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왕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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ふたりの王女

<유리가면>의 사실상 최종 스테이지. 실존하지 않는 작품이다.

1 소개

기대도 안 했던 시점에 대작이 나와버리는 바람에 홍천녀를 페이크 최종 스테이지로 만든 감이 있다. 연극 자체도 오디션부터 스토리 상의 급변을 가져오는 큰 이야기였고, 분량 역시 두껍기로 유명한 애장판 중에서도 거진 두 권을 차지하는 초대형 에피소드인데다 전개 또한 흥미진진해서 이것을 보고 난 뒤의 홍천녀는 그저 밍숭맹숭할 뿐인 사람도 있었다고. 극 내외로 드라마적인 요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대학로에서는 이 부분만 따로 떼어 극중극 형식의 연극으로 상영했다. 사실 두 사람의 왕녀는 작가가 유리가면 연재 종료 후 연재할 다음 작품으로 생각해 놓았던 시나리오였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세세한 부분은 대충 넘어갔다고 하는데도 구성이 매우 탄탄하다.

2 오디션

오디션부터가 압권. 4차(정확히는 3차로 1차가 전후반으로 나뉘어있다.)에 걸친 심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1차 오디션은 '주어진 대사의 연기'인데 남들은 각자 감정을 실어 낭독을 하였지만 마야는 학교에서의 일인극 경험을 바탕으로 아예 대사를 하는 일인극을 만들어버린다.

2차 오디션은 '음악에 맞추어 뭔가 하는 것' 다른 후보들은 재즈댄스나 무용등을 하지만 이를 배운 적이 없는 마야는 '음악에 맞춰 판토마임으로 벽에 페인트를 칠한다.' 1차 오디션과는 다른 형식의 1인극이라 할 수 있다. 이 오디션에 나온 음악인 "키스는 눈에"는 실존하는 곡이다. 들어보기

가장 인상 깊은 점으로 꼽히는 것이 3차 오디션. 일반적인 연극은 아니고 어떤 상황을 연출하면서 그 상황에 맞춰 연기하라는 식이다. 그 상황이란 어느 레스토랑에서 지배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레스토랑 식탁 사이를 걸어가는 것 뿐인 실로 단순하고 건조한 내용.[1] 여기서 마야는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데 처음에 한 내용은 우연히 총을 소지한 갱을 목격한 어린아이의 숨바꼭질을 소재로 한 짧은 스릴러. 두 번째는 그림자처럼 남자의 뒤를 따라다니는 판토마임 형식의 코미디이며[2] 그 외에도 여러가지 즉흥극[3]을 보여준다. 그 덕에 다른 오디션 참가자들은 완전히 데꿀멍. 마침 그 장면을 보고있던 츠키가게가 말하기를 마야는 원한다면 (같은 상황에서 내용만 다른 연극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한다.[4]

그리고 실제로 마야는 이걸 일곱 번이나 해 버린다. 그것도 모두 다른 내용으로. 다른 후보자들은 한 사람은 괜찮게 해냈지만, 다른 사람은 도전했다가 실패했고, 나머지는 모두 기권. 너무 격차가 컸기에 이후 예정되었던 4차 오디션은 아예 취소되었다.

3 반대 배역

평소 화려한 미모로 공주님 역할 전문이던 히메가와 아유미가 어둡고 음울한 오리겔드 왕녀로, 말괄량이 역할만하던 기타지마 마야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알디스 왕녀로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시도한 작품. 겉모습 측면에서도 언밸런스하고 실제 생활도 아유미는 공주 마야는 고생하는 아이라는 이미지라 모두가 하나같이 미스캐스팅이라고 수근거렸지만, 사실은 천연 속성의 마야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아유미의 본질을 잘 꿰뚫은 캐스팅이다. 이 캐스팅을 밀어붙인 츠키카게의 안목이 놀라울 따름.

