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양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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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수상함의 체계
고속정/고속함초계함호위함구축함순양함전함
어뢰정미사일 고속정원양초계함(OPV)호위구축함경순양함중순양함순양전함고속전함


한자: 巡洋戰艦

1 개요

Battlecruiser. Battlec loser 제2차 세계대전 당시까지 존재하던 해상 군함 함급. 전함의 변종이라 보는 견해와 장갑순양함의 최종형이라는 견해가 공존한다. 전함 보단 친근해 보이잖아 처럼하는것도 나을텐데 구축전함 가겠네 함선 분류 기호는 CC.[1]

탄생할 당시 그 크기에 압도된 사람들에 의해 Battleship-Cruiser, 직역하면 전함-순양함이란 단어가 만들어졌다가 이게 축약되어 Battlecruiser가 되었다.

흔한 오해지만, 순양함보다 크고 전함보다 작은 함선을 뜻하는 개념이 결코 아니다! 고속전함과도 다른 존재다. 실제로 배수량을 보면 순양전함은 동세대의 전함과 배수량이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큰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동시기에 건조된 HMS 드레드노트와 HMS 인빈서블은 각각 만재 20,720톤, 20,420톤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동세대의 초노급 전함과 순양전함인 HMS 조지5세(1911)와 HMS 라이언은 각각 만재 25,700톤, 30,820톤으로 오히려 순양전함이 더 무겁다. 물론 한때 세계최대의 군함이었던 순양전함 HMS후드와, 동일 수준의 무장을 갖춘 HMS 퀸 엘리자베스는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후드가 더 신세대이긴 하지만.

이렇게 동일 수준의 무장을 갖출 경우 순양전함이 오히려 더 큰 이유는 속도 때문. 우선 순양전함은 고속을 내기 위해 더 많은 보일러와 더 큰 출력의 주기관을 탑재해야 했으므로 기관부, 즉 허리가 길어야 하며 고속을 내기 위해 세장비(함선 수선부의 길이와 함폭의 비율) 또한 길어야 했기 때문이다. 함폭이나 흘수는 어차피 복원성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구경의 주포를 탑재하고 쏘기 위해서 전함에 비해 크게 줄일 수 없었으므로 결국 순양전함은 전함보다 훨씬 길고 무거운 선체를 가지게 된 것이다.
흔히 순양전함이 속도를 위해 함체를 경량화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실제와는 미묘하게 다르다. 물론 가능한한 가볍게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최고속도를 높이는 데에는 함체에 작용하는 물의 저항력이 더 중요하다. 고속영역에서 함체에 작용하는 저항력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파저항이며, 조파저항은 세장비가 길수록 줄어든다. 물론 같은 선폭, 흘수에 세장비가 길면 당연히 배수량(무게)은 증가할 것이나, 이는 가속력(F=ma)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지, 원칙적으로 최고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 즉, 동일 출력에서, 더 무겁더라도 더 홀쭉한 형상의 선체를 가진 함선은, 가속은 느릴 수 있지만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속력은 더 높다.

1.1 명칭 번역 문제

밀덕들을 중심으로 Battlecruiser에 대한 역어를 순양전함으로 할 것인가 전투순양함으로 할 것인가의 논쟁이 있다. 여기에서는 번역 문제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소개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둘다 표준어가 아니니까 아무거나 써도 상관없다는 듯하다. 한국해군이 이 함급을 가진적도 정확한 규정도 한 적이 없고 전세계적으로 안쓰인지 꽤 지난 함종이며 민간에게는 전함이나 항모같이 딱 구분가는 점이 없는 함선이었으므로 그냥 전함으로 취급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 Battlecruiser의 역어로 전투순양함을 지지하는 의견.
    • 대부분의 언어에서 Battlecruiser의 번역어는 Battle이 cruiser를 수식하는 형태[2]이다. 따라서 이와 동일한 어순의 전투순양함은 적절한 번역이다.
    • Torpedo Cruiser, Protected Cruiser, Armored Cruiser, Light Cruiser, Heavy Cruiser 등의 다른 Cruiser 들을 보면 어뢰 순양함, 방호 순양함, 장갑 순양함, 경 순양함, 중 순양함 등으로 XX 순양함이라는 양식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Battle Cruiser 또한 다른 Cruiser 들의 역어와 마찬가지로 전투 순양함으로 통일하는 것이 혼란의 여지가 없다. Battle Cruiser 가 순양 전함이 되려면 다른 Cruiser 들도 순양 어뢰함, 순양 방호함, 순양 장갑함, 순양 경함, 순양 중함 등으로 통칭하는 게 맞을 것이다.
    • 영국 해군의 공식 명령[3]에서도 Battlecruiser를 전적으로 순양함의 일종으로 취급하고 있다.
    • 비전투 순양함은 존재하지만, 대양순항이 불가능한 전함은 만들어진 예가 없다. 전함과 순양전함을 따로 나눈다면, 순양 가능한 전함과 그렇지 않은 전함으로 생각될 여지가 있다. 실제로는 전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포켓전함과 같은 예는 별칭인데다, 포켓전함도 대양항해 정도는 가능하다.[4]
  • Battlecruiser의 역어로 순양전함을 주장하는 의견.
    • 이미 국내에서 순양전함이 주로 사용되는 명칭으로 정착되었으므로 관례에 따라야 한다.
    • 한자를 사용하는 동아시아 3국 중 Battlecruiser를 유일하게 운용한 일본이 Battlecruiser의 역어로 순양전함을 사용하였으므로 선례를 따르는 것이 옳다.
    • Battlecruiser는 성능이나 용도를 보았을 때 순양함보다 전함에 가까운 주력함급인 함선이다. 따라서 순양함의 뉘앙스가 있는 전투순양함이라는 역어보다 전함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순양전함이 적합하다. 1차 대전 당시에는 전함으로 취급하다시피했고, 전간기 이후 순양전함들은 결국 전함과 같은 주력함 급으로 통합되었다. [5] 해군 조약에서도 순양전함은 전함과 함께 주력함으로 묶어서 제한을 받았다.[6]
    • 1922년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과 1930년 런던 해군 군축조약 시 Battlecruiser들은 주력함으로 분류되어 공고급 순양전함 처럼 특수한 몇몇 케이스가 아니면 전량 스크랩 되었다. 이는 Battlecruiser들을 순양함이 아닌 전함으로 여기고 있었다는 증거로, 만일 이들을 순양함으로 여기고 있었다면 보조함으로 분류되어 스크랩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 어차피 전투에 사용되는 배인데, 굳이 '전투'라는 이름을 또 붙여줄 필요가 있는가? 전투순양함이란 단어는 마치 순양함 중 오직 이급만 전투에 직접 참여하고 다른 순양함들은 전투를 안하는 지원성격의 순양함[7]뿐인 듯한 뉘앙스를 준다.[8]
    • Battlecruiser의 Battle은 전투를 한다는 뜻이 아닌 전함(battleship)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battleship은 '전함'이라고 부르지 '전투함'이라고 부르지 않으므로 '전순양함'도 아닌 '전투순양함'이라는 명칭은 부적절하다.

