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러너(워너브라더스)

1 개요

road runner

워너브라더스의 애니메이션 《루니 툰》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 일단 디자인은 길달리기새(영명 로드러너. 날지 못하는 뻐꾸기의 일종)라고 하는데[1] 이 녀석은 Road Runner이므로 roadrunner와는 다른 생물일 지도… 모르겠다.

와일 E. 코요테가 이 녀석을 잡기 위해 온갖 삽질을 하지만, 결국은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 어이없는 실패를 맛본다는 원 패턴 개그물[2]

2 상세

작중의 로드러너는 작중 딱히 대사도 없고[3] 자동차 경적소리 같은 밍밍, 혹은 빕빕[4] 하고 울음소리만 낼 뿐이며, 특별한 액션도 없다. 그냥 달린다. 어쩐지 코요테를 비웃는 듯도 하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는 듯도 하다. 코요테는 어떻게든 이걸 잡겠다고 안달복달 못한다.

듀나는 이 작품의 로드러너는 캐릭터의 비인간화가 진행된 나머지 거의 형이상학적인 존재로 보이며, 코요테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시지프스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5]

톰과 제리》나 《트위티》 등의 추격물 만화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머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시리즈지만, 다른 추격물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다른 점이 있다. 이는 척 존스가 이 시리즈를 기존의 추격물 만화에 대한 패러디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애니계에서는 벅스 버니와 적들, 톰과 제리 등 추격물들이 대세였는데, 로드 러너와 코요테는 그런 쫓고 쫓기는 관계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일단 둘은 대사조차 없다. 또한 다른 추격물들에서는 쫓기는 쪽이 적극적으로 방어를 하고, 복수하거나 사기를 치거나 때로는 제법 죽이 잘 맞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로드 러너는 그런 게 없다. 혼자 유유히 돌아다니고 절대 코요테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는다. 코요테는 혼자 뻘짓을 하고 있을 뿐이다. 다른 추격물들은 원 패턴에 지루해지지 않도록 여러 가지 무대와 설정을 가지고 등장하기도 하는데, 로드 러너와 코요테는 무조건 같은 무대, 미국 남서쪽 사막 지대에서만 활동한다. 추격물들에서 쫓는 자들이 파는 함정들은 코요테의 황당무계하고 어이없는 애크미 주식회사 상품들을 통해서 극단적으로 과장된다. 쫓고 쫓기는 이유까지 단순화되어, 초반에는 분명 코요테가 배가 고파서 로드 러너를 잡으려 하는 묘사가 많았으나, 갈수록 이유 따위는 없는 듯한 모습이 되어간다.

유투브에서 관련 동영상을 보면, 분명 이 만화의 레퍼토리가 코요테로부터 로드러너가 도망가는 것임에도, 어째 사람들이 모두 코요테를 응원해주고 있다. 역시 압도적인 강자와 맞서는 약자[6]를 동정하는 것은 국적, 인종을 떠나 인류의 공통된 정서인 듯. 자동 검색어로 'coyote catches road runner'가 생길 정도다.

실제로 코요테가 로드러너를 잡는 데 성공한 에피소드가 있기는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두 바라는 그런 전개가 아니었단 것이 함정. 국내 공중파 MBC만화동산에서도 이 에피소드가 방영했는데 데꿀멍한 코요테가 든 푯말에는 "그래요! 여러분들이 제가 저 녀석을 잡기에 성공하기를 원한 걸 알아요. 그래서 이렇게나마 내가 녀석의 다리를 잡게 하는군요." "하지만 저는 전혀 안 기쁘다고요!" 라는 자막을 달았었다.[7]

속도는 무진장 빠르며, 작중 묘사를 보면 아예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것이 가능하다(…).[8]

게다가 그냥 달려도 빠른 주제에 가속까지 할 수 있다. 잡힐 위기(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겠지만)의 상황에 처하면. 특유의 연출로 먼지구름을 잔뜩 일으키며 평상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도주하는데, 거의 순간이동에 가까울 지경.(…) 맘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심심한 로드러너가 불쌍한 코요테를 갖고 노는 걸로도 보이기도 한다.

총 45편[9]이며, 중간에 그림체가 꽤 크게 바뀌게 된다. 디렉터가 척 존스에서 루디 라리바[10]로, 그리고 다시 척 존스로 돌아오면서 캐릭터의 모습이 생판 달라지게 되었기 때문.

2011년 루니툰쇼에는 3D로 제작되어 에피소드 후반부에 삽입되어 방영되었다. 국내에는 1980년대 초(추정) AFN을 통해 소개되었으며, 이후 MBC에서 다른 루니 툰 시리즈와 띄엄띄엄 방영하기도 했다.

누군가 로드러너가 잡혀버리는 영상을 만들었다 (영상 끝부분) 보기

2.1 제1기 (1편 ~ 12편)

척 존스가 디렉터를 담당했던 시기인 1편부터 12편까지를 일반적으로 이른다. 이 시기의 작화 담당은 켄 해리스, 에이브 레비토우, 리처드 톰슨 등[11]이 맡았으며, 이 시기의 로드러너는 그 그림체가 상당히 날카로운 편이다.[12] 1954년을 기점으로 음악감독이 칼 W. 스텔링에서 밀트 프랭클린으로 바뀐다.

