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자식
범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유행어라고 볼 수도 있다.
병원을 불신하거나, 혹은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아파도 병원에 가질 않고 몸에 좋은 음식만을 찾는 것. 간단히 검색 엔진에 '천식에 좋은 음식', '아토피에 좋은 음식' 등을 검색해보면 주루룩 나온다. 외상만 아니라면 저 검색 키워드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네이버의 자동검색 기능에는 'XX에' 까지만 입력해도 '좋은 음식'까지 자동완성으로 입력될 정도이고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간 등을 검색해보면 추천검색어에 해당 질병에 좋은 음식이 뜬다. 참고로 이런 음식을 소개할 때 자주 언급되는 멘트가 'XX(유명한 사람이름)가 즐겨먹은 음식' 이다.
잘 먹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질 않는다. 문제는 별 근거가 없이 퍼진 낭설도 많고, 기본적으로 좋다고 해봤자 대증요법도 되지 않을 정도라는 것이다.[1] 또한 이런 음식에만 의존하면서 병원 문턱에도 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난 아직 괜찮으니까' 라는 생각이 제일 위험하다. 이런 식으로 식이요법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환자라는 자각이 없다. '난 피곤하지만 환자는 아냐' 정도로 생각하는 것. 허나, 환자인지 아닌지는 자신이 결정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의사가 아닌 이상 환자라고 진단할 수 없는 것처럼 환자가 아니라고 진단할 수도 없는 것이다!
암에 좋은 음식 찾기 이전에 암은 치료[2]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은 식이요법이 중요하긴 하지만 식이요법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절대 아니다. 사실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이며[3], 음식은 언제나 건강하게 먹는 것이 좋다.
이러한 과정에서 근거없는 도시전설과 민간요법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산성체질론처럼 철저하게 무근거한 것과 생채식 등 아직 검증이 덜 된 식이요법 등등...제발 아프면 병원에 가자. 이런 종류의 대증요법이 효과를 볼 만한 질병은 기껏해야 감기 정도 뿐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환자들은 잘 먹고 푹 쉬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사회가 그걸 허락하질 않아서 문제지만.
건강에 좋다는 음식들의 설명을 찬찬히 읽어보면 뭔가 이상하거나, 당연한 소리를 적어놓은 경우가 많다. 무슨무슨 고기에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아 건강에 좋다는데, 그럼 단백질 보충제는 만병통치약인가(...) 이상하게도, 그렇게나 몸에 좋다는 성분들을 응축시켜 놓은 비타민 알약에는 별 감흥을 못느끼고 단백질 보충제의 경우 혐오하다시피 하는데[4] 이상하게도 비타민이나 단백질이 들어는 있다는 음식을 몸에 좋고 건강에 좋다고 믿는 것이다.
패스트푸드마냥 성분 균형이 맞지 않는 식단을 장기적으로 먹는 것은 당연히 건강에 좋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특정 음식을 먹어서 병이 낫고 건강해지고 저놈의 몸에 생기가 돌아오고 축복을 받아 몸에 버프가 걸리고 할 수는 없다. 건강과 질병치료는 의사에게 맡기고, 음식은 편식하지 말고 맛있게 골고루 잘 챙겨먹자.
-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의 경우 나트륨과 카페인, 포화 지방을 적게 섭취.
- 비타민은 어디까지나 예방 차원이고 효과도 과장된 경우가 많지만 나쁘지 않다.
- 쇠약해진 환자는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며 백숙이나 보신탕이 그런 맥락이다.
- 환자의 경우 소화력이 약해진 경우가 많으므로 소화 잘 되는
고기음식이 좋다. - 채소와 과일이 몸에 좋다는 말은 꾸준히 들어왔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 술은 적게 마시는 게 좋겠지만 수술 직후 식사할 때 한두잔의 술이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5]
- 환자에게든 건강한 사람에게든 담배는 만악의 근원.
2 건강, 미용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 운동하자. 좋은 음식 찾아봤자 고단백 저지방 식사가 최선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정말로 별 거 없다. 정력에 좋은 음식? 곰 쓸개나 지네 먹을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운동하자.직접 사냥해서 먹으면 운동될지도 환자식보다 이쪽이 온갖 도시전설과 대체의학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거의 미신 수준에 가깝다. 뱀이 정력에 좋다고 잡아먹다가 기생충에 걸리는 일도 있으며 개의 음경을 삶아먹기도 하지만 기름덩어리일 뿐이다.
반대성향인 XX에 나쁜 음식, 이른바 '식품괴담'도 이와 유사하다.
3 외국의 경우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상술한 대로 스티브 잡스조차 대체의학에 매달렸으며, 구글에서도 Food for ~ XX 라든지 Diet For ~ XX의 검색어 자동완성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 예.- ↑ 인터넷 찾아보면 솔잎에서부터 오가피까지 별의 별 게 나오는데, 정작 의사는 '싱겁게 드시고 야채 많이 드세요' 정도의 말밖에 안한다. 정 궁금하면 의사에게 '간암에 오가피 좋나요?' 물어봐라. 개소리 말고 술이나 끊으라고 할 것이다(...). 실제로 남자의 자격에서 의사에게 물어봤더니 "기분에는 도움이 되죠(...)." 라는 답을 받았다.
- ↑ 수술, 항암제 투여, 방사선 치료 등
- ↑ 너무 지나치면 건강염려증이 되긴 하지만
- ↑ 조직폭력배들이 몸을 불리기 위해 사료를 먹으면서 운동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다보니 "운동하면서 보충제 먹으면 조폭된다"는 고정관념으로 남은 것. "게임 많이 하면 살인마된다"는 소리랑 동급이다(...)
- ↑ 허나 술은 어찌되었건 독성 작용을 한다. 환자는 당연히 술을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