둘이 정식으로 한 무대에서 대결한 작품이기도 하며[5][6] 또한 그들의 스승인 츠키카게 치구사도 황태후 헬드라 역으로 오랜만에 무대에 선 주목작이었다.

북구의 겨울을 체험한답시고 냉동창고에 갇히고, 서로의 환경을 바꾸는 등 뼈와 살을 깎는 노력으로 평소 이미지와 정 반대되는 역을 완벽하게 수행, 호평을 받아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아유미는 연기 변신으로 높은 평가를 얻었고, 마야도 이 작품의 성공으로 연극계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마야는 이 작품에서 평소 얼빵한 못난이였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만큼 완벽한 미소녀로 변신한 덕에 꿈도 못 꾸던 햄릿오필리아역을 제의 받기도 하는 등 평판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4 줄거리

중세를 배경으로 북유럽에 위치한 라스토니아 왕국에서 펼쳐지는 음모와 배신과 용서의 대 서사시.

정식 황후였던 카타지나 벨하른은 국왕의 애첩 라그네이드 고드프리드와 그 일가의 음모에 휘말려 반역과 불륜의 누명을 쓰고 참수형당한다. 죽기 전 그녀는 자신의 딸이자 라스토니아의 제 1왕녀인 오리겔드의 손을 잡고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타인을 희생시키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을 가르쳐준다.

이후 오리겔드는 감옥에 유폐되어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 하고 추위에 떨며 복수의 칼날을 간다. 반면 정식 황후가 된 라그네이드의 딸 알디스는 궁정 사람들과 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누구보다 아름답고 밝게 성장한다.

하루하루 이 여동생에 대한 증오와 자신의 원수에게 복수할 날만을 꿈꾸며 살아가던 오리겔드는 자신의 감옥에 자주 찾아와 반란군의 우두머리가 될 것을 제의하던 비욜슨 남작의 청을 받아들여 감옥을 나가기로 결심한다. 국왕에게 왕위 계승권을 포기하고 수녀원에 들어가겠다고하여 드디어 8년 만에 감옥을 나가게 된 오리겔드는 수녀원에 가는 길에 자신을 구출하러 온 비욜슨 남작을 거꾸로 반역자로 고발하여 수모를 당해도 부왕과 조국을 걱정하는 충성심 많은 왕녀로 이미지를 구축, 궁정에 복귀하는데 성공한다.

오리겔드가 복귀하는 시점에 라스토니아는 이웃나라이자 원수지간인 에린월드와 관계가 험악해져 가고 있었는데, 화평의 조건으로 에린월드의 난봉꾼 왕자인 아시오에게 알디스를 시집 보낼 것을 요구받고 있었다. 이 것을 찬스로 생각한 오리겔드는 자신이 대신 시집가겠다고 하여 다시 한 번 부왕과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에린월드로 시집간 오리겔드는 국왕 우로프에게 자신의 담대함과 냉철한 지성을 내보이는 승부수를 던져 그의 전폭적인 지지도 얻어낸다. 이를 이용하여 에린월드 재상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라스토니아에 첩자를 심는 등 술책을 쓴다.

한 편, 겨우 에린월드와의 화평을 얻어낸 라스토니아는 제정신을 못 차리고 이웃나라 하랜드와 전쟁을 개시, 온나라가 피폐해지는 참상을 맞이한다. 나라가 어려워지자 온실안의 꽃과도 같았던 알디스도 마침내 성 밖의 거리에 나가 고통받는 국민들을 보고 왕녀의 임무를 자각,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을 만들게 된다. 이 기회를 틈타 오리겔드는 에린월드의 의사를 라스토니아에 보내어 자신의 주가를 올리는데 성공한다.

