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펄 벅의 소설이다, 원제는 The Good Earth, <좋은 토지>.
1931년에 발표했는데, 선교사 출신의 여성이 쓴 소설이라 출판사들이 거절했다가 정작 책이 나오면서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리고 1938년에는 미국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까지 받았다.
중국의 왕룽이라는 한 농부의 삶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독특한 이력 덕분에 중국인들의 생활상과 습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인공의 흙과 땅에 대한 집착과 사랑은 우리 농민들의 정서와도 닮아 있어 더욱 애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거칠고 가난하지만 흙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중국 농민들의 삶이 강인한 생명력으로 다가와 건강한 자극이 되어 준다.
작가인 펄 벅은 선교사였으나,기독교를 중국과 아시아에게 강요하고 기독교를 우월하게 보며 비기독교인을 얕봐서는 안된다며 제국주의적인 면을 무척이나 비난한 개념적인 위인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미국 개신교회들은 그녀를 엄청 비난했다. 더불어 이 대지라든지 북경에서 온 편지라든지 그녀의 소설을 보면 아시아에 대하여 굉장히 고증이나 여러 모로 꼼꼼하게 조사하고 쓴 점을 볼 수 있다.
한국어판으로 여러 판으로 나왔는데 故 장왕록[1]이 번역판 버전에서부터 작가이기도 한 안정효도 번역했다. 다만 안정효 번역판은 왕룽이 약탈당하던 부잣집에 들어갔다가 미처 달아나지못한 그 집 사람이 살려달라고 애원할때 "그럼, 돈을 내놓아요!"라는 번역을 해버린 게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왕룽이 착실하여 남을 협박하는 짓을 서툴렀다고 볼 수도 있기에 번역에 큰문제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다른 번역판에서는 당연히 그럼 어서 돈을 내놔! 최대한 난폭하게 말했다고 나온다...뭐 그 다음 안정효 번역판도 썩 꺼져, 죽여버리기전에! 라는 말로 번역을 비슷하게 했지만).
<아들들>, <흩어진 집안> 2편의 후속작이 있다.
2 줄거리
1부 본편에 비하면 2,3부는 인지도가 별로 없다. 세계문학전집류의 대작 시리즈로 나올 때는 1~3부를 함께 묶어서 내놓는 경우가 많지만, 아동용이나 청소년용 축약본의 경우는 1부만 약간 요약해서 찍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합본을 접한 사람의 경우는 대부분 아들들과 분열된 일가 역시 함께 읽었다. 연속성이 워낙 높은 작품이라 별개의 작품이라는 느낌은 거의 안 난다.
2.1 1부
가난하게 살지만, 성실한 농부인 주인공 왕룽은 성 안의 황씨 댁 계집종인 오란을 아내로 맞이한다. 오란은 외모는 보잘것없지만[2] 알뜰하고 강직한, 전형적인 농부의 아내 감이었다. 선천적으로 부지런한 농부인 왕룽과 오란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생활에 점점 여유가 생기자 황씨 댁 전답을 사들이기도 한다. 그들 사이에 네 번째 아이가 태어날 무렵,[3] 큰 가뭄이 들어 무서운 굶주림이 시작되자 왕룽 일가는 오란의 의견에 따라 남방으로 떠나게 된다.
끼니를 잇기도 어려운 남방 생활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만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연명하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고, 그러던 중 주변 빈민들이 들고 일어나 부잣집을 습격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왕룽과 오란은 군중들 틈에 끼어 부잣집에 들어갔다가 뜻밖에도 많은 금화와 보석을 손에 넣게 되고[4], 고향으로 돌아와 황씨 댁의 땅을 모두 사들여 큰 부자가 된다.[5] 그러나 왕룽은 재산을 불리고 땅을 많이 구입해 소작인들을 부리면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성내 다방의 렌화라는 기생을 첩으로 맞아들이는 등 농사일에서 점점 멀어져간다. 렌화는 왕룽의 둘째 아내로 시집오면서 몸종 겸 식모인 토츄엔도 데려왔다. 오란이 예전부터 알았는데, 황대갓집에서 종으로 있던 시절 토츄엔이 황대감의 몸종임을 빌미로 부엌일에 참관하며 오란에게 횡포를 부렸다는 것!(왕룽 서방님, 토첸에게 무슨 수작을 부렸나요?) 첫째 아내 오란은 남편이 예쁘고 젊은 첩을 맞이한 사실을 알고 가슴앓이하며 나날을 보냈고, 극도로 쇠약해진 오란이 끝내 고생스러웠던 한평생을 마치자, 그제야 왕룽과 자식들은 오란이 이 집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던가를 깨닫는다.
