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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내 백숙!!! 하얗게 우려냈군요 켄터키 치킨
백숙을 삶아묵으라
백숙이란 원래 고기나 생선 등을 맹물에 넣고 끓인 요리를 총칭한다.
현대에 와서는 주로 닭고기를 푹 삶아 내놓는 음식, 닭백숙을 보통 백숙이라 부른다. 닭 이외에 다른 조류가 들어가기도 한다.
2 특징
이름부터가 백숙인 만큼 색깔이 들어간 양념(고춧가루/간장/된장 등)을 하지 않고 뽀얗게 삶아서 내놓는 것이 정석이다. 다만 국물이 느끼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늘을 많이 넣는다. 혹은 대파 정도. 같은 이유로 된장을 약간 풀기도 한다는데 된장 맛이 날 정도로 넣어선 안된다. 그 순간 이미 백숙이 아닌 셈. 또한 백숙은 부위별로 자르지 않고 통으로 삶는다.[1] 닭껍질도 전부 넣는다. 껍질이 안 들어가면 제대로 된 국물이 나오지 않는다.
닭은 털을 벗기고 목과 발을 쳐낸 생닭을 사용하는데, 많은 양념을 하지 않는 만큼 어릴수록 닭 냄새가 적게 난다. 이른바 영계백숙[2]. 반면에 어느정도 자란 큰 닭을 사용할 경우 일반적인 냄비에 끓이는 수준으로는 너무 질겨서 먹지 못하므로 압력솥을 이용하여 푹 삶아야 그나마 먹을만 하다. 또한 마늘을 대량으로 넣어야 닭 특유의 냄새를 줄일 수 있다. 이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고, 육계 닭백숙을 주문했다면 최소 40분, 기본 한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만일 주문한지 30분 이내에 나왔다면 소위 닭백숙 전문 맛집이 아닐 경우 제조과정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닭의 살은 소금 등에 찍어먹고, 국물은 그대로 마시거나 밥을 말아 먹기도 하며, 조금 더 정성을 들이면 닭죽을 해먹는다. 고기도 맛있지만 진하게 우러난 백숙의 국물은 말 그대로 '영혼을 치유하는 닭고기 수프'다. 이 때 기름을 다 걷어내면 백숙 국물의 생명을 잃는다. 그래서 국물의 기름을 싫어하는 사람은 백숙 국물을 꺼리게 된다.
3 백숙과 삼계탕
인터넷에서 삼계탕과 백숙의 차이를 놓고 무수한 질문이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요리 자체가 아니라 사전적 의미를 놓고 구분한다면 백숙은 그냥 끓인 고기 요리의 총칭, 삼계탕은 인삼 넣고 끓인 닭요리로 백숙이 엄연히 상위개념이다.
그런데 요리 자체로 바라보면 사실 미묘한 것이... 별 차이가 없다. 닭과 함께 넣는 대추, 찹쌀, 대추, 인삼 등 부재료의 여부로 구분하거나, 닭의 크기로 삼계탕과 구분짓는 경우가 많은데, 애초에 백숙도 뱃속에 찹쌀밥을 넣어서 삶는 경우도 많고, 크기의 경우 삼계탕항목에서 볼 수 있듯이 그저 어른의 사정일 뿐, 별 의미 없다. 닭 먹는 방법, 고기를 따로 먹느냐 같이 먹느냐로 구분짓는 이들도 있지만 이건 그야말로 취향이라서. 결국 차이라고는 부재료가 마늘, 대파 외로 약재가 추가되는가의 차이 정도...일 듯 하지만 실상 백숙에서도 약재는 쓴다. 당장 아래짤의 백숙을 보라. 백숙을 파는 요리점에서는 한방이다 뭐다 하면서 고급화, 차별화하기 위해 사실상 삼계탕을 만들어내다보니...다만 인삼이 빠지면 삼계탕은 삼계탕일 수 없지만 백숙은 인삼없이도 백숙이라는 것 정도.
사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위에서 의미가 없다고 한 닭 크기 쪽이 분류법에 맞을 것이다[3]. 백숙이라는 요리를 큰 틀로 육계 정도의 큰 닭을 사용하는 A와 삼계 이하 사이즈를 사용한 B로 나누고, B에 인삼을 사용한 B'와 인삼을 사용하지 않는 나머지 B로 분류하자. 여기서 B'가 삼계탕, B가 영계백숙이다. 즉,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진짜로 백숙이 삼계탕의 상위개념이 맞다. 즉, 삼계탕은 작은 닭을 쓰고, 인삼을 넣은 백숙이다. 그럼 왜 혼란이 생겼냐면 B 영계백숙 때문이다. 육계나 토종닭이라고 부르는 큰 닭을 사용하는 기존에 보다 흔했던 형태는 요리에 적어도 1시간이 걸리는 무지막지한 요리이다. 그리고 생닭 소매가만 만원은 되는 토종닭을 사용하는 백숙은 가격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영게백숙=백숙이라는 생각이 생겼고, 이 생각속에서는 '인삼들어건 영계백숙인 삼계탕'과 '영계백숙'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닭한마리도 백숙과는 조금 다르다. 닭을 통째로 삶는 게 백숙이지만, 닭 한마리는 토막낸 닭을 사용하며 감자, 당근, 양파, 부추 등의 채소와 함께 끓인다. 일반적으로 소금에 찍어먹는 닭 백숙과는 달리 양념장(간장 베이스)에 찍어먹는다. 건더기를 건져먹고 남은 국물에 칼국수를 끓여 먹는 것이 일반적.
4 이모저모
백숙을 많이 먹다 보면 닭 해부학에 정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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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감백숙과 좌의정 백숙의 각각 3,4번의 (?)는 뭔지 묻지말자
영의정은 어디갔지?
비싼건 정말 억소리 나도록 비싸다(...). 근데 중요한건 푹 삶긴 산삼이 몇년 묵었는지 먹는사람이 어떻게 아느냔거다. 그리고 산삼은 생으로 먹어야 된다
터키에서도 백숙을 먹는다. 다만 터키 요리에서 중요한건 백숙의 살이 아니라 국물이다. 살은 닭을 삶을때 건져먹고, 남은 국물에 양파, 마늘, 고추같은걸 넣고 푹 끓여먹는다. 여기에 대해선 초르바 항목을 참고할것. 백문이 불여일견
연산군은 장어마늘백숙을 즐겨먹었다고 한다. 장어를 은은한 불에 3~4시간 마늘과 함께 끓인 요리라고.
영화 집으로에서 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다고 보채는 유승호에게 할머니가 해 준 요리이기도 하다. 처음에 유승호는 왜 닭을 물에 빠뜨렸냐며 징징대지만 나중에 한밤중에 몰래 백숙을 맛있게 뜯어먹는 장면이 나온다(...)
참고 : 영계백숙- ↑ 다만 이는 원론적인 거고, 남자의 요리는 작은 냄비를 써서 빨리 삶기 위해 토막친 닭으로도 얼마든지 만든다.
- ↑ 다만 삼계탕 문서에도 있지만 이 정도 사이즈 닭을 삶아서는 국물을 제대로 우려낼 수가 없다.
- ↑ 닭 크기는 어른의 사정이라는데, 토종닭과 브로일러로 품종이 다르거나 자란 정도에 따라서 재료는 완전히 별개 취급한다. 양 요리에서도 램과 머튼은 철저하게 구별된다. 삼계탕에서 어른의 사정이라는 것은 닭을 점점 어리고 작은 닭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삼계 이하에서 내려가는 것이지 올란가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로 병아리까지 떨어지면 또 요리이름이 분리될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