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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투수의 공의 위력. 이지만 구속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볼끝이 좋다'는 말은 투수의 구위가 좋다라는 말과 같다고 보면 된다. 수치로 판단하고자 한다면 가장 일반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은 헛스윙율이며, 추가적으로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을 참고하게 된다. WHIP는 구위뿐만 아니라 제구의 요소도 들어가 있으며, 볼넷허용률은 순수 제구의 문제.
2 상세
투수의 구위를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가지 있지만 이 글에서는 압도적인 구위가 가질 수 있는 이점, 즉 삼진을 많이 잡고 장타를 덜 맞게 만드는 요소에 대해 설명하겠다.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바로 '구속이 빠르다' 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탈삼진 통산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는 놀란 라이언은 불혹의 나이에도 150km 후반대의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의 교과서와 같은 존재였고 1경기 9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약쟁이, 빅유닛, 케리 우드 등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0에 달할정도의 파이어볼러였다. 일본프로야구나 한국프로야구도 크게 다르지 않아 삼진 기록을 가지고있는 투수들을 열거해 보면, 모든 투수들이 파이어볼러라는 공통점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구속은 항상 구위의 바로미터가 되어주지는 못하는데, 텍사스 레인저스의 다르빗슈 같은 경우,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150km를 넘나들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헛스윙을 유도하는 패스트볼이기도 했지만, 피장타율과 피OPS 로 봤을땐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1] 반면, 투심 패스트볼 구속이 140km 언저리에서 형성되는 어떤 교수님의 경우는, 많은 이닝을 소화했긴 하지만 3000K를 달성할 정도로 삼진을 많이 잡았고, 두산 베어스의 유희관은 130km 근처에서 형성되는 패스트볼 구속으로도 2015년 탈삼진 순위 15위에 들정도로 삼진을 꽤나 잡았으며, 이퓨스같은 특이한 구종을 제외하면 가장 느린 공인 너클볼을 구사하는 R.A. 디키는 심지어 NL 탈삼진왕 경력까지 있다! 이렇듯 구속으로 느껴지는 이미지와 삼진간의 관계에 괴리감이 생기는 이유는, 삼진을 잠기위해 던지는 투수의 멘탈게임 유도 및, 실제 던지는 공의 무브먼트 때문이다.
투수가 던진 구종은 그것이 어떤 구종이 되었던 간에 상하좌우전우 공기의 저항탓에 움직이기 마련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무브먼트라고 하는데, 투구의 전후 무브먼트는 당연히 구속'이므로 구속이 빠른 선수는 전후 무브먼트가 뛰어나서 타자가 타격 타이밍을 예측하기 어려운 반면, 미리 예측하고 치면 당연히 밋밋하게 들어오는 움직임이 없는 공보단 꿈틀대며 들어오는 움직임 많은 공이 타자들에겐 치기 어렵다. 따라서 구속이 느리더라도 좋은 무브먼트로 삼진을 먹고 장타를 억제하는 타입의 투수들도 있다. 대표적으론 위에서 언급한 어떤 교수님이 투심 패스트볼의 본좌로 뽑히며,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매우 느린축에 속하는 구속으로도 평균적인 탈삼진을 뽑아내고, 압도적인 땅볼 유도율을 보여줬다. 또한 단순히 패스트볼뿐만이 아니라 변화구들도 무브먼트가 굉장히 중요한다. 다르빗슈의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140km를 넘나드는 고속 슬라이더가 아닌, 130km대의 평범한(?)슬라이더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슬라이더로 불리는데, 워낙 훌륭한 디셉션을 가진 투수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슬라이더의 무브먼트가 환상적이어서 읽어도 치기 힘든 구종으로 불린다.
이렇듯 투수의 구위는 그 투수의 구속과, 투수가 던지는 공의 무브먼트에 따라 평가된다. 다만, 어느 한쪽만 뛰어나다고 해서 구위가 좋다고 평가받지는 못하다. 사실상 투수의 구위를 평가하는 잣대는 구속보단 무브먼트 쪽이지만, 무브먼트만으로는 어느정도의 한계가 있다. 상기에 언급한 그렉 매덕스, 유희관은 한번도 탈삼진 타이틀을 따지 못했고, 평균 이상의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보이진 못했다. NL 탈삼진 기록을 가져본 R.A. 디키 또한 너클볼의 무브먼트도 있지만, 고속 너클볼이라는 특이함이 그를 탈삼진 기록으로 이끈셈이다. 즉, 투수의 구위는 구속과 무브먼트가 어느정도의 균형을 이루어야 형성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헛스윙을 많이 이끌어낼 수 있으며(=피안타율이 낮으며 or 탈삼진률이 높으며), 맞더라도 장타로 연결될 확률은 적은(=피장타율이 낮은) 투수를 놓고 구위가 좋다고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