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게임

노게임(No game)

1 정의

한국 프로야구의 경우, 양 팀이 5회 공격을 끝내지 않았을 때 날씨가 나빠지거나(대개 비가 내리는 경우) 기타 다른 이유로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구심(球審)은 노게임을 선언할 수 있다. 노게임이 선언될 경우 그날 경기의 모든 기록은 없었던 것이 되어 모두 삭제되고(심지어 홈런을 쳤어도 무효 처리 되어 기록에 남지 않는다), 그날 일정은 페넌트레이스 정식 일정이 끝난 다음으로 연기된다. 단, 5회 초 종료 시 홈팀이 리드하고 있다면 5회 말 공격을 완료하지 않아도 정식경기가 되며, 조명 설비 등의 이상이 있거나 법률에 의해 조명을 사용하지 못해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닝과 관계 없이 일시정지게임을 선언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노게임 선언은 우천, 즉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경우다. 우천으로 인한 노게임의 예를 들어 보자면, 경기 도중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도저히 경기를 속개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심판은 우천 중단을 선언하고 일정 시간 기다리게 된다. 그 동안 기상 상태가 나아져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생각되면 경기를 속개시키고, 30분이 지나도 기상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되면 심판은 그날 경기의 상황에 따라 노게임, 콜드게임, 서스펜디드 게임 중 하나를 선언한다.

다만 노게임 요건이 되지만 초반에 점수 차이가 너무 벌어졌을 경우에는 심판은 어지간해서는 우천 중단이나 노게임을 선언하지 않는다. 덕분에 비가 퍼붓는 와중에도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과 우천 중단, 나아가 노게임을 요구하는 지고 있는 팀 관중들을 가끔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노게임이 선언되면 웬만하면 다음 날 바로 더블헤더로 진행한다. 162경기나 치러야하고 이동거리가 워낙 멀다보니 일정을 빡빡하게 치러야 하는지라 차후로 일정을 미루기 힘들기 때문이다.

2 예시

롯데가 원정 팀(초), LG가 홈 팀(말)인 경기를 가정해서 설명해 보면,

이닝점수상황선언결과
롯데LG
4회말 직후22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노게임
5회초22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노게임
5회초 직후22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콜드게임무승부
5회말42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노게임
5회말24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콜드게임LG 승
5회초 직후425회말 LG 공격에서 2득점콜드게임무승부
5회말44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5회초 직후425회말 LG 공격에서 3득점콜드게임LG 승
5회말45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5회말 직후246회초 롯데 공격에서 2득점서스펜디드 게임
6회초44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5회말 직후246회초 롯데 공격에서 3득점서스펜디드 게임
6회초54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잠깐 이런 경기에 스코어가 너무 평범한데?
어쩐지 롯데 승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건 기분 탓이다.

노게임을 판단하는 간단한 방법은 지고 있는 팀이 5회 공격을 마쳤느냐 여부이다. 따라서 원정팀이 지고 있는 경우에는 5회초 공격이 끝나지 않았을 때, 홈팀이 지고 있는 경우에는 5회말 공격이 끝나지 않았을 때 우천중단으로 30분 이상 경과하면 노게임 요건이 성립된다. 만약 비기고 있을 경우라면 5회초 공격이 끝나지 않았을 때 노게임 요건이 성립된다.

허나 5회말에 홈팀이 동점을 만들면 무승부, 홈팀이 역전을 한 뒤 우천중단으로 30분 이상 경과하면 홈팀의 승리가 되기 때문에 홈팀이 약간은 유리한 셈.

3 사연들

여름철에 장마가 있고 태풍이 올라오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이 기간에 경기가 열릴 경우 우천 취소가 되거나 노게임, 혹은 강우 콜드가 되는 상황이 왕왕 벌어진다. 따라서 야구 관계자들(특히 이 분)은 하루바삐 돔구장을 지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 등이 있어 건립은 지지부진하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야구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초반에 지고 있다면 기우제라도 지내서라도 노게임을 만들고 싶어하고,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초반에 크게 앞서고 있고 비 예보가 있다면 어떻게든 빨리 경기를 진행시켜 노게임을 피하기를 원한다. 이 경우 이기고 있는 팀 선수들이 포풍 삼구삼진, 초구 뜬공 등으로 순식간에 아웃되어도, 야구 중계 게시판에서는 오히려 잘한다며 박수 쳐주고 환호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실제로 604 대첩에서 이런 경우가 일어났다.

지고 있는 팀의 예로는 2012년 7월 18일 한화 대 삼성 경기가 있는데, 이 날 홈팀 한화에서는 팀의 에이스인 류현진 선수가 등판했으나, 제구력이 좋지 않았는지 삼성 타자들이 잘 쳤는지는 모르겠으나, 1이닝에 무려 6실점을 하는 난조를 보였다. 이후 2회말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관중석에서는 우산을 펼쳐 들며 환호하는 등 노게임 선언을 기대했다고 한다. 노게임이 선언되면 그 경기의 모든 기록이 날아가기 때문.그러나 경기는 속개되었고, 9회까지 진행되어 11:1로 삼성의 승리로 기록되었다.#

노게임이 선언되면 해당 경기의 모든 기록이 날아가는데, 홈런도 예외가 아니다. 개인 기록이 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야구판에서 홈런이 날아간다는 건 꽤 뼈아픈지라, 홈런을 쳤는데 왜 경기를 안하냐고 한탄하는 김첨지와, 잘 던지고 있는데 왜 경기를 안하냐고 한탄하는 류모씨가 그 애환을 담아 찍은 CF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촬영은 잠실 야구장에서 했다는데, 그 표정들이 왠지 연기같지가 않다(...). 김현수같은 경우는 실제로 2009년 플레이오프 5차전 SK 와이번스 전에서 2회 홈런을 쳤는데 비가와서 노게임 처리가 된 적이 있기 때문에 남의 일이 아니었다.

왕뚜껑 CF 김현수편
왕뚜껑 CF 류현진편

특히 노게임 선언으로 홈런이 날아가게 생긴 선수의 경우 우천 중단 시간 동안 카메라가 집중적으로 잡아 주는데, 대개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알고보면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는 듯. 덕아웃에서 앉아 있는 그 선수를 다른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다독이면서 위로해 주는 장면이 자주 잡힌다.

2010년 프로야구 시즌에서 삼성의 조동찬 선수는 한 시즌에 2번이나 홈런 기록을 비에 쓸려 보냈었는데, 8월 10일에 두 번째로 홈런 기록을 비에 쓸려 보냈을 때에는 김재걸 코치가 조동찬 선수에게 홈런볼을 주며 위로했었다고(...) 아 물론 1번 항목 홈런볼이 아니라 2번 항목 홈런볼.#


2009년 6월 9일, 기아와 넥센의 목동 경기에서는 넥센이 당시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던 아킬리노 로페즈에게 한이닝 4홈런을 터트리는 진기록을 남길 뻔 했으나 비로 인해 노게임이 되며 없던 일이 되었다.(...) 고척 스카이돔이 진작에 있었더라면 넥센 홈이라 노게임이고 우천취소고 없었을텐데

단, 노게임이 되어도 선수 또는 감독퇴장 기록은 거의 99.9%는 남는다. 일종의 예로 2014년 8월 NC vs SK의 인천경기에서 찰리가 김준희 구심에게 항의하다 육두문자를 날린 뒤 퇴장당한 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