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ter, Crt
봄철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로 바다뱀자리와 까마귀자리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
형태 자체만 놓고 보면 손잡이만 없다 뿐이지 받침대 달린 서양식 술잔[1]처럼 생겼기 때문에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바로 옆의 까마귀자리가 모양은 영 동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밝은 별들 덕분에 그럭저럭 눈에 띄는 반면 그럴듯한 모양을 가지고도 별자리를 이루는 별들이 전부 어두운 별들뿐이라 찾기가 힘든 안습한 별자리.
바다뱀자리 바로 위에 있기 때문에, 바다뱀자리의 긴 몸통을 커다란 강으로 보고 컵자리의 아래쪽 부분 사다리꼴 별들을 강을 따라 떠가는 작은 배의 모습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존재했던 유서깊은 별자리기는 하지만 도대체 이 컵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상당히 분분해서 누구를 컵의 주인이라고 정확히 가려내기가 힘들다. 디오니소스의 술잔이라고 하는 설이 있는가 하면 아폴론의 잔이라고 하는 설도 있고, 그리스 신화는 아니지만 성경에 등장하는 노아의 포도주잔이라는 설도 있다. 마이너한 전승 중에는 메데이아가 마술에 사용했던 커다란 솥[2] 혹은 마법의 약초 즙을 따른 잔이라는 전승도 있다.
어쨌든 컵자리의 주인을 논할 때 언급되는 전승을 보면 웬만한 신화나 전설 속의 술잔들은 거의 다 나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