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 4중주

한자 : 絃樂4重奏
영어 : string quart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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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현악 4중주단의 이스라엘 공연 모습(1961년)

현악 4중주는 4명의 현악 연주자로 이루어진 중주 혹은 이를 위한 곡을 말한다. 인원 구성은 보통 2명의 바이올린 연주자와 1명의 비올라 연주자, 1명의 첼로 연주자로 이루어진다. 현악 4중주는 실내악 중주 중 매우 중요한 형태인데, 최소의 악기 편성으로 최대의 음악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대 성능비.

여기서 악기가 하나씩 늘어나면 5중주(quintet, 4중주에 첼로 혹은 비올라 하나 추가), 6중주(sextet, 5중주에 비올라 혹은 첼로 하나 더 추가)까지 나갈 수 있으며, 그 이상 가면 대부분 몇중주를 따지지 않고 챔버 오케스트라라고 한다. 물론 7중주(septet, 6중주에 독주 악기가 낀 경우가 다수), 8중주(octet, 바이올린 4, 비올라 2, 첼로 2), 9중주(nonet)의 명칭이 있기는 있지만 곡은 많지 않다. 또한 기존의 현악 4중주에 피아노플루트 같은 독주 악기가 끼면 5중주가 된다.

현악 4중주의 원초적인 형태는 16세기 경부터 등장했지만,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현악 4중주가 정립된 것은 18세기 하이든에 의해서다. 그의 나이 18살 때 쓴 첫 현악 4중주가 호평을 받아, 이에 고무된 하이든이 계속 후속작을 작곡하여 현악 4중주의 표준처럼 정착하게 된다.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또한 현악 4중주곡으로 유명하며, 특히 베토벤 후기의 현악 4중주곡 여섯 곡은 걸작 중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9세기 들어서면서 현악 4중주의 작곡은 잠시 뜸해졌다가, 현대에 이르러 다시 예전의 인기를 되찾기 시작한다.

고전파 시대에 작곡된 전통적인 현악 4중주는 보통 4악장으로 구성된다. 전체적 구성은 교향곡과 비슷하다. 즉, 앞, 뒤 악장은 빠른 악장으로, 중간 악장은 느린 악장과 무곡 형식의 악장으로 되어있다. 세부적으로는, 1악장은 빠른 소나타 형식, 2악장은 느린 가곡 형식, 3악장은 미뉴에트와 트리오, 4악장은 소나타-론도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같은 형식은 하이든에 의해 정립된 것으로, 많은 현악 4중주곡들이 이를 따르며, 이 형식은 점차 잘 지켜지지 않게 되는데, 베토벤만 해도 후기에는 이 형식에 많은 변형을 가해서 작곡했다. 예를 들어 2악장과 3악장의 형식이 바뀐다든가, 한 악장은 변주곡 형태로 진행하기도 한다.

현악 4중주의 제 1 바이올린은 와인 병의 라벨, 제 2 바이올린은 와인 병의 코르크, 비올라는 와인, 첼로는 와인을 담는 유리병에 비유하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그만큼 넷의 관계가 긴밀해야 하며, 한 사람이 지나치게 튀지 않고 넷이서 호흡을 맞춰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악 4중주 팀 내에서 불화가 생기면 금세 와해된다. 한낱 비올라가 와인 본체의 지위까지 상승하다니 이런 영광이(...)

바이올린 연주자와, 바이올린을 조금 못하는 연주자와, 예전에 바이올린을 했던 연주자와, 바이올린을 싫어하는 연주자 네 명이 모여 작곡가를 씹는 모임이라는 농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