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내용
거품 따위는 없다.
경제학자 존 뮤스(John Muth)에 의해 소개된 개념. 현재까지 수집 가능한 모든 정보를 통해 형성한 기대로, 이 방식으로 기대를 형성하면 체계적 오차가 사라진다. 좀 더 일반인 이해에 가깝게 설명하면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인간[1]은 똑같은 실수를 계속 저지르지 않는다" 고 설명할 수도 있다. 또는 "상황이 바뀌면 행동도 바뀐다" "중앙에 정책이 있으면 지방에는 대책이 있다" 라고 설명도 가능하다
합리적 기대 혁명 이전 경제학에서는 경제학적 사고를 하는 개인을 "적응적 기대"에 입각하여 행동한다고 가정하였다. 적응적 기대에 의해 행동하는 인간은 과거의 자료에 근거하여 미래를 예측하는데, 여기에서 체계적 오차의 문제가 나타난다. 즉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방식의 예측을 고수하게 된다. 다만 합리적 기대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개인이 과거의 데이터뿐만이 아닌 현재, 미래의 모든 사용가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게 된다.
언뜻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 같지만, 꽤 복잡한 개념이고 처음 소개된 1960년대 초반에는 아예 이해가능한 '경제학자'가 드물었다. 그러던 것이 급변한 것은 로버트 루카스 (Robert E. Lucas jr., 1935~) 때문. 그는 경제주체를 외딴 섬에 격리된 각각의 로빈슨 크루소로 설명하며, 이들 각각에게 본토에서 돈을 보내면 자신에게만 돈이 생겼다고 생각해 경제를 활성화시키지만, 경제활동과정에서 본토의 훼이크 본토의 정책임을 깨달으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고전학파적인 설명을 통해 기존 케인즈학파 경제학이 아닌 미시경제학적 토대를 가진 고전학파 이론으로도 경기변동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걸 수식으로 설명하면 한 서른 개 쯤 필요하다. 그렇게 많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일반인에게는 수식 하나하나 의미가 복잡하고 이해가 어렵기는 하다. 보고싶은 사람은 여기를 보시라. 이는 거시경제학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고, 현재 경제학의 대전제로 취급받는다.
합리적 기대를 예시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매주 영화관에 가는 어떤 한 커플이 있다고 하자. 이들이 영화관에 갈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영화관에는 오락기도 있고 팝콘도 있으며, 주변에는 유료 주차장과 무료 주차장도 있다. 남자는 영화관에서 오락실을 이용하고 싶어하고 여자는 맛있는 팝콘을 먹고 싶어한다. 그리고 둘 다 영화관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벌써 이들이 내려야 하는 선택은 적어도 네가지 이상이다. 유료주차를 할 것인가 무료주차를 할 것인가? 오락을 얼마나 할 것인가? 팝콘은 무슨 맛을 살 것인가? 영화는 무엇을 볼 것인가?
주차 문제나 오락, 팝콘의 맛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 제반 조건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세가지 질문에 대해 커플이 선택하는 해답은 항상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무슨 영화를 볼 것인가에 대해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은 서로의 취향을 생각하고, 둘이 어떤 영화를 보는 것이 좋을지 고려할 것이다. 또한 인터넷 상의 평점을 참고할 수도 있고, 주변에 영화를 보고 온 사람의 평가를 참고할 수도 있다.
이들이 인터넷 평점을 참고해서 선택한 영화를 보고 왔다고 하자. 그러면 그 다음번에 영화관에 갈때는 어떻게 될까? 인터넷에서 추천받은 영화가 그들의 마음에 쏙 들었다면 앞으로도 평점을 참고할 것이다. 반면 전혀 그들의 취향에 맞지 않았다면 평점은 앞으로 영화 선택 기준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남자는 재미있게 봤는데 여자는 재미 없었다면 어떨까? 이 경우 남자와 여자는 서로 선호하는 장르나 플롯, 연출 등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나중에 남자가 여자가 생리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까? 그 날 여자가 재미 없던 이유는 영화가 아니라 몸 컨디션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와 같이, 영화 선택 과정, 그리고 그 전후로 해서 접한 _모든_ 정보는 또 다음번에 영화관에서 무슨 영화를 볼지 선택할 때 영향을 미친다. 합리적 기대란 이렇게 '주어진 모든 정보'를 활용해서 사람들이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뜻한다.
2 합리성의 문제?
간혹 인간의 비합리적인 모습들을 근거로 합리적 기대를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합리성 개념은 경제학, 그리고 심리학 등 여타 학계마다 의미의 차이가 있다. 당연히 일상언어에서 쓰이는 합리성과도 의미가 다르다. 심지어 똑같은 합리성라 할지라도 미시경제학에서 나오는 합리성이나 거시경제학에서 합리적 기대는 비슷하긴 하나 조금씩 의미 차이가 있다.
또, 합리적 기대론자들이 자기들 이론을 전개하면서 정보를 비교적 보유하지 못함에 따라 판단착오가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 정도는 인정한다. 그리고 루카스같은 새고전파들에 대해 반발하여 일어난 새케인즈학파도 합리적 기대 개념은 받아들인다. 다만, 그 합리적 기대나 미시적 기초를 통해 시장의 불완전성[2]을 이론적으로 증명할 뿐이다. 토드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에 따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같이 그나마 완전경쟁시장에 근접한 영역에서는 새고전파가 맞다는 주장이 나와 있다.
3 트리비아
경제학자들은 우스갯소리로 '합리적 기대를 만든 건 뮤스, 퍼트린 건 루카스, 직접 시현한 건 루카스의 첫째 부인' 이라는 말을 한다.
이유인 즉, 1988년 당시 시카고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루카스는 동료 교수인 낸시 스토키와 (연구도중에) 피운 바람으로 이혼하게 되며 쓴 이혼서류 때문이다. 당시 루카스의 부인은 루카스에게 7년 이내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할 경우 상금의 반을 자신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루카스는 그동안의 노벨경제학상 시상식장이 경로 잔치였음을 상기하며, 7년 이내에 자신이 노벨상을 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며 흔쾌히 이에 응한 것.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정확히 7년 뒤인 1995년 육십살의 루카스가 노벨상을 타게 된 것. 흠좀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