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제트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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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램제트(Ramjet) 엔진은 제트 엔진의 일종으로, 마하 2.5~5 사이의 초음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엔진이다.

2 상세

램제트 엔진은 일반적인 터보팬 엔진이나 터보제트 엔진과 달리 터보, 즉 터빈이 없다. 일반적인 제트 엔진은 엔진 배기 가스로 터빈을 돌려서 그 구동력으로 엔진 앞쪽의 압축기를 돌려서 공기를 빨아들이고, 공기를 압축하지만, 램제트 엔진은 그런 거 없다. 그냥 압축기가 있어야 할 곳은 빈 공간. 여기에다 연료를 뿌려서 태워서 노즐로 내보내는 것으로 끝. 참 쉽죠?

램제트란 이름은 앞으로 달려나가면서 공기를 강제로 부딪혀서(ramming) 엔진 안으로 공기를 쓸어담는다는 개념에서 붙은 이름이다(RAM : 충각, 들이받다, 등등).[1][2] 좀 더 있어 보이게 인터넷 자료에서는 Rapid Air Movement의 약자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전공서적쪽에서 이렇게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하간에, 그냥 엔진이 앞으로 달려나가면 알아서 공기가 엔진으로 쓸려 들어오니 공기를 빨아들이기 위한 압축기도 필요 없고 뭣도 필요 없으니 참 쉬울 것 같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일단 압축기가 없으니 공기가 제대로 압축되지 않는다. 디퓨저(diffuser, 뒤로 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형태의 관)를 사용하면 본래 공기의 특성상 속도는 줄고 압력은 늘기는 하지만 단순한 디퓨저로는 한 번에 많이 압축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느린 속도에서는 역류의 위험이 매우 높다. 즉 램제트 엔진이란게 그냥 앞쪽도 뒤쪽도 뻥 뚫려있는 구조에 연료만 뿌려주는 형태이다보니 앞쪽의 압력이 낮으면 연소되어 팽창한 배기 가스가 뒤가 아니라 앞쪽으로 빠져나와버린다. 압축기가 있는 터보제트 엔진에서도 간혹 뭔가 잘못되면 이런 역류현상이 생기는데, 그마저도 없는 램제트 엔진이면 오죽할까...그래서 램제트 엔진은 20세기 초반에 처음 아이디어가 등장한 이래 실제 항공기에 쓰인 사례가 거의 없다.[3]

하지만 초음속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램제트 엔진의 공기흡입구를 향해 엄청난 기세로 공기가 쓸려들어오기 때문에 최소한 역류문제는 덜 하다. 한편 비행기가 초음속으로 비행하면 공기흡입구 앞쪽에 자연스럽게 충격파가 생기는데, 이 충격파를 통과하는 공기는 압력이 급상승한다. 이러한 충격파의 성질을 이용하여, 공기흡입구의 설계를 잘 하면 제법 괜찮은 압축효율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인 터보팬 / 터보제트 엔진은 마하 2만 넘어가도 충격파 때문에 압축기의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마하 2.5 이상에서는 충격파만으로 공기를 압축하는 램제트 형태가 터보팬 / 터보제트 엔진보다 더 효율이 높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램제트 엔진이 널리 쓰이지는 않지만 초음속 비행체에 한하여 종종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SR-71J58 터보램제트 엔진. SR-71은 마하 2 근처까지는 터보제트 엔진으로 작동하다가, 그 이상이 되면 압축기쪽의 공기통로를 막고 공기가 엔진 둘레를 흘러 바로 엔진 뒤쪽의 애프터버너로 넘어가 여기서 연소과정이 이뤄지는 램제트 엔진으로서 작동한다. 즉 애프터버너가 램제트 엔진의 연소실이 되는 셈이다.

이 외에도 각종 미사일이나 초음속 무인항공기에 램제트 엔진을 사용한다. 다만 SR-71의 터보램제트 엔진이 아닌 순수 램제트 엔진은 앞서 언급한대로 저속에서는 거의 추력고자신세를 못 면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속도 0에서 초음속까지 가속이 어렵다. 그래서 보통 이런 램제트를 사용하는 비행체들은 별도의 로켓 부스터로 초음속까지 가속한 다음 램제트 엔진을 작동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3 덕티드 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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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종전의 로켓 엔진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산화제를 넣는 대신, 로켓 연료와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섞어서 추력을 만드는 램제트 엔진과 로켓 엔진을 합친듯한 물건도 있다. 이를 덕티드 로켓, 또는 램 로켓이라고 부른다. 가스 발생기에서 고체 추진제를 1차적으로 과잉 연료 연소 상태[4]로 연소시키고, 2차 연소기로 연료 가스를 흡입공기와 연소시켜 추력을 생성하는데, 액체연료 램제트 엔진에 비해 연료 공급 계통이 매우 간단하고 고고도 / 고기동을 요하는 미사일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덕티드 로켓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미사일은 미티어.

4 스크램제트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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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램제트 엔진도 마하 5 이상을 넘어가면 제 성능을 내기 어려워진다. 엔진의 연소실의 공기는 아음속(마하 1 미만)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마하 5 이상의 속도에서 충격파를 이용하여 아음속으로 속도를 낮추면, 충격파가 너무 강력해져서 효율이 크게 떨어지거나, 내부 압력이 지나치게 올라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연소실 내부를 지나는 공기도 초음속으로 흐르도록 하자, 라고 하여 등장한 것이 스크램제트다. 스크램제트(scramjet)는 Supersonic Combustion RAMJET의 약자로, 즉 초음속 연소 램제트 엔진이다. 강력한 하나의 충격파(전문 용어로 normal shock)로 압축을 하는 램제트와는 달리 스크램제트는 약한 여러개의 충격파(전문 용어로 oblique shock)를 거치면서 공기가 압축된다.

