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F

  • 영어 : Diesel Particulate Filter
  • 한글 : 디젤 미립자 필터

디젤 엔진의 공해 저감 장치의 일종으로 EURO4 이상 규격을 만족하는 차량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보통 DPF는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는 EGR(Exhaust gas recirculation,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과 세트로 묶는 경우가 많아 여기서는 두 가지를 함께 설명한다.

디젤 엔진가솔린 엔진에 비해 연비는 뛰어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매연에 질소산화물(NOx)와 미세먼지(PM)가 많기 때문인데, 그래서 디젤 엔진은 오랫동안 친환경과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질소산화물을 줄이면 미세먼지는 증가하고, 미세먼지를 줄이면 질소산화물이 늘어나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있어 디젤 엔진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기까지도 했다. 하지만 환경 규제 강화와 함께 자동차 제조사들의 공돌이들의 희생으로노력으로 여러 오염물질 배출 저감 기술이 나오면서 디젤 엔진도 친환경이라는 말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EURO3 규격의 핵심인 CRDi 엔진, 그리고 EURO4 이후의 DPF+EGR이다.

DPF는 매연 가운데 미세먼지 배출을 감소시키는 장치다. 이 장치는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매연의 미세 먼지를 포집하는 장치와 포집한 먼지를 태워 없애는 장치로 이뤄진다. 포집 장치는 일종의 필터와 같은 형태이기에 기술적으로 복잡하지는 않지만, 이 필터를 꺼내 청소하는 것은 무리인 만큼 주 성분이 탄소 입자인 이 먼지를 주기적으로 불태워 없애는 형태로 처리한다. 먼지를 태워 없앨 연료는 DPF에 직접 분사하지 않고 배기 행정에 실린더로 연료를 분사하여 자연적으로 연료가 DPF로 흘러가도록 한다. 이 연료와 배기 가스에 남은 산소가 미세먼지와 반응하여 활활 타게 되는 것이 DPF의 구조다. 기본적으로 연료를 더 뿜는 구조이기에 포집된 먼지를 태울 때 연비는 나빠지게 된다. 또한 DPF의 표면이 다른 물질로 덮여버리면 제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황산화물, 인, 황(SAPS)의 함량이 제한된 엔진오일[1]을 사용해야만 하는데, SAPS는 엔진의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첨가제들에 다량 포함되어있으므로 DPF용 엔진오일은 엔진 보호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수명이 짧거나, 그렇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비싸다.

DPF의 먼지를 태우는 작업은 자동차가 운행하는 한 늘 돌아가는 것이 아니며 필터에 어느 정도 먼지가 찼을 때 작동한다. 이 기능이 작동할 때는 매우 고온이 발생하는 만큼 자동차 냉각팬이 최대한 돌게 되며 자동차에 따라서는 DPF 작동 램프가 켜지게 된다. 이렇게 먼지를 태우는 작업을 재생(Regeneration)이라고 하는데, 이 때는 엔진을 끄면 안 된다. 엄청난 고열을 내는 DPF의 냉각이 되지 않아 장치 손상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충분한 공랭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정속 주행을 권장한다. DPF는 자동차의 부품 가운데서도 꽤 비싼 것인 만큼 목돈이 나가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면 DPF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둬야 한다. 2014년에 문제가 된 쉐보레 말리부 디젤 모델의 시동 꺼짐 문제도 DPF의 냉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결함으로 일어난 것이다.

DPF가 미세먼지 감소 기술이라면 이와 세트를 이루는 EGR은 질소산화물(NOx)를 줄이는 기술이다. 용어 그대로 배기가스의 일부를 흡기쪽으로 되돌려 다시 한 번 실린더 안에서 태우는 기술인데, 이렇게 산소가 적은 배기가스를 섞어 연소를 시키면 전반적인 연소(폭발) 온도가 내려가 고온에서 더 발생하기 쉬운 질소산화물이 줄어들게 된다. 엔진에 신선한 공기 대신 배기가스가 일부 유입되므로 EGR도 출력과 연비가 떨어지고, EGR 리턴라인이 DPF 이전에 있는 경우에는 흡기기관이 미세먼지 때문에 심각하게 오염되므로 연비와 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 줘야 한다. 경쟁하는 오염 감소 기술인 SCR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이 출력과 연비의 우세와 흡기기관의 청정 지속성이며, 질소산화물 저감 능력도 SCR이 더 우수하다.대신 인공 오줌을 뿌리면서 다녀야 하니 경제성은 그게 그거 대신 배기가스의 높은 온도를 유지한 상태로 엔진에 넣을 수는 없는 만큼 냉각기가 추가로 붙게 된다.

DPF+EGR 구조는 연비면에서는 분명한 손실이 있고 추가 장치도 필요하지만 그 이상의 단점은 딱히 없는 것이 장점이다. 즉, 종전 디젤 엔진에 큰 개량을 하지 않고 엔진 외부에 DPF와 EGR을 붙이면 되는 만큼 설계가 단순해진다. 또한 꾸준히 요소수를 들이 부어야 하는 SCR과 달리 연료 이외에 넣어야 할 첨가제가 딱히 없어 운전자 입장에서는 관리도 쉽다. 또한 DPF+EGR은 제대로 관리만 해주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그래서 EURO5와 그 이전의 승용 디젤 차량은 대부분 예외 없이 DPF+EGR 방식의 오염 저감 기술을 쓰며, 경쟁 기술인 SCR은 주로 EURO4 이후의 트럭 등 상용차나 대부분의 EURO6 승용 디젤[2] 차량에 쓰인다. 그리고 여담으로 EURO3 이하에도 DPF를 단 차들이 많은데 EURO3 이하 차들은 환경규제가 약해서 DPF를 제조사에서 순정으로 달아준 경우가 거의 없다. 지자체, 정부차원에서 매연, 미세먼지 같은 배기가스를 덜 내뿜게 하려고 개조를 한 것이다. DPF를 사제로 단 경우는 주로 매연저감장치 장착 이라는 스티커를 붙여 준다.
  1. 대표적으로 승용디젤에 적용되는 ACEA C1~C4 등급. SAPS의 함량은 가솔린 차량에서 삼원촉매 장치의 보호를 위해서도 제한되는데 대표적으로 ILSAC GF-5 등급을 들 수 있다.
  2. EURO6에서는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이 강화되어 현기차재규어, 랜드로버, 르노 정도만 SCR을 사용하지 않고 EURO6를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