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지 보드

College Board
바로가기 여기에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1900년도에 미국에서 대학입학시험위원회 (College Entrance Examination Board)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된, 현재는 미국의 4,000여개 대학과 교육기관으로 이루어진 연합 비영리 단체이다. 다시 말하지만 비영리단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SAT와 AP시험 등을 주관하는 단체이며, 일부 대학에서 재정보조 판단용으로 사용하는 CSS Profile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특유의 독점적인 위치를 이용해 취하고 있는 엄청난 재정적 이익과, 수십여년 동안 SAT가 거의 표준화됨에 따라 드러난 각종 문제점으로 인해 요즘 이미지는 거의 악의 축 수준. 아니, 악의 축 정도가 아니다. SAT 같이 신뢰성 약한 시험이 미국 학생들의 입시에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하면 악의 축은 커녕 미국 교육에서 만악의 근원이라 욕해도 할 말이 없다.

1 칼리지 보드의 시험

1.1 SAT Reasoning Test

자세한 내용은 관련항목을 참조. 한때 교육시험서비스 (ETS)에서 모든 걸 도맡아 하였으나, 현재 ETS는 주관만 하고 칼리지 보드가 출제, 채점, 홍보, 판매(...) 등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등록과정과 점수 확인도 칼리지보드 웹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고, 매일 발행되는 연습문제도 여기서 받을 수 있다.

1.2 SAT Subject Tests

이것도 SAT항목에 언급되어 있으나, 여기서 좀더 자세히 서술하자면 대충 SAT의 보조 격인 시험들이다. 종전에는 SAT II라고 불렸으며,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바탕으로 하여 십수개 과목 중 선택해서 치면 된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입학조건으로 요구하지 않으나, 아이비 리그를 포함한 상위권 대학 상당수는 2개를 요구한다 (조지타운대 혼자 3개를 요구하고 있다). 참고로 가만 보면 더럽게 비싸다.(...) 특히 듣기가 포함된 외국어 과목은 3개를 칠 경우 한번에 $80가 날아간다.

1.3 Advanced Placement (AP)

관련항목 참조 (8번). 그쪽에 꽤 상세하게 나와 있으므로 여기에 기술하지 않는다.

1.4 PSAT/NMSQT

Preliminary SAT의 약자. 끝에 SAT 세글자까지 풀어쓰기 귀찮아서 안 한게 아니라, 2005년에 SAT가 고유명사 비슷한 걸로 바뀌었기 때문에 정말로 약자가 없다.(...) 어쨌든 이건 SAT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연습용으로, 2400점 대신 240점 만점이고 쓰기부문에서 에세이가 빠진다. SAT와 마찬가지로 응시하는 데 연령이나 횟수 제한은 없다. 하지만 이 시험의 점수를 이용해 매년 선발되는 National Merit Scholar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는데(미국인이나 미국인이 될 의항이 강한 영주권자만 가능), 무조건 11학년 때 친 결과만 사용한다. 이건 아예 National Merit Foundation이라는 외부재단이 주관하는 장학 프로그램이라 칼리지 보드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PSAT/NMSQT 항목을 참조하길 바란다.

2 기타 서비스

2.1 CSS Profile

보통 미국 학생들이 재정보조를 신청할 때는 FAFSA라는 연방 공통지원서를 사용하는데, 가끔 여기에 포함되는 정보가 부족하거나 더 특화된 정보가 필요할 수 있다. CSS Profile이 바로 그 이유로 생겼으며, FAFSA보다 엄청나게 디테일한 재정 정보를 기입하게 된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이 서류를 요청하지 않으나, 아이비 리그등 재정보조의 양이 엄청난 대학들은 종종 이걸 따로 요구한다. 또, FAFSA는 미국 시민이나 영주권자인 학생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학생이나 영주권이 없는 교민 학생들은 Profile을 FAFSA 대신 작성한다. 각 대학이 정보 확인을 위해 받아야 하는 세금보고 등 서류도 Profile을 이용하면 칼리지 보드 단 한 군데만 팩스로 보내어 지정한 여러개 대학으로 송신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하다 (이걸 IDOC 서비스라고 한다).

