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심판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자칭 파리의 심판에 대해서는 2015년 11월 파리 테러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1 개요

Bonjur~!!You Cheese EATING SURRENDER MONKEYS!!가 잘어울리는 사건중 하나

Judgment of Paris[1]

1976년에 열린 와인 블라인드 테스트. 그리고 프랑스 와인 업계의 자존심을 박살내버린 대사건. 또, 어떠한 제품의 퀄리티를 결정짓는데 있어 이미지와 브랜드 효과가 얼마나 큰지 실증한 역사상 유명한 사례 중 하나. 그 실증의 결과가 결국 이미지와 브랜드 효과에 영향받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평론가들로서는 자존심상하는 것이라서 그렇지

2 설명

옛날이나 지금이나 프랑스 와인은 와인 중에서도 최고급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고, 프랑스에서도 '프랑스 와인이 아닌 포도주는 와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자부심이 퍼져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 지역 외에서도 프랑스 와인을 따라잡거나 능가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되었다.

그 중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가 품질 좋은 포도가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각광받았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 와인의 제조를 시작했다. 계속되는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미국 와인의 품질은 계속 향상되었지만 시장이나 프랑스 본가에서는 미국산 와인을 웃음거리로 치부하고 있었다.

이런 세간의 인식 속에서 영국인 와인 평론가 스티븐 스퍼리어(2011년 5월 인터뷰)는 미국 와인과 프랑스 와인의 공정한 평가를 위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개최했고[2][3] 1976년 파리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평론가 10인들이 미국 와인과 프랑스 와인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4] 원래는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의 시음 결과를 동시에 발표하려고 했지만, 레드 와인의 시음 준비가 늦어져서 화이트 와인의 시음 결과만 먼저 발표했다. 그리고…….

3 화이트 와인 시음 결과

화이트 와인 시음 순위는 이렇게 나왔다.

1. Ch. Montelena 1973(미국)
2. Meursault Charmes 1973(프랑스)
3. Chalone Vineyard 1974(미국)
4. Spring Mountain 1973(미국)
5. Beaune Clos des Mouches 1973(프랑스)
6. Freemark Abbey 1972(미국)
7. Batard-Montrachet 1973(프랑스)
8. Puligny-Montrachet 1972(프랑스)
9. Veedercrest 1972(미국)
10. David Bruce 1973(미국)[5]

시음을 맡았던 심사위원들은 모두 뒷목을 부여잡았다. 어째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미국의 화이트 와인이 프랑스의 것보다 낫다는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시음 전까지만 해도 "그깟 미국 와인이 위대한 프랑스 와인의 적수가 될 턱이 없다."고 생각했던 전원이 바짝 긴장했으며, 시음장의 분위기는 팍 가라앉았다.

덤으로, 타임지의 기자 조지 M. 테이버는 화이트 와인 시음에서 평론가들이 위대한 프랑스 와인이라고 평가한 것이 사실 캘리포니아 와인이었고, 향이 없으니 캘리포니아 와인이라고 했던 것은 몽라셰였음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와인 세팅을 도왔던 소믈리에들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수석 소믈리에가 캘리포니아 와인에 프랑스 와인보다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그리고 뒤이어 레드 와인의 시음을 진행했는데, 이때 심사위원들은 미국 와인이 1등을 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대동단결했다. 조금이라도 미국산이라는 의심이 가는 와인에는 가차없이 낙제점을 주고, 프랑스 와인에는 점수를 팍팍 준 것이다.

그리고 결과가 발표되는데……

4 레드 와인 시음 결과

1. Stag's Leap Wine Cellars 1973(미국)
2. Ch. Mouton Rothschild 1970(프랑스)
3. Ch. Haut-Brion 1970(프랑스)
4. Ch. Montrose 1970(프랑스)
5. Ridge Monte Bello 1971(미국)
6. Ch. Leoville-Las-Cases 1971(프랑스)
7. Mayacamas 1971(미국)
8. Clos Du Val 1972(미국)
9. Heitz Martha's Vineyard 1970(미국)
10. Freemark Abbey 1969(미국)

틀렸어 이제 꿈이고 희망이고 없어!

화이트 와인을 심사했을 때보다 프랑스 와인이 점수를 많이 얻었으며, 1등부터 4등까지는 4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샤토 무통 로칠드는 1위와 1.5점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승리자는 미국의 Stag's Leap Wine Cellars 1973이었다.

