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육지탄

髀肉之嘆.중국 삼국시대유비의 발언에서 나온 말로, 잉여인간으로 세월을 보내는 것을 한탄하는 뜻이다.후...

유비가 한 때 신야(新野)라는 작은 성에서 4년을 잉여인간으로 지내다가 어느 날 유표의 초대를 받아 잔치에 갔는데 우연히 화장실에서 일을 보다가 자신의 허벅지가 굵어지면서 꿀벅지로 바뀌어 졌음을 알게 되고는 눈물을 흘렸다. 유비의 눈물 자국을 본 유표가 깜짝 놀라 유비에게 묻자 '내가 옛날에는 몸이 말 안장을 떠나는 법이 없어서 허벅지에 살이 붙을 틈이 없었는데 요즘은 말을 타지 않아서 평소에 붙지 않던 허벅지살이 붙은것을 보고서, 세월은 흐르고 몸도 늙어가는데 아무것도 이룬 게 없으니 슬퍼한 것입니다.' 했다.

그리고 이걸 들은 채모는 얼씨구나 좋다 하고 유표에게 유비를 처치하라고 꼬드긴다. 결국 싸움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우유부단한 천성을 지닌 유표인 데다가 유표와 유비는 종친이라 유표가 유비를 처치하지 않으려고 버티자 채모 자신이 유비를 초대한 뒤 직접 군사를 이용해 유비를 죽이려고 했으나 물가로 도망친 유비가 말과 함께 시내(단계)을 뛰어넘어 탈출했다고 전해진다. 근데 그 말은 주인을 죽이는 상이라는 적로였다.[1]

하필 허벅지에 살이 쪘다고 한탄하는 이유는 삼국지의 배경이 되던 중국 삼국시대 당시에는 아직 현대식 등자가 없기 때문.

cav.jpg

등자 없이 말을 타게 되면, 위 사진의 로마군 기병을 재현한 것과 같이 굉장히 어정쩡한 자세로 타게 되는데, 느리다면 어찌어찌 할수 있지만, 속도를 내거나 무기를 사용한다면 떨어지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허벅지로 말등을 꽉 붙들고 있어야 한다.[2] 때문에 전장에서 말을 타고 다닌다는건 허구한 날 허벅지 운동을 하는것과 마찬가지라서, 당연히 허벅지에 군살이 찔수 없는건 당연지사이다. 장비를 다 갖추고 타도 허벅지에 상당히 운동효과가 있는 마당에... 좋은 조임이다

그런데 정작 유비가 잉여인간으로 세월을 허비하게 된 건 유표 때문이다. 당시 조조는 원상과 원담이 서로 싸우는 걸 틈타 하북을 야금야금 먹어가고 있었고 유비는 유표에게 조조의 뒤를 쳐야 한다고 계속 진언했다. 하지만 유표는 본인의 성격+친조조파인 채모 일파의 눈치+손권의 지속적인 강하 공격 때문에 조조의 북진을 그냥 구경만 했고, 조조는 배후의 위협에 전혀 신경쓸 필요 없이 하북 공략에 집중할 수 있었다. 원씨 형제한테 서로 화해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고 유비가 박망파로 하후돈을 유인해 격파하기도 했지만 끝끝내 직접적인 행동은 없었고 결국 조조는 하북을 완전히 평정해버린다.

삼국전투기에서는 이 말을 살 빼는데엔 전쟁이 최고라는 식으로 해석해서 유비를 살빼려고 전쟁이나 일으키려는 악마로 만들어버렸다(...) 물론 삼전 특유의 유비를 나타내는 묘사긴 하지만.

유비유표에게 조조와 전쟁을 벌일 타이밍이라고 말하지만, 거절당하고 대신 형주에서 반란을 일으킨 도적떼들을 소탕하러가게된다. 허나 장비조운이 너무 쉽게 적장을 잡아버려서 네들이 이러면 내가 살을 어떻게 빼냐고 화를 내던 중 서서를 만나게된다.
  1. 이때 적로가 유비를 구한건 주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죽을 판이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연의의 영향으로 나중에 유비가 아끼던 말을 낙성 공략 전에 방통에게 넘겨줬다가 방통이 낙봉파에서 화살을 맞고 죽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공성을 지휘하던 중에 전사했으며, 유비가 준 말이 적로라는 이야기는 연의에도 없다. 자세한 사정은 적로 항목을 참조할 것.
  2. 또한 기병의 주역할이 돌진하면서 얻는 충격으로 적의 방진을 붕괴시킨 다는것을 생각한다면 등자 없이 이를 한다는것은 등자가 있을때보다도 힘들고 위험하다는것을 알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