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모철갑탄

1 피모철갑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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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맨
APC(Armor Piercing, Capped)

경심철갑탄과는 다른 방법으로 탄자 붕괴 현상을 막은 포탄이다. 텅스텐과 같이 강한 경도를 가진 탄두구리등 연성, 전성이 뛰어난 금속으로 만들어진 캡(피모)을 씌워, 착탄시 일단 약한 부분이 뭉개진 다음 관통자가 장갑에 접촉하도록 되어 있다.

이 이전의 철갑탄은 수직으로 안 맞았을 땐 옆으로 걸리는 힘(전단응력)을 못 버티고 부러져서 위력이 약해지는 일이 왕왕 있었고[1], 소재가 단단한 대신 낮은 각도로 맞았을 때 그냥 튕겨나가는 일도 많았다.

피모철갑탄의 경우 피모가 먼저 힘을 받아주기 때문에 탄자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 또 낮은 각도로 착탄시에도 튕겨나가는 경향이 줄고, 착탄하면서 장갑면에 수직으로 박혀들어가는 경향이 있어[2] 통상 철갑탄보다 높은 관통력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이 방식을 사용하면 구경이 어느 정도 이상 올라가면 탄두의 중량이 증가하며, 덤으로 포탄의 앞면이 밋밋해지므로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 운동에너지를 손실하기 딱 좋다. 후자는 저저항피모철갑탄으로 해결하였지만, 전자의 경우에는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심철갑탄이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경심철갑탄도 가공이 힘들고 근거리만 넘어가면 관통력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탄도성능도 좋지 않기 때문에 양자가 공존하다가 분리철갑탄에게 1선급 철갑탄의 지위를 넘기고 역사에서 퇴장하게 된다.

2 저저항피모철갑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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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CBC(Armor Piercing Capped Ballistic Capped).

독일제 75mm Pzgr. 39 APCBC-HE[3] 포탄 그림 단면도
1: 신관(Fuze)
2: 예광제(Tracer)
3: 드라이빙 밴드(Driving Band)
4: 고폭탄 작약(Explosive Filler)
5: 관통자(Penetrator)
6: 경금속 피모(Soft Cap)
7: 유선형 캡(Ballistic Cap)

피모철갑탄의 경우 탄두 앞에 경금속을 붙인 형태라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서 포탄의 속도가 떨어지므로 관통력 자체는 약간 저하되는 현상을 보인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 그 앞에 유선형의 캡을 추가해서 공기저항을 줄인 탄이다.

해당 캡은 오로지 공기저항을 막는 역할만 하므로 포탄이 목표에 명중하면 순식간에 그냥 깨져서 흩어져서 피모철갑탄의 위력을 저하시키지는 않는다.

비록 피모철갑탄 자체는 현대전에서 관통력이 떨어져서 사장되었지만, 포탄에 유선형의 캡을 씌운다는 발상 자체는 유용하므로 유선형 캡은 지금도 각종 포탄이나 총기용 철갑탄에 적용돼서 사용중이다. 철갑탄 문서의 맨 위 사진에도 있는 7.62×51mm NATO M993 철갑탄이 대표적인 예이다.
  1.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한참 뒤인 MBT-70의 개발 당시 미군도 겪은 일이었다. 이런 경험은 미군이 철갑탄의 재료를 열화우라늄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현대에는 재료의 발달로 해결됐다.
  2. 빛의 굴절이 일어나는 원리와 거의 동일하다. 상대적으로 경도가 약한 피모가 뭉개지는 와중에 포탄의 뒷부분은 원래 속도대로 조금 더 움직이게 되므로 착탄각이 수직에 약간 가까워진다.
  3. 내부 작약이 들어있으므로 철갑유탄의 변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