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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 Chigurh.
"내가 왜 벅샷이 아니라 버드샷을 쏜 줄 아나? 네 뒤의 창문이 깨져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치는 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야.-살인 타겟을 산탄총으로 쏴죽인후에 죽어가는 타겟에게 하는 말[1][2]
1 개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등장인물. 연기한 배우는 하비에르 바르뎀. 사이코패스 킬러 연기의 모범 답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2 상세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 무표정하고 무심한 사이코패스 킬러. 단순히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을 죽여대서 사이코패스인 게 아니라, 대화의 문맥을 잘 집지 못하고 자신의 논리 안에 강하게 속박되어 있는, 사이코패스의 특성인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 능력 부족"이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리얼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라기보다는 재앙 그 자체를 상징하는 캐릭터다. 살상의 대상을 가리지 않으며 어떠한 대화도 통하지 않고, 언제나 예측불허라는 점이 재앙 그 자체와 일치한다. 안톤 쉬거는 자신의 논리만이 세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논리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때문에 타인을 이해도 못하거니와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으며 남들도 항상 자신처럼 생각한다고 판단한다. '이해할 수 없음'이 이 캐릭터를 말해주는 키워드다. 하비에르 바르뎀 역시 이 배역을 연기하면서 '모든 것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인물'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한다.
무기로는 캐틀건이라는 도살용 공기총을[3] 쓰는데, 이것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든 총이 아니라 가축을 도살할때 쓰는 도구이기에 작중에서 쉬거가 자신의 살해대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주로 쓰는 방법은 이 공기총을 머리에 대고 뽁하고 구멍을 내는것, 그렇다고 이것만 쓰는 건 아니고 권총도 쓰고 산탄총도 쓴다. 한 가지 후덜덜한 묘사는 버드샷으로 사람 쏴죽여놓고 죽어가는 사람한테 "내가 왜 벅샷이 아니라 버드샷을 쏜 줄 아나? 네 뒤의 창문이 깨져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치는 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야" 라는 식으로 말한다. 버드샷은 새 사냥용 산탄총 총알이고, 벅샷은 토끼나 사슴 용 산탄총 총알인데 벅샷이 총알의 크기도 크고 살상력도 좋다. 물론 이 전무후무한 사이코패스가 지나가는 사람의 안위를 인간적으로 걱정한 것은 아니고, 자신이 제시한 '운에 따른 공평한 재앙을 준다'는 자신의 철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동전을 던져서 살인을 결정하는 것이 배트맨 시리즈의 빌런 투 페이스와 흡사하다. 좋은 쪽이 나와서 목숨을 건진 인물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 이 동전에 담긴 의미가 투 페이스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안톤 쉬거라는 캐릭터의 핵심이다. 원작 코믹스에서 투 페이스의 동전 던지기는 단순히 인간의 양면성을 상징하는 것일 뿐이고, 한 발 더 나아간 다크 나이트에서 투 페이스의 동전 던지기는 정의와 질서의 무의미함(선이냐 악이냐는 단지 확률이 결정할 뿐, 그 자체에는 의미가 없다)을 상징한다. 그러나 안톤 쉬거는 동전 던지기를 통해 다크 나이트의 투 페이스와는 완벽하게 상극하는 필연성을 나타내려고 하는 차이가 있다. 안톤 쉬거가 처음으로 동전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낸 잡화점 주인과의 대화에서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나 있다.
그 외의 특징이라면, 킬러 주제에 몸에 피묻는 것은 극도로 싫어한다는 점. 그리고 잠긴 문을 열 때는 언제나 캐틀건으로 문고리를 부숴서 열고, 동전으로 살인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나사를 풀기도 한다. 코엔 형제의 영화다운 아이러니한 캐릭터지만, 이러한 기믹이 단순히 웃기는 요소나 개성이 아니라 쉬거의 행적들을 추측하는 단서가 된다는 점이 대단하다.
예전에 군 복무를 했다는 복선이 있으나 작품 내에서 확실히 밝혀지지 않는다.