5 심판 이후

이는 평가를 한 평론가들도 당황할 정도의 대사건이었고 어떤 평론가는 자신이 투표한 쪽지를 스티븐 스퍼리어로부터 빼앗으려 할 정도였다. [6]그리고 타임즈의 프랑스 특파원인 조지 M. 테이버가 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파리의 심판이라는 헤드라인을 내걸고 기사화를 하면서 지금과 같은 유명세를 타게 된다.[7]

이 사건으로 프랑스 와인 업계는 엄청난 충격에 빠지게 된다. 프랑스는 나름대로 문화 대국이라 자랑하는 나라였고 프랑스 와인은 프랑스 문화의 정수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자기들이 문화적으로 천박하다고 여긴 미국이 자기네들보다 더 뛰어난 와인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 사건을 축소 보도했으나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는 없었다.

이 시음회에 참가했던 평론가들은 본의아니게 매국노 취급을 받게 되었다. 평론가들은 와인 관련잡지 편집자,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관계자, 유명 와이너리 소유주에 프랑스 와인 원산지통제위원회 총감독 등 와인에 관해선 견줄 데 없는 높으신 분들이었는데, 이들이 엄청나게 욕을 먹은 것은 당연지사였다. 특히 시음회 주최자 스티븐 스퍼리어는 영국인(....)이였다는 점에서 어그로를 곱절로 먹었고, 프랑스 와인 업계에서 페르소나 논 그라타 취급을 받게 되었다.

미국 와인 업계는 이 사건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과학 기술을 동원하고 품종 개량을 하면서 지속적인 품질 향상을 한 것이 결실을 맺은 것. 또한 이 사건으로 신대륙 와인들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 지워지면서 신대륙 와인에 대한 소비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와인 제조업자들은 이 사건 이후로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게 되었으며,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사토 몬텔레나와 스테그스 립은 엄청난 속도로 팔려나갔다.

이 사건 당시 사토 몬텔레나를 만든 와인 제조업자는 와인 관련 모임에 참석하려고 프랑스의 유명 와이너리를 방문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을 조지 M. 테이버로부터 전해들은 후 "저희같은 시골 애송이가 만든 와인이 좋은 평가를 받아 영광입니다."라는 평을 남겼다. [8]그러나 이 사건을 몰랐던 프랑스 와이너리 사람들은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미국 와인도 프랑스 와인만큼 훌륭한 와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이겼는데요 물론 이분은 앞에서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가, 프랑스인들과 헤어지고 난 후 자신이 탄 버스가 프랑스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기뻐 날뛰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수많은 와인 연구가들의 논쟁 대상이 되었으나, 연구가들의 결론은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였다. 프랑스 망했어요.셀프 DTD 인증

6 재대결

1986년에도 동일한 와인으로 비교 시음회가 있었지만 이때는 1위에서 5위까지를 모두 미국 와인이 차지하였다.

30년 후인 2006년에 다시 한 번 미국 와인과 프랑스 와인의 블라인드 테스트(30년 전과 같은 와인으로 비교)를 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미국 와인은 이번에도 프랑스 와인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직 생산자의 노력과 연구의 결실만이 빛을 발하는 와인 산업이니 프랑스 양조자들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밖에...사실 노오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는게, 미국은 나파벨리 구대륙에는 없는 넘사벽의 기후와 조건을 가진 땅 + 활발한 정보 교류가 가능한 현대에 점점 상향 평준화 되는 와인기술로 프랑스를 이겼다고 봐야한다.

2006년 파리의 심판 30주년 기념 시음회 결과(올드 빈티지 부문).

1. Ridge Vineyards Monte Bello 1971(미국)
2. Stag’s Leap Wine Cellars 1973(미국)
3. Heitz Wine Cellars ‘Martha’s Vineyard’ 1970(미국)
4. Mayacamas Vineyards 1971(미국)
5. Clos Du Val Winery 1972(미국)
6. Chateau Mouton-Rothschild 1970(프랑스)
7. Chateau Montrose 1970(프랑스)
8. Chateau Haut-Brion 1970(프랑스)
9. Chateau Leoville Las Cases 1971(프랑스)
10. Freemark Abbey Winery 1967(미국)

프랑스 언론은 이날을 국치일이라고 불렀다.