왕룽은 여러 아들의 제안에 따라 황씨 댁 저택으로 집을 옮기고, 넓은 저택에서 지난날을 회상하며 고독 속에서 지내다가 결국은 젊고 어여쁜 계집종 이화를 첩으로 삼고 외로움을 달랜다. 이화는 왕룽의 둘째 아내 렌화의 시중드는 종이었고, 흉년에 아버지가 20냥에 왕룽에게 팔았으며, 난봉꾼인 왕룽의 사촌아우에게 희롱당할 위기를 맞은 것을 구하여 왕룽 곁에 잠시 두었다가..사실 이화는 왕룽에게는 첩이라기 보다는 양딸같은 존재이다. 이화 역시 아버지한테처럼 왕룽에게 매달렸다.[6] 그의 큰 아들은 그의 뒤를 이어 대지주가 되고, 둘째 아들은 거대한 상인이 되며, 막내아들은 집을 뛰쳐나가[7] 군인이 된다. 어느 날, 훌륭한 관을 준비해놓고 죽을 날을 기다리던 왕룽은 그의 두 아들이 토지를 팔 것을 의논하고 있는 것을 듣고 크게 노한다. 그러나 두 아들은 비웃음만 흘릴 뿐이다. 물론 아버지 앞에서 대놓고 그러지는 않았다. 아버지 앞에선 안 판다고 얼버무리고 뒤로는 눈을 마주치며 싱긋 웃는다.
2.2 2부
호사스럽고 게으른 지주가 된 첫째 왕이(王一, 왕따(大)로 적은 버전도 있다), 약빠른 장사꾼이 된 둘째 왕얼(王二), 군벌이 된 셋째 왕싼(王三)이 있으며 그 중에서 왕싼을 중심으로 세 아들들의 행보를 그리고 있다. 둘째 왕얼은 형이 소유한 전답을 대거 사들여 소작료를 챙기고 부를 증식시킨다. 왕룽의 둘째 첩이던 아가씨 리화는 왕룽이 죽자 천치 딸과 같이 산다. 무엇보다 왕싼을 중심으로 군벌이 되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는데, 전투 묘사나 여러 모로 볼거리도 있다.
왕싼은 초기에 지역의 군벌 아래서 인정받는 부대장이 되고, 혁명은 말로만 외치며 현실에 안주하는 상관을 혐오하여 백여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독립탈영한다. 그 부하 백명으로 술이 유명한 작은 현에서 왕처럼 군림하던 '표범'이라는 소군벌을 물리치고, 현장(시장 쯤으로 생각하면 될듯)을 협박하여 현의 사령관 신분이 된다. 사령관이라지만, 사실상 현을 통치하는건 현장이 아닌 사령관 '호랑이 장군 왕싼'이어서, 현장이 죽은뒤에도 현으로 부임해오는 관리가 없을지경이다.
시대가 청말기의 치안 공백상태이긴 하나, 엄연히 '도적' 신분인 타 군벌과 다르게 명목상은 관군 신분이 되는 만큼 꽤나 머리를 썼다.
그렇게 작은 군벌에서, 차츰차츰 무기를 늘리고, 병사를 늘려가며 2만명에 이르는 중대규모 군벌이 되는 과정이 흥미진진. 하지만 왕후는 아버지가 되고, 안정을 원하게 되면서 자신이 꿈꾸던 신중국 건설에는 결국 나서지 못한다.
