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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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 라틴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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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스릴러
러닝 타임81분
개봉일시2004.05.28
감독콘 사토시
출연이와오 준코
국내등급청소년 관람불가

1 개요

Perfect Blue. 1997년 작 극장용 애니메이션. 故 콘 사토시 감독의 데뷔작이다.

원래 실사 영화로 기획되었다가 콘 감독에게 넘어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연출력 덕분에 실사 영화였다면 어쩌면 조금은 뻔했을 미스터리 스릴러가 예술적으로 상당히 잘 표현되었다.

아이돌 그룹 CHAM!의 멤버였던 미마가 아이돌 가수를 은퇴하고 여배우로서 경력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화에 묘사된 몇몇 사건은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주인공 미마가 욕조에서 웅크리고 몸을 담그고 있다가 장면이 욕조 내부로 전환되고 미마의 얼굴을 비추며 곧 미마가 '바카야로!'라고 소리지르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후에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이 《레퀴엠 포 어 드림》에서 등장인물 마리온의 장면으로 거의 똑같이 오마주하었다. 애러노프스키 감독은 이미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으며, 오마주 이후 두 감독은 굉장히 친한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애러노프스키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콘 사토시는 영화제에서 애러노프스키를 만나 내 영화를 따라한 거 아니냐고 질문했고 애러노프스키는 오마주일 뿐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블랙 스완》에 영향을 줬다고 알려졌었는데, 감독이 직접 인터뷰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이 아니라고 말했다. 콘 사토시 사망 이후 애러노프스키는 콘의 영향을 애써 언급하지 않고 있다.

로저 코먼 감독은 이 작품을 두고 월트 디즈니앨프리드 히치콕이 만나면 나올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한국에선 1997년 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한 것이 처음이었는데 당시 매진 사례를 이뤘다. 콘 감독은 이때 초청을 받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본인의 블로그에도 그때의 경험담을 글로 남겨놓았다. 블로그 한국에 대한 인상은 갈비, 비빔밥이 맛있다고 칭찬하면서 부천영화제 진행이 미숙하다고 핀잔.

국내 정식개봉은 2004년 5월에서야 이루어졌는데 흥행은 실패했다. 하긴 딱 1개 극장에서 겨우 상영하면서 관객 수는 634명이었으니까.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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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키리고에 미마'는 시골(후쿠오카)에서 도쿄로 상경하여 참이라는 3인조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었으나, 기획사에서 노선을 변경함에 따라 아이돌에서 졸업하여 여배우로서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미마 본인은 내심 아이돌을 계속 하고 싶었으며 미마의 매니저인 전직 아이돌 '토키오리 루미' 역시 미마가 배우로서의 길을 걷는 것을 반대한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기획사의 결정에 따라서 미마는 사이코 스릴러 소재의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는 것으로 배우의 길을 한걸음씩 내딛게 된다.

그러나 전직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미마는 드라마의 각본가나 담당자에게 고평가를 받지 못했고, 어떻게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무리수로써 점차 수위가 높은 장면(강간 장면, 누드 화보 촬영 등)을 강요당함에 따라 미마의 정신은 서서히 마모되어간다.

거기에 덧붙여 아이돌 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스토커의 존재가 미마를 서서히 괴롭히기 시작하고[1] 주변 상황은 악화되어가기만 했으며 사이코 스릴러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그 내용과 현실이 서서히 헷갈리기 시작하는 등 미마는 심각한 정신적 혼란을 겪기에 이른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특히 스토커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미마의 방'이라는 사이트를 접해가며 미마는 아이돌로서의 자신이 나타나서 자신을 더럽혀졌다고 매도하는 환영에 시달리게 된다. '미마의 방'에서 묘사되는 자신의 모습은 미마 자신을 기분 나쁠 정도로 정확하게 나타내면서도 여배우로서의 자신을 부정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미마는 어제와 오늘 일을 헷갈리고 하루하루의 기억이 부분적으로 날아가며 이것이 현실인지 드라마인지도 알수 없는 환각 속에서(실제 영상화된 내용이 이렇다.)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촬영을 진행해나간다. 매니저 루미나 프로듀서 등은 그렇게 망가져가는 미마의 모습을 지켜보며 죄책감을 느끼지만 이런 저런 어른의 사정으로 인하여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루미는 미마가 강간 씬을 촬영하는 광경을 보며 참다 못해 울면서 그 자리를 떠났을 정도. 이후 루미는 미마를 어떻게든 정신적으로 케어해주려고 노력하지만 별다른 효과는 보지 못한다.

그러던 도중 시간 간격을 두고서 미마와 관련되어 있는 드라마 각본가, 누드 화보를 촬영한 사진사가 차례대로 참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각본가의 죽음으로 동요하고 있었던 미마는 자신이 사진사를 송곳으로 잔혹하게 살해하는 꿈을 꾼 다음날 아침 사진사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거의 한계에 가까운 상황까지 몰리며, 혼란스러운 와중에 옷장을 열었더니 꿈 속에서 자신이 사진사를 죽이며 입고 있었던 피묻은 옷이 백에 담겨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장면이 하도 혼란스럽다보니 꿈인지 어떤지 확신할 수는 없는 대목. 각본가와 사진사가 참살당한 것은 현실이지만 옷장에 피묻은 옷이 정말로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미마는 정신이 너덜너덜해지면서도 어떻게든 드라마 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 그러나 촬영을 마친 뒷풀이날, 옷을 갈아입기 위해 잠시 혼자가 되었을 때 미마는 스토커에게 습격당했다. 스토커는 영화 도입부에서부터 경비원 아르바이트로 등장했던 남자로서 '미마의 방' 사이트를 미친듯이 탐독하며 자신을 미마니아(MI-MANIA)라고 칭하며 미마의 누드 화보집이 포함된 잡지를 전부 사재기하여 처분하거나 있지도 않은 아이돌 미마의 환상을 보며 아이돌 미마와 자신이 메일을 교환하고 있다고 믿는 중증의 정신병자였다. 공교롭게도 미마는 자신이 강간 씬을 찍었던 세트장에서 정말로 강간당하고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마침 바닥에 굴러다니던 망치로 스토커를 후려쳐서 죽이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러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미마를 찾아온 루미와 함께 세트장으로 되돌아갔을 때, 세트장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스토커의 시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미마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피폐해져서 루미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3 스포일러