3 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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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오. 다만 약속을 했소. 당신의 남편(르웰린 모스)한테."-칼라진 모스가 "저를 해칠 이유는 없잖아요."라고 말하자 그에 대한 안톤 쉬거의 대답.-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보안관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채로 경찰차에 타면서 등장. 이후 전화를 받느라 보안관이 방심한 틈을 타 뒤로 다가가서 수갑으로 보안관을 교살한다.[4] 정확히는 목이 졸려 죽은 게 아니라 경동맥이 터져 출혈로 사망. 죽어가는 보안관이 발버둥치며 만든 신발 자국이 바닥에 가득한 장면, 그리고 안톤 쉬거가 살해 중 보안관 목에서 피가 튀자 고개를 돌리고 살해 후 손목에 수갑으로 난 상처를 씻는 장면은 안톤 시거가 어떤 캐릭터인지 설명해준다. 그리고 체포당할 때 같이 보안관이 가져갔던 캐틀건[5]을 챙기고 경찰차를 타고 나간 후, 앞에 가던 차를 사이렌으로 세운다. 잠시 후, 내린 남자를 캐틀건으로 쏜 후 차를 바꿔탄다.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 휴게소 장면. 영화 스토리상으로는 없어도 상관없는 장면이지만 안톤 쉬거가 어떤 캐릭터인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간식도 사고 가솔린도 채우려고 안톤이 휴게소에 들러 계산을 하는데, 주인이 그냥 별 뜻 없이 건넨 인사 한 마디에 안톤이 말꼬리를 잡기 시작하고 엄청난 압박감을 안겨준다.[6] "여기는 원래 장인어른이 살던 곳"이라고 하자 "그것 때문에(= 이 휴게소를 노리고) 결혼했군."이라고 단정짓고, "동전 던지기로 잃어 본 가장 큰 게 뭐요?(What's the most you've ever lost in a coin toss?)"라고 말하며 동전을 던지고 당신은 이 동전에 모든 것을 걸었으니 어느 면인지 맞춰보라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언행을 하다가[7] 주인이 동전 면을 맞추자 주인을 죽이지 않고 나온다.[8]
그리고 멕시코 갱단들이 돈 가방 때문에 서로를 죽여댄 현장에 방문, 돈 가방을 가져간 게 루엘린 모스라는 단서와 돈 가방을 추적할 수 있는 장치를 얻는다. 그리고 동행한 다른 갱단 간부들을 쿨하게 죽인다(...). 이후 모스의 집을 포함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돈가방을 찾다가 어느 모텔 근처에서 장치가 작동한 것을 알고는 다짜고짜 모텔에 난입해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쏴죽이는데... 방에는 (아마도 쉬거처럼 돈가방을 쫓고 있었던) 다른 멕시코 갱단들이 있었고 모스는 돈가방을 환풍구에 숨긴 채 다른 방에 있었다. 쉬거는 갱단들을 죽인 후 방을 수색하다가[9] 환풍구를 통해 모스가 돈가방을 옮긴 흔적을 발견한다.
장치를 써서 다른 모텔로 도망간 모스를 추적해 습격한다. 때마침 모스가 깨어있었기 때문에 모텔 안팎에서 서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 + 총격전이 발생. (밤중에 권총으로 움직이는 차 안 운전자 헤드샷은 저격수라도 힘든데?) 쉬거와 모스 둘 다 부상을 입는다. 다음날 쉬거는 약국 앞의 자동차를 폭파시켜서[10] 사람들의 주의를 돌린 후 약국을 털고 상처를 치료한다. 그리고 자신과 안면이 있고, 또 자신처럼 돈가방을 찾고 있던 청부업자 칼슨 웰스가 머문 모텔에 찾아가 그마저 죽인다. 살해하기 직전, 카슨은 그가 찾아낸 강변 너머의 돈가방의 위치를 알려주고 빠져나오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통하지 않고 안톤 쉬거는 카슨에게 이렇게 말한다. "네가 따르는 그 룰이 너를 이 지경에 처하게 했다면.. 그 룰이 무슨 소용이지?"[11] 그리고 웰스에게 전화하려고 한 모스에게 모스의 아내 칼라 진 모스를 죽이겠다고 약속한다. 이 때 웰스의 피가 묻을까 봐 다리를 침대 위로 올리는 것에서 쉬거가 킬러 주제에 피가 묻는 걸 싫어한다는 것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그 후에는 웰스를 고용한 사람을 찾아가 죽이고[12] 또 히치하이킹을 한다.