2010년 12월 디시인사이드 해전 갤러리에서도 Battlecruiser의 번역 떡밥을 놓고 밀덕들끼리 치열한 논란이 있었다. 전투순양함? 순양전함? 전투순양함이란게

사실 순양전함이 옳으냐 전투순양함이 옳으냐의 문제는 짜장면이 옳으냐 자장면이 옳으냐의 문제만큼 어려운 논쟁이다. 이제 둘 다 표준어임은 넘어가자 그냥 순양전투함은 안되나?

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는 해군의 함선이라면 몽땅 man of war라고 쓰고 주력함이라고 읽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변태신사성 때문이다. 이 변태성이 얼마나 심한가 하면 16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카락, 갤리온, 전열함에 상관없이 당대 해군 주력함은 함선의 종류, 등급, 크기에 관계없이 모두 맨 오브 워로 싸잡아서 불렀다. 호레이쇼 넬슨기함인 104문의 함포를 탑재한 당당한 1급 전열함 빅토리도 맨 오브 워라 불렸고 프리깃과 비슷한 크기에 동일한 2층갑판에 함포수도 10여문 정도 더 많이 탑재한 정도인 60문의 함포 탑재 4등급 전열함도 맨 오브워라 불렸으며, 헨리 8세의 중카락 메리 로즈도 맨 오브 워로 불렸다. 뭐야 이게 따라서 그 당시에는 우리가 여기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명확한 개념 정의 없이 뉘앙스로 그까이거 대충 붙였을 가능성이 더 높다. 주지해야할 사실은 순양전함의 명명시기는 아직 전근대의 꿈과 로망이 살아 숨쉬던 시대였다는 점이다. 지금 시대의 엄밀성으로 그 시대에 접근해봐야 시대의 로망이라고 쓰고 노망이라고 읽는 시대의 벽 앞에 좌절할 뿐이다(...).

2 컨셉

일반적으로 알려진 순양전함의 컨셉은 중장갑, 거포로 무장한 전함에 비해 주포나 주포탑의 수를 약간 줄이고, 방어장갑을 엄청나게 희생시켜, 전함급의 공격력을 유지하면서도 좀 더 빠른 속력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드레드노트를 개발한 피셔 경이[9] 내다본 장래 해전의 컨셉에서, 빠른 발과 강한 화력으로 바다를 제압한다라는 마치 아웃복서와 같은 방식으로 무장한 전함의 일종으로, 주요임무는 전세계에 퍼진 영국 해군의 해군기지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필요시 빠른 발로 필요지점에 가서 전함급 화력으로 무력시위를 하거나 대부분 열강이 아닌 국가의 장갑순양함 이하의 적을 조지는 것을 상정했으며 열강끼리의 함대전에서는 함대의 전위를 담당하여 장갑순양함 이하의 적을 제거하며, 적의 전함과 같은 강력한 상대는 일격이탈같은 제한적인 대응을 하면서 괴롭히거나 상처를 주고 해역에 못박히도록 만들어서 전함간의 결전에서 아군이 우위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원래 기본적으로 중장갑을 유지해서 대응방어가 가능한 전함은 필연적으로 장갑이 얇은 다른 함선, 특히 순양함과 같은 클래스의 함정에 비해 느릴 수밖에 없다. 특히 순양전함이 진수되던 시절의 함선 기관은 석탄보일러를 사용하는 증기터빈이었다. 중유-석탄 보일러나 중유 보일러에 비해 출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낮으므로 속도 차이가 더 심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순양전함은 적의 전위 함대를 포착해서 아군 주력 함대가 도착할때까지 적절한 펀치력과 속도를 가지고 적 전위 함대 소속의 빠르고 작은 함선 정도는 쉽게 제압할 수 있으며 적의 전함과 전투할 때는 아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경우에 한해서 일격이탈이나 원거리 포격전으로 적당하게 상대해주면서 어느 정도 타격을 입히고 후퇴하거나, 아군 전함이 올 때까지 전장에 적 전함을 못박아 놓을 수 있는 형태의 함선으로 개발된다. 이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미래 영국 해군의 실질적인 주력함으로서 기대를 모으며, 당시로서는 최종병기 취급을 받았던 최초의 현대적 전함 드레드노트의 건조가 시작된 직후 건조 계획이 올라갔었다.

