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차 대전 시기 독일이 만든 신무기. 당시 파리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가한 무기였다.
1918년 3월 21일 파리 도심 한 가운데에 거대한 포탄이 떨어졌다. 사람들은 파편 조각을 통해서 그것이 포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나, 포탄이 어디서 발사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주변에 대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폭격기가 지나간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8월까지 무려 320~367발(기록마다 차이가 있다)의 포탄이 날아와 많은 건물이 파괴되었고 사망 250여 명, 부상 62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공포에 빠진 파리 시민들은 나중에서야 그 포탄이 독일에서 개발한 신형 대포의 포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대포는 파리에서 북동쪽에 있는 라온 지방에서 발사되었다고 한다.
2 제원과 성능
포신길이 34m, 구경 211mm(후기형 238mm), 포탄중량 90~120kg, 유효사거리 130km, 운용인원 80명의 열차포.
현대의 장사정 포도 보통 15~20km, 부스터를 달아서 40km 정도의 사거리를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는 사정거리를 자랑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가벼운 포탄을 공기 저항이 적은 성층권을 경유해 쏘아 보내기 때문인데, 이것이 인간이 만든 것들 중 최초로 성층권 구경을 한 물건이 되었다. 그 다음은 V2.
그러나 사거리와 포격 기간에 비해 피해는 적은 편이다. 이유는 사거리를 위해 가벼운 포탄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상대적으로 폭약 탑재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과 더불어 탄두에 별다른 유도장치를 달 기술이 없었던 때라 초장거리에서 포격했을 때, 명중률을 장담할 수 없었던 것. 목표로 파리라는 넓은 지역을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공장이나 항구, 비행장 같은 작은 목표는 노리기조차 포기했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94kg짜리 포탄을 130km 떨어진 곳까지 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거대한 대포였다고 한다. 포탄은 마하 5의 속도로 발사돼 고도 40km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이 높이는 미사일을 개발할 때까지 인류가 도달한 최고의 높이였다고. [1]
하도 높이, 그리고 멀리 쏘다 보니 포탄이 날아가면서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도 영향을 받아서 조준할 때 이런것들까지 계산에 넣어야 했다고 한다.
3 개발 과정
파리 대포를 만든 독일의 철강 재벌 크룹 사는 19세기부터 대포에서 잠수함에 이르기까지 많은 무기를 만든 회사였다. 사실 처음부터 이런 사정거리를 노리고 개발한 것은 아니었고,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우연한 실수와 그로 인한 발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제작된 포를 테스트하던 중, 실수로 고각으로 발사해버렸는데, 각도상 근처에 떨어졌어야 할 포탄이 훨씬 먼 거리에서 착탄한 것을 발견하고, 그 원인을 규명하니 공기 저항이 적은 성층권을 통과하여 사거리가 늘어난 것을 발견하게 된 것. 이후 인류가 로켓을 만들 때까지 성층권을 드나든 인공물은 크룹 사의 포탄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당시의 연구로 인해 성층권에 대한 것을 밝혀냈고, 이게 V2 로켓까지 이어지게 되었으니 세상 일 알 수 없는 것.
이후 이 연구를 바탕으로 전함의 마모된 380mm 포신 안에 라인을 입히고 또 그 포신을 연장하여 만든 것이 파리 대포로, 처음에는 해군포로 제작되었다가 파리를 공격하기 위한 육상포로 전환되었다. 당시 전차 기술의 부족으로 인해 후대에 나온 구스타프 열차포처럼 특수 열차에 탑재하게 되었다.
4 효용성
떨어지는 명중율과 한 발당 위력, 높은 운용 비용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파리 대포를 운용한 이유는 심리전 때문이었다. 적국의 수도를 공격한다는 상황으로 인한 국내의 사기 진작과 프랑스의 사기 감소를 노린 것. 심리적인 효과는 독일 국내에서 컸다고 한다.
5 해체와 은폐
종전이 가까워지면서 프랑스의 공격이 시작되어 파리 대포를 철수해야 했다. 생산된 7문의 동형 포 중에서 파리를 직접 공격했던 것은 3문이었고, 그나마 폭격으로 1문이 소실된 상황이었다. 8월에 파리 대포를 철수하며 독일은 포신은 물론 제조와 운영에 관한 모든 자료를 파기 및 은닉하였다. 연합군이 파리 대포를 찾아내려고 샅샅이 뒤졌지만 찾아낸 것은 포받침 역할을 하던 열차를 미군에서 발견한 것이 전부였다. 현재 남은 자료는 크룹 사에서 일하던 프리츠 라우젠베어가(Fritz Rausenberger)가 죽기 전에 남긴 짧은 기술이 전부.
만약 지금까지 남아있었다면 세계에서 제일 큰 대포로 남아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폭격기나 미사일 등의 원거리 타격 수단이 발달한 현대로서는 그런 대포를 다시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 참고로 현재 남아있는 대포 중에서 가장 큰 대포는 차르 대포이며, 전장에 투입된 것들 중에서 가장 큰 것은 구스타프 열차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