2.3 3부
왕룽의 손자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고향에서는 농민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일가의 기반이던 농토를 모두 다 잃는데, 첫째 왕이의 집안은 아들 하나가 상하이에서 가장 큰 은행의 부은행장이 되어 있어서 상하이로 이주하고, 둘째 왕얼의 집안은 2부에서 삼촌 왕싼 밑에 들어간[8] 아들 하나가 부유한 상업도시 하나를 지배하고 있어서 그쪽으로 도망간다. 문제는 셋째 왕싼인데, 왕싼은 농민들에게 몰매를 맞아 그 후유증으로 앓다가 유학에서 돌아온 왕옌을 만나고 죽는다.[9]
애초에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이 왕얼 탓이었다. 왕싼이 아들의 유학 자금이나 군자금 등으로 왕이에게 돈을 빌려 썼는데, 왕얼은 동생에게 가차없이 이자와 대부 원금을 상환받았다. 이 비용 부담 때문에 한때 2만의 정예부대를 가지고 있던 왕싼의 군대는 건달패 백여 명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쪼그라들었고, 조카인 왕이의 아들조차 삼촌에게 자기 지배구역에서 걷는 세금을 바치지 않을 정도였다. 가문의 뒷배경인 왕싼의 군대가 없어지자 왕얼의 착취를 참고 참던 농민들이 일시에 봉기한 것이다.
2.4 4부?
펄 벅은 <붉은 대지>란 4부격인 소설을 집필하다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통에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기게 된다.이 붉은 대지는 왕룽의 손자들이 중화인민공화국에서 겪는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었다.
3 작중 시간의 흐름과 설정구멍
사실 이 책이 30년대 초에 쓰였으니 실제 역사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긴 한데, 작중의 연대를 잘 따져 보면 참으로 아스트랄한 현대사를 느끼게 된다. 왜냐 하면, 적어도 1970년대가 될 때까지 여전히 중국이 군벌시대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1부 시작부분에서 왕룽이 결혼하는 날 이발사의 대사를 보면 이미 변발을 자른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어도 1900년대 이후, 아마도 신해혁명 직전임을 의미하는 상황이다. 이후 왕룽이 아직 살아있을 때 손자들의 입으로 "혁명이 일어난 후"라는 대사가 나오므로 왕룽의 생전에 신해혁명이 일어났으며 그 이후로 역사가 이어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왕룽의 결혼 이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따져보면 이렇게 된다.
1) 왕룽은 결혼하고 바로 첫아들을 얻었다. →이것도 좀 에러인 것이, 밀싹이 트는 초봄에 결혼한 왕룽이 벼베는 철에 첫아이를 얻고 설날에 오란과 아들을 데리고 황부잣집에 세배를 간다.임신한지 5개월만에 애를 낳은 건가!2) 왕룽의 장남 왕따(王大)는 20~21세에 결혼, 바로 첫아들을 얻는다.
3) 왕따의 장남은 28세에 결혼한다.
4) 왕룽의 삼남 왕후(王虎)가 스무 살이 안 된 외아들 왕옌(王元)을 억지로 결혼시키려 할 때, 왕따의 장남이 결혼한지 20년 가량 되었다.
5) 왕옌이 혁명분자에 대한 체포를 피해 미국으로 유학을 간 기간이 6년이다.
6) 왕옌이 귀국한지 1년 후 소설이 막을 내린다.
즉 대지 3부작에서 소요한 시간은 왕룽이 결혼한 후 거의 75년에서 80년 가까이까지 잡을 수 있다. 왕룽이 결혼한 해를 1900년이라고 잡아도 70년대는 너끈히 넘는다.
사실 일본의 침략과 태평양전쟁이 아니었다면 정말 작중에서의 묘사대로 중국은 그냥저냥한 상태로 계속 살았을지도 모른다. 2차 세계대전이 1차 세계대전처럼 유럽인들의 전쟁으로 끝났다면, 중국의 혼란은 심해지면 심해졌지 전혀 진정되지 않았을 듯.
