活字 / Type
1 개요
특정하게 디자인된 글자를 활자라고 한다. 그러나 그 기원이 활판인쇄에서 사용하는 글자틀이었기에 인쇄되는 글자라는 의미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형적인 모습은 사각 기둥 형태의 소재에 글자를 양각으로 새긴 것이다. 이 활자의 묶음을 활자체라고 한다.
초기 인쇄술에서는 페이지 하나 하나를 통채로 판 하나에 새긴 후 이를 이용해 인쇄하는 방법을 썼으나, 이는 판 하나를 새기면 똑같은 페이지 하나만 만들 수 있는데다 중간에 오자 하나만 생겨도 판을 통채로 갈아야 제대로 수정이 되는 등 돈과 시간 면에서 여러 모로 많은 수고가 들었다. 그런 와중에 페이지 단위가 아니라 한자씩 글자를 새긴 후 이를 모아서 페이지 단위로 책을 찍고 재활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었고, 북송 시대에 필승(畢昇)이 그런 아이디어를 실용화해 교니활자를 만들어내면서 최초의 활자가 나오게 된다.
필승 자신은 나무를 소재로 한 활자도 생각했다 하며, <나무로 활자를 만들면 나무 결에 조밀의 차이가 있어 물에 젖을 때 높고 낮음의 차가 생겨 활자 면이 고르지 않고, 또 조판할 때 점착성 물질과 서로 고착되어 떼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흙으로 빚어 구운 활자를 사용했다> 라고 한다.
2 역사
2.1 최초의 활자
활자를 이용한 최초의 인쇄물은 기원전 170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크레타 문명의 파에스토스 원반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원반은 여러 모로 수수께끼가 많다.
2.2 목활자
점토를 이용한 활자는 제작에 용이하지만 지속석인 인쇄에 쓰기에는 강도가 문제가 있었고, 해서 필승 이후에 점토를 대체하는 소재를 사람들은 찾게 되었고, 결국 나무가 소재로 쓰이게 된다. 원나라 시대에 왕정(王禎)이 1298년 목활자 3만여 개를 만들어 책을 찍어낸 것이 목활자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남아 있다.[1]
한국의 경우 목활자를 정확히 언제부터 썼는가에 대한 기록은 보이지 않으며, 학자들의 주장 중에는 고려에선 목활자보다 금속활자의 사용이 빨랐다는 것도 있다. 금속활자를 쓰게 된 이후에도 초기 제작 비용이 적다는 점 때문에 목활자의 제작과 사용은 계속되었으며, 임진왜란으로 기존에 중앙에서 가지고 있던 금속활자가 몽땅 털리자 어쩔 수 없이 목활자를 만들어 쓰기도 했다.
2.3 금속활자
목제 활자 역시 쓰다 보면 갈라져 버리는 등 지속적인 인쇄에 쓰기에는 강도에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금속 활자가 쓰이게 된다.
한국 쪽은 금속활자의 시용 면에선 최초 자리에 있다. 기록으로 남아있기로는 금속활자로 고금상정예문을 찍었다는 기록이 금속활자에 대한 기록으로는 가장 최초이나 고금상정예문 자체는 현재 전하지 않는다. 그 외에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가 고려시대에 금속활자로 찍은 책을 조선시대에 복각한 판본으로서 고려시대의 금속활자 사용에 대한 단초를 남기고 있다. 하지만 고려 시대에 금속활자로 찍어낸 책이 몇 가지 남아 있으며, 그 중 직지심경은 현재 전하는 금속활자로 된 인쇄물 중 가장 오래된 책이다. 하지만 프랑스 도서관과 관련된 흑역사가 있다.
조선은 고려 때보다 금속 활자 면에서 발달한 면을 보여준다. 조선 정부가 처음으로 만든 금속 활자였던 계미자는 밀랍을 깔고 그 위에 활자를 놓아 고정한 후 인쇄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는데, 이런 방법으로는 밀랍을 사용하면서 추가비용도 들고 인쇄하는 데 시간도 많이 들었다. 그러다 세종 때 새로운 금속 활자인 경자자와 갑인자를 제작, 활자를 반듯한 입방체 형태로 제작하여 글자간의 빈틈을 없애고, 인쇄를 위해 글자를 고정할 때도 대나무로 글자들을 조이고 고정하는 방식을 사용하면서 밀랍을 사용하지 않고 인쇄 속도도 향상되는 성과를 얻었다.
2.4 유럽 활자와 축도기
유럽의 경우 한국보다 활자 자체의 개발은 늦었지만, 산업으로써의 인쇄가 발달하고 각종 인쇄기와 제반 기술이 점차 확충되어 결국 동양의 활자와 인쇄를 대체하였다.
특히 유럽의 활자 제작 측면에서는 19세기 무렵부터 어느정도 자동화된 생산이 시작된는데, 1834년에 축도기와 라우터(router: 나무 등에 홈을 파는 기구)가 결합된 장치가 개발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장치의 개발 덕분에 유럽 활자공들은 한 가지의 스케일의 활자와 도안 디자인만 하면 다른 스케일의 활자와 도안을 오차없이 자동화된 방법을 통해 복제할 수 있었던 것.- ↑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목활자가 아닌 목판 인쇄 방식이다. 차이점은 목판인쇄는 책의 한면을 통째로 만들어 찍어내고 목활자는 글자를 하나씩 만들어서 조합해서 한면을 만들어 찍어낸다. 목판 인쇄는 목활자 인쇄보다 오래된 방식으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현재까지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