알디스의 병원 덕택에 일시적으로 가라앉았던 국민들의 마음도 오리겔드가 심어둔 첩자들에 의해 선동당해 폭발하고, 마침내 반란이 일어나 폭도들이 궁전을 둘러싸게 된다. 하지만 알디스가 나가 미소와 말로 설득, 위기를 모면한다. 이 때, 알디스를 늘 '세상 물정 모르는 인형'이라고 우습게 보던 명문가의 아들 유리제스 란스베루이는 그녀를 다시 보게 되고, 진정한 왕녀로 인정한다.(여기까지 1막)

알디스는 적국 하랜드에 편지를 보내 화평을 제안하고, 하랜드는 믿음의 증표로 건국절에 알디스가 하랜드로 오길 제의한다.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적진으로 뛰어들어간 알디스는 미모와 사교성을 살려 하랜드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휴전에 성공...하는 듯 싶었으나 이 꼴을 눈뜨고 볼 수 없던 오리겔드는 시아버지를 설득, 라스토니아에 원군을 보내게 된다. 이리하여 알디스의 절규를 뒤로 한 채 하랜드는 멸망하고 오리겔드는 구국의 왕녀로 칭송받게 된다.

자신의 평판이 하늘을 찌르자 드디어 오리겔드는 본격적으로 행동을 개시, 이복동생인 요한을 사고로 위장해 살해한다. 이렇게 제 1 왕위 계승자가 된 오리겔드는 부왕의 병문안을 핑계로 라스토니아로 돌아오고, 알디스의 외할아버지인 고드프리드 백작은 오리겔드에게 반역의 혐의를 뒤집어 씌워 제거하려 하지만 오리겔드는 선수를 쳐서 오히려 고드프리드 백작 가를 반역자로 몰아 멸족시킨다.

부왕의 죽음[7] 이후 왕위에 오른 오리겔드는 알디스를 자신이 감금되었던 하얀 감옥에 가두지만, 정작 자기도 궁중의 암투에 휘말려 피곤한 날을 보낸다. 자신이 겪었던 고통과 똑같은 고통을 주려고 알디스를 죽이지 않고 감옥에 가둬둔 오리겔드지만 남편인 에린월드의 아시오 왕자가 자신을 제거하고 순종적인 알디스와 결혼할 생각을 하는 것을 보고 알디스를 죽이러 직접 감옥에 간다.

오리겔드 자신은 차디찬 불행한 시절을 보냈던 감옥인만큼 알디스또한 힘든 생활을 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자신의 생각과는 정 반대로 감옥에서도 자신이 누릴 수있는 만큼의 생활에 만족해하며 행복한 밝은 모습을 보이는 알디스를 보고[8] '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오리겔드는 그 동안 착한 언니인 척 연기해오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써 알디스와 대적한게 되면서 두 사람의 왕녀가 절정 부분에 들어선다. 이때만큼은 극중 항상 얼음같이 차가웠던 오리겔드의 마음이 유일하게 약해지고, 반대로 태양처럼 빛나던 알디스가 언니를 원망하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런 감정의 부딪힘을 통해 언니에 대해 알게 된 알디스는 언니의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고, 자신이 죽어서 오리겔드가 편해진다면 기꺼이 죽겠다며 스스로 오리겔드의 칼 앞에 선다. 이 때 알디스를 구하러 온 유리제스가 들이닥치고, 오리겔드는 그들의 탈출을 못 본척 해준다.[9]

사랑하는 유리제스와 행복을 찾아 따뜻한 나라로 떠나며 언니의 행복을 빌어주는 알디스, 여전히 얼음 궁전에서 얼어붙은 마음으로, 그러나 당당하게 왕좌에 군림하는 오리겔드의 모습이 대비되며 무대는 막을 내린다.

5 트리비아

어릴 때의 환경에 인성이 많이 좌우된다는 말이 확실하게 증명되는 두 왕녀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초반의 감옥에서 후반의 왕성의 생활로 돌아오는 오리겔드는 끝까지 사람을 못 믿고 늘 불안해하며 사는 것에 비해 초반의 왕성에서 후반의 감옥의 생활로 떨어져도 계속 사람을 믿고 늘 감사하며 행복하게 사는 알디스의 비교가 대비된다. 물론 '환경에 따라 인성이 많이 좌우된다'가 그냥 사전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넘길 게 아니지만.

