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기분 탓(한국어)
気のせい(きのせい)(일어)
You're just imagining it(영어)
일부에서 일본의 관용구라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확실하지 않다. 명사의 바로 뒤에 '~탓'이라는 용어가 붙는 것은 아무리 늦어도 1920년대 이후부터 널리 쓰이던 표현으로, 이 표현이 일본식 조어라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
국립국어원 역시 질의응답에서 '기분 탓'의 '-탓' 자체가 15세기 이후부터 쓰인 것이므로 해당 표현은 일본어의 잔재라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했다.
하지만 이 표현이 일본식 조어라는 주장이 근거가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본래 '~탓'이라는 표현은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원인으로 쓰거나 혹은 잘못된 것을 원망하거나 그에 대한 핑계나 구실로 쓰는 표현이다. 하지만, 실제 '기분 탓'이라는 말은 무언가를 착각했거나 확신이 없을 때, 자신의 기분이 안좋아서라는 변경을 하는 구실로 쓰인다. 즉 기존의 '내가 잘못봤나?' 나 '내가 착각했나봐.' 등등 상황에 따라 다른 표현으로 사용하던 말이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기분 탓'이다라는 말 하나로 합쳐진 셈이라는 것이다.
또한 과거의 자료를 보면 '-탓'이라는 용어는 오래 전부터 쓰여오긴 했으나 '기분 탓'이라는 표현이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약 60~70년대 이후이다. 즉 이에 따르면 '-탓'이라는 용어는 오래 전부터 쓰여온 우리 고유의 용어이나 현재 쓰이고 있는 '기분 탓'이라는 표현은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번역어투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정말로 'XXX의 기분/감정이 원인이다'라는 의미가 아닌, 착각/고정관념 등이 원인인 경우에 '기분 탓'이라고 말하는 어법 자체를 사용하지 않거나, 모르는 한국인들도 매우 많다. 기분과 의미가 같은 '감정'이라는 말로 바꾸어 '감정 탓'이라고 해보면 (정말로 기분 때문에 그렇다는 뜻이 아닐 때에) 매우 어색함을 알 수 있다.
각종 매체나 인터넷상에서는 반어적으로 많이 쓰이며 어찌보면 ~하면 지는 거다와 비슷한 용례. 말하고 싶은 바를 유머러스하게 강조하거나, 혹은 아예 대놓고 간접적인 스포일러 요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XXX가 OOO로 보이는 것은 기분 탓입니다
=(사전적 의미)XXX는 마치 OOO같지만, 아닙니다
=(실제 의미)강조하건대 XXX는 OOO입니다
픽션에서 등장인물이 무언가를 보거나 생각하고 '기분 탓이겠지'라며 넘어가면 99% 그 무언가에 의해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한다.
그런 것을 알아채고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는 경우도 있다.[1]
2 적용된 예시
개그 콘서트의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에서 안영미가 '기분 탓이겠죠'를 꾸준히 유행어로 밀었다.[2] 보통 안영미 자신의 특정부위 신체사이즈와 관련한 개그와 함께 쓰이기도 한다.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 빈약한 건 아니었다! 이후에는 나는 킬러다에서도 비서 송병철이 줄기차게 사용해댄다.
잠입 요소가 있는 액션 게임에서는 은근히 자주 보이는 대사 중 하나이다. 그 의도는 NPC가 플레이어에게 '나는 뭔가 미심쩍어서 여기로 왔었지만 아무런 눈에 보이는 문제를 찾을 수 없어서 기분 탓이라는 판단 아래 의심을 거두고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라고 알려주는 장치 정도(...).
엘더스크롤 시리즈와 폴아웃 시리즈(중 베데스다가 인수 후 만든 시리즈)들에서도 은신 상태에서 어떤 행위로 NPC의 경계심을 살만한 짓을 했다가 잘 숨어서 NPC의 경계 시스템이 해제되면 '바람 소리였나...'혹은 '또 쥐 때였나...' 같은 여러 대사를 날리며 제자리로 돌아가며 이 중에 '기분 탓이려니...'하는 대사도 있다. 그런데 가끔씩 머리에 화살(...)이나 옆에 동료가 죽어있는데도 이 말을 하기도 한다.