등장인물들의 나이는 확실한 설정구멍이다. 일단 왕룽 생전에는 왕룽의 나이도 나오지 않는다. 1부에서 나이가 명시되는 사람은 오란 하나뿐으로, 결혼할 때 20살이다. 이후 아들딸과 손자, 손녀들이 숱하게 나오지만 나이가 명시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어쩌다 한 마디씩 나오는 것만 가지고 때려맞춰 넣어야 한다. 셋째아들이 30세 가량이 되어 첫아들을 얻었을 때 왕룽이 "살아있었다면" 90세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아직 살아있던 리엔화의 나이가 78세라고 나오는데, 여기서 역산해 보면 오란과 결혼할 때 왕룽의 나이는 거의 40에 가까웠다는 결론이 나온다. 가난한 농부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이외에도 다른 등장인물, 특히 아들들의 나이도 5~10세씩 늘었다 줄었다 하고, 순서도 막 바뀐다. 2부에서 왕룽의 둘째 왕얼(王二)의 장남이라고 나왔던 곰보가 3부에서는 둘째라고 나오고, 1부에서는 왕룽에게 11명의 손자와 8명의 손녀가 있다고 하는데 이중에서 2부 이후에서 등장하는 건 왕따의 다섯 아들과 왕얼의 네 아들(그나마 왕룽이 죽은 뒤에 태어난 애들도 있다) 뿐이다. 뭐, 유아사망율이 높은 시대니 나머지 손자들은 어려서 죽었고 살아남은 손녀들은 일찌감치 시집가 버렸구나 하면 되기는 하다.
하지만 셋째 왕후의 아들 왕옌은 이런 설명도 불가능하다. 왕옌에게는 아이란(愛蘭)이라는 이복여동생이 있는데, 얘들은 같은 해에 거의 동시에 태어났다. 그런데 왕옌이 20세에 떠난 유학을 6년만에 마치고 돌아왔을 때 아이란은 23살이다. 무슨 시간여행 패러독스도 아니고
4 평가와 비판
이원복은 만화로 이 소설이 중국을 폄하하고 있는 백인우월주의 시각을 담고 있다고 하지만 소설을 제대로 읽었는지 궁금하다...펄 벅이 중국에서 실제로 겪었던 여러 이야기를 그렸으며 그녀는 위에 서술한 대로 기독교의 무분별한 중국 선교를 반대하며 중국풍 사고방식을 이해하자는 주장을 했으며 3부인 흩어진 집안을 보면 중국을 혐오한다는 백인들이 나와 중국인들의 갈등도 꽤 중국인의 눈으로 보는 시각을 보여준다. 1930년대 백인이 쓴 소설로선 꽤 다른 사고방식을 보여줌에도 단지 1부에 나온 대지의 가난한 중국 농민들 모습만 보고 판단한 듯. 사실 그런 이유로 까대는 중국인들이 있는걸 보면... 아예 "펄 벅이 내 레스토랑에 들어오면 죽여버리겠다. 그만큼 난 '대지'를 싫어한다"는 투의 대사를 중국인으로 설정된 캐릭터가 얘기하는 영화도 있었다. 그러나 펄 벅 항목에서도 나오듯이 이젠 현대 중국에서도 재평가되어 중국 근대를 잘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영문학 추천소설로 자주 선정되어 높이 평가받고 있다
사실, 대지가 중국을 비하하는 백인우월주의, 제국주의적 관점으로 쓰여진 작품이라는 주장은 출간 직후부터 나오고 있었다. 중국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문호 루쉰역시 이렇게 주장했고, 오랜 기간 중국에서 펄 벅과 대지가 저평가 받은 것이 바로 루쉰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을 정도.(그런데, 루쉰이 이처럼 대지를 나쁘게 본 이유가 번역이 개판으로 된 중역판을 읽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또한, 펄 벅의 작품 전반에서 강하게 드러나는 리얼리즘적 관점이 중국인 독자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1권 초반에서 가난한 중국 농민의 삶을 리얼하게, 끔찍한 부분도 숨기지 않고 묘사한 것 때문에 펄 벅이 자신들의 수치와 치부를 드러내어 망신을 주었다고 느낀 독자들이 많다는 것.