작중 알디스의 캐릭터를 파헤치는데 난감해 하던 마야를 위해 하야미 마스미가 초대한 성악가 키타시라카와 후지코에 의하면 옛날에는 '빨간 장미, 검은 장미'라는 이름이었다고 한다. 빨강 장미가 알디스, 검정 장미가 오리겔드. 그러나 극중에서도 사람들에 의하여 나오다시피 평범한 선인 주인공-악인 악당의 구조와 다르게 이 무대는 알디스와 오리겔드 두 명이 동시에 주인공이며, 두 명 모두 자신만의 길을 나아간다. 둘의 캐릭터 성격 또한 맹목하게 다르다. 알디스는 참하고 순수하지만 무모하게 사람을 용서해 주거나(정원사의 일) 의심하기보다는 사람을 먼저 믿고 보자는 올곧음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객관적으로 봐서 나라를 통치하는 여왕으로서는 많이 부족하다. 그에 반해 사람을 믿지 못하며 계산적인 오리겔드는 잔혹할지언정 적어도 알디스보다 여왕이라는 직책에 적합하다.

결국 둘의 성격은 그냥 알디스=좋다/오리겔드=나쁘다인 매우 간단한 흑백논리로 나눌 게 아니라 각자 좋은 점과 세상에 기여하는 점이 있는 거라고 봐야 한다. 괜히 작품의 이름이 '두 사람의 왕녀(주인공)'으로 바뀐 게 아니다.

그러니까 역시 이 작품이 실질적인 최종 스테이지
  1. 단 연기를 하면서 남자를 방해하면 실패로 간주, 탈락이다.
  2. 처음에는 남자가 본체이고 마야가 그림자였다는 설정이었는데 연극 마지막에 가면 반대로 마야가 본체, 남자가 그림자가 되어버린다.
  3. 극중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유미와 관계자의 대사로 처리. 죽음을 둔 소녀의 마지막 만찬, 지배인의 후계를 노리는 야심찬 웨이터, 미래 레스토랑의 로봇 손님 등을 연기했다고 한다.
  4. 실제로 마야는 이 오디션 방식을 듣고나서 다른 후보들이 고민하는 중 혼자서 '쉽잖아, 다행이다'라는 발언을 해버려 눈총을 산다. 남들이 다 쉽겠다고 하는데 혼자서 어렵다고 한 1차의 대사 읽기 오디션과는 대조된다.
  5. 그 동안은 다른 무대, 단역, 대역, 더블캐스팅 등이라 정확한 의미에서 '연기대결'은 펼쳐지지 못 했다.
  6. 그 외에도 홍천녀의 경우는 두 사람이 같은 역할을 하면서 연기를 비교한다면 두 사람의 왕녀는 그들의 개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7. 이도 오리겔드에 의한 독살이다. 그의 죽음을 확인하고 '생각보다 오래 걸렸군.'이라고 독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ㅎㄷㄷ
  8. 심지어 알디스를 감시해야 할 간수들조차 알디스의 웃는 얼굴에 반했을 정도다.
  9. 오리겔드로서는 결국은 하나뿐인 동생을 죽일 수 없었고, 이대로 알디스가 행방불명인 상태가 되는 것이 오리겔드에게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설령 남편인 에린월드의 왕자가 오리겔드를 암살하더라도 엄연히 다음 왕위는 알디스의 것이므로 오리겔드가 죽게 되면 에린월드의 왕자는 끈 떨어진 뒤웅박 신세가 되서 에란월드로 돌아가야 한다. 거기다 알디스의 행방을 모르기 때문에 에린월드의 왕자는 알디스와 결혼하고 오리겔드를 내쫒거나 죽이는 방법도 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