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정신적 통합

1 개요

SF/판타지 작품에서 나오는 악당들의 최종목표 혹은 주인공의 최종목표들 중 하나. 어떻게 볼것인가에 따라 묘사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시작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면 서구의 SF작가들, 특히 아서 C. 클라크가 1953년에 발표한 《유년기의 끝》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아시모프와 클라크가 차용한 이 개념은 베르나드스키와 샤르댕이 구체화시킨 누스피어와 오메가 포인트 개념에서 이어진 것이다.

사실 고전 SF소설에서는 "악당들의 최종목표"라기보다는 그저 "인간이 발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도달하는 단계"에 가깝게 묘사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물론 이런 상황을 디스토피아로 묘사하는 작품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작품도 적지 않다.

물론 그것은 히어로/악당의 이원론적인 구조를 중시하는 모험소설과는 달리 과학기술적 발상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묘사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SF소설의 성향 탓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전 인류의 정신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개념적인 원리는 동일하지만 세부적으로 분류한다면 꽤 많은 바리에이션이 있다. 정신이 하나로 통합되고, 육체적으로는 변질되어 사실상 인류 이외의 존재로 변하는 경우도 있고 인류 개개인의 틀을 유지한 상황 역시 심심치 않게 찾을수 있다.

후술된 긍정적 서술/부정적 서술의 차이도 결국 이러한 디테일의 차이라 할 수 있는데, 인류가 어떠한 억압이나 인간성 상실 없이 정신적 소통, 통합을 이룬다면 전쟁도, 갈등도 없으면서도 인간으로서의 행복도 소실되지 않은 이상향이 펼쳐질 것이다. 문제는 하이브 마인드 같은 걸 도입하거나, 원치 않은 사람들을 형식적으로, 억지로 굴복시켜서 통합시키려 드는 경우인데, 이렇게 되는 건 딱 디스토피아다(...).

3 문화매체에서 나타나는 정신적 통합

애니메이션일본 오타쿠 문화에 있어서 시초는 실질적으로 《기동전사 건담》의 뉴타입이며 90년대 들어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대 흥행과 작중에 나타난 인류보완계획의 영향을 받아 이런 주제를 내세우는 작품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 두 작품 내에서 설명한 "정신적 통합"의 의미는 후대 작품들에 거의 그대로 계승되었고, 건담의 긍정과 에반게리온의 부정은 단순히 악인의 (타파해야 할) 최종목표로서 부정하는 시각과 인류의 정신적 진화라고 긍정하는 부류로 나누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할수 있다.

이후 주로 라이트 노벨을 통해 세카이계라 불리는 장르가 유행하면서, 세카이계의 주요한 요소로 인류의 정신적 통합이 다뤄지는 예도 많아졌다.

3.1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

보통은 건담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수 있는 조류로서 건담의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뉴타입이라는 개념을 통해 온건한 의미의 정신적 통합을 내세우고 이 상태를 인류의 발전이 이루어 질수 있는 이상향으로 긍정했다고도 볼 수 있다. 보통 일본 서브켤쳐 중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에선 이러한 건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듯하며, 서구의 경우에도 고전 SF의 영향을 받은 경우에는 인류의 자연적인 발전으로 파악하는 경우가 있는듯하다.

이 경우엔 완전히 인류의 정신을 하나로 한다기 보단 상호간 소통을 위해서 정신적인 발달을 이룩하려는 사상일 경우가 많다. 굳이 이런 경우가 아니래도 긍정적으로 보는 작품군에선 인간 개개의 자아 유지는 대부분의 경우 필수요소로 남게 된다. 실제로 본 항목에서는 인류의 정신적인 통합을 인류의 정신적 성숙과 진화와 같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케이스도 존재하는데 이 경우는 정신적인 통합뿐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고 인류 자체의 성숙이나 진보를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서 이해되기도 한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개념 자체는 상호간 소통의 확대에 가까우며 완전한 의미의 정신적인 통합이라기 보단 인간이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을 타파하자는 개념에 가깝다고 볼수 있을것이다.