...허나 이름부터 Free Application for Federal Student Aid인 FAFSA와 달리 이쪽은 돈이 든다. 작성료 $9에 보내는 대학마다 $16씩 추가. 대학 열 군데 이상 지원하는 건 예사인 요즘 이것도 만만한 양이 아니게 됐다.

2.2 대학 검색 서비스

일단 이름이 "칼리지" 보드인 만큼 대학 관련 정보 하나는 방대하다. 미국 내 수천개 대학에 관한 정보를 금방 검색할 수 있으며, 신입생 평균 SAT성적이라든가 하는 유용한 정보도 많다. 구미 당기는 대학들은 프로필에 추가한 다음 칼리지보드 계정의 다른 기능 (SAT 점수 보내기, CSS Profile 등)과 연동할 수도 있다.

3 그들이 까이는 이유

3.1 SAT 독점

여러가지 이유들 중 단연 가장 큰 건 바로 대학입학시험 시장 정ㅋ벅ㅋ다. 따지고 보면 SAT와 목적이 비슷한 ACT시험이 있기 때문에 완전 독점은 아니지만, 무려 100년이 넘은 전통을 자랑하는 SAT에 비해 ACT는 아직도 뭔가 안습이다. 대학 입학하는 데는 어떤 걸 치든 별 지장이 없지만, 아무래도 더 "권위"가 있다고 느껴지는 SAT가 아직까지는 인구밀집지역인 양쪽 해안에서 훨씬 유리하다. (중부지역은 ACT가 상당히 강세이다.) 상당수의 미국 부모들도 자신들이 응시하며 자란 SAT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ACT 응시자 수가 SAT에 근접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ACT 응시자는 SAT도 같이 치는 등, 여러가지 요소로 인해 아직까지 SAT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

Reasoning Test가 저 모양인데, SAT II와 AP로 오면 정말로 답이 안나온다. 이쪽은 그나마 ACT 같은 경쟁 시험도 없기 때문에, SAT II를 요구하는 대학에 지원하려면 얄짤없이 응시해야 하고, AP에는 IB라는 대항마가 있기...는 하지만 애초에 IB 프로그램이 무지막지하게 비싸기 때문에 제공하는 고등학교가 별로 없다. 거기다가 그냥 1년 학과를 듣고, 또는 학과조차 듣지 않고, 시험만 치면 되는 AP와 달리 2년간 안드로메다급의 작업량을 요구하는 IB의 특성[1]을 고려할 때 이 둘을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다. 애초에 AP와 IB시험에 각각 응시하는 학생 수가 넘사벽이다.

하다못해 CSS Profile도 마땅한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FAFSA는 위에 기술한 것처럼 목적이 다르고, Profile은 보통 추가로 요구되는 서류이다) 이것도 독점이라고 까이고 있다(...)

3.2 표준시험의 문제점

시험 자체가 뛰어나면서 이러면 덜 하겠다만... 문제는 SAT의 평가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능처럼 공교육의 최종보스 는 아니지만, 일단 이 시험을 위해서 엄청난 사교육비와 학생들의 공부시간이 투자되고 있다. 거기다가 갈수록 "유형만 공부하면 내용을 몰라도 깰 수 있는 시험"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2] 이게 곧이곧대로 사실은 아니다만 SAT가 좀 노가다식 시험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2005년부터 추가된 에세이는 칼리지 보드 최대의 병크 중 하나로 지적된 부분으로, "미리 예상도 할 수 없는 주제에 대해 25분만에 높은 질의 글을 쓴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래서는 학생의 사고력을 판단할 수도, 진정한 작문 능력을 가늠할 수도 없는 것. 고득점자는 항상 나오는 법이지만, 결국 이런 시험 방식 때문에 에세이에서는 평소 글을 잘 쓰는 학생이 거의 낙제점을 받고 솜씨는 별로지만 유형을 철저히 공부한 학생이 12점 만점을 받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견된다[3].

나머지 사지선다형 부분도, 평소 토론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교육을 받아온 미국 학생들에게 각 부분당 20분 혹은 25분씩 할당하고 딱딱한 지문을 제출하는 식의 시험은 비효율적이라며 비판이 쏟아진 지 오래다. 표준시험이기에 뾰족한 수는 없다만, 옆동네의 ACT가 비슷한 형식임에도 학생들의 시간 절약하기 전략 등에 신경을 덜 쓰게 하고, 유형을 간략화하는 등의 시도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3.3 칼리지 보드는 기업?