3 특징과 역사

3.1 장점

전함과 비슷한 화력에 전함보다 빠른 속도와 기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으로, 이 기동성 덕분에 의외로 이런저런 다양한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 유리했으며,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속도를 이용해서 교전을 회피하거나 적이 교전을 회피할 수 없도록 강요하는 것, 또한 적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싸우거나 가능한 한 짧은 시간 동안에 불리한 위치를 벗어나는 것도 포함되었다. 아울러 전술적으로 저런 기능이 있다면 전략적으로는 우세한 속력을 통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필요한 장소에 전개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었다. 즉 적이 취약한 상태에 있을 때 압도적 무력을 조기 투사하는 데도 순양전함이 유리했다. 따라서 순양전함은 온갖 위험하고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함대의 일꾼이 되었다.[10]

이 컨셉대로 적 순양함을 상대했던 포클랜드 해전에선 영국해군의 초기형 순양전함 2척이 독일 동양함대의 장갑순양함 2척을 거의 일방적으로 때려잡았다. 독일 장갑순양함들이 영국 순양전함들의 12인치(305mm) 주포에 걸레짝이 될때 영국 순양전함들도 독일 장갑순양함들의 210mm 주포탄을 몇발 맞기는 했지만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거기다 영국 순양전함이 더 빨라 독일 장갑순양함들은 도망칠 수도 없었다.

3.2 단점

이와 같은 피셔 스타일의 영국식 순양전함은 날이 갈수록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대로 된 중유 보일러가 개발되고, 과거의 순양전함과 대등한 속도를 가지면서도 전함의 공방능력을 그대로 보유하여 대응방어가 되는 두꺼운 장갑을 가진 고속전함이 등장하면서 개념 자체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1차 세계대전 직전 등장한 최초의 고속전함인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이 그런 경우다. 결국 순양전함은 장갑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거리를 제압하지 못하는 형태의 전투(인파이터처럼 서로 맞고 때려야 하는 식의 전투를 하면서 정규 전함에게 요구되는)에서는 큰 손해를 보게 되고, 이도저도 아닌 주제에 맷집만 약한 배 취급을 받게 되었다.

전함은 속도로 압도하고 순양함은 화력으로 압도한다!가 컨셉이었지만 정작 현실은 전함한테는 화력으로 압도당하고 순양함한테는 속도로 압도당한다!가 되어버렸다. (..)

특히 전 세계를 들쑤시고 다녀야 했던 영국이 가장 먼저 개발하기 시작한 함급이라서 경장갑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빠른 순양함을 따라잡아야 할 정도의 속도가 요구되었기에 안정성, 방어력 등이 전함에 비해 많이 약했다. 그리고 장갑이 약했다뿐이지 화력은 전함과 사실상 동일하거나 비슷했으므로 본래 임무외에 목숨을 걸고 전함과 정면대결해서 맞짱을 뜨는 등 영국 해군은 순양전함을 전함처럼 써도 된다고 착각해버렸다. 그러라고 만든 순양전함이 아닐텐데? 그리고 영국 해군은 그 착각의 대가를 치뤄야만 했다.

애초에 영국이 순양전함을 만들 때만 하더라도 전함같이 강력한 적의 경우에는 순양전함이 가진 우월한 사격통제장치를 이용해서 일격이탈이나 괴롭히기를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여기서 상정한 적 전함은 전(前)드레드노트급 전함이었다는 점에서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바로 영국이 순양전함과 동시에 만들어낸 드레드노트급 전함은 전함의 무장과 장갑 + 순양전함과 동등한 수준의 사격통제장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양전함이 드레드노트급 전함과 포격전을 벌이는 순간, 동시에 드레드노트급 전함도 순양전함을 자신의 사정권 안에 넣기 때문에 오히려 드레드노트급 전함이 순양전함을 정확하게 포격해서 주포탄을 명중시킨 다음, 손상으로 느려진 순양전함을 추적해서 역관광 보내는 일이 충분히 가능했다. 게다가 이런 경우에는 순양전함은 장갑이 얇고 주포탑이 1-2기 부족하기 때문에 서로 동일한 숫자의 명중탄을 기록하더라도 순양전함은 주포탄에 명중당하면 대부분 장갑을 관통하고 내부에서 작렬하는 유효탄이 되므로 화력을 거의 상실하거나 항행능력을 많이 상실하는 등 만신창이가 되는데 반해, 드레드노트급 전함은 대응방어가 가능하므로 주포탄을 장갑으로 막아내서 거의 피해가 없거나 주포탑 1기 정도가 충격으로 고장등의 손상을 입어서 화력이 약간 까지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순양전함이 더 코너에 몰리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영국이 드레드노트급 전함을 등장시킨지 몇 년도 지나지 않아서 열강들은 전력을 기울여서 드레드노트급 전함을 건조했기 때문에 적의 신형전함은 순양전함의 속력으로 전투를 회피한 다음에 나머지 구식전함만 상대한다는 전략도 작동하기 힘들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예상과는 달리 순양전함이 전함을 일격이탈전술이나 원거리 포격전으로 괴롭히더라도 가능한한 교전시간을 짧게 한 후, 일단 잽싸게 후퇴했다가 재도전 하는 식으로 운용해야 하므로 적 전함들에게 만만치 않은 타격을 주거나 아군 전함이 올 때까지 적 전함들을 일정 해역에 붙잡아놓기에는 능력적으로 한계에 도달해버렸다.

그래도 이건 약과였다. 순양전함이 전함과 정면대결을 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전함을 제외한 다른 함종은 순양전함과 정면대결을 할 수 없으므로, 운용의 묘를 살리면 어떻게든 써먹을 수는 있다. 전함처럼 쓰지만 않으면 말입니다

그러나 적이 순양전함을 만들 경우 정말로 큰 문제에 직면한다. 상기된 드레드노트급 전함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순양전함도 영국만 만들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독일 해군만 해도 순양전함을 열심히 만들어서 함대의 선두에 세웠고 영국 순양전함들과 피터지게 싸웠다. 그리고 영국과 독일의 순양전함들이 전장에서 만나자 양쪽 모두 큰 문제에 직면했다. 속도의 우위를 상실하므로 도망칠 수도 없고, 적의 공격을 막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장관을 지냈던 윈스턴 처칠이 유틀란트 해전에서 벌어진 영국과 독일의 순양전함들의 싸움을 망치를 든 계란들이 상자 안에서 싸우는 상황에 비유한 것도 이래서다.

