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모자)

1 설명

folk-image-51-04.jpg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떨어뜨리면 오 마이 갓이라 카더라.
고구려 감신총(龕神塚) 벽화에 그려진 고구려의 갓.#
한국에서 발생한 전통모자류. 하지만 동아시아에서 영향을 받은 전통 관이나 건이랑은 서로 겹치거나 구분이 애매한 부분도 있다. 특히 일부 관류는 중국에서 영향을 받은 모자를 어레인지했기 때문에 매우 헷갈린다. 한자로는 립(笠)이라고 쓴다. 기본적으로 동아시아에서 두루 사용했던 관과 건[1] 사이에서 발생한 모자로서, 활용법도 일상과 격식을 아우르는 생활적인 모자였다.

파일:Attachment/갓(모자)/ee.jpg
둔황 석굴에서 발견된 신라인의 모습.#

광의의 갓(립)은 모자 부분과 챙(양태)으로 이루어진 쓰개를 이르는 말로 삿갓, 패랭이 등도 포함하는 개념. 초기의 갓은 방립이라 하여 모자 부분과 챙의 구별이 희미하였으나, 챙이 생기면서 패랭이가 되었고, 짚으로 만들던 패랭이를 말총으로 만들면서 우리가 흔히 아는 갓, 흑립이 탄생하였다.

좁은 의미의 갓은 흑립만을 의미한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양반용 갓에 대한 정보를 보려면 해당항목 참고.

2 구조

형태와 구조, 제조방법이 여러모로 자생적인 전통에 깊게 연관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대나무, 짚, 말총 따위를 섬세하게 꿰어서 만든다. 조선시대에 중인 이상 계급이 일상적으로 썼던 흑립을 보면 예상외로 부지런해야 쓰고 다닐 수 있는 물건임을 알 수 있다. 또한 흑립, 방립, 정자관처럼 관을 겸하는 경우에는 계급이나 위엄을 나타내는 기능도 있었다.

파일:Attachment/갓(모자)/e2.jpg
출처

조선시대의 갓 변천사.

고려말부터 몽고제국의 영향으로 목장이 늘어나면서 말총(말의 꼬리털)의 생산량이 늘어나자, 흑립을 비롯하여 말총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말총은 매우 가볍고 의외로 질기고 오래가기 때문에, 가볍게 쓰고다니는 물건으로서는 매우 편리했다. 실제로 망가지지 않도록 관리하는게 귀찮아서 그렇지, 현대에 사용하는 어떤 모자보다도 가벼운 느낌이 든다고.

흑립 뿐만 아니라, 초립이나 패랭이가 나온 모습도 보면 알 수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모자로서 받아들여진 복식이다. 엄밀히 따지면, 전모너울도 이러한 갓(립)의 구조에서 파생되었다. 심지어 조선중기 이후의 관모들도 대부분 한국 전통 구조인 갓에서 파생되었다.그야말로 전통모자의 대표격인 셈. 그리고 조상들이 얼마나 부지런했는지도 알 수 있다. 갓 만들어 쓰는건 정말 중노동이다

3 종류

3.1 일상용 갓

2012061100599_4.jpg
출처

사진 오른쪽. 일반인(양반)들이 상중에 쓰는 갓. 대나무와 베를 엮어서 만들었다.

  • 탕건

파일:Attachment/갓(모자)/tanggeon.jpg

다소 작은 관. 다른 관 형태의 갓을 쓰기 전에 쓰기도 했다. 흑립보다는 격이 낮게 여겨지기 때문인지, 사극에서는 묘하게 향리나 중인들이 쓰던 물건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파일:Attachment/갓(모자)/Manggeon.jpg

상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말총으로 만든 두건. 구조 자체는 동아시아식 머리두건(망건)이랑 별로 차이가 없다. 흑립을 비롯하여 각종 관을 쓰기 이전에 둘렀다. 대부분이 사용했던 물건이라서 헤진 유물이 많다. 참고로 벗어서 끌러보면 참으로 없어보이는 모양새가 특징(…). 참고로 이마에 두르는 물건이랑 상투를 묶는 2개의 조각으로 만들어지는데, 위에 올린 상투 고정용 망건은 고급품일수록 코르크마개처럼 생긴 물건이 많다(…).

3.2 행사용 갓

  • 주립

파일:Attachment/갓(모자)/Jurib.jpg

융복에 쓰는 관리용 갓. 주로 가죽이나 종이, 천으로 만든다. 단어 그대로 붉은 색이 특징. 사진은 깃장식과 두건까지 딸려 있는 걸로 보아서 예식용으로 장식한 물건. 애초에 예복에 가까운지라 저런 형태가 많다.

  • 전립

파일:Attachment/갓(모자)/Jeonrib.jpg

개털이나 멧돼지 털을 굳힌 일종의 펠트로 만든 관리용 갓. 전립(戰笠)이라는 말 그대로, 현대로 따지면 군용모자이다.[2] 전모랑은 다르다! 주립과 함께 무관용 모자이기도 했다. 국상 때는 백전립이라고 하얀 털을 씌우거나 탈석한 전립을 썼다.

  • 호수갓

파일:Attachment/갓(모자)/Hosugat.jpg

기생이나 무당이 썼던 갓의 일종. 화관, 꽃관, 꽃갓이라고도 불렀다. 겉에 다는 꽃은 지화[3]를 쓰거나 계절에 따라서 달라진다.

  • 상모

파일:Attachment/갓(모자)/Sangmo.jpg

풍악이나 사물놀이에서 사용하는 모자. 가죽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동아시아 전통적인 관에 가까운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직접적으로는 전립을 축소하고 공연용 천과 장식을 추가한 물건이다.

3.3 여성용

갓(립)에서 파생된 전통 여성용 모자들. 발생학적으로 구조와 개념이 같다는 걸 알 수 있다.

  • 전모 - 종이로 만들었기 때문에, 지삿갓이라고도 불렀다.
  • 너울 - 여성용 고급 갓. 고려시대에도 있었다.

3.4 관류

관에 해당하는 물건이지만, 말총으로 만든 점이나 구조상으로는 갓에 영향을 받은 물건. 역시 전통모자의 대표격들이다.

파일:Attachment/갓(모자)/Jeongjagwan.jpg

흔히 놀부 모자로 알려져 있는 물건. 양반이라면 흑립과 함께 최소 1개는 가지고 있어야했다.

  • 사방관

파일:Attachment/갓(모자)/Sabanggwan.jpg

사다리꼴의 막대모양 갓. 참고로 모델은 정약용(…).
  1. 두건. 옛날 조상들은 일상적으로 두건(머릿수건)을 쓰는 비중이 높았다.
  2. 영국의 볼러와 재질과 모양, 용도가 비슷하다는 우연의 일치가 있다.
  3. 상이나 무속에서 쓰는 전통 종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