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파일:Attachment/unesco-memoryoftheworld.gif
이름한글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영어Nebra Sky Disc
국가·위치독일
소장·관리작센안할트 주립선사박물관
등재유형기록유산
등재연도2013년
제작시기기원전 1600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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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독일에서 발견된 인류 최초의 천문반[1]으로 안티키테라 기계, 파에스토스 원반과 함께 공식적으로 진실임을 인정받은 실존 오파츠.

직경 30cm의 청동판에 으로 태양, 하지점과 동지점에서 태양이 질 때의 위치 차이, 그리고 별자리를 표현하였으며, 청동기 시대 유럽인들 천문학 지식과 관측 능력에 대한 증거로 여겨진다.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고고학 발견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2 무엇이 그토록 대단한가?

2.1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은 오파츠

오파츠 자체가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는 물건이라지만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그 정도가 훨씬 강하다. 이 물건이 발견된 중부유럽은 그당시 깡촌에 가까웠다. 안티키테라 기계[2]와 파에스토스 원반[3]은 그당시 문명이 상당히 발전한 곳에서 나타났다는 점과 차이가 난다.

단순비교를 해도 천문현상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것은 훨씬 디테일이 뒤떨어지게 도식적으로 나타낸 것을 쳐도 100년뒤 고대 이집트에서 나타난다. 이런 천문현상을 문자로 표현한 것을 보면 1000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4] .바꿔 말하면 당대 최고의 천문관측술을 가진 고대이집트에서도 100년 뒤에 겨우 태양이 신이 아니고 우리와 같은 현실에 있는 별이라고 초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나타났다는 얘기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에서는 천문현상을 아예 다 현실적으로 보고 태양, 달, 별자리 모두를 통합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좀 심하게 말하면 다른 문명권의 사람들이 하늘을 볼때 신이 해를 전차에 싣고 아침에 달려나가고 여신이 밤에 달을 띄운다고 정말 보고 있을때 요즘 사람처럼 해와 달과 별을 실체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글자도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당대 최고로 발전된 메소포타미아, 고대 그리스, 고대 이집트, 북유럽 거석문화권 문명의 천문관측술과 종교적 개념을 한꺼번에 표현하면서도 아예 차원이 다른 물건이 엉뚱하게 그당시 가장 발전이 뒤져보이는 기원전 1600년[5]중부유럽에 느닷없이 나타난 것.

2.2 오파츠의 재료부터 남다르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를 이루고 있는 구리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산맥에서 채취한 구리이며, 금은 영국 잉글랜드 콘월반도에서 나온 것이다.
청동기 시대 주석이 국제무역으로 유통되고 있었지만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당시 최고로 부를 축적하던 메소포타미아[6]나 이집트가 아닌 깡촌에 가까운 이미지[7]를 가진 중부유럽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2.3 당대 최고 문명들의 정수를 한곳에 담았다

2.3.1 이집트 태양신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가장 밑에 금으로 반월형(Sun ship)을 표시해 놓은 것은 이집트 태양신 신앙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추정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태양이 매일 뜨고 지는 것을 태양신 라가 매일아침 태양을 배에 싣고(Sun ship) 나타나 저녁에 사라지는 것이라고 이해했는데, 이 개념이 남부유럽도 아니고 중부 유럽에서 덜컥 보인다는 것.

2.3.2 동지와 하지

북유럽이나 영국의 스톤헨지같은 거석문화권에서는 동지와 하지 그러니까 태양이 가장 낮게 뜰때와 가장 높게 뜰때 태양이 지평선 어디에서 뜨고 지는지를 큰 건축물에서 알 수 있도록 표시를 해놓았다.[8]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이런 북유럽 거석문화권의 측정법을 받아들여 디스크 왼쪽과 오른쪽 양쪽에 하지와 동지에 해가 뜨고 지는 위치를 표현했다.

디스크 가장 양쪽에 금으로 표시한 부분(horizontal band)에서 중앙으로 선을 그어보면 이 부분의 각도가 82도가 된다. 이것은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를 만든 사람이 단순히 데이터를 베껴온게 아니라 측정법 자체를 들여와 자기가 있는 동네에서 직접 측정[9][10]했다는 뜻이 된다.

