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산을 찾으셨다면 킬리만자로 산 항목으로.
1 영화 소개
2000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오승욱 감독의 데뷔작으로, 이 영화의 흥행참패 이후 오승욱은 감독 보다는 평론이나 프로듀스 쪽으로 노선을 변경한 듯. 하지만 2015년 무뢰한으로 복귀했다. 박신양, 안성기가 주연으로 나오며 박원상이 초반에 얻어맞는 광한 역할로 등장한다.
제목은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따왔다. 극중 안성기의 캐릭터 번개 형님이 이 노래를 부르며 등장한다.
1999년 12월12일 크랭크인 하였고 2000년 5월에 개봉하였다. 제작비 13억원.
주인공 해식/해철이 쌍둥이 캐릭터이고 두 명이 한 화면에서 같이 등장하는 장면도 있기 때문에 상당한 연기력을 요구하는 배역인데 박신양이 이를 맡아 잘 해내주었으며 시나리오를 건네받고서 제작진에게 먼저 연락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박신양은 범죄의 재구성에서도 다시한번 쌍둥이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 영화 기준으로도 꽤 앞서간 느와르 영화로, 지금이야 느와르 영화들이 허구한날 나오지만 2000년 당시만해도 이렇게 우울하고 어두운 범죄물은 비디오 시장에서도 안 팔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사실 21세기가 된 지금도 안 팔릴 영화는 맞다.(...) 작품성과 흥행성이 일치하기는 힘들지만 이 영화는 감독이 관객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식으로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었다는 티가 팍팍 난다. 이 때문에 보고 만족할 사람은 명작으로 꼽기에 주저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칙칙하고 말도 안되고 작위적이다 라고 비하하기 딱 좋다. 재밌는 건 이 영화를 10,20대 시절에 보고 쓰레기 영화라고 평가절하한 사람이 나이 좀 먹고 보자 어 이게 이런 영화였나 하고 새삼 다시 보는 일이 많다고 한다. OST도 영화에 무지하게 잘 어울린다. OST만 듣고 있으면 외롭고 우울한 느낌이 들만큼 쓸쓸한 정서가 담긴 OST다.
2 감독의 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건 흰눈이 쌓인 정상에서 숨이 멎은 채 등을 내보이고 쓰러져 있는 한 사내와 그를 지켜보는 또 다른 사내의 모습을 잡은 이미지가 떠오르면서부터다. 그들을 해식과 해철로 보아도 무방하다. 자기 반쪽에 대한 거부는 자신을 지탱해주던 끈을 끊어내는 일이고 그들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죽은 자의 무거운 침묵과 아직은 살아있는 자의 허망한 시선은 추락의 결과다. 그러나 해식과 해철 같이 비루하고 너덜너덜한 삶에도 그 얼룩이 새하얗게 표백되는 정화의 순간은 있다. 해철의 흔적들을 고통스럽게 모으면서 해식은 해철이 되어간다. 반쪽 해식은 자신을 비우고 반쪽 해철을 그 안에 채운다. <킬리만자로>는 바리새인 사울이 사도 바울이 되는 기적의 순간과도 같은 그 합치의 찰나를 놓치지 않고 잡아낼 생각이다.
-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