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획암

Xenol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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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현무암에 포획되어 있는 감람암 포획암. 이는 전형적인 맨틀 포획암이다.

1 개요

지질학 용어 중 하나. 화성암에 해당 마그마의 정출(fractionation)과 무관한, 다른 기원의 암석이 섞여 있는 경우, 이를 포획암이라고 한다. 마그마가 상승하면서 주변의 암석이 뜯겨져 나가고, 그것이 마그마에 그대로 섞인 채 분출하거나 굳게 되면 발견할 수 있다. 마그마가 지나온 경로에 있는 지하 깊은 곳의 암석을 큰 변질 없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겨진다.

2 형성

마그마는 형성부터 분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마그마가 상승한다고 흔히 말하지만, 사실 마그마가 상승하는 건 따뜻한 공기가 올라가는 것보다는 좀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마그마가 올라가야할 곳에는 수십 킬로미터 두께의 단단하고 쉽게 움직이지 않으려는 암석이 있기 때문이다. 마그마는 상부의 암석을 달구고, 균열을 열어서 새로운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 즉, 마그마 위에 놓인 암석 공간은 어떻게든 마그마의 공간으로 치환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마그마가 뜯어낸 주변의 기반암의 조각이 마그마 내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고온의 마그마에 완전히 반응하여 사라지기 전에 마그마가 다 식어버리거나, 지표에 분출되면 포획암으로서 발견되게 된다.

주의할 사항은, 용암에서 상이한 암석을 발견했다고 해서 항상 포획암의 이름을 얻게되는 것은 아니다. 마그마가 정출과정을 거치면서 광물이 쌓여 심성암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늘날 마그마 모델에서는 광물이 상당량을 차지한 채 걸쭉하게 섞여 있는 이른바 광물곤죽(crystal mush) 구조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 만들어지는 암석이 집적암(cumulate)이며 이러한 암석은 포획암이라는 단어와 분리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현무암에서 발견되는 반려암이나, 알칼리 현무암 내지는 향암 계통에서 발견되는 섬장암 등은 집적암이 아닌지 의심해볼만 하다.

3 지질학적 의미

지구의 가장 겉부분은 이 풍부하다. 상부 지각도 마찬가지라서, 물 분압이 높은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보통 깊은 곳에 놓인 암석은 강력한 변성 작용을 거쳐 지표까지 전달될지라도, 상부지각의 물에 의해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고온, 고압 상태의 무수 광물 조합을 유지하기 어렵고, 유체(물)에 의해 새롭게 반응을 이루어내는데, 이는 지하 깊은 곳의 정보가 유실됨을 뜻한다. 그런데 마그마는 지질학적으로 무척 빠른 시간 내에 지표로 물질을 이동시킨다. 수십 킬로미터의 수직 경로를 마그마가 지나면서, 그곳에 놓여 있던 다양한 기반암을 가지고 올라와준다면, 위에서 말한 변질의 문제 없이 암석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그 지역의 하부에 어떤 종류의 암석이 놓여 있는 지 알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이 된다.

또한 포획암은 어쨌거나 마그마 바로 옆에 놓여 있었던 암석이며, 그것이 눈 앞에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럴 이유는 없지만) 확률상 마그마가 접촉한 다양한 암상 중 비교적 흔한 것이다. 마그마는 지각 내에서 분화(differentiation) 과정을 거칠 때 주변 암석과의 물질 교환이 활발하다. 따라서 발견한 포획암은 마그마가 초창기 성분에서 변화할 때 그것을 통제하는 강력한 변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뿐만 아니라, 포획암은 맨틀의 조각을 얻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이다. 맨틀은 기본적으로 두터운 지각에 덮여 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1]가 아니면 지표에서 발견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거의 모든 지구상의 마그마는 맨틀에서 만들어지며, 많은 현무암질 용암맨틀 암석을 포획하고 있다. 당장 백령도에만 해도 용암류의 바닥 부분에 맨틀 암석이 수도 없이 박혀있다. 제주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맨틀 포획암이다.[2] 다른 변질 과정 없이 재빠르게 포획되어 올라온 맨틀 포획암은, 지각 아래에 놓여 있는 맨틀의 다양한 물리, 화학적 성질을 알려주고 있으며, 해당 지역의 마그마 형성 과정에 대한 실마리도 함께 제공해주고 있다.
  1. 오피올라이트나 일부 해령에서만 노출되어 있다
  2. 신산리 현무암이 특히 그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