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의 절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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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덩치가 그 좁은 입구로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의문. 조립했나?

Void Reaver.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던전인 폭풍우 요새에 출현하는 보스몹 중 하나. 아웃랜드 지옥불 반도에서 유저들을 뒷치기하던 지옥 절단기의 자매품. 지옥 절단기는 원래 불타는 군단이 만든 기계인데 캘타스가 킬제덴과 결탁하면서 선물로 하나 받아와서 폭풍우 요새의 경비병으로 배치한 것이 공허의 절단기라고 한다.

폭풍우 요새는 알라르가 있는 중앙 방을 기점으로 뻗어나간 3개의 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왼쪽으로 가면 공허의 절단기가, 오른쪽으로 가면 고위 점성술사 솔라리안이, 중앙으로 직진하면 캘타스 선스트라이더가 있는 구조이다.

캘타스는 다른 3개 네임드를 다 잡아야 하지만(나중에 패치가 돼서 캘타스도 걍 바로 갈 수 있게 되긴 했다) 알라르를 잡든, 절단기를 잡든, 솔라리안을 잡든 순서에 상관없이 아무거나 잡아도 되는 것이 폭풍우 요새의 특징이었는데 절단기의 난이도가 가장 낮았던 관계로 폭풍우 요새 초창기 막공은 절단기팟이 유행하기도 했다.

택틱이 상당히 단순하다.

방 중앙에서 절단기를 탱킹하고 원거리 딜러가 원형으로 둘러싼 진형을 잡는다.
절단기는 주기적으로 탱커를 넉백시키면서 어그로를 낮추는 스킬을 쓰고, 자신의 주변에 일정주기로 땅울림이라는 3초마다 광역 데미지를 주는 스킬을 쓴다. 분명히 밀리딜러의 무빙을 요구하는 스킬이나 그냥 힐로 버티는 택틱을 많이 쓴다. 네임드 특성상 보주만 잘 피하면 힐을 요구하는 곳이 적었기 때문.
원거리에 있는 랜덤 대상자가 있는 자리로 비전 보주를 던지고 몇초 후 그 자리에 보주가 떨어지면 18미터 범위에 즉사 수준의 광역 데미지를 준다. 더불어 침묵 디버프가 걸리기 때문에 힐러든 딜러든 보주 맞는 사람이 많아지면 난감해지는 상황.

이게 끝. 밀리 담당 힐러는 절단기의 쿵쿵따에 빠지는 피를 열심히 광역힐로 채우고[1], 밀리 딜러는 탱커 넉백 시 어그로 역전에 조심하면서 열심히 딜을 하고, 원거리 딜러는 보주가 떨어지는 자리 파악한 후 그 자리에서 20미터 이상 떨어지면 된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보주였는데, 원거리에 있는 공격대원이 공격대 애드온을 안쓰거나(당시에는 빅윅) 설정을 잘못해서 '나에게 보주!' 메세지가 안뜨면 격하게 까였다.[2] 떨어지는 자리를 알아야 피하지... 절단기가 키가 하도 크고 보주가 절단기 위로 솟아 올라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기 때문에 시야를 위로 향하고 봐도 보주가 어디 떨어지는지 눈으로는 잘 파악이 안되는 게 문제. 물론 시야를 뒤로 땡긴다음 캐릭터의 위로 고정시키고 보주가 날아오는 궤도를 보면 어디로 떨어지는지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지만 막공의 특성상 그것을 모두에게 바라는 것은 무리.

드랍 아이템은 딱히 명품스러운 건 없었지만, 티어 5 어깨 토큰을 줬기 때문에 직팟을 가도 손해볼 게 없는 네임드였다.

5.3 들불 패치로 애완동물 대전에도 사용할 수 있는 펫인 '주머니 약탈자' 소환을 가르쳐 주는 아이템 '작은 지옥기계 열쇠'를 드랍하도록 변경되었다. 사실 펫 이름은 오역이라면 오역으로, 네임드는 '절단기'로 번역된 reaver를 펫에다가는 '약탈자'로 번역해 놓았다. 두 가지 전부 단어나 해당 기계를 놓고 보면 딱히 오역이라기는 그렇지만 일관성이 없는 번역이 되어 버렸는데, 폭풍우 요새가 나온 지 하도 오래 되다 보니 발생한 일인 듯하다.

  1. 보통 복원주술사가 담당했다. 이때는 연쇄 치유가 끝장나게 좋던 시절이라, 복술은 밀리딜러들하고 겹쳐서 한명한테 타켓찍어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연치만 누르면 쓰리콤보로 밀리들 피는 언제나 만빵 ㅎㅎ
  2. 대상을 지정해서 보주를 던졌기 때문에 대상에게 메세지가 떴었다. 그것이 한번 대상을 지정하지 않고 보주를 던지게 하는 패치가 있었는데, 켈타스 잡는 팟에 와서 절단기에 전멸하는 상황도 자주 벌어졌었다. 아무리봐도 이것은 블리자드의 실수같다. 너무 심하게 어렵다고 징징댔던지 다음 패치때는 다시 대상을 지정해서 던졌다.친절하기도 하지! 그리고 다시 나오는 '나에게 보주!'덕분에 다시 호구몹으로 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