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선 세조 때의 패륜아이자 대신
조선의 역대 영의정 | ||||||
한명회 | ← | 홍윤성 | → | 윤자운 |
1425~1475.
본관은 회인, 호는 영해, 시호는 위평.
1450년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에 올랐으나 무인의 기질이 뛰어나서 사복시에 발탁되었다. 이어 한성참군 등을 역임했는데 야망덩어리 수양대군과 의기투합하게 된다. 수양이 홍윤성에게 큰 뜻쿠데타을 도모할 의사가 있는지 그를 떠보자 "장부라면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며 망설이지 않고 수양에게 가담했으며, 계유정난이 있던 날에는 수양이 모은 무사들의 호응이 예상외로 시원치 않자 당황하여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세조에게 "군사를 일으키는 데 가장 난관인 것이 바로 결단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며 부추겨서 정난의 감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공적 덕분에 계유정난 이후 2등 공신에 책봉되었다.
하지만 홍윤성은 성격이 포악하여 권세를 휘두르며 사람을 많이 죽였다. 오죽했으면 야사에서는 그를 살인마 정승이라 불렀을 정도. 세간의 비난과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음대로 행패를 부렸으며, 남이 베풀어준 호의는 아랑곳 않고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패악질을 해댔다. 거의 싸이코패스와 다를 바 없는 수준.
그가 정승에 오른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그의 고향의 유향소에서 노비 두사람을 선물로 주었는데, 홍윤성은 노비들이 튼실하지 못하다며 노비를 고른 담당자인 나계문이란 이를 멋대로 잡아가서 죽기 직전까지 팼고, 그가 일생에 걸쳐 가꾼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버렸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기네 집 종인 김석을산을 시켜서 일부러 시비를 붙여 나계문을 때려죽였다. 하지만 관아는 그의 권세가 무서워 아예 홍윤성의 명을 받아 아전을 때린 김석을산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그의 폭행에 가담한 세명의 종만 체포하여 조사하는 시늉을 했으며, 심지어 홍윤성 집의 종들이 떼로 몰려와서 이들을 풀어줘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나계문의 아내 윤덕녕은 감사에게 진정을 하는 등 억울함을 풀기 위해 만방으로 뛰어다녔으나 감사는 홍 정승의 비위를 건드렸으면 죽어도 싸지! 라고 일가를 오히려 옥에 가두어버렸다(...). 완전히 멘붕한 아내 윤덕녕은 온양 온천에서 요양중인 세조를 직접 찾아가서 진정했고 세조는 크게 노하여 김석을산을 거열형에 처해 능지처참하고, 김석을산의 폭행에 가담한 종들을 모조리 참수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든 수령과 아전들을 모조리 곤장을 쳐서 유배했으며 감사도 잘라버렸다. 그리고 아전의 아내에게 열섬의 쌀을 내려 지아비의 원수를 갚기 위해 노력함이 가상하다고 치하했으나, 정작 홍윤성은 벌주지 않았다.[1]
이처럼 홍윤성은 하루가 멀다하고 만행을 저질렀으나 그럼에도 세조는 오히려 그를 감싸고 벼슬을 자꾸 올려주었다. 심지어 홍윤성을 어릴 때 거두어 돌보던 삼촌이 홍윤성을 찾아와 벼슬자리를 하나 부탁하자, 홍윤성은 논 스무 마지기를 요구하여 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삼촌을 때려죽이고 앞마당에 암매장했다.(…) 홍윤성의 숙모가 이에 원한을 품고 세조에게 탄원하였는데, 공신을 죽일 수는 없다 하여 공연히 홍윤성의 몸종들만 도륙당했다.(…) 그리고 이게 술 탓이니 술을 금하라는 금주령을 내렸으나 홍윤성은 "신은 술이 없으면 죽습니다."라고 보채서 이마저도 취소시켰다고 한다. 세조가 직접 경음당(鯨飮堂)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고 도장까지 내려주었는데, 이 경음당은 술고래라는 의미다.[2]
포악한 성격으로 밑사람을 하도 괴롭혀서 온갖 욕을 다 먹었으나 온갖 부귀영화를 누렸다. 다만 세조도 언제나 이걸 덮어줄 수가 없기에 하루는 술자리에선 "자네, 좀 자중해라.자꾸 그러면 숙부를 패죽인 거 거론하여 극형에 처한다~." 꾸짖었다. 그런데......홍윤성은 여유롭게 대꾸하길, "그러시는 주상께선 조카를 죽였는데요?" 다른 사람이라면 이미 목이 잘려나갔겠다만 이 말에 세조는 배짱이 역시 남 다르다고 웃고 말았다고 한다.
세조가 죽고 성종 때는 위세가 한풀 꺾이긴 해도 그래도 여전히 부유롭게 잘 살다가 갔다. 그나마 장수하고자 온갖 좋은 약을 먹고 그래도 결국은 부귀영화를 한창 누리던 50살 나이로 죽었는데 의원들에게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라고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그럼 니가 죽인 사람들은 죽을 때가 되어서 죽었냐 참고로 자식은 전혀 없어서 아주 풍족하게 살다가 갔다고 한다.
여담으로 개화기에 이 홍윤성을 주인공으로 한 홍윤성전이라는 소설이 창작되었다. 이 소설 속에서 홍윤성은 정의롭고 용맹한 영웅호걸로 묘사되고 있다.
이두호의 사극 덩더꿍에서는 홍성윤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노비인 독대를 문자 그대로 개취급하고 결국 일가를 죽게 하고 파멸시킨 천하의 개쌍놈이자 최종보스. 당연히 실제 인물 홍윤성을 모델로 했다. 이 홍성윤 대감이 모시는 주군은 양수대군 역시 조카를 핍박해서 왕위를 찬탈한다(...). 앞서말한 삼촌 살해와 전후 관계 역시 그대로 나온다. 다만 편안히 죽은 실제 인물과 달리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독대에게 원한에 찬 칼에 맞아 끔살당한다. 이두호 화백이 홍윤성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이런 천하의 개쌍놈이 편안하게 죽은데 격분해서 의도적으로 그렸다는 작품이다.
사극 한명회에서는 쾌남아 캐릭터를 탁월하게 소화하는 김형일씨가 열연했는데. 이미지는 이두호의 만화에서 따왔다. 다만 만화와는 달리 다른 세조측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미화되어, 우직하고 충성스러우며 인의를 아는 호걸로 그려진다. 특히 용력에 있어서는 조선 최고라고 할 만한 장사. 바위를 집어던지며 힘자랑을 하는 장면은 어찌보면 멋지지만 어찌보면 실소를 머금게하는 장면.
참고로 김형일은 왕과 비에서도 홍윤성을 다시 연기했다. 사육신을 처형하는 장면에서 신하들이 눈을 돌리자 똑똑히 지켜보지 않는 자는 저들과 같은 반역자다!라며 일갈하는 장면이 있다.
다음 만화속세상 의 19금 일요웹툰 살생부에선 역사와 같이 정말 개새끼 탐관오리의 교본을 보여주는 듯 하는 악역인데 주인공 이자 정의구현자 이화 에게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