3.3 그냥 전함입니다.

유틀란트 해전에서 영국과 독일의 순양전함들은 여기저기서 터져나갔다. 이때 영국 순양전함이 입은 피해는 너무나도 심각해 이미 건조 중이거나 건조에 착수해서 취소하기 어려운 몇 척을 제외한 순양전함의 추가건조를 중단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후 영국 해군은 순양전함을 더 건조하지 않았고, 이미 착공해서 취소가 어려워진 순양전함들을 어떻게든 써먹을 수 있게 개조하기로 했다. 그리고 영국은 대응방어가능한 순양전함을 만들면 된다는 해답을 찾아냈고, 이미 착공한 순양전함들의 장갑을 최대한 강화한 새로운 순양전함을 만들었다. 순양전함의 문제가 적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는 장갑이므로, 장갑을 보완하고 속도를 유지하면 쓸모있는 군함으로 만들 수 있다고 계산한 것.

기존의 전함 역시 유틀란트 해전에서 큰 문제를 드러냈다. 원래대로라면 순양전함이 적의 주력을 붙들고, 주력 전함들이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주력 전함이 너무 느려서 전투에 참가하기도 전에 독일군이 줄행랑을 놓았던 것(...) 당연히 전투에 참가하지도 못하는 전함은 쓸모가 없으며, 제대로 활약한 건 순양전함만큼 빠르고 대응방어가 가능한 고속전함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 뿐이었다. 그래서 영국은 순양전함만큼 빠른 전함을 만들면 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영국식 순양전함을 건조했거나 건조하려고 시도했던 모든 나라들이 동일한 결론을 얻었다.

그런데 대응방어가 되는 순양전함 = 순양전함만큼 빠른 전함이고, 이런 배가 바로 고속전함이다. 그래서 고속전함은 기존의 전함과 순양전함을 대체하는 새로운 주력 전함이 되었고, 이와 같은 고속전함의 순양전함 대체 현상에 대해서 전함들이 순양전함화한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최종완성형 순양전함으로 미국의 아이오와급을 꼽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전함과 순양전함은 처음엔 몰라도 나중에 가선 명확한 구분기준이 없다시피하게 됐다. 실제로 1920~1930년대에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런던 해군 군축조약이 체결될 때도 전함과 순양전함은 한데 묶여 "주력함"(Capital Ship)이라는 카테고리 하에서 똑같은 기준으로 규제받았다. 국내에서는 어째서인지 군축조약을 피하기 위해 순양전함을 많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순양전함도 똑같이 제약을 받았기 때문에 제한된 배수량 쿼터 안에서는 장갑이 강력한 전함만 보유하기에도 쿼터량이 빠듯했으므로 상당수의 순양전함들이 오히려 전함 대신 폐기처분당하거나 항공모함등으로 개조되었다. 오히려 군축 조약의 제약을 피하여 많이 생산된 함선은 중순양함과 주포만 다를 정도로 거대한 대형급 경순양함이다.

이런 문제와 함선의 임무 특성으로 볼 때, 굳이 전함보다 하위의 무기체계라기보단 전함의 아종(?) 정도로 생각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영국 해군 순양전함들은 얇은 장갑을 갖춘 경우에도 동시기에 건조된 비슷한 크기의 자군 전함들보다 배수량이 비슷하거나 더 무겁고 비슷한 방어력을 가진 전함에 비해서는 무척 커지는 경향마저 있는데, 고속을 얻기 위해 기관을 증설하면서 그 중량과 크기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순양전함의 건조비용이 전함보다 비싸지기까지 했다. 이 둘을 구분할 기준이야 바이털 파트 전체의 자함 대응방어가 가능한가 여부와 전체 배수량에서 장갑재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등 결코 적지는 않지만.

3.4 독일의 순양전함

영국과 일본, 미국의 순양전함(미국은 계획만 존재. 건조하던 2척은 모두 항공모함이 되었다.)은 영국식 순양전함이지만, 독일의 순양전함은 또 다른 개념이다. 그래서 독일의 순양전함은 전혀 다른 부류에 넣기도 한다. 독일에서는 Schlachtkreuzer 란 단어가 있는데, 이는 2차대전기 독일의 영국 Battlecruiser에 대한 분류 명칭이며, 1차대전 전 건조된 독일제 Battlecruiser는 Großer Kreuzer(대형 순양함)으로 분류하였다.

독일의 순양전함은 처음에는 말 그대로 전함을 고속화시키는데 치중했기 때문에 방어력에 대한 투자가 영국식 순양전함보다 높았다. 초기 함정들은 정규 전함보다 화력도 약했지만 이는 순양전함의 화력을 낮게 잡으려고 의도한 게 아니라 당시 독일의 대구경 함포 개발능력 자체에 문제가 있었을 뿐이다.

문제는 독일식 순양전함의 경우 분명히 스펙이나 융통성은 당대 영국의 순양전함보다 좋고, 어떤 의미에서는 순양전함의 숨통을 끊은 존재인 고속전함과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 심지어 독일 순양전함들은 영국에서 전함으로 분류한 함들과 장갑 두께가 동급인 경우도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게 처음부터 그런 효과를 노린 게 아니라 일단 영국이 그런 배를 만들었으니 우리도 한 번 만들어보자는 모방의식에서 영국 배가 어떤 구조인지 몰라서 그냥 이렇게 생겼겠지 하고 머리를 짜낸 끝에 만든 물건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몇몇 독일식 순양전함으로 착각되는 전함들은 사실 독일군 내에선 전함으로 분류될 정도였다.