2.3.3 1년을 일정한 주기로 나눔

원반의 가장자리에 48개의 뚫린 구멍이 있는데 이것은 일년은 48주기로 나눈것으로 생각된다. 지금도 일년을 12개월. 1개월을 4주 정도로 생각하는 걸 보면...

2.3.4 태음태양력과 윤달

달이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다시 초승달로 이렇게 한주기가 돌아가는데 29.5일이 걸리게 되고 12개월이 돌아가게 되면 354일이 된다. 문제는 태양기준으로 1년은 365일하고 조금 더 된다는것. 일년에 대략 11일씩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3년이 지나면 약 1달[11]차이가 나게 된다. 따라서 각문화권은 농사가 중요한 생산방식이 되면서 이 차이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됐고 이것이 윤달의 개념이다.

농사가 발달한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그리스 문화권에서는 초승달이 뜨고 플레이아데스 성계가 저 위치에 있을때 윤달을 넣자고 약속[12]하게 된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에서 달에서 약간 왼쪽 위로 보면 7개 별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플레이데아스 성계로 추정된다. 이게 맞다면 농사가 한참 발달해서 필요해진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그리스의 사회적 약속과 윤달개념을 중부유럽까지 저 옛날 청동기시절 가지고 왔다는 것. 아니면 다른 문명권에서 상당한 삽질과 고생후에 천천히 생긴 규칙이 중부유럽에서는 그냥 바로 만들어졌든가.

2.3.5 별자리

3 이 유물의 의미

약간의 무리를 용인해 보면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의 의미는 엄청나다.
북유럽과 중부유럽,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그리스를 아우르는 지식 네트워크가 기원전 1600년 청동기 시대에 존재했다는 것. 단순히 지식 뿐만이 아니라 그 원반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도 그 네트워크를 따라 움직일 수가 있었다는 것.

그 지적, 물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를 만든 중부유럽의 어느 그룹은 단순히 데이터만 받아들인게 아니라 그 개념을 모두 흡수해 자신이 있는 곳에서 재측정을 하는 놀라운 지적소화력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의 태양신 숭배에서 나온 상징까지 덥썩 자신의 지식체계에 넣어버리는 타종교에 대한 적응력까지 보여줬다는 점. 당대 최고 문명권에서 체계적인 천문관측을 시작했거나, 어느정도 진행이 되었어도 신화의 눈으로 해석하고 있던 시절 혼자서 아예 차원이 다르게 현실적이고 통합적인 이해수준을 보여준다는 점. 왠지 이당시 중부유럽이 현인들과 은거기인이 칩거하고 있는 심산유곡처럼 보인다

더군다나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충분히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이 더더욱 상상의 나래를 자극하는데 이는 원판을 만든 집단이 지식을 독점하려는 권위있는 사제집단이라기 보다는 지식을 전파하려는 지식인집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천문학 정보를 독점한 사제집단[13][14]이라고 하면 이런 정보를 휴대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큼직한 신전 겸 천문대를 짓고서 자신들만 이해하고 암기하는 측정법으로 천문현상을 관측하고 사회구성원에게 결과만 하달해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지식독점 사제집단과 달리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를 만든 집단은 이 원판을 가지고 마을에서 마을로 다니면서 언제 씨를 뿌리고 추수를 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지식전파자[15]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늘날에도 배워서 남주냐라고 하는데 기원전 1600년경 청동기시절에 배워서 남한테 주는 국제적 지식인 집단

4 오파츠 수난사

1999년 보물사냥꾼 헨리 웨스트팔과 마리오 레너에 의해 발굴되었다. 이 둘은 이것을 함께 발굴된 다른 유물들과 함께 팔아치워 버렸고, 이를 2002년에 독일 정부에서 환수하였다. 보물사냥꾼이 이 오파츠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대학교수에게 물건을 팔려고 접근했고, 교수는 너무나 엄청난 물건이 나타났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한것. 이들이 호텔 바에서 교수를 만나 진품을 보여줄 때 교수의 신호를 받고 경찰이 덮쳐서 회수했다.[16]

