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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d Meridian, or the Evening Redness in the West (1985)
1 개요
코맥 매카시의 웨스턴 장르소설. 서부개척시대에 한 소년이 폭력으로 점철된 세계에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서부개척시대의 어두운 이면을 한 소년의 삶을 통해서 드러냈다고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 내용 자체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쓰여졌지만, 엄연히 모티브가 되는 사실들과 기록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매카시의 소설들이 흔히 그렇듯이 감각적이면서도 힘 있는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1], 해럴드 블룸은 이 작품이 현존하는 미국 작가들 중에 가장 높은 미학적 성취를 이뤄냈다 할 수 있다면서 칭찬한다. 한국 영문학계에서는 이 소설을 다룬 석사논문 한 편이 있다.
작가는 The Road가 인간의 선한 면을 다뤘다면 핏빛 자오선은 악한 면을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2 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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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소년
14살 때 가출한 뒤에 이곳 저곳을 떠돌다가 인디언 머리가죽 사냥꾼들에 가담한 뒤에 폭력으로 점철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유마 인디언 부족들의 습격으로 일당 대부분이 죽고 무리가 뿔뿔이 흩어진 뒤에는 홀로 생존하다가 30여년 뒤에 무리의 지도자였던 판사 홀든과 재회한다.
2.2 판사 홀든
키는 7 피트(2m 10cm)에 얼굴에는 아무런 털이 없고(머리털은 물론 속눈썹조차) 어린 아이처럼 작은 손과 발을 가지고 있다. 혼돈과 폭력을 예찬하며 글랜턴이 이끄는 인디언 머리가죽 사냥꾼들에게 명분을 만들어주는 정신적인 지주이며, 무척이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동료들은 생전 처음으로 만나보는 외국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거나, 탄약이 떨어진 상태에서 인디언에게 쫓기게 되었을 때 동료들을 이끌고 화산으로 가서 급조해 만든 화약[2]으로 인디언들을 격퇴하기도 한다. 30년 뒤에 소년과 다시 만났을 때 겉모습에 조금도 노화의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초인.
단순한 인격체라기보다는 인간의 폭력성, 권력욕, 파괴욕 등 총체적인 악을 상징하는 초월적인 존재에 더 가깝다. 문학 평론가 해럴드 블룸이 말하기를, '모비 딕 이후 미국 문학에 나타난 가장 무시무시한 환영'. 매카시의 다른 작품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처럼 작품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3 글랜턴
인디언 머리가죽 사냥꾼을 이끄는 인물. 판사가 그들의 정신적 지주라면 실질적으로 무리를 이끌며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글랜턴이다. 그 악행이 극에 다다랐을 때는 사람들이 나룻배를 통해 오고가는 강 근처에 요새를 짓고,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을 강도질하고 붙잡아서 강간하고 살인을 저질렀다. 결국 그 요새는 인디언들의 습격으로 처참히 무너지고 글랜턴은 그때 살해당한다.
2.4 전직신부 토빈
글랜턴 패거리의 일부. 같은 무리에 있는 판사가 과학을 상징한다면 토빈은 낡은 종교를 상징한다. 판사를 경외하고 두려워한다. 소년에게 탄약이 떨어졌을 때 판사의 도움으로 인디언들을 쫓아냈던 일을 얘기해준 것도 토빈이지만, 동시에 판사의 지식과 그 거침없는 사고 방식을 두려워하고, 인디언의 습격으로 무리가 뿔뿔이 흩어진 채로 사막을 헤맬 때는 판사를 죽여야 한다고 소년에게 얘기하기도 한다.
2.5 토드빈
지명 수배자. 비 오는 날에 공중 변소로 통하는 외길에서 소년과 맞닥뜨리는 것으로 처음 등장한다. 토드빈은 비키라고 말했지만 소년은 턱에 발길질을 날리는 것으로 대답하고[3], 둘은 잠깐 동안 싸움을 벌이다가 토드빈의 친구가 소년의 뒷통수에 곤봉을 휘두르는 것으로 싸움은 끝난다. 싸움이 끝난 뒤에는 오히려 친해진 듯이 함께 토드빈의 원수가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가서 그곳을 방화하고 나서 즐겁다는 듯이 길거리를 내달리며 광소한다. 소년과는 그 뒤로 헤어졌다가 한참 뒤에 감옥에서 다시 만나며, 함께 글랜턴 패거리에 든다.
꽤나 긴 머리를 너저분하게 늘어뜨리고 있고, 이마에는 인두가 지져 있으며, 양쪽 귀는 없다. 이렇게 험상궂은 외모에 성격도 난폭하지만 의외로 인간적인 구석이 남아있는지 판사가 어린 인디언을 죽이고 머릿가죽을 벗겼을 때는 욕설을 내뱉으며 판사를 권총으로 겨냥하기도 하고[4], 글랜턴 패거리들이 평화롭게 거주하고 있는 인디언들을 습격할 때는 소년과 함께 '저 자식들은 누구한테 해를 끼치지도 않는 놈들이잖아'라고 그 무의미한 살육에 의문을 제시하기도 한다.
3 기타
해럴드 블룸은 이 작품을 윌리엄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이후에 가장 탁월한 미국 소설이라고 한다.
무협소설을 쓰는 좌백은 이 작품에서 자신이 쓰고 싶어하는 소설의 원형을 보았다고 말한다.
인디 게임 Bastion의 개발자는 핏빛 자오선을 게임에 주요 모티브를 준 작품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