또한 전쟁이나 자연재해와는 거리가 먼 안전한 문명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거대한 문제보다 개인적인 갈등이나 고독이 더 공감가는 소재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이 소재는 개인주의화된 사회의 반영이며, 실제로 이 목표가 제시되는 애니메이션/게임에서는 사람 간의 불완전한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하는 상처를 에피소드화하는 경우가 많다.

인류는 아니지만 다른 종족에서 이러한 예시를 볼 수 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프로토스. 인류는 아니지만 '칼라' 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기억의 공유, 정신적 결속 등이 이루어지고 종족 최고 황금기까지 누리게 되었다. 긍정적인 면의 아주 좋은 예.

3.2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

일반적으로 에반게리온인류보완계획으로 대표되는 세계멸망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서구나 동양권이나 요즘에는 이런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서술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악당들의 주 레퍼토리로 소비되는 경향이 짙다.

예를 들어 '군사적 침략'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물론 이것은 대단히 현실적인 악행이며 나치같은 역사적인 실례도 있다. 하지만 그 지나친 현실감 때문에 악당에게 공감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으며, 이런 목적을 가진 악역은 평면적인 캐릭터가 되기 쉽다. 세계정복을 시도한다는 것 그 자체로,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위협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목표는 악역을 통해 작품의 주제의식을 드러내기에는 부적합한 면이 있다. 그리고 세계멸망은 일반인에게 호소력을 가지기 힘들며 따라서 광인형 악당의 공감할 수 없는 목표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실현가능성에 있어서는 세계정복이나 세계멸망보다 훨씬 낮아서 오히려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을지언정 "인류의 정신적 통합"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 긍정적일 수 있으며 따라서 세계정복, 세계멸망 등의 목표보다 더 호소력을 가진다. 덕분에 악당에게 입체적인 성격을 부여하기에 좋은 셈이다.

이런 목적을 내세우는 최종보스는 보통 위선스러운 성격을 하고 있거나, 신세계의 신이 되려는 등 자의식이 강한 경우가 많다. 사실 이런 것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타인을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밀어붙이는 독선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인류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신적으로 통합이 필요하다니 뭐니 하지만, 실상 개성을 말살하는 궁극적인 세뇌인 경우도 상당하다. 보통은 "그런 것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는 주장을 내세운 주인공의 힘에 의해 파훼되는 것이 보통. 일본 서브컬쳐계에서 90년대 에반게리온 이후의 이 주제가 내세워진다면 대부분은 이런 형태로 가는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역사에서 이와 비슷한 경우가 존재하는데 고대 인도의 한 국왕은 여러 종교들에 의해 찢어진 인도를 보면서 가슴이 아파서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 그 종교만 믿도록 강요한 적이 있다고 한다. 물론 현실은 시궁창.

더불어 하이브 마인드로 통칭되는, '명백하게 인간이 아닌 존재로 흡수 통합'되는 개념도 종종 등장한다. 본 항목과는 친척뻘 되는 개념으로 사실 본 항목에서 말하는 것이 극단적으로 나아간 결과에 해당하는 경우에 가깝다. 하이브 마인드 계통은 그 특성상 이질감과 거부감을 주기 때문에 '일말의 긍정성'조차 부여하지 않는 경향이 짙다. 작중 이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인간은 십중팔구 매드 사이언티스트 정도로 나오는 편.

또는 기동전사 V건담엔젤하이로용자경찰 제이데커의 하이자스 성인, 스토커 시리즈의 C-Consciousness 처럼 감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소거함으로써 다툼이 없는 세상을 만들려는 것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4 이런 것이 나오는 작품(가나다순)

<>에 들어간 것을 이를 실행하려는 인물.

