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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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스피어(Noosphere)는 소련의 광물학자/생물지구화학자인 블라디미르 베르나드스키와, 프랑스 철학자이자 예수회 수도사인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댕이 제창한 "인간의 생각으로 이루어진 세계", 즉 인지권(人智圈)를 가리키는 관념이다. 마음을 뜻하는 그리스어 nous와, 계, 권역을 뜻하는 sphaira를 합친 단어다.

베르나드스키는 지구의 발전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누었다. 무생물인 지구 지질을 가리키는 지오스피어(geosphere), 생물계를 뜻하는 바이오스피어(biosphere), 그리고 사고의 관념계인 누스피어가 이어진다. 베르나드스키는 누스피어를 핵 기술의 발전의 끝에 도달해, 원소를 직접 가공해 사물을 창조해내는 단계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했다. 누스피어를 사이버 스페이스를 예견한 것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베르나드스키는 누스피어를 훨씬 물리적 개념으로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베르나드키에게서 누스피어라는 관념을 전해들은 샤르댕은 누스피어를 순수하게 인간 사고 관념의 계로 묘사했다.(1922년) 샤르댕은 우주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점점 복잡해져간다고 보았고, 물질계의 복잡함에 극단에 도달하면 인간 사회는 인간 관계(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복잡함을 더해가게 된다. 사이버 스페이스 개념에 가깝게 주장한 것은 샤르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누스피어가 복잡함의 극단에 도달해서 인류 사고의 통합을 통해 더이상 복잡해질 수 없는 극단의 단계, 오메가 포인트에 도달하며, 이 시점에서 문명과 역사는 더이상 복잡해질 수 없으므로 종말 또는 완성을 맞이하리라는 개념이다.

샤르댕의 누스피어 개념을 프랭크 티플러, 프리만 다이슨 등이 이어받아, 발전의 끝에 도달한 지성체의 후손이나 기계가 마침내 신과 같은 단일체(티플러는 이를 전지전능한 코스믹 컴퓨터로 표현)로 융합하며 기존의 모든 가상 우주 더 나아가 모든 다중우주들까지의 관념을 부활시켜 우주적 불멸성을 획득하여 우주를 완성시킨다는 비전을 주장했다.

다시 말해 SF계에서 흔히 회자되는 인류의 정신적 통합이라는 테마의 원류. 나아가 누스피어나 오메가 포인트의 개념을 차용한 것이 아이작 아시모프최후의 질문이나 아서 클라크유년기의 끝 같은 명작이다.

스토커 섀도우 오브 체르노빌의 배경 이유. 과학자들이 누스피어를 조작해 인간에게서 공격성과 탐욕을 제거하려는 실험을 하다 뭔가 잘못 돼서 ZONE이 발생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인류보완계획은 누스피어의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다.

로그 호라이즌은 열두 번째 확장팩인 〈누스피어의 개간〉이 패치되는 순간 게임에 접속해 있던 플레이어들이 엘더테일의 세계로 빨려들어간다. 아무래도 게임 엘더테일을 통해 누스피어를 건드려 관념계(비현실인 게임)에 도달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