이 모든 건 애초에 영국 해군을 따라잡고 싶다는 어떤 인물의 해군 오덕후질 컨셉에 맞춰 해군을 급격히 팽창시키던 독일이라서 생겼던 일이다. 유능한 기술자와 설계자들을 아무리 모아놓는다 해도 그 물건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적당한 성능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본디 생각했던 물건과 동떨어진 것이 나오는 게 빈번한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독일 순양전함 개념의 경우 그나마 나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다. 훗날의 역사에서도 드러나는 "결국 순양전함도 장갑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몸소 보여줬다.

3.5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순양전함

그리하여 2차 세계대전기에는 이미 사장된 함급이었고 일부 국가에 구식 함으로 남아있었던 순양전함이지만 특유의 고속성능은 의외의 국면에서 진가를 드러내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구식 전함들은 무용지물에 가까운 신세로 전락했다. 일본군의 나가토급 전함 무츠동부 솔로몬 해전에 참가했지만 너무 느려서 순양함들을 쫓아가지 못하고 낙오되었고, 영국군의 리벤지급 전함도 너무 느려서 선단 호위나 항구를 지키는 부유포대 등으로 쓰이는 등 영 좋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 미국의 구식전함들도 다를 게 없어서, 주력함대와 함께 바다를 누비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 느린 속도 때문에 다른 배들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유로 미드웨이 해전에 참가하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순양전함은 빠른 속도 덕분에 항공모함을 쫓아갈 수 있었고, 화력도 상당했기에 모조리 전선에 투입되었다. 아무리 개장해도 본판이 순양전함이라 방어력이 떨어졌지만, 연합군도 추축군도 그런 단점은 무시했다. 신형 고속전함과 비교해도 더 빠르고, 화력도 전함급인 군함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동시대에 만들어진 구식 전함들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한 것과 비교하면 천지차이.

태평양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항공모함들이 주력이었기에 조연으로 밀렸지만, 일본군의 공고급 순양전함은 일본 전함 중에서는 가장 활약한 수훈함이었다. 구식이란 이유로 함대결전에서 제외되었지만, 어차피 속력을 감안하면 일본군에서 30노트급 속력을 내는 정규 항공모함을 호위할 수 있는 전함은 공고급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본군에는 공고급과 동행할 수 있는 고속전함이 한 척도 없었기에, 공고급만 죽어라 굴러야 했다. 일본군이 전함을 함대결전용으로 너무 아낀 탓도 크지만

미군은 결국 방어력이 부족한 순양전함을 만들지 않았지만, 만약 한 척이라도 있었다면 항공모함을 호위하기 위해서라도 분명히 전선에 투입했을 것이다. 고속전함이라는 노스캐롤라이나급 전함조차도 엔터프라이즈를 따라가지 못해서 호위임무 수행이 어려웠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미국이 순양전함 이상의 속력을 지닌 고속전함 아이오와급 전함을 손에 넣는 건 전쟁 말기의 일이다.

대서양에서는 항공모함이 조연이었기에 순양전함들도 전장에 나설 기회가 꽤 많았고 매우 소중한 전력이었다. 영국군의 어드미럴급 순양전함 후드가 대개장을 받지 못한 것도 어떤 군함도 후드의 빈자리를 메울 수 없어서였다.

그러나 약한 방어력을 극복하지는 못했기에, 적의 전함과 충돌하면 큰 피해를 면할 수 없었다. 영국군의 후드가 비스마르크 추격전에서 격침되고, 일본군의 기리시마가 과달카날 해전에서 미군 전함 워싱턴에게 격침된 게 그 예다. 양쪽 모두 최신형 고속전함을 상대하다가 당한 케이스. 그리고 심지어 공고급 히에이는 중순양함에게 측면을 뚫려 중파당했다.

전함의 시대가 끝난 전후에는 모든 순양전함이 사라졌지만, 터키에 남은 독일산 순양전함 야부츠는 전후에도 상당기간 활동하면서 터키 해군의 상징으로 있다가 해체된다.

4 각국의 순양전함들

영국 리나운급 순양전함

15인치 6문의 강력한 화력을 가졌으나 장갑은 순양함보다 좀 두꺼운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2차대전 당시 노르웨이 전역에서 리나운급 HMS 리나운이 단독으로 독일 전함 샤른호르스트 및 그나이제나우를 격퇴하는 등 상당한 포스를 가졌다. 다만 자매함인 리펄스는 태평양 전쟁 초기에 말레이 해전에서 프린스 오브 웨일즈와 함께 육상출격 공격기 편대의 집중공격을 받아서 격침되어, 장거리에서 출격한 항공기에 의한 전함의 격침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영국 HMS 인컴페러블

영국에서 1915년에 제안된 순양전함으로, 2연장 20인치 주포 3기라는 무식한 화력을 가지고 속도는 35노트로 세계 최정상급인 순양전함을 계획했다. 그러나 배수량이 46000톤이라는 초경량(?)이어서 장갑은 매우 얇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공고급 순양전함

영국 해군의 라이온급 순양전함을 기반으로 일부 설계가 변경된 화력강화형(라이온급의 주포는 13.5인치(343mm)고 공고급은 14인치(356mm) 구경이다.)에 가깝다. 이후 2차대전 발발 전까지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받아서 고속전함이 된다. 하지만 장갑강화정도가 미흡하여 제1차 과달카날 해전에서 히에이가 미국 중순양함의 근접사격으로 현측장갑이 관통돼서 항행불능이 된 후, 다음날 아침부터 캑터스 항공대의 공습을 받아 만신창이가 된 후 자침했으며, 제2차 과달카날 해전에서 미 해군의 노스캐롤라이나급 전함 워싱턴에게 걸려 키리시마가 격침된다. 히에이나 키리시마나 장거리 포격전을 상정해 원판에 비해서는 갑판장갑을 대폭 강화한데 비해 현측장갑은 거의 건드리지 않았는데, 머피의 법칙대로 약 9,000m 거리에서 (전함간 포격전에서는 엄청난 근거리. 이 거리에서의 포격전이라면 갑판장갑이 관통될 확률은 낮고 명중한다면 현측장갑이다.) 16인치급 함포중 2위를 달리는 워싱턴의 일제사격으로 현측을 뚫려 격침된다.