4.1 긍정도 부정도 아닌 객관적 사변으로서의 모습

  • 최후의 질문 -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
  • 유년기의 끝 - SF작품에 있어서 시초격.[1]
  •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 게임 자체는 이런 주제를 따지진 않고 말 그대로 상대의 완전 전멸을 노리지만, 암과 코어의 전쟁이 시작된 계기가 된 것이 우주 정부 코어가 '획일화'라는 이름으로 대형 컴퓨터 안에 모든 인간의 의식을 옮기려 했기 때문이다. 암은 거기에 반발한 반군 세력. 그래서 병력들도 코어는 병사의 의식이 들어간 칩이, 암은 클론 병사가 조종해서 싸운다는 설정이다. 때문에 적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특수무기의 설정도 과학적으로 보면 오류가 있긴 하지만 코어는 중성자, 암은 EMP을 사용한다.
  • 기동전사 V건담 - 엔젤하이로<마리아 피어 아모니아>, <폰세 카카치> 마리아는 단순이 인류의 투쟁심을 없애고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요소로 쓰려고 했지만 카가치는 이를 전투병기로서 적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려 했다. 다만 이 경우는 인간이 가진 감정 상태의 인위적 조절을 뜻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정신적 통합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데다가 작중에 이것이 쏜 웜 바이브레이션에 조사된 작중인물들에게 긍정적으로 반응이 나온 사례까지 있기에 애매하다, 어찌보면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변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묘사일런지도 모른다.

4.2 긍정적으로 보는 작품

4.3 부정적으로 보는 작품

4.4 번외 : 인류의 육체적 통합

아주 가끔 인류의 정신적 통합이 아닌 육체적 통합(...)을 보여주는 창작물도 있다. 뭔가 이상한 경우만 있다면 착각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인간을 정의하는 것은 인간의 팔다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격을 가진 자아라는 점에서 위의 항목보다 더욱 병맛이 터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 슈퍼제일 - 닥터. Mayhem Donor 에피소드에서 쌍둥이의 장난에 의해 만들어진 고기 괴물을 이용해 인류를 육체적으로 통합하려고 한다(...) 그러나 고기 괴물 내부의 장기들은 정신적으로 통합하지 못했고, 결국 제라드의 이간질로 인해 내분이 벌어져 괴물이 산산조각났다.
  • 인간지네 - 의사. 이 쪽도 인간의 육체적 통합(?)을 추구한 케이스
  • 신세기 에반게리온 시리즈 - 인류보완계획. 인류보안계획 자체가 데드 스페이스의 유니톨로지, 네크로모프와 같은 맥락으로 셰계멸망을 원하는 몇몇 인간들의 독선과 독단이다. 대표적으로 "죽음이 평등하다."라는 제레의 사이비 종교 다운 궤변이 대표적이다.
  1. 다만 유년기의 끝이 출간 이후 서브컬쳐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나 지성을 지닌 객체들의 정신적 통합을 최초로 다룬 것은 1937년에 출간된 올라프 스테플든의 소설 "스타메이커"이다. 이 소설에서는 여러 행성들의 존재들과 정신 통합을 반복하여 전우주적 공동체로 발전한다.
  2. 일단 보자..
  3. 인류의 통합으로 외계인과의 전쟁이 끝나게 된다.
  4. 파운데이션의 끝에서 주인공이 바람직한 인류의 미래로 정신을 공유하는 집단인 가이아/갤럭시아의 손을 들어주고, 파운데이션과 지구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신한다.
  5. 마지막에 정신을 하나로 모아 종족의 존망을 걸고 스타크래프트를 한다. 그리고 인간이 승리하자 끝까지 운명을 같이 한다...
  6. 건담 X가 우주세기적 뉴타입을 부정한것으로 평가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상 이 작품의 뉴타입은 감독이 자기 나름대로 평가한 뉴타입에 가깝다.
  7. 인류를 하나로 합친다는 탈을 쓴 세계정복으로 묘사되었다. 25화의 발언에서는 '이것이 인류 진화의 궁극적 형태'라는 것이 있긴 했지만, 그 외 묘사에서는 거의 전자와 같이 묘사.
  8. 이쪽은 모든 인간의 마음을 없애 버리기 위해 신의 힘을 빌렸다.
  9. 독선사 쪽은 다른 의도로 인해 주도자라기 보다는 대영도서관과 협력관계에 가깝다. 그래도 목적은 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