재미 동포 소설가로 이름높은 강용흘(1903~1972) 같은 인물도 펄 벅 자신에게 직접 이런 비판을 한 적이 있다. 다만, 이 비판 내용이... 작중에서 부유한 지주가 된 왕룽이 소녀(이화)를 사서 첩으로 삼는 장면을 두고 '중국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면서 '중국인의 도덕적 품성을 왜곡하고 비하한 것'이라고 비판한 것이라... 설득력이 없다. 펄 벅도 강용흘에게 "이게 내가 생각한 게 아니라, 중국에서 내가 살면서 만난 노부인들이 자신이 겪은 이야기라며 들려준 이야기이며, 당시 중국인들이 꽤 많이 겪던 일이라고 강용흘에게 당신이야말로 중국인의 도덕적 품성을 운운하기 앞서, 비참한 청나라 말기 시대상을 제대로 아는가? 군벌이 난립해 먹고 살기에도 어렵던 근대 중국의 생활상을 그저 옛날 중국 도덕적 품성이란 기록에 의존해 부정한 것을 주장하고 있다, 당신의 주장은 한마디로 기독교권, 백인 나라에서도 번번한 비참한 서민층 생활상을 죄다 외면하고 잘 사는 것만으로 강조하여 기독교 우월론으로 왜곡강조하는 선교사들이랑 차이가 전혀 없다."라고 반론하여 강용흘이 되려 데꿀멍했고 그도 반론하지 못했으며 할 말이 없는지 펄 벅을 개인적 자리에서 피해 다녔다.
그리고 더욱 흥미로운 점은, 펄 벅 자신이 대지의 3부에서 미국에 유학하던 주인공 왕위엔을 통해 이런 관점을 보여준 바 있다는 점이다. 작중에서, 다른 중국인 유학생들이 농부로 분장하고 우스꽝스러운 촌극을 공연한 것에 대해 왕위엔이 '너희는 중국인의 체면을 깎고, 망신시키고 있다' 고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아닌게 아니라, 당시 역사적으로 힘든 시대를 겪어내던 중국(및 동아시아)인들의 경우, 시대적 고통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신들의 체면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아니 자세히 따지자면 이런 시각은 아시아 말고도 아프리카,남미,유럽 전세계에서 해당된다. 유럽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알바니아나 몰도바,마케도니아에서도 충분히 자국에 대하여 부정적인 것에 대하여 똑같은 반응했다든지 하는 사례는 많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나오는 인도 빈민가라든지...자기 나라에 대하여 부정적인 것이 나오면 그게 진실이라도 왜곡이라고 버럭거리는 경우는 흔하다. 당장 우리나라 달동네에 대한 걸 해외에서 취재하면 한국도 반응이 차이가 없다.
