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싱

김태균 감독, 차인표 주연의 탈북자를 소재로 2008년에 개봉한 한국영화.

용수(차인표)와 준이(신명철)은 북한에서 넉넉치도 않은 살림에서도 축구를 즐겨가며 훈훈하게 살아가는 가정이다. 더구나 이웃집은 무역으로 귀한 물건도 구해다 오기에 나름 신기한 것도 경험해가며 생활에 아쉬울게 없었다. 그러나 용수의 아내가 폐결핵에 걸려 쓰러지고, 약을 주기로 했던 이웃집마져 밀수혐의와 기독교를 믿은 혐의[1]로 당에게 걸려 모두 끌려간 상황. 용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약값을 구해야한다는 생각에 중국에서 돈을 벌어오기 위해 밀입국을 한다.

그러나 혼자 남은 용수의 아내는 폐결핵을 이기지 못하고 죽고만다. 혼자 남은 준이는 아버지인 용수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이미 용수는 탈북자 단속에 휘말려 남한으로 넘어가버린 상태. 엎친데 덮친격으로 예전 이웃집 소녀[2]와 함께 도강을 하려던 준이는 도망을 도와주던 꽃제비와 싸우다가 경비병에게 걸려 수용소로 끌려가고 만다. 짝사랑했던 이웃집 소녀는 수용소의 척박한 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죽어버리고, 혼자남은 준이는 다행히 남한에 있는 용수의 노력으로 무사히 수용소를 빠져나와 탈북 브로커들과 탈북을 시도한다. 그러나 함께 있던 일행이 문제가 되면서[3] 몽골에서 길을 잃은 준이는 결국 탈수와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안타깝게 죽고 만다.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인지 편집 때문인지 몰라도 롱테이크보다 다수의 숏테이크로 이루어져 있어 영화에 몰입하는데 상당히 애로가 있다.(시점의 변화가 비교적 급박하다) 그래서인지 흥행은 전국 100만 관객(그것도 상당한 기간을 연장상영까지 했음에도)으로 아주 망해버렸다.(손익분기점을 위하여 300만 이상 관객이 봐야했다고 한다. 몽골 올로케이션 당시 벌어진 사고로 촬영이 미뤄지면서 제작비가 올라갔다고...) 덕분에 입으로만 이 영화 찬양하고 다운받아 보았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영화자체는 북한주민의 현실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무역하는 이들의 밀수라든가 TV를 파는 모의장터라든가 수용소등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려낸 점은 높게 평가받는다.

감독이 개신교인이라 개신교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그 덕에 종교 홍보영화라는 악평도 엄청났다. 차인표도 이런 점 때문에 출연했다고 개신교 월간지에 나와 인터뷰했다.

예수요? 예수는 남조선에만 있읍네까? 세상 사람 다 구하러 왔다메? (중략) 어째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 있는데.., 기다릴테니까.. 예수가 아니라.. 책 속의 예수가 아니라! 약갖고... 먹을거 갖고 인차 온다고 한 나를 기다릴테니까...

이렇게 성경을 내팽겨 치며 울부짖는 용수의 대사에서 종교적 색채를 희석하려는 노력이 보이지만 이후에 용수가 맞이하는 현실은 자식을 잃는 비극이 된다는 점에서 종교적 권선징악을 심어주려한 의도가 보인다. 특히 초반의 종교적 색체가 노골적 일 수 있는 장면들과 용수의 입과 지옥같은 현실에서 " 죽으면 아부지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게 정말이야?.. "죽음 뒤의 천국을 상상하는 아이들을 보여주고 있고 작중 천국이라는 단어가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천국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지속적으로 나오며, 지옥보다 처절한 현실에서 순수함을 간직한 아이들이 죽음 뒤의 행복한 세상을 상상하며 죽어가는 장면들을 보여주려 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4]

차인표의 영화작품[5]치고는 작품성이 높은 편.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으로 한국영진위 측에서 올렸는데 이 영화를 두고 정치적 문제로도 해외에서도 거론되기도 했었다...그러나 정작 후보작에도 오르지 못했다.

몽골 올로케이션 당시 중국 공안 분장을 하고 찍던 도중 몽골인들이 중국놈들이 왜 왔냐고 욕하고 배우들을 구타하려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탓에 제작에 차질이 컸다고 한다. 반중 감정이 심한 곳인지라...결국 제작비만 더 올라가서 망하게 하는데 기여하고 말았다.
  1. 북한에서 기독교를 믿는 것은 반역죄에 해당하며, 적발되면 바로 정치범수용소행이다.
  2. 앞에서 설명한 밀수 및 기독교 믿은 혐의로 끌려갔다는 그 이웃집 소녀다. 꽃제비가 되어있었는데 우연히 다시 만났다. 다행이긴 하지만 어떻게 정치범수용소로 안끌려간거지?
  3. 수용소에서 보위원에게 구타당해 유산한 여성 한 명이 몽골 국경에서 정신착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국경수비대에게 발각되어 일행이 뿔뿔히 흩어졌다. 영화에서 해당 캐릭터는 베개를 아기라고 상상하며 항상 업고 다니는 것으로 묘사된다.
  4. 탈북자의 상당수가 개신교 신앙을 가지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일단 주체사상 자체가 기독교적 요소도 있다는 점에서 탈북자들이 개신교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5. 차인표 나온 영화치고 흥행이나 평이 좋은 영화가 없었다..차인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