독일 SMS 폰 데어 탄, 몰트케급, SMS 자이들리츠, 데르플링거급 순양전함

제1차 세계대전 시대의 전함으로 유틀란드에서 활약하였으나 종전후 싸그리 고철로 스크랩되거나 스카파플로우에서 자침하였다. 몰트케급 2번함 괴벤은 빌헬름 2세가 참전의 대가로 오스만 제국에 선물했기 때문에 이런 운명을 피하고, '야부즈'라는 이름을 받아 장장 1971년까지 현역에 있음으로 해서 사상 최장수 순양전함으로 이름을 올린다. 앞서 소개했듯이 장갑이 튼튼하면서도 속도가 빠른 독일식 순양전함이 바로 이들로, 전쟁초반 영국 해안가를 포격했던 독일 순양전함 전대는 3척의 순양전함과 1척의 장갑순양함으로 편성되었는데 이 장갑순양함이 제일 먼저 격침되었다. 1차대전 당시 독일 순양전함들은 절명직전까지 두들겨 맞고도 어떻게든 살아돌아온 걸로 유명했다.(단 데르플링거급 2번함 뤼초(Lützow)는 대파된 이후 자군 구축함에 의해 자침처분)

미국 렉싱턴급 및 일본의 아카기

항공모함으로 설계변경되었다. 고속의 대형함이라는 특징 때문에,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으로 칼을 맞게 된 많은 순양전함들이 건함 도중 항공모함으로 개조됐다. 지못미스런 일이지만, 이렇게 개조된 항공모함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대활약을 하거나, 선체 자체가 넉넉해서 전쟁기간의 최신예 정규 항공모함과 동등한 성능을 자랑해서 전간기부터 종전시까지 현역으로 활동한다던지, 대혈투나 난투극에서 목숨걸고 싸우는 등 밥값은 했다. 물론 베아른급 항공모함처럼 예외는 있다.

4.1 최후의 순양전함 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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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후드

순양전함들 중 유명한 것은 나치 독일전함 비스마르크에게 격침당한 걸로 유명한(…) 영국해군어드미럴급 순양전함 후드(HMS HOOD)가 있다.

후드의 전장은 262.3m이며 전폭은 31.8m이고, 이는 동시대의 다른 군함들을 뛰어넘는 수치이며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으로 각국의 건함이 억제되던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세계 최대의 전함으로 군림했다. 이게 얼마나 큰지 실감이 안 나면 역사상 최대의 전함인 야마토가 전장 263m, 전폭 38.9m라는 것을 상기해보자.

후드는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과 짝을 이루는 순양전함으로 계획되었으며,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과 동일한 주무장인 15인치 2연장 주포탑 4기 총 8문을 장비했고, 무려 31노트라는 어마어마한 속력을 낼 수 있었다. 이러면서도 12인치 경사장갑이라는 상당한 수준의 장갑을 둘렀기에 그 방어력은 순양전함치고는 대단했고, 사실상 고속전함에 가까운 함정이 되었다. 전함급의 화력과 방어력을 유지하면서 31노트의 속력을 내다 보니 세계 최대의 전함이 되고 말았지만.

후드가 이렇게 된 것은 원래 이 배가 독일 해군이 계획한 막켄젠급에 대항해서 건조되었다가, 기공 후 얼마되지 않아 유틀란드 해전이 터지자 그 전훈을 교훈삼아 대대적인 설계변경으로 상당한 방어력 강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렇게 장갑을 둘렀어도 1920년에 31노트, 낡아서 출력이 떨어진 1941년에는 28노트였다. 최대배수량이 47,430톤임을 감안하면 대단히 빠른 셈이다. 그저 수치만으로 보면 거의 아이오와급 전함과 화력 빼고는 거의 대등해보이는 수준의 고속전함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같은 시대에 최강급 전함들과 비교해보면, 미국 전함은 방어력이 좋지만 속도가 20노트 정도여서 너무 느리고, 영국의 넬슨급 전함도 23노트 정도에 불과하며, 일본의 나가토급 전함조차 26노트여서 후드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주포가 15인치이므로 16인치급 주포를 가진 전함보다 화력 면에서 뒤지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방어력이 강화된 데다가 속력이 워낙 압도적이니 충분한 가치를 지닌 셈이다. 덤으로 외형까지 멋지게 생겼기에, 영국 국민들로부터 마이티 후드(Mighty Hood)라 불리며 사랑받았다. 가장 아름다운 군함으로 불리기도 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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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침하는 후드

하지만 어디까지나 건조 중의 설계변경이었기 때문에 유틀란트 해전의 전훈을 완전히 반영하지는 못했고, 대전종료 후 해군의 휴일 기간동안 약간의 개장을 받기는 했으나 2차대전 발발직전까지 영국 해군의 사실상 최강의 전함(화력만으로 따지면 넬슨급이 더 강력하지만 넬슨급은 속도가 느리다.)이었고 동급함도 없었던 탓에 전력에서 하루라도 제외할 수 없어 결국 전쟁발발 때까지 실질적인 장갑 강화 개장은 커녕 제대로 된 대정비 한번 받지 못했다. 비스마르크 추격전에 참가해 비스마르크와 직접 교전하나 결국 머피의 법칙대로 현측장갑에서 약점으로 지적당해왔던 곳을 피탄당해 그대로 순식간에 격침당했다.