5 영화화
대지(영화) 항목 참조.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대지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div></div>- ↑ 고 장영희 서강대 교수의 아버지
- ↑ 외모가 보잘것 없는 이유는 왕룽의 아버지의 주문이다. '예쁜' 계집종은 주인집 남자들이 이미 건드렸을 게 뻔하므로 일부러 외모가 예쁘지 않은 여자를 고르도록 지시했다. 왕 룽이 오란을 맞이하러 갔을 때 마나님도 '이 애는 애가 알기론 아직 처녀야' 라고 보증하기까지 했다. 후에 이와 관련한 묘사가 있는데, 흉년으로 인해 남방으로 떠나기 직전. 왕룽이 딸을 계집종으로 팔까 말까 고민할 때 오란이 직접 언급한다. "매를 맞거나. 사내 침실로 끌려가는 거에요. 주인집 도련님들이 돌려 가며 희롱하다가. 도련님들이 싫증낸 종은 또 청지기들이 돌려 가며 희롱하죠. 예쁜 애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그 꼴을 당해요"
- ↑ 남방으로 떠나기 직전 이 넷째 아이를 낳지만 아이는 왕룽이 출산을 확인하러 갔을 때 이미 죽어 있었다. 사산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달랑거리는 아이의 목에 두 군데 검은 상처가 있었다'는 묘사로 봐서는...갓 태어난 아이를 오란이 살해한 것이라는 해석이 주류다. 아이가 태어날 무렵에는 이미 극심한 흉년으로 인한 참혹한 기아가 시작된 상태였고, 왕룽 자신도 굶주림으로 쇠약해 진 오란이 출산 과정에서 죽지나 않을까,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를 어떻게 먹여살릴까에 대하여 끔찍하게 고민하면서 차라리 사산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아이의 첫 울음을 듣고 도리어 실망하는 내면 묘사가 나올 정도였다! 그 뒤 출산을 확인하러 갔다가 아이가 죽었다는 오란의 말을 듣고 '울음소리가 들려서 무사히 태어난 줄 알았다'고 이야기했지만 오란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왕룽 역시 더 묻지 않고 아이의 시신을 매장하면서 목의 상처를 확인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오란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은 것. 이런 점에서, 눈치가 빠르고 (원칙주의적인 왕룽에 비해) 도덕선을 벗어나더라도 실용적인 면이 강한 오란이 아이를 키우기도 어렵고, 어떻게든 키워보려다가 다른 가족들의 생존마저 위협할 것을 걱정하여 아이를 낳자마자 죽였고, 왕룽은 이를 눈치챘지만 자신들이 처한 상황과 오란의 심정을 알기에 모르는 척 했던 것이라고 독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게다가 시체는 개가 먹어버린다...뼈만 남은 마른 아기였다고 하지만 시체를 파묻으려고 하자 뼈가 보일 정도로 굶은 큰 개가 나타나 노려봤다. 왕룽이 분노하며 큰 돌을 주워 몇번이나 맞췄지만 꽤나 아펐을텐데도 개는 그대로 있었기에 왕룽도 어쩔 수 없지...네놈도 굶주렸으니..이런 투로 대충 파묻고 뒤로 안 돌아보고 달려가야 했다.
- ↑ 왕 룽은 미처 탈출하지 못한 부잣집 남자에게 은화를 강탈, 오란은 비밀 장소에 숨겨져 있던 보석을 한보따리 입수했다.
- ↑ 남방과 비슷하게 왕 룽의 고향에서도 황씨 댁이 습격당하는 난리가 있었다. 그 때문에 황씨 댁에서는 전답을 모두 팔려고 했고, 마침 돈이 있었던 왕 룽이 보석을 투자해 모두 사들이게 된 것이다.
- ↑ 이화는 왕룽이 당숙에게 희롱당할 뻔한 자신을 유일하게 구해준 후 호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나이 많은 남자들이 좋다며 그에게 매달렸다. 어린 시절(왕룽의 집에서 생활할때 포함.)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째선지 그녀는 왕룽 외에 남자들은 잔인하거나 사납다며 미워한다. 왕룽은 이화의 이런 태도가 토츄엔이 음탕한 짓으로 그녀를 위협했기 때문인지, 차마 말 못할 짓을 당했기 때문인지 잠시 추정하기도 했다.
- ↑ 막내아들 왕 싼이 집을 나간 결정적 이유는 이화를 연모했기 때문이었다. 왕 룽이 이화를 첩으로 맞아들이는 바람에 가출하고 만다. 다만, 이는 왕 룽이 이화를 포기하고 다시 왕 싼에게 붙여 주려고 했지만. 이화 쪽에서 싫다고 한 것도 있다. 가출한 후엔 남방의 군벌 휘하의 병사로 입대했다.
- ↑ 믿을만한 측근이 필요했던 왕싼이 두 형들에게 아들 하나씩 달라고 했다. 하지만 왕이가 보낸 아들은 군인이 되는 게 너무 무서워서 목을 매어 죽는다.
- ↑ 사실 몸도 아펐고 애지중지하던 명검도 농민들이 훔쳐가버린 것에 큰 충격을 받아 정신적으로 죽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