"미마의 방에 데려다줄게." 라는 루미의 말을 들으며 잠시 의식을 잃었던 미마는 이윽고 자신의 방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 방에는 미마가 극중 초반부에 떼어내었을 아이돌 포스터가 그대로 붙어있었고 수조의 물고기도 극중반에 죽은 것과는 품종도 다르고 쌩쌩하게 살아서 헤엄치고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창 밖으로 바라보는 경치가 완전히 달랐다. 그 곳은 기분 나쁠 정도로 미마 본인의 방을 흉내내고 있는 다른 사람의 방이었던 것이다.

경악한 미마는 자신을 이곳으로 데리고 왔을 터인 루미를 돌아보고, 루미가 어느새 아이돌풍의 복장을 하고서 자신의 등 뒤에 서있는 것을 보게 된다.

즉, 어떤 의미에서 '아이돌로서 여배우 미마를 비난하는 미마'는 정말로 실존했던 것이다. '미마의 방' 사이트를 만들어 스토커 레벨의 업데이트를 해놓은 것도 이 사람의 짓이었다. 또한 스토커 미마니아와 실제로 메일을 교환하면서 각본가와 사진사의 살해를 사주했으며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이상에 맞지 않은 타락한 여배우 미마'를 죽이기 위하여 세뇌한 것 역시 루미였다. 작중에 세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지만 미마니아의 시체를 처분하고 미마의 타락을 주도한 장본인인 프로듀서를 죽인 것 역시 루미의 짓이었다.그렇다 그것도 나다 가장 중요한 비밀이었을 '미마의 방'에 미마를 데려온 것은, 미마의 말살에 실패한 미마니아를 대신하여 자신의 손으로 직접 미마를 살해하기 위함이었다.

미마는 얼음송곳으로 자신을 죽이려 하는 루미를 상대로 몇대 찔려가면서도 필사적으로 도주한다. 이 장면에서 루미가 '아이돌 미마'의 환영으로서 미마를 쫓아가는 대목은 정말로 충격과 공포다. '아이돌 미마'가 사뿐하게 깡총거리면서 미마를 추격하는 와중에 창문에 비친 모습은 육중한 체격의 루미가 씩씩거리면서 달려가는 모습이었으니... 게다가 체격을 감안해보면 경이적일 정도의 신체능력이다. 날씬한 미마는 창문에서 뛰어내려 구르고 까지고 엎어지며 죽을둥 살둥 달렸지만 그걸 가뿐하게 따라잡으며 추격하는 루미가 더 대단하다.

결과적으로 미마는 몸싸움 도중 루미가 쓰고 있었던 가발을 벗겨냄으로써 루미가 착란을 일으키도록 만든다. 혼란스러워진 루미는 차도로 걸어나가서 마침 달려오는 트럭의 전조등을 스포트라이트로 착각하며 죽음을 맞이할 뻔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미마가 온 몸을 날려서 루미와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에 이른다. 트럭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내려서 두 사람을 확인하러 다가오며 그 자리는 일단 일단락된다.

그로부터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후, 루미는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아이돌 미마'로서의 자신과 토키오리 루미로서의 자신을 번갈아가며 살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병문안을 온 미마는 간호사들이 '저런 유명인이 이런 곳에 왔을 리가 없다. 비슷한 일반인이겠지'라고 반응할 정도의 대스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루미가 '아이돌 미마'였다는 반전에는 사실 여러 복선이 깔려있었다. 전직 아이돌이었던 루미가 자신과 친근한 관계였던 미마에게 자신을 투영하고 있었고, 그런 미마가 기획사의 사정에 의하여 몸과 마음이 서서히 망가져가는 모습에서 아이돌로서 성공하지 못하고 몰락하여 매니저에 그치게 된 자신을 보고 궁극적으로 한계에 도달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미마의 방'은 그 전부터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마가 미마의 방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본 일기장에 쓰여진 내용 중 촬영장에서 루미에게 했던 말인 "오치아에리씨의 연기에 감격했다"라는 내용은 미마가 루미한테만 한 말이라는 점, 미마가 드라마 극중 강간 장면을 촬영할 때 실제 강간이 아니었음에도 가장 큰 감정 동요를 보인 것이 루미였던 점, 미마의 매니저로서 미마의 아파트를 들락날락하면서 미마의 옷장에 피묻은 옷가지를 숨겼을 수도 있는 개연성, 미마니아만큼은 아니지만 루미도 눈과 눈 사이가 꽤 넓은 편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반전은 전혀 뜬금없지 않게 복선을 잘 깔아두고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1. 중간에 나오는 미마에게 배달된 편지 폭발물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