소설에서는 결국 루엘린 모스를 살해한다. 하지만 영화에선 직접 모스를 죽였는지 또한 돈가방을 얻었는지 조차 불확실하다. 이는 이후 보안관 벨의 조사에서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데, 문이 도살용 공기총에 의해 뚫려 있었고 환풍기 구멍이 동전으로 열려져 있었다. 시간 순서상 맥시코 갱들이 달아난 후에 쉬거가 도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후 칼라 진 모스를 죽이러 가서 "당신의 남편과 약속했으니까 당신을 죽여야만 한다."는 대사로 자기만의 룰을 지키려고 한다. 그리고 "이럴 필요는 없잖아요" 라는 칼라 진 모스에게 다들 그렇게 말한다며 어차피 인생은 우연이니 이를 상징하는 동전 내기를 제안하고, 이처럼 인생은 우연이라고 주장하는 안톤에게 주인공의 아내는 "동전이 결정하는게 아니라 사실은 당신이 결정하는 거예요."라는 명대사로 강한 비판을 한다. 그러나 안톤 쉬거는 나도 동전과 같은 식으로 여기 온거라며. 모든 건 다 우연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그녀를 살해한다. 죽이는 장면이 직접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피가 묻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쉬거가 나오면서 신발에 피가 묻었는지 확인하는 걸 보면 그녀를 죽인 게 확실하다.[13]
그리고 마지막에는 안톤 역시 우연한 사고로 인해 중상을 입는데, 그냥 '자신의 규칙대로' 차타고 길 잘가다가 옆에서 신호 위반을 한 다른 차에 들이받힌다.[14] 심각한 부상을 입고[15] 자전거 타고 나온 아이들에게 셔츠를 돈주고 사 스스로 응급처치를 한채 엠뷸런스가 오기 전에 처량하게 도주하는 그의 뒷모습에선, 그도 결국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한명의 작은 인간임을 느끼게 해준다.[16]
관객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사고방식을 가진 캐릭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안톤 본인은 나름대로 철저한 질서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작중 칼슨의 말에 따르면' 돈도 마약도 그 어떤 것도 통하지 않는, 누구와도 다른 자기만의 괴상한 원칙을 가지고 있는 자'. 원작 소설 역자의 말에 따르면 '역사를 의인화한 캐릭터'. 그에게는 누군가를 죽이고 살리는 것이 동전을 던져서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 것의 차이 정도밖에 없는 듯하다. 코맥 매카시는 이미 전작인 <모두 다 예쁜 말들>에서 안톤 시거의 철학과 동일한 철학을 발언하는 캐릭터를 등장시켰었고, 그 작품을 발표했을 때 한 인터뷰에서 역사의 흐름은 피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그 말에 비추어 봤을 때 역사는 선과 악이라는 가치 판단의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마치 동전 던지기처럼 비정하게 흘러간다는 작가의 철학을 대변하는 인물인 듯.
4 기타
- 참고로 안톤 쉬거란 이름은 무국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작가가 만들어낸 이름이라고 한다. 유럽 대륙이든 미주 대륙이든 어떤 민족이건 간에 이런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고.
- 안톤 쉬거의 60년대에나 유행했을 듯한 끝내주게 촌빨 날리는 초코송이 머리스타일은 쉬거를 연기한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도 질색할 정도였다고 한다. 감독(들)이 바르뎀에게 쉬거의 헤어스타일 디자인을 내놓자 바로 욕을 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 원래 하비에르 바르뎀은 스페인에서는 국민배우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배우다. 이 머리 모양은 감독들이 본 1960년대의 사진에 나온 한 남자의 헤어스타일이라고 한다. 질겁을 한 배우와 달리 감독들은 꽤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물론 바르뎀이 처음으로 머리를 자르고 나타났을 때 의자에서 떨어지며 웃어댔다고 한다. 그렇게까지나 자신의 머리에 신경써준 덕분에 하비에르 바르뎀은 감독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감독이 "그 머리 해놓고는 누구랑도 못 자겠다, 야."라고 한 말에 매우 매우 빡쳤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아내가 미녀 배우인 페넬로페 크루즈그렇기는 해도 명연기를 보여준 바르뎀의 연기로 안톤 쉬거는 이 영화에서 꽤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고 바르뎀은 이 배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그리고 촌빨 날리고 우스꽝스러운 저 헤어스타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에서 제일 공포스러운 헤어스타일이 된다.
- 하비에르 바르뎀은 자신이 연기한 안톤 쉬거와 달리 실제로는 운전도 할 줄 모르고 총기류를 무서워해서, 영화를 촬영할 때 컷사인이 나면 질겁하면서 총을 내려놨다고 한다. 덕분에 스탭으로 참여한 총기 전문가에게 스패니쉬 발레리나라 불렸다고.
- 악역 전문 배우(?)인 마크 스트롱이 하비에르 바르뎀과 함께 안톤 쉬거 역의 최종 후보 둘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코엔 형제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염원했기 때문에 아쉬웠지만 바르뎀이 자신보다 낫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안톤 쉬거의 헤어스타일을 가리켜 범죄와의 전쟁에 등장하는 박창우와 더불어 2012년을 강타한 단발이라 평했다. 헤어스타일 뿐만 아니라 둘다 나쁜놈이고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라는 점도 동일하다.
- 히맨이라는 캐릭터의 헤어스타일이 이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