초음속 연소가 말은 쉽지만, 초음속으로 흐르는 공기에 연료를 분사하여 불을 당긴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비유하자면 태풍 속에서 성냥불을 켜는 격. 이렇게 빠른 공기 흐름에서는 공기 속에 뿌려진 연료가 제대로 공기와 섞이지 않고 그냥 긴 띠 형태로 흘러버리기 쉽기 때문에 공기와 연료가 제대로 섞이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길어봐야 1~2 m 이내인 연소관 내부에서 연소과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문제이다. 1~2m라면 음속(340m/s)가 넘는 공기흐름이 0.002~0.004초 이내에 관을 지나야 하는 것이다. 이 연소관 내에서 빠르게 공기와 연료와 섞여서 불까지 당겨지게 하는 것이 설계의 중점. 그래서 스크램젯엔진에서 화염 안정기(flame holder)를 잘 디자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스크램제트 연소의 대부분은 이 화염 안정기 뒷부분에 만들어내는 아음속 지역에서 일어난다.

스크램제트 엔진은 만들기 어렵지만, 일단 발전만 시킨다면 마하 6이상은 기본이며 마하 15의 항공기도 가능하다. ICBM?? 그래서 그 안에 누가 들어가나요? 그래서 록히드 마틴이 최근에 밀고 있는 표어가 바로 '이제부터는 속도가 스텔스이다 (Speed is the new stealth)'. 속도가 방어력이다? 어쨌던 가까운 미래에는 스크램 제트 항공기가 등장 할 것이라는 것은 대다수가 의심치 않는다.

2000년대 들어 NASAX-43이 이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비행에 성공하였다. 실제 스크램제트 엔진은 겨우 수 초간 작동한 것이지만..

2013년 5월 1일 보잉 X-51 웨이브 라이더가 스크램제트로 3분간 마하5 비행에 성공하였다.

5 복합 사이클 엔진

램제트 엔진이 작동하기 위해서 최소 마하 1을 상회하는 속도가 필요한 것처럼, 스크램제트 엔진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마하 4~5 이상의 속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렇게 터보제트(터보팬) / 램제트 / 스크램제트 엔진은 각각 다른 속도에서 최적의 성능을 가지기 때문에, SR-71의 J58 터보램제트 엔진처럼 하나의 추진시스템으로 아음속에서 초음속까지, 초음속에서 극초음속까지 하나의 엔진으로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복합 사이클 엔진이라고 한다.

5.1 일체형 로켓 램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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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형 로켓 램제트(Integrated Rocket Ramjet)는 고체연료 부스터와 램제트 엔진을 일체화시킨 복합 사이클 엔진으로, 부스터를 사용하여 일정 속도 영역 이상까지 가속시킨 뒤, 램제트 모드로 전환하면서 부스터가 있던 자리를 램제트 엔진의 연소실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부스터를 외부에 장착하는 시스템에 비해 크기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램제트 모드로 변환하는 과정은 진동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연소시키기가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다. 이 방식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미사일로 XASM-3가 있다.

5.2 이중연소 램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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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연소 램제트(Dual Combustion Ramjet)는 램제트 엔진과 스크램제트 엔진을 일체화시킨 복합 사이클 엔진으로, 두 개의 연소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흡입구(Inlet)로 유입된 공기는 수직 충격파로 초음속으로 감속된 뒤 격리기(isolator)에 의해 두 개의 유로로 나뉘어지는데, 램 흡입구 쪽으로 공기가 흘러가 연료 과농 상태로 램 연소기에서 연소된 후 스크램 연소기로 공급된다. 스크램 연소기에서는 스크램 흡입구로 흘러가는 공기와 램 연소기에서 연료 가스를 적절히 섞어 연소시킨다. 항공기용 엔진으로도 사용하는 것을 염두에 둔 이중모드 램제트 엔진과는 달리 순항미사일용 엔진으로 설계되었고, 연료 또한 미사일용 탄화수소 계열 연료를 사용한다. 미 해군의 HyFly(Hypersonic Flight Demonstration) 프로그램에 채택되어 시험되었으며, 현재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차세대 순항미사일용 엔진으로 연구 중이다.

5.3 이중모드 램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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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모드 램제트(Dual Mode Ramjet)는 하나의 연소기에서 아음속 연소와 초음속 연소를 할 수 있도록 개발된 램제트 엔진이다. 램 모드로 작동하는 마하 1~4의 속도 영역에서는 연소기 전방 격리기(isolator)에서 수직 충격파를 발생시켜 공기를 감속시키고 아음속 연소 상태로 만들어 램제트 엔진처럼 연소시키며, 스크램 모드로 작동하는 마하 4 이상으로 속도가 증가하면 격리기로 들어오는 공기도 초음속으로 변하고, 스크램제트 엔진처럼 초음속 흐름상태에서 연소가 이루어진다.
  1. "In a ramjet, the high pressure is produced by "ramming" external air into the combustor using the forward speed of the vehicle", NASA 교육자료
  2. 꼭 램제트 엔진이 아니더라도 일반 제트 엔진의 공기흡입구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나오며, 이렇게 올라가는 압력을 ram pressure라 부른다. 또한 별도의 흡입기나 압축기 없이 자동차나 비행기가 앞으로 달려가면서 맞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그대로 이용하는 공기흡입구를 ram air inlet이라 부른다.
  3. 다만 압력에 의해 자동으로 개폐되는 셔터 비슷하게 생긴 마개로 막아 공기흡입구를 통한 역류를 방지한 엔진이 있는데, 이걸 펄스제트 엔진이라고 한다.
  4. 연소 장치에서 필요량 이상으로 연료를 공급해서, 연소된 상태에서도 연료가 가스 상태로 남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