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프랑스 共和曆
Calendrier Républicain
프랑스 혁명으로 수립된 공화정부가 기존 그레고리력(현대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쓰는 태양력)을 폐지하고 새로 도입한 역법 체계. 프랑스 혁명력(革命曆)이라고도 한다.
1년 12달 365일(윤년 366일)은 기존 달력과 같지만 한달 날수를 30일로 통일하고 나머지 5 ~ 6일은 축제일로 삼았다. 덕분에 2월 30일도 존재한다. 1792년 9월 22일 공화정 선포일을 기념하고자 이 날[1] 을 공화력 신년 첫날로 정하였다 (공식 사용은 1793년 11월 24일부터).
그리스로마 신화 또는 라틴어 숫자에서 유래된 기존의 달 명칭도, "꽃피는 달(프로레알)", "더운 달(테르미도르)", "안개달(브뤼메르)" 하는 식으로 각자 계절의 변화에 맞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프랑스, 그것도 파리 가까운 지방의 계절을 반영하는 탓에 먼 곳에 사는 프랑스인들에게는 불만이 많았다.
그레고리력 9월이 공화력으로는 새해이므로, 계절의 순서는 가을 - 겨울 - 봄 - 여름이 된다 (윤년이나 추분점 설정에 따라 각각의 달 첫날은 달라질수 있음).
7일을 한주일로 삼는 요일 체계를 폐지하는 대신, 십진법에 따라 10일을 한주일로 삼는 새로운 요일 체계를 도입한다. 이를테면 매달 1일 - 10일, 11일 - 20일, 21일 - 30일이 각각 첫째, 둘째, 세째 주가 되는 셈이다. 쉬는 날이 매달 10일, 20일, 30일이지만 오전에만 일하는 날이 숫자 5 들어가는 날마다 있었다. 즉 10일 1주일 체계 내에서 반쯤 쉬는 날 5일, 아주 쉬는 날 10일이 있으므로, 실제로는 일요일 휴일제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게 일반인들 인식에 안 들어와서 문제지... 거기다 7일 1주일 체계에서도 토요일은 오전만 일하는 곳도 있다보니...
과거 기존 문화유산을 혁명의 이름으로 부정, 청산하고 계산의 편의를 도모하였다지만, 오랫동안 사용하여 익숙해진 달력 체계를 버리기란 사실상 쉽지 않았다. 낯선 체계는 오히려 생활상의 불편을 초래하였고, 외국과의 교류에도 지장을 주었거니와, 기존 달력체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가톨릭 교회와의 마찰도 여간 큰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공화정부는 가톨릭 교회를 구시대의 척결대상으로 보아 깡그리 부정하려고 했지만, 일반 대다수 국민들의 정신세계에 있는 가톨릭 전통을 모두 없애기란 불가능했다.
프랑스 혁명세력이 급진 과격노선을 지양하면서 다수의 국민들에게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회와의 화해는 시급한 과제였으니, 이 과제를 해결하여야 하는 이는 머잖아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집권세력으로 대두한 나폴레옹 1세였다. 나폴레옹이 황제로 등극한지 2년째 되는 1806년 1월 1일을 기하여 공화력은 폐지되는 운명을 맞이한다. 테르미도르의 반동으로 시작해서 브뤼메르 18일의 쿠데타로 끝장났다
2 달 목록
- 달 이름은 계절마다 같은 접미사로 끝난다.
- 가을
- 방데미에르 Vendémiaire (포도달) 9.22(23) ~ (이하 그레고리력)
- 브뤼메르 Brumaire (안개달) 10.22(23) ~ (관련사항 : 브뤼메르 18일의 쿠데타 → 프랑스 혁명 8번항목 참조.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면 11월 9일~11월 10일)
- 프리메르 Frimaire (서리달) 11.21(22) ~
- 겨울
- 니보즈 Nivôse (눈달) 12.21(22) ~
- 플뤼비오즈 Pluviôse (비달) 01.20(21) ~
- 방토즈 Ventôse (바람달) 02.19(20) ~
- 봄
- 제르미날 Germinal (싹트는 달) 03.20(21) ~
- 플로레알 Floréal (꽃피는 달) 04.20(21) ~
- 프레리알 Prairial (풀자라는 달) 05.20(21) ~
- 여름
- 달에 들어가지 않는 기념일(상퀼로티드 Sansculottides)
- 주르 드 라 베르튀 Jour de la vertu (선행절) 9.17(18)
- 주르 뒤 제니 Jour du génie (재능절) 9.18(19)
- 주르 뒤 트라바이유 Jour du travail (노동절) 9.19(20)
- 주르 드 로피니옹 Jour de l'opinion (의견절) 9.20(21)
- 주르 데 레콩팡세 Jour des récompenses (보상절) 9.21(22)
- 주르 드 라 레볼뤼시옹 Jour de la révolution (혁명절) 9.22(23)[3]
게다가 각 날짜에도 이름을 붙여 버렸다. 간단히 말하면 5·15·25일은 동물, 10·20·30일은 도구, 나머지 날은 식물이나 광물의 이름을 붙였다.
3 그레고리력과의 상호 변환
공화력이 폐지된 1805년(공화력 14년) 이후의 시기에 대해서 이 역법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당시 혁명정부가 윤년 배치 방식을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아래 4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진다. 앞에 적힌 이름은 정식적인 것이 아니며 본 문서에서 편의상 붙인 이름이다.
- 추분점법: 무조건 추분이 1월 1일에 오도록 하는 방식. 공화력이 사용된 14년 동안 항상 추분을 1월 1일로 정의했기에 이후에도 그 방식을 따른다.
