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메이 대기근

天明の大飢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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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메이 대기근 당시 사람 고기를 구워먹는 그림.

1 개요

일본 에도시대에 일어난 4대 기근중에 최악으로 평가받는 대기근이다. 텐메이(天明: 한국식으로 읽으면 '천명'이 된다.)는 코가쿠 덴노의 연호로 1781~1788년까지의 시기를 가리킨다. 대기근은 1782년에서 1788년까지의 기간동안 벌어졌다.

2 징조

이미 도호쿠 지역은 1770년대부터 악천후나 이상냉해 등으로 농산물 생산이 급감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1783년 4월 13일, 아오모리 현 히로사키에 있는 이와키 산이 분화했고 8월 3일에는 아사마 산이 분화해 각지에 화산재가 쏟아져 내렸다. 화산재의 피해뿐만 아니라 일조량이 줄어들어 냉해가 발생해 농작물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여기에 당시 도쿠가와 막부의 중신인 다누마 오키쓰구가 중상주의 정책을 추진하던 것도 문제였다. 중상주의 정책으로 쌀값이 통제되지 않고 폭발적으로 쌀값이 치솟아 일본 전국으로 기근이 확산되었다.

3 대기근의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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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키(농민반란) 발상건수를 나타낸 그래프. 평상시에는 큰 문제가 없다가 대기근이나 막부 말기의 혼란 등 나라가 어지러울 때 급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토호쿠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2만명에서 수만명의 아사자가 나왔다고 당시의 기록이 전하지만, 이는 축소되어 있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신대기근 당시 조선의 지방 수령들이 그랬듯이 각 번에서 문책을 피하기 위해 아사자 수를 줄인 탓에 당시 기록보다 실제 아사자 수는 한자리 더 많다고 본다. 이와키산 근처의 히로사키번만 해도 8만에서 13만의 사망자가 났기 때문에 전국적으론 90만명의 인구 감소가 일어났다. 당시 난부 번에서 기록된 것만 아사자 40,850명, 병사자 23,848명, 가족 전멸로 폐허가 된 집이 10,545채가 발생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대기근이 혼슈를 휩쓸었다.

에도 막부시대 인구 변화.
1774年	（安永3）	2,599万
1780年	（安永9）	2,601万
1786年	（天明6）	2,509万
1792年	（寛政4）	2,489万
1798年	（寛政10）	2,547万

토호쿠 지방의 인구수 변화
1750年	（寛延3）	268万
1786年	（天明6）	237万
1804年	（文化1）	247万
1828年	（文政11）	263万

하치노헤 번의 수확량
1782年	（天明2）	7,243石（녹봉2만석）
1783年	（天明3）	19,236石
1784年	（天明4）	16,457石（경작하지 않았다.）

모두 1782년에서 1788의 기간의 인구수 감소가 뚜렷하게 보인다.

농촌에 먹을 것이 없어지자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왔고, 불만에 가득찬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해 미곡상과 고리대금업자들에게 우치코와시(打ちこわし)를 가하기도 했다.

난민들이 속출했을 당시 그나마 상태가 양호했던 지역의 사람들이 먹을걸 나눠주기도 했지만 몇 개월간 아무 음식도 받아들이지 못한 위가 갑작스레 음식을 섭취하면 발생하는 쇼크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번번히 일어나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엔 좋은 의도로 지원 해주다가 이후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는 지방이 늘어났고 난민이 더욱 늘어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텐메이 대기근 당시 해당 지역에서 기근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이 딱 4개 번이었는데, 유명한 우에스기 요잔의 데와 요네자와번과 마츠다이라 사다노부의 시라카와 번이 대표적이었다.

4 원인

화산학자들의 분석으로는 아사마산이 분화하기 직전에 아이슬란드의 라키 화산이 폭발한것도 피해를 더 키운 요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783년~1785년에 걸쳐서 그림스보튼 화산도 분화했다. 잇단 화산 분화는 북반구의 일조량을 감소시켜 북반구에 저온화, 냉해를 유발해 일본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프랑스 혁명의 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상기후에 의한 불작(不作)은 1782년부터 이어져온 관계로, 1783년 6월의 아사마산과 Lakagigar 화산의 분화만으로는 1783년의 기근의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 대규모 엘니뇨가 1789년-1793년에 발생해 세계의 기상에 영향을 끼쳐 텐메이 대기근에서 회복을 방해했다고 생각된다.