작품 목록은 다음과 같다.

번호첫 상영날짜제목상영시간가짜 학명
011949.09.17Fast and Furry-ous[13]6:55Acceleratii incredibus & Carnivorous vulgaris
021952.05.24Beep, Beep6:45Accelerati incredibilus & Carnivorous vulgaris
031952.08.23Going! Going! Gosh!6:25Acceleratti incredibilis & Carnivorous vulgaris
041953.09.19Zipping Along6:55Velocitus tremenjus & Road-Runnerus digestus
051954.08.14Stop! Look! And Hasten!!7:00Hot-roddicus supersonicus & Eatibus anythingus
061955.04.30Ready, Set, Zoom!6:55Speedipus Rex & Famishus-Famishus
071955.12.10Guided Muscle6:40Velocitus delectiblus & Eatibus almost anythingus
081956.05.05Gee Whiz-z-z-z-z-z-z6:35Delicius-delicius & Eatius birdius
091956.11.10There They Go-Go-Go!6:35Dig-outius tid-bittius & Famishius fantasticus
101957.01.26Scrambled Aches6:50Tastyus supersonicus & Eternalii famishiis
111957.09.14Zoom and Bored6:15Birdibus zippibus & Famishus vulgarus
121958.04.12Whoa, Be-Gone!6:10Birdius high-ballius & Famishius vulgaris ingeniusi

2.2 제2기 (13편 ~ 17편)

벤 워섐이 투입되면서 그림체가 조금 유연해졌다.

번호첫 상영날짜제목상영시간가짜 학명
131958.10.11Hook, Line and Stinker5:55Burnius-roadibus & Famishius-famishius
141958.12.06Hip Hip-Hurry!6:00digoutius-unbelieveablii & eatius-slobbius
151959.05.09Hot-Rod and Reel!6:25Super-sonicus-tastius & Famishius-famishius
161959.10.10Wild About Hurry6:45Batoutahelius & Hardheadipus oedipus
171960.01.09Fastest with the Mostest7:20Velocitus incalcublii & Carnivorous slobbius

2.3 제3기 (18편 ~ 26편)

밥 브랜스포드가 투입되면서 그림체가 상당히 바뀌었다. 아이들이 보기에 거부감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의 수준까지 그림체가 굉장히 유연해졌고, 일부 작품에는 코요테에 성우가 투입되어서 목소리를 직접 내기도 했다. 척 존스는 여기까지 로드러너의 감독을 맡다가 1962년 중기에 upa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 gay purr-ee의 시나리오 각본을 맡은 것으로 인해 전속 계약 위반으로 워너브라더스에서 해고되었고, 이듬해 시브 12 타워 프로덕션을 설립하여 MGM에서 34편의 톰과 제리 단편 제작에 참여한다. 따라서 1962년 이후의 4편은 사전에 미리 제작한 작품들임을 추정할 수 있다.

번호첫 상영날짜제목상영시간
181960.10.08Hopalong Casualty6:05
191961.01.21Zip 'N Snort5:50
201961.06.03Lickety-Splat6:20
211961.11.11Beep Prepared6:00
221962.01.30Zoom at the Top6:30
231963.12.28To Beep or Not to Beep6:35
241964.01.06War and Pieces6:40
251965.01.01Zip Zip Hooray!*6:15
261965.02.02Roadrunner a Go-Go*6:05
  • 표시가 붙은 작품은 극장판의 일부분.

2.4 제4기 (27편 ~ 28편)

수많은 루니 툰 단편을 감독한 애니메이터인 프리츠 프렐랑, 로버트 맥킴슨이 각각 1편씩 디렉터를 맡았다. 따라서 그림체가 이전과는 물론이고 이후와 비교해 봐도 크게 다르다. 다만 이후 루디 라리바가 디렉터를 맡을 동안 음악을 맡을 빌 라바가 이 때 들어오게 된다.

번호첫 상영날짜제목상영시간
271965.02.27The Wild Chase6:30
281965.07.31Rushing Roulette6:20

2.5 제5기 (29편 ~ 39편)

루디 라리바가 디렉터를 맡은 작품. 행크 스미스가 애니메이션 팀에 들어가면서 로드러너와 코요테가 완전히 귀여워졌다(…). 이 작품과 제1기의 작품을 비교하면 정말 심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림체야 취향을 탄다고 하더라도, 동선, 스토리 등 여러 면에서 정말 끔찍하게 질이 좋지 않다. 팬들이 흑역사 취급을 할 정도. 움직임은 현대 카툰 네트워크 작품들처럼 딱딱하고 단순화되어 과장되었지만, 섬세한 움직임과 과격한 개그를 자랑하던 이전 작품들과 차이가 너무 난다. 배경음악 사용도 뭔가 요상하다.

