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츄리안 켄디데이트

The Manchurian Candidate. 직역하자면 '만주(Manchu)의 입후보자'라는 뜻. "세뇌당한 꼭두각시" 정도 된다. 영어사전에도 공식적으로 실리게 되었으나 중국과 관련된 얘기는 사라지고 조직/기관에 세뇌당한 일반인이란 뜻이 강해졌다.

일본 상영분과 한국 비디오판 제목은 '그림자 없는 저격자'였다. 여기서는 유명한 1962년작과 리메이크작을 다룬다.

1 1962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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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프랑켄하이머 감독, 프랭크 시나트라 주연의 영화.

한국의 어느 부대, FM 군인인 주인공은 양공주랑 노닥거리는 부대원들을 갈구고 정찰에 나선다. 한국인 통역관 준진(배우는 푸에르토리코인)의 음모로 전원 소련군에 생포된다.

다음 장면에서 주인공은 그 전투에서의 소년병 하나와 행보관 하나를 잃었지만 수많은 적을 섬멸하고 생환하여 명예훈장을 수여받았다고 한다. 이후 그 대원들은 주인공을 제외하고 모두 밤마다 기괴한 악몽을 꾸는데...

주인공에게는 매카시즘적인 양부와 친모(제시카의 추리극장의 앤절라 랜스베리다)가 있다. 표를 벌기 위해서 퍼포먼스에도 동원되지만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빨갱이"로 손가락질 당하는 학자의 딸과 연애하는 등, 일탈을 벌인다.

한편 주인공의 소대장인 마르코 중위는 자신의 꿈과 살인(세뇌 상태에서 부하장교 한 사람과 소년병 하나를 살해)에 고통받고 기차에서 만난 여자와 함께 사건을 파해치는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과 더불어 엄청난 영향을 끼친 영화. 매카시즘을 풍자하고 있으며, A를 주장하는 인물들이 알고보니 B였다는 클리셰의 기원이 되었다. 이걸 개봉한 뒤에 존 F. 케네디가 암살되는 바람에, 그와 친했던 시나트라는 이걸 재방송하지 마라고 했다는 도시전설이 있으나 사실은 판권문제로 제작사와 알력이 있어서 방영이 잘 안되었다. 70~80년대 몇번 TV를 탔고 시나트라 사후 유족간에 문제가 해결되고 재상영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그래도 훗날 DVD로 나오자, 감독과 함께 인터뷰한 게 실려있긴 하다. 존 휴스턴의 영화, 《프리치 가의 명예》의 원작자인 리처드 콘돈이 원작자, 다만 원작은 블랙 코미디에 검열삭제가 난무하는(심지어는 근친상간도 나온다) 작품이고 암살지령을 내린다는 클리셰가 유명해졌다. 예를 들어 감동적이고 암울한 결말 부분은 원작에서는 산뜻하면서 냉소적인 방법으로 틀었다. 어차피 죽는 사람은 다 같지만 영화판의 결말이 원작보다 뛰어날 정도이다.

작중에서 모자로 나오는 배우들은 실제로는 3살 차이다.

알코올 중독 매카시즘 의원의 연설 영상은 조지프 매카시의 뉴스 화면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 캐릭터의 과거사도 역시 매카시의 과거를 패러디했다.

2 2004년작 리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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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이외에도 필라델피아 등을 만든 조너선 데미 감독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은 냉전시대가 배경이었기 때문에, 많이 바뀌었고 인물들도 많이 각색을 거쳤다. 다만 공산권이 아닌지라 만츄리안이라는 거대 기업이 흑막이라는 점이 다르다. 주인공의 친모 아이슬린 여사는 메릴 스트립인데, 힐러리 클린턴이 모델이라는 풍문도 있다. 주연은 덴절 워싱턴. 역시 세뇌당하는 무대는 걸프전쟁이다.

아쉽게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6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96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그래도 영화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은 편인데, "걸작인 원작에는 못 미치지만 꽤 괜찮은 리메이크"라는 것이 중론이다.

3 기타 등등

맨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의미가 변하면서, 밀리터리와 음모론에 자주 이용되는 표현 겸 클리셰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