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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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3일 서울 대학로에서의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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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의 클라이막스, 관객에게 물 끼얹기(...)

Publikumsbeschimpfung (독일어)
Offending the Audience (영어)

1 개요

오스트리아 출신 극작가 페터 한트케가 만든 연극 작품으로 196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하였다. 한국에서는 1978년 극단76에서 초연.

기존 연극의 틀에서 탈피한 실험극의 일종으로, 말로만 진행하는 언어극(혹은 구변극)이라는 장르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2 내용

4명의 배우가 의자에 앉아서 한 명씩 돌아가며 즉흥적으로 말을 쏟아내며, 그 말들은 전부 언어유희모순 등으로 떡칠되어 배배 꼬여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말의 수위가 점점 과격해지는 게 특징. 말하는 대상이 사회, 문화 등에서 관객으로 옮겨가고, 갈수록 관객에게 욕하는 수위가 높아지다가 나중에는 관객들에게 물을 끼얹는다.

이게 끝. 세부적인 내용과 비판 대상은 대본이 없기에 그때그때 따라 달라지며, 굳이 대사라고 할 게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말을 쏟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없다. 다만 전체적인 방향은 위에 써져 있는 대로 지켜져야 한다.

3 기획의도와 평가

기존 연극과 달리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하지 않고, 정치/사회/문화 등을 비판하는 것을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특유의 낯선 분위기를 통해 현실에 대해 인식하고 성찰하게 된다는 게 기획의도.

평론가들에게는 대체로 호평을 받았다. 언어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것과, 제4의 벽을 깼지만 서사극 방식을 채용해 관객이 낄 틈이 없게 한 점[1] 등 전체적으로 강렬하게 보이는 참신함이 호평을 받는 요인이 되었다. 하긴 뭐 관객들에게 물을 뿌린다는 게...

하지만 초연 당시 관객들은 매우 황당해했는데, 확실히 그게 정상이다. 모처럼 휴일이라 비싼 돈 주고 연극을 보러 왔는데 내용도 없고 그나마 말하는 것도 꽤나 이상하고, 나중에는 자기들에게 욕지거리를 하더니 물을 끼얹지를 않나... 때문에 초연 당시에는 관객들이 분노해서 무대를 향해 의자를 집어던졌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나 문화를 비판할 때 카타르시스를 느낀 관객들도 꽤 많았던 모양. 이후로도 이 연극은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 지금도 여러 군데에서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다. 요즘은 이 연극을 미리 찾아봐서 이해하고 보러 가는 이들도 꽤 많은 모양. 사실 이 연극은 미리 이해하고 보러 가는 게 멘붕을 방지할 수 있어서 좋다. 정보 없이 보러 가면 이해도 안 되고, 욕설과 물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기분나빠하기 십상이다.

4 기타

연극 시작 전에 관계자가 객석을 돌면서 미리 허약체질이나 노약자, 여학생들은 정면 앞쪽 좌석에서 빼내서 뒤로 보내기도 한다.(…) 2017년 현재도 그러는지는 확인바람. 대신 그 자리 들어가는 사람은 정면 앞쪽 좌석을 받았으니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좋아하겠지만 현실은 마지막에 물 맞는 자리...

랩뮤지컬로도 나온 적 있다. 양동근 연출.[2]

이 연극은 의외로 재미 포인트가 많이 있다. 가장 많이 꼽는 포인트는 배우들이 말하는 뭔가 배배 꼬인 말들. 그 외에 욕하는 게 시원하다는 사람들도 많고, 물 맞는 게 기분 좋다는(...) 사람도 간혹 보인다. M이 의심된다

지금이야 줄어들었지만, 옛날에는 이 연극의 기행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빡친 사람이 매우 많았던 모양이다. 초연 때만 해도 관객들이 의자를 집어던지질 않나, 이후로도 공연 때마다 관객들이 욕설과 야유를 퍼붓거나 비난하는 등의 일이 자주 있었다.
  1. 따라서 극의 흐름은 배우들이 일방적으로 관객들에게 말과 행동 등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2. 양동근2005년 관객모독을 공연한 적이 있다. 아마 그 이후로 이 연극에 푹 빠졌던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