물론 이 점은 당시 제작비도 제작 기간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작품 간의 간격이 대략 반 년 정도였던 데 비해, 이 시기에는 약 2~3주 사이의 간격밖에 없다. 음악도 제작비가 없어 오리지널을 사용하지 못하고, 기존에 있던 트랙을 끼워넣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참신한 아이디어나 연출이 있기는 있어 그럭저럭 인정해주는 팬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전의 척 존스 시리즈가 너무도 넘사벽인지라….

번호첫 상영날짜제목상영시간
291965.08.21Run, Run, Sweet Road Runner6:00
301965.09.18Tired and Feathered6:20
311965.10.09Boulder Wham!6:30
321965.10.30Just Plane Beep6:45
331965.11.13Hairied and Hurried6:45
341965.12.11Highway Runnery6:45
351965.12.25Chaser on the Rocks6:45
361966.01.08Shot and Bothered6:30
371966.01.29Out and Out Rout6:00
381966.02.19The Solid Tin Coyote6:15
391966.03.12Clippety Clobbered6:15

2.6 제6기 (40편 이후)

41편부터[14] 다시 척 존스가 43편까지 디렉터를 맡으면서 그림체 역시 다시 바뀌었다. 그림체 자체는 제3기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미묘하게 다른데, 이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바뀌었기 때문. 왜 바뀌었는지는 상영날짜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번호첫 상영날짜제목상영시간
401966.11.05Sugar and Spies6:20
411979.11.27Freeze Frame6:05
421980.05.21Soup or Sonic[15]9:10
431994.12.21Chariots of Fur7:00
442000.12.30Little Go Beep7:55
452003.11.01The Whizzard Of Ow7:00

2.7 기타

후반기로 갈수록, 제목을 잘 보면 상당히 언어유희적인 요소들이 많다. 다 일일이 설명하기도 힘들거니와 딱 보면 아하 하고 머리를 칠 만한 요소들도 있기에 몇 가지만 설명하자면, 3기의 To Beep or Not to Beep은 아이들도 아는 햄릿의 "To Be or Not to Be"의 패러디. 4기의 Rushing Roulette은 당연히 러시안 룰렛의 패러디이며, 6기의 Soup or Sonic은 식당에서 웨이터가 애피타이저로 뭘 드릴까요, 라고 물어볼 때의 바로 그 Soup or Salad?의 패러디 되겠다.[16]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플리머스(Plymouth)사는 1968년 플리머스 로드러너를 만든다. 캐릭터이름을 따온 아메리칸 머슬카이며, B-Body 를 채용해서인지 묵직하고 V8 엔진을 넣은 머슬카이다. 미국에서 유명한 닷지 차저 다음으로 유명하다.


  1. 실제로 보면 상당히 작은 새라서, '저걸 잡아먹겠다고 그 야단을 치나?' 하고 반문할 정도.
  2. 둘을 소개하면서 내놓는 학명도 꽤 개그스러운데, 예를 들어 로드러너의 빠른 속도를 묘사해서 'Speedus Lightningus'라고 하고, 코요테의 바보 같은 행동을 묘사해서 'Brainus Idiotus'라고 하는 식이다.
  3. 코요테도 마찬가지로 대사가 없다.
  4. 애니메이션에서 의성어를 알파벳으로 표기해주곤 하는데, BEEP BEEP 이라고 표기해놓는 경우도 있다. 확인해보자. 1분 10초 쯤이다. 듣다 보면 밉밉 보다는 삡삡 정도로 들리기도 한다. 이 소리 때문에 로드러너가 물론 엄청나게 빠르지만 정말 정말 빠른 것처럼 느껴진다.
  5. 미국 드라마 《수퍼내추럴》에서도 카스티엘이 로드러너가 신성을 의미하고, 코요태는 그 신성을 이루지 못하면서도 무리하게 추구하는 인간을 의미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6. 정확힌 강자를 초월하는 능력을 가진 약자(로드 러너)와 그를 추격하는 강자(코요테).
  7. 원본 대사는 "Okay, wise guys, you always wanted me to catch him. Now what do I do?"
  8. 예를 들면, 절벽을 타고 거꾸로 올라 달린다거나, 땅도 없는 맨 허공을 그대로 질주한다든가 하는 거. 하지만 가장 어이없는 거라면, 역시 그림 속의 길을 따라 달리는 것. 그리고 그 다음에는 코요테가 따라하려다 쾅.(…) 한번은 표지판 대화로 코요테가 로드런너에게 중력의 법칙을 어기고 있다고 항의하니까, 자기는 중력의 법칙을 모른다고 쌩깐다.
  9. 2010년대에 공개된 단편을 합하면 49편.
  10. 2010년 2월 19일에 94세의 나이로 타계하셨다. 이 작품뿐만 아니라 여러 워너브라더스 작 애니메이션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
  11. 이 애니메이터들은 척 존스가 감독한 단편 애니들의 원화 작업을 맡았으며, 이후 톰과 제리 단편 제작에도 참여한다.
  12. 물론 애들 기준이다. 애들 기준.
  13. 영상 [1]
  14. 40편의 디렉터는 로버트 맥킴슨.
  15. 위의 코요테가 로드 러너를 잡는 동영상의 에피소드.
  16. 동시에, Soup or Sonic은 조금 빨리 발음하면 supersonic(초음속)과 발음이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