5 대책

사실상 일본의 각 번들은 서로 다른 나라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국가적인 대책은 세울 수가 없었다. 마츠다이라 사다노부가 집권하기 이전, 즉 1780~90년대 이전에는 막부조차 비축미 제도를 아직 갖추지 못했던 것이 일본의 상황이었다. 물론 일본 무사층도 조선에 비하면 미약하지만 구휼을 행했고(각 번 별로 초보적인 구휼장치를 만들어 놓는 경우도 간간히 보이고, 재정상태에 따라 대처하는 방식이 각양각색이었다.), 나름 유교적 지도층으로서의 사명감도 투철했지만, 몇 달이 아니라 6년간이나 지속된 대기근은 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물론 전근대 사회 대부분이 그렇듯이 정부가 대책을 세운다고 해도 결국 막지는 못했을 것이지만.

다만 인명 피해는 대기근이 6년간 지속되었음에도 2년간 지속된 조선의 경신대기근과 비슷한 수준으로 일본의 인구를 감안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었는데, 이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일본의 경우 조선에 비해 세율이 높고 경제 규모가 커서 상대적으로 쌓아둔 게 많았다는 점 그리고 두번째로 조선의 경신대기근이나 을병대기근과 달리 일본의 대기근은 일본 전역이 한꺼번에 대기근에 휘말린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물론 기근 현장만 기준으로 하면 조선만큼이나 참혹했다.

본래 척박한 기후였던 홋카이도, 도호쿠는 감자 재배가, 규슈 지방에는 고구마 재배가 널리 퍼져 있었던 탓에 피해가 덜했다고 한다.

6 기타

피안화라는 꽃이 이 시기를 대표하는 꽃이다. 독성을 가진 이 식물은 강가에서 주로 볼수 있는 새빨간 꽃인데 먹을게 없던 사람들이 물에 삶거나 살짝 데쳐서 먹었다. 하지만 이 꽃마저 모조리 뽑혀 없어졌고 이후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굶어 죽기 시작하게 된다.

아오모리 현 하치노헤 시의 대천원이라는 절에는 당시의 기근으로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한 비석이 1785년에 세워져 있다. 비석의 뒷면에는 기근으로 인육까지도 먹었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지만 후에 누군가가 이를 부끄럽게 여겼는지 의도적으로 깎아서 없애버렸다. 「当時の八戸領領主に対して配慮し、建立後間もなく(당대 하치노헤 영주에 대한 배려로 건립후 얼마 안 되어)」라는 기록으로 보아 건립 후에 삭제가 된 듯하다.

7 다른 매체에서의 모습

타카하시 루미코의 단편 만화에서도 이걸 언급한게 나온다. 현대의 일본 고교에 지진으로 공간이 뒤틀리고 과거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나타난다. 지독하게 굶주린 그들은 학교 내 매점을 싹 털어가고 경악하는 학생과 선생들에게 우린 가뭄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학생 가운데 하나가 텐메이 대기근 시절이냐면서 시간이 뒤틀리며 우린 역사를 보고 있다고 놀라워한다. 다들 이 기근을 배워서 알고있기에 군말없이 먹을 건 넘겨준다. 먹을 걸 가득 챙기고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가던 그들. 하지만, 몇몇 학생은 이상하게 여기는데 왜 그들은 현대인을 보고 놀라워하지도 않는 걸까? 그리고 마치 현대에 대하여 잘 아는 것 같았다며 갸웃거린다. 그리고 굶주리던 이들이 먹을 걸 챙기러 온 일본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의 일본이었다. 즉 핵전쟁과 여러가지 재해 등으로 문명이 박살나고 그냥 입으로 과거에 대하여 알던 사람들이었다는 반전이 나오며 끝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