상세한 것은 후드(순양전함) 항목을 참고할 것.

4.2 애매한 놈들

영국의 대형 경순양함들

흔히 Large Light Cruiser라고 분류되는 1차대전기 영국이 건조했던 함정들. 커레이저스급(커레이저스, 글로리어스)과 퓨리어스가 존재한다. 빠른 속력을 살려 발트해 연안에 접근, 상륙전 지원이나 연안 포격을 가한다는 단 하나의 용도로 건조되었다.
순양전함의 성격을 두고 논쟁이 있으나 이 경우는 정말로 커다란 순양함에 전함급의 함포를 올린 것이다. 그렇지만 순양함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니터함의 일종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흘수는 원양항해용의 동급 함정과 똑같이 깊고, 모니터함치고는 지나치게 대형에 고속이고, 전함이나 순양함으로 분류하기에는 용도가 전혀 다른 난감한 함정이다. 영문위키에서는 순양전함으로 분류하고 있다.
당연히 건조해놓았는데 쓸 데가 거의 없어서 놀다가, 세 척 모두 나중에는 대형 선체를 살려서 항공모함으로 개조되었다. 게다가 퓨리어스는 애당초 취역할때부터 후갑판에 원래의 주무장인 18인치 주포를 떼고 비행갑판을 다는 개조를 한 채로 나왔을 정도였다. 이때 커레이저스급에서 들어낸 15인치 주포는 나중에 전함 뱅가드를 건조할 때 재활용했다.

독일 포켓전함

살짝 큰 순양함 사이즈이나 주포가 11인치 3연장 주포탑 2기로 동시대 중순양함의 표준무장이었던 8인치 연장 4~5기에 비해서는 어느정도 우위을 가진데 반해 장갑은 최대 수치가 현측 50mm 정도로 사실상 경순양함급이라 6인치 포에 관통될 정도로 약한 장갑을 가진 특이한 함종. 적당한 고속과 장대한 항속거리로 통상파괴용 어중간한 군함으로 건조되었다. 실은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본격적인 전함을 건조할 수 없었던 나치 독일이 어떻게 조약 한 번 피해보겠다고 여기저기 무리한 설계를 해서 건조한 전함 아닌 전함이다. 그래서 국제적으로는 화력이 강한 중순양함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래도 정통 전함보다는 더 많은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당시 독일 해군에서 믿을만한 게 U보트밖에 없었던지라...

독일 샤른호르스트

이미 순양전함 개념이 사실상 사장된 2차 세계대전 직전에 설계된 함종으로, 단지 전체적으로 성능이 뒤떨어지지만 고속성능은 살렸다는 점에서 편의상 이렇게 분류된다. 실제로는 화력을 제외한다면 전함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사실 11인치라는 주포는 동시대의 전함에 제대로 된 타격을 못 줄 정도로 빈약하므로 전함급치고는 심각한 문제였다. 애초에 샤른호르스트급 자체가 15인치 2연장 주포탑 3기를 탑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으나 영국 해군과의 정치적 이유 및 15인치 주포의 조달문제로 인해 11인치 3연장 포탑을 장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종이장갑 리나운과 킹 조지 V세급 듀크 오브 요크와의 교전이 잘 보여준다. 영국에선 순양전함으로 분류하지만 독일의 분류는 전함이다.

미국 알래스카급 대형순양함

일본의 전간기 중순양함이나 독일의 장갑함 등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형순양함. 독일의 전함인 샤른호르스트급이 28cm 주포인데 순양함이라는 놈이 305mm 주포를 달고 있으니 이것도 전함 아니냐는 이유로 순양전함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초기 순양전함의 설계사상이 동급 이하의 함종들을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는 주력함이라는 점에서 보면 어떤 면에서는 일리가 있는 주장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알래스카급은 당시 각국에서 진행되던 순양함 스펙 올리기 경쟁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타국에서도 이런저런 대형순양함들이 계획되었으나 2차대전 발발로 다 페이퍼플랜 단계에서 취소되었고 쇼미더머니 미국만 끝까지 건조하는 바람에 유독 튀어보이지만 동세대의 진짜 전함들에게는 이빨도 안들어가는 성능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순양전함이 아니라고 명백히 밝혔다.

냉전 이후, 소련 미사일 순양함 키로프급

순양함이라기엔 역시 덩치가 너무 크다. 애초에 키로프급에 순양함이라는 호칭이 붙은 이유가 흑해에서 지중해로 나가는 터키의 보스포르스 해협과 다르다넬스 해협을 지나가기 위해서 눈 가리고 아웅할 목적이었다. 터키는 이 해협에서의 전함과 항공모함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 그래서 키예프급도 항공기 탑재 순양함이라는 괴악한 함급분류를 달았다.
그 크기와 강력한 무장으로 인해 때때로 서구권 밀리터리 매체에서는 또는 밀덕 Battlecruiser로 분류하기도 한다. 비공식적으로 키로프급을 Battlecruiser로 분류하는 또다른 이유는 2차대전당시의 키로프급 순양함과 쉽게 구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순양함으로 발표된만큼 서구권, 러시아 구별없이 공식문서상에는 순양함으로 분류된다.

5 기타

구 일본 해군의 야마토급 전함 야마토는 모든 면에서 전함이 틀림없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일본 매체에서 심심하면 Battlecruiser로 번역하곤 한다. 대표적인게 '우주전함 야마토'를 'Space Battlecruiser Yamato'로 번역하는 것. 일본인이 느끼기에는 이쪽이 더 어감이 멋진듯? cruiser에서 er 란 글자만 떼고 보면 수상호텔이라 불린 야마토에 어울리는 이름이긴 하다.

