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화에 실려있는 동화. 에로스와 프쉬케 이야기에서부터 미녀와 야수 등으로 이어지는 사랑하는 남자를 구하기 위해 온갖 시련을 겪는 여성이라는 클리셰가 등장하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여러 버전이 있다. 사실 프쉬케 이야기, 미녀와 야수 이야기에서 몇몇 소재만 바꾼 듯한 흡사한 이야기. 동화 중에서 여러가지 인상적인 마법의 아이템이나 설정들이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설정들을 보면 무슨 근현대 판타지물 수준.
세 딸을 둔 남자가 여행을 떠나면서, 딸들에게 갖고 싶은 것을 말하라 했다. 큰 딸은 다이아몬드를, 작은 딸은 진주를 원했는데 셋째 딸은 노래하고 뛰노는 종달새를 부탁했다. 남자는 보석은 구할 수 있었지만 노래하고 뛰노는 종달새는 찾지 못했다. 그러고 돌아오는 길에 남자는 나무 꼭대기에 종달새를 발견하고, 시종에게 잡아오라고 시킨다. 그런데 갑자기 사자가 나타나서 자기 종달새를 훔치려 한 죄로 죽이겠다고 한다. 목숨을 구해달라고 부탁하자 사자는 남자가 집에 돌아가서 그를 맞으러 나오는 첫 번째 것을 대려오라고 한다. 남자는 막내딸이 나올까봐 걱정하지만, 시종의 설득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역시나 막내딸이 나왔고 남자가 자기가 한 약속을 이야기하자, 딸은 아버지를 위로하고 다음 날 사자의 성으로 간다. 성 안에는 여러 마리 사자들이 맞이하였고, 사자들은 밤이 되자 사람으로 변했다. 딸은 종달새의 주인인 남자와 결혼하여, 낮에는 잠자고 밤에는 깨어나는 생활을 보내게 되었다.
어느 날 밤 남편은 막내딸에게 큰언니가 결혼한다고 하니까 가보라고 한다. 막내딸은 사자 시종들을 데리고 결혼식에 참가하고, 가족들은 잘 지내는 것을 보고 기뻐한다. 돌아오고 나서 이번에는 작은언니가 결혼하는데, 꼭 남편을 데리고 오라고 한다. 사자 남편은 만일 자신에게 촛불 불빛이 조금이라도 닿는다면 자신은 7년동안 흰 비둘기로 변해야 한다고 주의하라고 말한다. 막내딸은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을 짓지만, 문이 아직 잘 마르지 않은 갓 자른 나무로 만들어져서 휘어 틈이 생겼다. 언니의 결혼식 중에 촛불이 새어들어오는 바람에, 사자 남편은 비둘기가 된다. 남편은 아내의 일곱 걸음마다 깃털 하나와 피 한 방울을 땅에 떨어트릴테니 그걸 보고 자기를 찾아오라고 한다.
그렇게 7년을 따라다니다가 아내는 남편의 흔적을 잃어버린다. 아내가 태양을 찾아가 흰 비둘기를 보지 못했느냐고 물어보자, 태양은 모르겠다고 하고 그 대신 바구니 하나를 준다. 달에게 묻자, 달도 모르겠다고 하면서 알 하나를 준다. 바람들에게 물아보자 남쪽 바람이 비둘기가 다시 사자가 되어, 홍해에서 마법에 걸려 용으로 변한 공주와 싸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알려준다. 또 남쪽 바람은 사자와 용을 특별한 갈대잎으로 때리면 사자가 이기고 둘 다 마법에서 풀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리핀을 타고 도망쳐야 하는데, 바다를 건널 때에 그리핀이 지치면 호두나무를 심는 마법의 호두를 던져 거기에서 쉬고 가라고 알려준다.
막내딸은 남쪽 바람이 알려준 대로 싸움을 멈추지만, 용도 마법이 풀려 공주로 변하자 사자였던 남편을 데리고 자기가 그리핀을 타고 도망가버린다. 막내딸은 또 먼 길을 쫓아가 한 성에 닿았는데, 성의 주인인 공주가 남편과 곧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막내딸은 태양에게서 받은 바구니를 열었고 그 안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드레스가 있었고 막내딸은 그걸 공주에게 보여준다. 공주는 드레스를 무척 탐냈고, 막내딸은 하룻밤을 신랑의 침실에서 보내게 해 준다면 드레스를 주겠다고 한다. 공주는 그렇게 하고, 대신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다. 그래서 막내딸이 밤새 남편에게 호소해도 일어나지 않았고, 남편은 바람소리인 줄 알았다.
다음 날, 막내딸은 달에게 받은 알을 깼다. 그 안에서는 닭과 열두 마리 황금 병아리들이 있었다. 공주는 이를 탐냈고 똑같은 거래를 하기로 했다. 공주는 또 수면제를 먹이려고 했지만, 남편은 시종에게 지난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묻고 시종은 사실대로 고백한다. 그래서 남편은 수면제를 마시지 않았고 막내딸을 만난다. 둘은 그리핀을 타고 도망쳐서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