- 롬법: 공화력을 고안한 질베르 롬(Gilbert Romme)은 공화력을 만들면서 처음 5번의 윤년을 3년, 7년, 11년, 15년, 20년[4]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따라 20년부터는 그레고리력의 윤년 책정 방식과 같이 연도가 4의 배수이면서 100의 배수가 아닌 해를 윤년으로 하되 400의 배수가 되는 해는 도로 윤년으로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서는 그레고리력의 윤년 2월 29일에서 수 개월 후에 공화력의 혁명절이 오기 때문에 상호 변환에 용이하다. 공화력 3세기(201년~300년, 서기 1992년~2091년) 동안 공화력 1월 1일이 그레고리력 9월 22일로 고정된다. 영어판 위키백과의 공화력 달력 틀이 이 방식을 사용한다.
- 계속법: 공화력이 사용된 14년 동안 항상 4년마다 윤년이 왔으므로[5]
여태까지 그래왔고앞으로도 계속 4년마다, 즉 4로 나누어서 나머지가 3이 되는 해를 윤년으로 정하는 방법이다. - 128년 주기법: 19세기 독일의 수학자 요한 하인리히 폰 매들러가 고안한 방식. 20년부터는 연도가 4의 배수이면서 128의 배수가 아닌 해를 윤년으로 하는 방식이다. 129년(서기 1920년)부터 256년(서기 2047년)까지는 공화력 1월 1일이 그레고리력 9월 23일로 고정된다.
이 4가지 방식에 따라 각 연도의 1월 1일을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표 전체가 9월 22일 또는 9월 23일이므로 23일을 굵게 표시했다. 뒤에 ★가 붙는 해는 윤년.
공화력 연호 | 서기 연호[6] | 추분점법 | 롬법 | 계속법 | 128년 주기법 |
214년 | 2005년 | 9.22★ | 9.22 | 9.22 | 9.23 |
215년 | 2006년 | 9.22 | 9.22 | 9.22★ | 9.23 |
216년 | 2007년 | 9.22 | 9.22★ | 9.23 | 9.23★ |
217년 | 2008년★ | 9.22 | 9.22 | 9.22 | 9.23 |
218년 | 2009년 | 9.22★ | 9.22 | 9.22 | 9.23 |
219년 | 2010년 | 9.22 | 9.22 | 9.22★ | 9.23 |
220년 | 2011년 | 9.23 | 9.22★ | 9.23 | 9.23★ |
221년 | 2012년★ | 9.22 | 9.22 | 9.22 | 9.23 |
222년 | 2013년 | 9.22★ | 9.22 | 9.22 | 9.23 |
223년 | 2014년 | 9.23 | 9.22 | 9.22★ | 9.23 |
224년 | 2015년 | 9.23 | 9.22★ | 9.23 | 9.23★ |
225년 | 2016년★ | 9.22 | 9.22 | 9.22 | 9.23 |
4 여담
여담이지만 역사학자들은 저 혁명력 때문에 혁명 당시의 정확한 날짜를 헷갈리기도 한다.
십진법 체계에 관해 사족을 덧붙이자면, 하루를 10시간, 1시간을 100분, 1분을 100초로 하는 시간 개혁에 착수하기도 하였으나[7] 이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8] 당시 만들어졌던 십진법 시계. 십진법에 따라 계산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한 것은 역시 공화정 혁명정부가 고안한 도량형 미터법에도 적용되고 있다. 다만, 십진법 시간제와는 달리 미터법은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았다.[9]
이름은 나름 간지 있어서 종종 쓰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애쉬 크림존.
서브컬쳐에선 쓰이는 용례를 찾아보기 힘든데, 언라이트에서 캐릭터 생일표기를 프랑스 공화력으로 한다.[10]- ↑ 이날이 마침 추분이었다. 천문학적으로도 의미 깊은 날이라 파리 자오선을 기준으로 매년 추분을 계산해서, 추분이 늘 새해 첫날이 되도록 정했다.
- ↑ 공화력 2년(1793-1794)에는 페르비도르(Fervidor)라고도 했다.
- ↑ 그레고리력의 2월 29일처럼 윤년에만 있는 날이다.
- ↑ 4년마다 윤년이 돌아오려면 5번째 윤년은 19년이 되어야 한다.
- ↑ 위 롬법에서 언급된 15년과 20년은 실제로 사용된 연도가 아니므로 무시한다.
- ↑ 추분일이 속한 해
- ↑ 이렇게 하면 십진법의 1초는 우리가 현재 쓰는 단위로 0.864초, 십진법의 1분은 1분 26.4초, 십진법의 1시간은 2시간 24분이 된다.
- ↑ 다만 엑셀 프로그램을 통해 임의로 십진법 시계를 만들수는 있다.
- ↑ 미터법은 도량형에 관한거라, 단순화 되면서 얻게되는 이득이 분명했다. 물론 초반에는 기존 도량형에 익숙하던 사람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점차 그들도 표준도량형 도입의 이득이 크다는걸 알게 되었다. 특히 뭔가를 사러 갔을 때 해당분야에 무지한 서민들이 물자를 구매하면서 가지는 중간도매상들의 장난질에 당할 확률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물건을 파는 단위가 근,돈,관,자,척.. 이런 단위일때는 상대가 그 단위에 익숙치 않다고 양을 속이는 일이 빈번했다. 하지만 시간의 경우는 기존의 익숙한 방식을 대체해서 이득을 얻는 사람이 특별히 없었고 결국 불편함만 커져서 도로묵 이 되었다
- ↑ 월/일. 그래서 공식카페에 변환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