6 각종 매체의 순양전함

실제의 순양전함은 일시적으로 쓰인 함종에 불과했으나, 의외로 미디어에서는 'Battlecruiser'라는 명칭의 부류는 상당히 흔히 볼 수 있다. 어감이 좋은듯.

미디어에 등장할 때는 대개 전함과 순양함 사이의 존재로 등장한다.

6.1 홈월드2

전투순양함(홈월드2) 항목 참고.

6.2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테란 전투순양함

전투순양함 항목 참고.

6.3 EVE 온라인

순양함과 전함 사이의 함급으로 크기는 순양함과 비슷하거나 약간 크다. Combat Battlecruiser와 Attack Battlecruiser로 나뉘는데, 전자는 순양함의 능력을 강화한 전투순양함에 가깝고, 후자는 순양함 체급에 전함 함포가 달려 화력은 매우 뛰어나고 어쨌든간 체급이 순양함이라 기동성도 뛰어나지만 탱킹은 동렙 전투순양함보다 약한 순양전함에 가깝다. 전자의 함급은 3렙 미션에서 무난무난하게 쓰이고, 후자의 함급은 미션에선 절대 못 써먹으면서 PVP에선 쓸만하다.
물론 탈로스와 오라클만

  1. CB는 알래스카급 대형순양함 등에 쓰이는 기호이며, 순양전함에는 CC가 붙는다. 취소된 렉싱턴급 순양전함들이 CC로 시작되는 헐 넘버를 받았다. 렉싱턴이 CC-1, 새러토가가 CC-2.
  2. 독일은 Schlacht(battle) Kreuzer(cruiser), 프랑스의 경우 Croiseur(cruiser) de(of) bataille(battle), 러시아의 경우 Линейный(linear) крейсер(cruiser)(전열순양함), 중국은 전열 순양함
  3. 영국 해군성 주간명령 351호, 1911년 11월 4일자의 내용: 4 November 1911, Admiralty Weekly Order No. 351 laid down the decision that "All cruisers of the Invincible and later type are, for the future, to be described and classified as battlecruisers to distinguish them from armoured cruisers of the older type."(구식 장갑순양함들과 구분하기 위해 인빈시블과 같은 순양함(All cruisers of the Invincible and later type)들은 Battlecruiser로 분류한다.)
  4. 하지만 보통 워리어같은 배수량 큰 장갑함이나 전 드레드노트급 전함부터는 한 번 해역에 배치되면 어지간해선 연료비와 정비비 등의 이유로 다른쪽에 마실을 잘 안가고 출항하는 것 자체도 큰일이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Battlecruiser의 건조목적 자체가 군비경쟁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건조하고 배치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장갑에 대량으로 투자했기에 속도와 연비가 떨어지는 전 드레드노트와 드레드노트급 전함 대신 필요할 때 순양함들과 팀을 이뤄 원하는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굴릴 수 있며 운용에 필요한 기지 수도 줄일 수 있는 전함급 화력을 가진 순양함급의 속도와 항속거리를 가진 함을 원했기에 나온 함종이다.
  5. 이들은 전차에 비견하자면 장갑이 얇고 속도가 빠른 구축전차에 속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들 구축전차 또한 비슷한 논란에 시달린다. 이것이 돌격포인가, 대전차 자주포인가, 그냥 자주포인가, 전차인가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은 이들을 대전차 자주포로, 독일은 이들은 구축전차로, 소련은 그냥 뭉뜽그려 자주포로 분류했다.
  6. 그리고 보통 워리어같은 배수량 큰 전시대의 장갑함이나 전 드레드노트급 전함부터는 한 번 해역에 배치되면 어지간해선 연료비와 정비비 등의 이유로 다른쪽에 마실을 잘 안가고 출항하는 것 자체도 큰일이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Battlecruiser의 건조목적 자체가 군비경쟁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건조하고 배치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장갑에 대량으로 투자했기에 속도와 연비가 떨어지는 전 드레드노트와 드레드노트급 전함 대신 필요할 때 순양함들과 팀을 이뤄 원하는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굴릴 수 있며 운용에 필요한 기지 수도 줄일 수 있는 전함급 화력을 가진 순양함급의 속도와 항속거리를 가진 함을 원했기에 나온 함종이다.
  7. 예를 든다면 소련 해군이 1983년에 도입해서 러시아 해군으로의 이관 후인 2001년까지 운용한 SSV-33은 키로프급의 설계를 그대로 활용한 지휘순양함으로, 자체방어용 무장밖에 장비하고 있지 않다. 또한 미 해군의 지휘순양함인 블루릿지급도 마찬가지로 CIWS, 기관포 등의 자체무장이 전부이다.
  8. 참고로 전함(battleship)이라는 단어는 근대적인 전함 근대적인 전함의 개념이 정착되기 전까지의 옛 문헌에서 '전함'은 군함과 동의어로 쓰였다. 지금도 전함을 이런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엄밀히 말해서 틀린 건 아니다. 국어사전에 실린 전함의 뜻에는 군함 전반을 통칭하는 의미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근대 해군의 함종 중 하나인 전함과 혼동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밀리터리 및 전문성 높은 역사 관련 문헌에서는 구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며, 이런 책에서는 전함을 군함 전반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차를 군용차량 전반으로 말하지 않듯이. 여기에 뱀발이지만 전투능력이 있건없건 군에 소속된 선박이라면 붙여지는 함이라고 부른다. 물론 배수량이 너무 작은 고속정같은 경우는 예외지만.
  9. John Arbuthnot "Jacky" Fisher, 1st Baron Fisher of Kilverstone
  10. IJN 공고급 전함이 개량 후 빨라진 속력과 전함보다 낮은 중요도때문에 일본 전함 중에서는 제대로 일한 경우가 된 것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