올해 2016년이 40주년인데 이번에도 재대결이 성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7 대중매체

'와인 미라클'이라는 영화가 이 사건을 다뤘다. 다만 영화의 평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신의 물방울에선 이 일을 두고 함정이 많은 일이라 믿기 어렵다고 딱 한 마디 하고 일절 거론하지 않는다. 나오는 와인이 프랑스제가 많거니와 아무래도 프랑스 와인빠인 작가에겐 마주하기 싫은 불편한 진실이려나? 마침 그 함정을 많이 판게 프랑스이기도 하고.

신의 물방울과는 대극에 위치하는 스타일의 작품인 소믈리에, 소믈리에르 등에서는 빠짐 없이 언급되고 소믈리에르의 경우는 감수자의 칼럼에서도 자세히 언급해주면서 브랜드와 가격에만 매달리는 허세를 지적했다.

모야시몬 단행본 6권 후기에서도 이 일화가 소개되었는데, '부르고뉴의 신(神)'이라고까지 불리는 프랑스의 와인 양조가 '앙리 자이에'도 이에 대해 "너님들이 브랜드만 믿고 노력을 게을리했는데 쳐발리는 게 당연하지."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나온다. 여담으로 당 에피소드에서 인기 없는 어느 도멘느의 딸내미양은 아주 귀여운 반응을 보여주는게 특징(...).

이원복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에서도 언급된다.

8 유사한 사례

악기 부분에서는 런던의 심판이 있었다.

9 관련 링크

  1. 원래는 트로이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파리스의 심판'을 뜻하는 표현인데, 아래 나오는 기사 제목에 'Paris'를 이용한 언어유희로 쓰이며 이름이 굳어졌다. 단 파리스의 심판은 Judgement of Paris, 이 항목은 Judgment of Paris다. Judgement는 주로 영국 영어권에서 쓰이는 스펠링.
  2. 영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수입국이었기 때문에 와인의 품질이나 홍보에 관심이 많았다. 요리가 X 같으니 술이라도 맛있는 걸 먹어야지…… 는 아닌데 설득력 있다 국토의 대부분이 와인용 포도 재배의 북방 한계선을 넘어 있는 데다 날씨까지 좋은 편이 아니라 게다가 영국 요리 항목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똑같은 나무도 영국인의 손에서는……. 예로부터 와인은 곧 수입산이었고, 때문에 직접 생산은 못하지만 입은 까다로워져서 유명 평론가가 다수 배출되고 거래 시장도 크다.
  3. 스퍼리어 본인은 당연히 프랑스 와인이 이길 것이라고 굳게 믿었으며, 심사위원들도 모두 그랬다. 애당초 개최 목적이 스퍼리어가 캘리포니아를 방문했다가 미국 와인들의 품질이 상당한 것을 보고, '미국놈들이 괜찮은 와인들을 만드네? 그래도 프랑스 와인엔 안되겠지? 한번 비교해 볼까?' 였다.
  4. 공정을 기하기 위해 전부 프랑스인이었으며, 음? 이들은 모두 프랑스 와인 업계의 높으신 분들이기도 했다.
  5. 운반 도중 상한 탓도 있어서 미국 와인임을 심사위원들에게 들켰고, 심사위원들은 공정하게 0점이나 1점을 주었다.
  6. 이 평론가는 와인 업계 전문 잡지사 편집자로, 이후 자신의 잡지에 시음 순서가 프랑스 와인에 불리하게 조작되었다며 음모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시음 순서는 즉석에서 제비뽑기로 결정된 것...
  7. 여담으로 현지 기자들은 당연히 프랑스 와인이 이길 거라고 생각해서 죄 오지 않았고, 이를 기사화한 테이버 기자조차 갈 때는 미국 와인이 선전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갔다고 한다. 단지 마침 가까이에 있었고 가까운 데서 개최된다길래 '맛있는 와인들을 이것저것 먹어볼 수 있겠다' 하는 마인드로 갔다가 결과를 보고 놀라워서 기사를 대서특필했다나.
  8. 아무리 캘리포니아 와인이 좋은 평가를 받았어도, 거만하게 인터뷰하면 와인 업계의 주류로부터 찍힐 까 봐 일부러 겸손하게 대답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