SAT를 쳐본 사람이면 동감이 가겠지만, 돈을 너무 밝힌다. 한번 SAT에 응시하려면 등록금 $45에, 성적이 나온 후 대학에 보낼 때는 (이때 안 해도 어차피 지원할 때 보내야 한다) 각 대학마다 $9.50이고, 긴급배달은 $27이다. 점수를 더 빨리 알고 싶으면 전화를 걸어 $12.50을 결재하고 들을 수 있고, 시험장이나 (SAT II의 경우)과목을 변경하려면 $22, 등록 날짜를 놓치면 추가로 $23을 내고 쳐야 한다. 외국에서 응시하면 기본 $45에 국제 처리 비용 $26, 거기다 인도나 파키스탄인 경우는 또 추가로 $23을 낸다.(...) 시험 성적은 공짜로 알려 주지만, 그건 달랑 점수와 틀린 문제 개수 알려 주는 거고, 정확히 어떤 문제가 틀렸는지 알려면 $12를 추가로 내야 한다. 등록할 때 $18를 얻어 주면 친절하게 시험 질문과 정답지, 그리고 본인의 답지를 (돈내고 따로) 주문할 때 쓰는 용지를 우편으로 보내 준다(...) 물론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냥 점수만 보고 만다. 자신의 시험지나 에세이가 채점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각각 $50를 내고 수작업으로 재채점할 수 있다 (에세이의 경우는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오류가 발견되면 환불해 주지만, 대부분 그런 거 없다(...) 거기다가 상류층 가정은 수백, 수천 달러씩 써가며 개인교습을 시키는 상황도 자주 보이면서, SAT는 "돈으로 치는 시험"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AP시험은 더 가관이라, 아예 한과목당 $117(2011년 AP 기준!)이라는 초월적인 값을 매긴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고교때 AP과목을 적어도 4개에서 8개 정도, 심한 경우 20개(...) 이상 치는 경우도 있는 상황에서 저건 정말 토나온다. 소득에 따라 가끔 면제라도 해주는 SAT보다 값을 깎기도 까다롭기 때문에,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학교 등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많이 힘들어진다.[4]

또 CSS Profile도 명색이 재정보조용 서류인 주제에 돈을 꼬박꼬박 받아낸다. 이쯤되면 욕먹을만 하다.

더 무서운 건, 해마다 가격을 조금씩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5]

요즘은 이런 것 말고도 시험준비교재를 판다던가 로비 등을 통해 진정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명목상 아직 비영리지만, 한해 순익이 5510만 달러에 달하고 간부 중 12명이 3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등, 말하기가 상당히 애매한 조직이 되어버렸다.비영리인데 순익이 5500만 달러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1. 수강 과목에 따라 1주일에 레포트만 4개를 작성해야 할 수도 있는 곳이다.
  2. 사실 과거 한국의 수능도 다소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수능 자체가 학력고사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SAT를 모델로 만든 시험이기 때문. 특히 6차 교육과정의 외국어와 탐구에서 이런 경향이 많이 보였는데, 당시에는 교과 내용을 몰라도 간단한 해석이나 추론만으로도 답이 나오도록 구성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었고 신유형이 잘 등장하지 않았다. 갈수록 내용을 정확히 이해 및 암기하고, 고도의 해석까지 곁들여야 풀리는 문제가 늘어나며 진화하는 수능과는 많이 대조되는 부분이다.
  3. 그래서 상당수의 대학들은 여전히 SAT 점수를 볼 때도 작문 부분의 점수는 아예 고려도 하지 않은 체 독해와 수리만 해서 1600점 만점 기준으로 보고 있다
  4. 그래서 2010년에는 메릴랜드 주에서 2년간 자주(州) 저소득층의 응시료 부담을 덜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기도 했다.
  5. 참고로 1999년 AP 응시료는 72달러였다. 117달러까지 오르는데 몇 년 걸렸는지 계산해보면 엄청난 속도다. 더욱이 2015년 기준 한국에서 응시료가 18만원인데 환율을 감안하면 대략 160달러~180달러. ??:2020년에는 한 250달러로 잡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