)에서도 부자를 약이라며 멋대로 달여 어머니에게 먹였다가 눈이 멀자 허준에게 따지러 온 사람 이야기가 있다. 사약이라는 것이 사라진 21세기에 와서도 부자는 지정된 가공업체에서 수치하여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는 약물이다. 물론 오늘날 사용하는 부자는 포부자라고 하여 독성을 많이 제거한 것이고 중국측 논문에 의하면 3시간 이상 달이면 독성이 거의 사라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의학쪽 일을 하는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1년에 꼭 한두 명은 생부자를 몰래 구해서 달여먹고는 죽어서 부검 받으러 온다고 한다. 영화 황후화에서도 오래 달여 먹으면 사람을 미치게 하는 극약이라고 나온다.
- ↑ 부자는 열을 받아야 최고로 활성화되기 때문이란다.
- ↑ 방약합편에 의하면 서리가 내리기 전의 것은 독이 있다고 하며, 그 외 다리나 눈의 갯수가 비정상이면 독이 있다고 보고 있다.
- ↑ 느타리와 비슷하게 생긴 야광버섯.
- ↑ 뿌리가 돼지감자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한입만 씹어도 혀에 즉각 마비감이 온다. 당연히 생으로 먹으면 매우 위험하다.
- ↑ 수은에 생금을 섞으면 위장에 구멍이 나는 등의 효과도 있다고.
- ↑ 초오, 부자 모두 비슷한 등속의 식물이며, 독성 알칼로이드도 비슷하다.
- ↑ 비상(비소)나 수은은 확실히 즉효성 독약이고 법제하지 않은 부자, 초오, 천오두, 천남성 등은 거의 즉효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고, 다량 혹은 법제되지 않은 행인, 마황, 반하, 파두 등도 꼽힌다.
- ↑ 위에서 언급된 초오나 부자 등을 달여먹고 응급실로 실려오는 문제도 그래서 생긴다. 사람마다 약에 대한 반응성이 다르다 보니, 소량만 들어가도 증상을 즉각 느끼는 사람이 있고 정말로 곰국 솥으로 한 솥 끓여 먹고도 멀쩡한 사람도 있다. 이게 또 멀쩡한 사람은 그거 먹어도 괜찮다며 소문을 내다 보니...
- ↑ 일설에 따르면 이러한 이유로 단종은 사약을 받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부당하게 왕위를 찬탈한 세조에게 정당한 왕위계승자였던 단종이 사약을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 세조실록에는 세조가 의도치 않았던 개인의 자살로, 기타 사료나 야사에서는 사약이나 사약을 거부한 타살로 기록하고 있다.
- ↑ 망나니의 칼솜씨와 칼 자체의 날카로움에 따라 다르기는 했지만, 일반적으로 3번이었다고 한다. 사람 목 자르는 건 생각만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죄인의 친족이 목을 단칼에 떨어지게 해달라고 망나니에게 돈을 쥐어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질 정도(…). 서양에서 길로틴이 만들어진 것도 어느 정도는 이런 이유도 있었다.
- ↑ 보통 유배지는 도심권으로부터 거리고 엄청 멀리 떨어져있고, 교통로도 오고가는것이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격오지에 위치하고 있음을 생각해보자.
- ↑ 제일 가까운 강화도만 해도 배 타고 가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 ↑ 중종실록 28년 6월 10일자
- ↑ 이항은 중종대의 가장 강력한 권신 중 하나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네이버나 다음의 백과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더 유명한 동명이인들이 많아서인 듯.
- ↑ 사실이라면 사관이 기록하지 않을 리 없다. 남성중심사회+노론계열 사관인 상황에서 여성+남인인 장희빈의 이런 행적은 물어뜯기 좋은 빌미거리가 되기 떄문
- ↑ 강빈의 친정은 풍비박산났다.
- ↑ 다만 이것은 극중에서 얌전(조귀인)의 술수로 일부러 숨이 단번에 끊어지지 않게 조제된 것으로 묘사된다.
- ↑ 날이 저물어 방안이 어둑한데 오가는 대화의 분위기는 방금 전에 숨이 끊어진 것 같은 대화다.
- ↑ 근데 실제 있었다면 패는 걸로 끝내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목이 달아날수도 있다. 이런 행동은 왕명에 대한 직접적인 반항이기 때문.
- ↑ 음독자살 명령을 받았다.
- ↑ 본인은 그냥 열심히 덕질했는데 그걸 보던 주위 사람이 혹해서 넘어오는 경우도 많다. 대개 존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