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사돈

겹査頓. 사돈을 맺은 관계의 사람들끼리 또 다시 사돈 관계를 맺는 행위. 쌍사돈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법적으로는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과 결혼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이라는 말이 잘 와닿지 않는다면 그냥 사돈댁 총각/처녀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A와 B가 형제, C와 D가 자매이고 A와 C는 부부 사이이다. 이 때 B와 D는 사돈 관계가 되며, 둘이 서로 결혼하면 겹사돈이 성립한다.

이 경우 A와 C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의 입장에서는, 친가 기준으로 보면 B가 작은아버지, D는 작은어머니가 된다. 외가 기준으로 보면 D가 어머니의 동생이므로 이모가 되고, B는 이모부가 된다. 이런 식으로 호칭이 복잡해진다. 그러니까 B는 작은아버지, D는 이모라고 하면 된다

남매끼리 겹사돈이 되어도 역시 복잡한데, A과 B이 남매, C와 D가 남매이고 A과 C는 부부 사이이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B과 D는 사돈 관계가 되며, 둘이 서로 결혼하면 겹사돈이 성립한다.

이 경우 A와 C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의 입장에서는, 친가 기준으로 보면 D가 고모, B는 고모부가 된다. 외가 기준으로 보면 B가 어머니의 남동생이므로 외삼촌이 되고, D는 외숙모가 된다. 영미권 외국인들 : 뭔 개소리야 삼촌 외삼촌 고모부 이모부 전부 おじさん이고 고모 이모 숙모 외숙모 전부 おばさん인 일본어가 차라리 속 편한 경우

1990년 민법 개정 전에는 인척의 범위에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와 함께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도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겹사돈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으나, 민법 개정 후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이 인척에서 삭제되어 법적으로는 결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위에 호칭, 촌수 문제 때문인지 현대 대한민국에서 겹사돈을 보는 시각은 근친혼 못지않게 부정적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 때문에 한국 드라마, 특히 막장 드라마에서 클리셰로 자주 써먹기도 한다. 젊은 층에서는 사돈이 가족이라는 인식이 적어서 좀 낫다.

그런데 고전소설에서는 의외로 잘 나온다(!). 이건 뭐 종특도 아니고 예를 들어 쌍둥이로 태어난 형제를 같은 날 태어난 쌍둥이로 태어난 자매에게 결혼시킨다던가(...). 장화홍련전에도 결말에서 부활한 장화, 홍련 자매 역시 같은 집안의 형제와 결혼했기 때문에 겹사돈이 된다. 과거에는 별로 문제삼지 않았던 듯. 문제를 삼지 않는 정도를 넘어서 왕족이나 양반들의 결혼들을 보면 흔히 나타나고 있다. 흔히 결혼동맹을 맺을때 동맹강화(…)를 목적으로 한다던가, 집안 어르신들끼리 자식을 결혼시키기로 했는데 며느리가 영 맘에 안들어서 하나 더 보내달라고 한다던가(…), 서로 딸을 교환한다던가 하는 게 높으신 분들사이에선 제법 있었다. 별로 높달 것 없는, 족보에서 사망 원인 중 가장 많은 게 영양실조인 잔반집안 되는 시골 집성촌 등에서도 시집 온 며느리나 장가든 사위가 중매를 서서 사돈댁 사람과 자기 친척의 결혼을 적극적으로 주선해주는 식으로 꽤 최근까지도(거의 60년대 후반까지) 흔하게 겹사돈들을 맺곤 했다.

90년대초의 코미디 시트콤형식의 개그프로였던 코미디 하이웨이에서 겹사돈을 주제로 몇 주일간 시리즈로 콩트를 방영한 적이 있다.

90년대 후반에 많은 인기를 얻었던 임성한 작가의 보고 또 보고도 겹사돈을 주제로 한 드라마다. 2007년에서 2008년에 걸쳐 방송한 KBS 주말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에서도 다룬 바 있으며 2011년에서 2012년에 걸쳐 방송한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도 사돈 관계끼리 연애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 겹사돈 관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12년 7월 22일 방송분에서는 방말숙이 겹사돈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차윤희에게 호소하기 위해 관련 민법을 줄줄이 읊는 장면이 나온다. 2014년 2월 16일 종영된 문영남 작가의 왕가네 식구들도 마찬가지다. 2016년 1월 16일에 막을 내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성동일 집안과 최무성 집안이 겹사돈이 되는데 그 이유는 1995년 성동일의 큰딸 성보라와 최무성의 의붓아들(또는 큰아들) 성선우의 결혼식 장면, 그리고 현재씬에서 성동일(응답하라 1988)의 작은딸 성덕선과 최무성(응답하라 1988)의 친아들(또는 작은아들) 최택이 부부로 나왔다고 한다.

사실 현대에도 드물지만 가끔 있긴 하다. 일단 법적으로 그리고 유전적으로도 근친혼은 성립되지 않긴 한다. 물론 드라마 소재 등이 아닌 현실에선 영 인식이 부정적인 만큼 집안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한편, 겹사돈은 아니지만 삼각사돈 관계도 있다. 전문용어로는 물레혼이라고 한다. A 집안, B 집안, C 집안이 있는데 A 집안-B 집안, B 집안-C 집안, C 집안-A 집안 간 사돈을 맺는 경우이다. 매체에서는 오자룡이 간다에서 이 삼각사돈을 다루고 있다. 그럼 사각사돈 오각사돈은? 고만해 미친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