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란다스의 개

혹시 플랜더스의 개을(를) 찾아오셨나요?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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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봉준호, 주연: 배두나, 이성재, 변희봉. 2000년 작. 서민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연쇄 개 실종사건을 다룬 코미디 드라마. 봉준호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

정의감 넘치지만 좀 덜떨어진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현남(배두나), 무서운 아내에게 얹혀 살면서 어떻게든 교수 자리 하나 얻어 살길을 찾으려는 인문계[1] 대학원생 윤주(이성재), 그리고 개고기를 좋아하는 아파트 경비원(변희봉) 등 여러 등장인물들을 통해 봉준호 영화답게 사회 부조리를 독특한 형식으로 까는 것이 특징. 이 작품에서는 교수 사회의 비리와 소시민, 서민(문대생)의 암울한 생활, 아파트 생활, 애견 문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후 등장할 봉준호의 트레이드 마크가 거의 집약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당시 언론이나 평단, 업계의 반응은 좋았지만, 관객들에게는 외면 당했다. 배두나는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제 신인상을 수상했지만 이후 복수는 나의 것(2002년 영화)까지 흥행에 참패하는 바람에, 연기력과 영화의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등장하기만 하면 영화 흥행 성적 말아먹는 배우로 한동안 낙인 찍히게 된다. 봉준호 자신도 크레딧 롤이 올라갈 때 부끄러움에 뛰쳐나왔다고.[2]

하지만 봉준호와 코드가 맞은 팬들도 있어서 그를 주목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결국 봉준호가 대흥행작(살인의 추억, 괴물)을 감독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재조명된 영화. 이후 봉준호는 인터뷰에서 "그 땐 다 어디 갔다 지금 와서 호평들을 하시나"하고 섭섭함을 드러낸 바 있다.

CGV에서 '잠 안자고 영화 오래보기' 이벤트를 했을 때, 가장 많은 탈락자가 이 영화가 상영될 때 나왔다는 후문이 있다(....)[3]

여기에서 배두나가 노란 후드티를 입고 나오는데 후드를 뒤집어쓰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우비소년이 탄생했다고 한다.

체리필터가 데뷔시절에 이 영화의 주제가를 부르기도 했다. 이오공감의 노래 '플란다스의 개'를 메탈 버전으로 바꿔서 부른 노래로, 체리필터 초기의 강렬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2014년 HD 리마스터링되어 블루레이로 재발매되었다.

영화 내용과 상징에 대한 리뷰는 다음 항목 참조.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nid=1869326&code=28267

2 줄거리

상고를 졸업하고 아파트 관리소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현남(배두나). 어느 날 관리사무소에서 한 여자아이가 강아지를 잃어버렸다며 전단지를 붙여달라고 부탁한다.

임신한 아내에게 휘둘려 사는 대학원생 윤주(이성재)는 아파트에서 들리는 개 짖는 소리에 짜증을 내던 도중 아파트 복도에서 주인없이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보게 된다. 화풀이라도 할 심산에 강아지를 아파트 지하에 가둬버리지만 그럼에도 밤에 개 짖는 소리가 나자 복도에 가서 확인해보니 어떤 할머니가 기르는 치와와가 짖었던 것이다. 자기가 착각했다는 걸 알고 다시 지하실로 가보지만 그 강아지는 이미 경비원에게 보신탕 신세가 되어 버린 뒤였다.

아침이 되자 윤주는 할머니 몰래 치와와를 납치해 옥상에 떨어뜨려 죽이고 이를 목격한 현남은 윤주를 추적하지만 돌발상황이 일어나 잡는 데 실패한다. 현남은 할머니에게 치와와 시체를 보여주자 할머니는 그 충격으로 기절하고 병원에 실려가게 된다.

윤주는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내가 강아지를 사온 것을 보고 기겁한다. 다음날 아내의 잔소리에 건성으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다가 도중에 잃어버리고 그 강아지가 아내의 퇴직금으로 산 것을 알게 되자 동네에 전단지를 붙이고 그러던 도중 현남을 만나게 된다.

한편 치와와를 길렀던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현남에게 옥상에 있는 무말랭이를 가져가라는 편지를 보냈다. 옥상에 간 현남은 거기서 윤주의 강아지를 잡아먹으려는 부랑자를 보게 되고 숨막히는 추격전 끝에 강아지를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TV에 자기가 나온다고 좋아라했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현남보다 부랑자에게 집중해있어서 좌절한다. 그 사건을 계기로 현남은 직장에서 잘린 뒤 분풀이로 술을 마신 다음 귀가하던 도중 뇌물을 전하고 한바탕 마신 윤주와 다시 만나 서로 세상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

그 후, 윤주는 그렇게 원하던 교수직을 얻었지만 어딘가 우울한 표정으로 강의를 시작하고 현남은 직장에서 잘렸지만 행복한 얼굴로 친구와 같이 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며 엔딩.
  1. 봉준호 감독 주변에서는 그의 전작 단편 《지리멸렬》에서부터 이 영화 속 사회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자와 관련한 풍문이 있다. 몇년 전 정년퇴임한 전 모 교수라는 소문이.... 실제 《지리멸렬》의 소재가 되는 금고 속 포르노잡지는 평소 퉁소를 즐기는 풍류(?)로 유명한 전 교수와 관련한 유명한 일화.
  2. 영화를 그렇게 말아먹긴 했지만, 배두나와 봉준호 감독 두 사람은 사실 친하다. 배두나의 책에서도 일본에서 같이 놀러다니는 내용이 있기도 했다.
  3. 2위는 강원도의 힘. 얼마나 힘들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