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함대전략

1 개요

해군력 운영 전략. 전력 부족으로 적국의 해군과 정면 승부를 걸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교전을 회피하고 전력을 보존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1] 부족한 전력으로 상대의 전 함대와 정면 승부를 벌이면 필패이지만, 함대전력을 온존한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상대의 제해권 장악을 방해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해상봉쇄를 뚫고 나가 분산된 적 해군 전력의 일부를 각개격파하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적 함대가 집결해 있을 때 도리어 그 주력을 회피해가며 통상파괴에 나설 수도 있다.

현존함대전략이 성공적으로 전개된다면, 상대는 능동적으로 해상작전을 펴기 어렵게 된다.

2 한계

쌍방의 전력이 비슷하다면 서로 함대결전에 돌입하거나 아예 맞붙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현존함대전략은 어디까지나 상대적 약자가 취할 수 밖에 없는 수세적 전략으로, 패배를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승리를 가져다 준 사례는 없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는 양 세계대전에서의 독일 해군 수상함대는 영국 해군을 상대로 현존함대전략을 구사하며 줄기차게 저항했으나 패배를 면할 수 없었다. U보트들을 이용한 통상파괴 활동은 큰 성과를 얻었으나 영국을 굴복시키는 데에는 실패했으며, 포켓전함들이나 비스마르크 등의 활약도 결국 모두 따라잡혀 격침되는 것으로 결말을 맺었다.

따라서 현존함대전략은 이를 통해 승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에게 피해를 강요하면서 그 동안 다른 쪽에서 뭔가 희소식이 들릴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3 전력 육성에 대한 시사점

사실 현존함대전략을 구사할 수도 없을 정도의 해군력이라면 해양경찰 이상의 의미가 없다. 따라서 주 전장의 제해권 장악이 불가능하다면 적 제해권 장악을 방해하고 해상봉쇄를 무력화하며, 필요 시 기습으로 적의 한 두 개 함대 정도는 무력화할 수 있을 정도로는 해군을 육성해 두어, 유사시 적의 함대가 제해권을 장악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강요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간단히 말해, 일종의 와일드 카드로서 작지만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해군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적을 상대로 보여주는 전력이 아니라 보여주지 않으면서 타격이 가능한 전력 위주로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상대인 중국은 서해바다 일대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함대결전을 통해 전력을 노출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쌍방 모두 바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다.

4 사용 국가

사실 배의 질은 대등 이상이었고 숫자는 영국 해군보다 우위에 있었으나, 육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고급 인력인 장교들이 프랑스 혁명 때 귀족이라는 이유로 무더기로 숙청되는 바람에 인적자원의 질이 뚝 떨어진데다 전반적인 풍조가 색적섬멸보다는 전력 보전을 중시하는 터라 전투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바람에 적극적인 영국 해군과 맞붙을 때마다 패퇴하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주력 함대를 군항에 머무르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만약 혁명기에 해군 장교들이 보존되었거나, 통상파괴라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면 나폴레옹 전쟁의 결과는 어느 정도 바뀌었을지도 모른다.[2]

5 함께 보기

  1. 물론 전력 차이가 압도적이라면 적 함대가 쳐들어와서 기지 째로 뭉개버릴 수 있으니, 이것도 어느 정도 전력비가 맞는 상태에서나 구사해볼 수 있는 전략이다.
  2. 프랑스 함대가 군항에 틀어박혀 있던 것은 본문의 내용대로 프랑스 해군 내부상황도 있지만 적인 영국해군이 프랑스의 군항 앞에 봉쇄함대를 배치해 프랑스 함대가 나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기도 했다. 그래서 간간히 사략선이나 몰래 빠져나와 활동하고 주력함대들은 움직일 엄두를 못냈다. 트라팔가 해전에 참가한 프랑스 함대는 봉쇄를 맡은 넬슨 제독이 대양에서 프랑스 함대를 격파하려고 일부러 봉쇄함대를 툴롱항에서 멀리 떨어지게 해 프랑스 함대가 나오도록 유도(그러나 프랑스 함대의 계획을 오판해 빠져나온 프랑스 함대를 찾아 지중해와 대서양을 헤메고 다녀야 했다.)한 거고 이 빌뇌브 함대와 합류해야할 대서양 방면 군항의 프랑스 함대들은 다른 영국함대들의 근접봉쇄로 항구에서 나올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