처음에는 위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샀지만 정밀한 조사결과 2005년 기준 약 3600년전에 만들어진 진품으로 인정 받았다.
여담으로 처음 발견한 웨스트팔과 레너는 이것과 다른 유물들을 팔아버린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어 각각 6개월과 12개월 징역을 살았다. 안습[17]

더 많이 알고 싶은 사람은 영문 위키피디아에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영어에 자신있는 사람은 한번 들어가보자. 해당 항목
  1. 천문현상을 최초로 현실적으로 표현한 휴대용 천문반
  2. 기원전 150~100년경 기계공학과 천문학의 중심지인 로도스가 제작장소로 추정된다.
  3. 융성한 크레타문명의 미노스궁전 지하사원 저장소에서 발견되었다.
  4. 중부유럽기준으로 기원전 1600년경은 아예 선사시대다. 문자기록이 없다는 얘기 그러나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게 있는데 선사시대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글자가 없더라도 이미 나름대로의 (여러지식적인)개념이 있었고(이것은 짐승도 마찬가지),그 이후의 문자가 생기면서 그것을 말로서 언어로서 표현해내면서 지금의 개념을 말로 설명해내는것이다.
  5. 트로이전쟁이 400년뒤인 기원전 1200년경이며, 인류가 남미의 안데스 산맥에까지 도달하려면 무려 600년뒤인 기원전 1000년 무렵이다
  6. 이지역에서 청동기를 만들기 위해 브리튼에서 주석을 수입해왔다.
  7. 이당시 중부유럽의 유물을 보면 정말 우리가 가진 이미지와 그닥 다를게 없다. 가죽갑옷에 나무 방패, 간단한 창
  8. 이를테면 하지나 동지때 햇빛이 건축물의 특정문이나 창문으로 정확히 들어오는 형태로 설계를 해놓았다. 사제계급이 거석건축물에서 이런 걸 이용해서 부족민들에게 농사절기를 선포했을 가능성도 크다.
  9. 거석문화권은 중부유럽보다 더 북쪽이므로 북유럽의 데이터를 그냥 가져오면 각도가 90도에 더 근접하게 된다. 만일 남쪽유럽의 관측데이터를 가져오게되면 각도가 70도에 가까워지게 된다.
  10.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가 수입품이 아닌 중부유럽의 토속품이라는 뜻도 된다.
  11. 기껏 삼년에 한달 차이나는 거 그냥 참고살지라고 생각하면 큰일난다. 농사를 짓는 곳에서 씨를 일찍 뿌렸다가 한파가 밀어닥쳐서 싹 다 얼어죽으면 그 사회는 붕괴될 각오를 해야한다.
  12. 이 약속이 중요한게 잘못했다간 신관이나 권력자가 자기 멋대로 윤달을 선포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13. 예를 들어 태양력과 태음력이 차이가 난다는 것 자체는 사회구성원들도 다 알수 있다. 문제는 정확히 어느 정도로 차이가 나는지 그리고 그 차이를 누가 언제 윤달이라는 형태로 보충하는지가 종교와 권력이 뒤엉킨 정말 심각한 것이었다.
  14. 이 정보를 신관이나 권력자가 독점하고 살짝 비틀어버리면 하늘의 뜻을 알고 받들 수 있는 신성한 존재로 자신을 내세울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스톤헨지 같은 거석건축물의 역할을 천문을 관측하고 이것을 신의 뜻으로 해석하면서 신관의 권위를 높이는 쇼를 하는 큼직한 스테이지로 보는 시각도 있다.
  15. 앞서 말한 윤달에 관련된 질문을 받는다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그건 그냥 농사절기를 정확히 맞추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예요. 대단 할 거 없습니다.' 이렇게 얘기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
  16. 교수는 보물 사냥꾼이 권총같은 걸로 무장을 했을지도 모르는데다가, 도와주기로 한 경찰은 호텔 바에 한명도 보이지 않고 일반 손님만 있어보여 엄청 겁먹었다고 한다. 정작 진품이 맞으니 잡으라고 신호를 보내자 호텔 바에 있던 사람들 전체가 도굴꾼에게 달려 들었다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보물사냥꾼과 교수를 빼곤 모두 사복경찰이었던 거다...
  17. 사실 이것도 원래 4개월과 10개월이었는데 항소해서 형량이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