메탈기어 시리즈에서 적병이 수상한 대상을 얼핏 발견하고 ? 상태에서 다가왔다가 특별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할 때에도 이 대사를 시전한다. 이 때문에 모든 것을 기분 탓으로 돌려버리는 안일한 근무태도를 보여준다. 일본 원문 자체가 시리즈 대대로 気のせいか 이니... 게다가 친절하게 큰소리로 외쳐주고 돌아가는 고마운(?) 적병들이다. 수십번을 반복해도 늘 기분 탓으로 돌리며 침투를 용이하게 해주는 존재들이며 덕분에 무능한 병사들이란 소리를 듣는다.
세인츠 로우 4의 아샤 오데카 전용 미션은 전형적인 잠입 액션 게임의 클리셰들을 패러디한 미션인데 여기서 적들은 아예 대놓고 플레이어더러 들으라는 듯이 기분 탓이라며 넘긴다(...). 심지어 이 미션은 '반드시 조명부터 끄고 적을 죽여야 클리어'이며 적부터 죽이면 상황이 어쨌든 게임 오버(...).인데다가 작중 경비원 캐릭터가 대놓고 자기 직업에 대해 '정해진 루트맨 뺑이 치다 뭔가 수상한게 감지되어도 딱히 보이는게 없으면 기분탓이라며 넘기는게 내 직업'이라고 읊기도 한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2부 전투조류의 와무우도 이 대사를 시전했는데 상황이 좀 거시기하다. 요약하자면 와무우가 필살기 신사폭풍을 날려 주인공 죠셉 죠스타를 공격했는데, 공격받은 직후 죠셉은 땅바닥에 쓰러져 미동도 안해서 와무우는 죠셉이 죽은줄로 알고 지나친다. 그러나 실은 안죽었었고, 죠셉은 와무우 뒤에서 와무우가 안 볼때 몰래 슬금슬금 기어서 이동하다가, 뭔가 낌새를 챈 와무우가 뒤를 돌아보면 다시 죽은 척을 시전하고, 그런 죠셉을 본 와무우가 '기분 탓인가'라며 다시 시선을 돌리는 식. 이게 뭐가 거시기하냐고 묻는다면, 앞서 서술했듯 죠셉은 몰래 이동하고 있어 처음 쓰러진 위치와 나중 위치가 명백히 바뀌어 있음에도 와무우가 기분 탓이라며 넘겨버린 것이다(...). 심지어 한번 더 그랬다(...).
한편 3부 스타더스트 크루세이더즈에서 DIO가 주인공 쿠죠 죠타로를 무수한 나이프 투척으로 쓰러뜨려놓고 죠타로가 미동도 하지 않자 죽은 척을 하는지를 의심해 호흡과 심장박동을 체크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탐구하고는 아무 반응도 없자 '죠타로가 살아있다고 생각한건 기분 탓이였나...'하고 접근했다가 제대로 한 방 맞게 된다. 그 할아버지의 그 손자
사운드 호라이즌의 7번째 앨범 Märchen의 1번 트랙 '초저녁의 노래'와 5번 트랙 '생과 사를 가르는 경계의 낡은 우물'에 사용되었다. 초저녁의 노래에서는 메르헨이 "누군가에게 사랑 받았었다는 기분이 들었어."라고 하자 다른 공주들이 바로 "하지만 그건 기분 탓이야"라고(...) 대꾸한다. 생과 사를 가르는 경계의 낡은 우물에서는 우물에 빠져 익사한 소녀가 "나는 죽은 거야? 천국이야? 기분 탓(気のCeui[3])이야? 모르겠어." 라고 노래한다.
전자전대 메가레인저의 ED곡 제목이 '기분 탓일까(氣のせいかな)'이다.[4]
여담으로 이전에 이 항목의 모든 문장끝에 '기분 탓이다.'가 들어갔지만 가독성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이를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