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氷河. Glacier.

푸른 빙하 실사판
무공해 빙하가 한국에 나타난다면 뼈밖에 남지 않는다.

1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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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개요

지구의 특정 지방[1]에서는 눈이 녹지 않고 쌓여서 오랜 시간에 걸쳐 단단한 얼음층을 형성하는데, 이것이 중력에 의해 마치 처럼 흐르는 현상 및 그런 현상이 관측되는 얼음 지형 자체를 뜻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할 때는, 높은 산지에 있는 만년설도 빙하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지구 담수의 약 68%는 이 형태로 존재한다. 덧붙이자면 약 30퍼센트는 지하수이며, 오직 0.3%정도만이 호수나 강으로 되어있다출처.

1.2 형성 원리

눈이 내리는 양보다 공기 중으로 다시 돌아가는[2] 양이 더 적은 지역에서 차츰 얼음 층이 누적되는 것이다. 눈이 쌓이면 처음에야 얼기설기 엮인 가볍고 약한 눈 퇴적층이지만, 이게 미터 단위가 아니라 수 백 미터에서 수 킬로미터 단위로 쌓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눈 사이의 빈 공간은 재빨리 매워지며 눈송이 결정은 모두 으스러지고 새롭게 결정을 이루게 된다. 마침내는 밀리미터에서 센티미터 정도 얼음 결정으로 구성된 단단하고 치밀한 얼음층이 된다. 그 속에 갇혀 있던 많은 공기 방울은 압착되거나 빠져나가게 되므로, 얼음층은 빛을 상당히 투과할 수 있다. 바닷물이 파랗듯이 이 두껍고 큰 얼음 역시 파랗게 보이며, 이를 블루-아이스(Blue-ice)라고 한다. 바닷물처럼 새파랗고 거무튀튀하게 되는 건 아니고, 밝고 화사한 하늘색에 가까운데, 그 청명한 색이 보통 아름다운 게 아니다.

1.3 움직이는 과정 및 원리

산 상층부나 극지방에서 두껍게 얼음층이 쌓이면, 이 얼음층은 곧 '불안정'해진다. 그 이유는 중력 때문이다. 결국 얼음이지만 하루에 수 m씩 흐르고 있다[3].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지만 빙하는 얼음 그 자체가 물처럼 흘러내려가는 현상이다. 굴곡진 땅을 만나면 얼음이 물과 똑같이 변형되면서 "흐른다." 얼음이 식탁에서 미끄러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원리이다[4].

고체가 흐르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의 인식이 빚어낸 편견일 뿐이다. 얼음은 물론이고 암석 덩어리도 흐를 수 있다. 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것은 (1) 고체를 흐르게 할만큼 충분한 전단응력(shear)이 작용하는 지, 그리고 (2) 그 전단응력에 고체가 "깨지는 것(brittle deformation)"보다 "흐르는 것(ductile deformation)"이 더 유리한 환경인 지이다. 두꺼운 얼음층 때문에 얼음 하부는 강한 압력에 눌린 상태이며 이 상태에서 중력 때문에 꾸준한 전단응력이 작용하게 된다. 얼음은 그 조건에서는 깨지는 것보다 흐르는 게 더 '편하다'. 결국 얼음층은 마치 물엿처럼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땅 위를 흐르게 된다. 더 이상 압력이 가해지지 않아 흐르는 것보다 깨지는 것이 유리해지면 얼음은 더 이상 흐르지 않는데, 이는 보통 바다나 호수에 닿아서 하부 압력이 제거됐을 때이다. 실제로 빙하 지형을 관찰하거나 인공위성으로 빙하의 변형 모양을 보면, 정말 액체처럼 흐르고 있음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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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지면을 만나 얼음층이 넓게 퍼지는 모습. 말라스피나(Malaspina) 빙하의 모습이다.

빙하는 계곡을 따라 흐르면서 더 이상 흐를 수 없는 곳까지 이른다. 보통 너무 환경이 따뜻해져 빙하가 녹아버리는 곳이나 바다나 큰 호수를 만나 더 이상 흐르지 않고 깨지는 곳까지 흐른다.

1.4 침식 지형

물보다 지면과의 마찰이 강하기 때문에 계곡의 침식이 물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대표적인 지형이 U자곡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침식 작용을 일으킨다. [5]

그 과정에서 기저에 품고 있는 바위와 흙 등이 바닥을 사포로 밀듯이 쓱 밀고 지나가기 때문에 빙하가 흐른 자리는 마치 사포로 긁어낸 자국 같은 느낌의 흔적이 남는다.

빙하와 빙하사이에 벌어진 틈을 크레바스라고 하는데 위에 눈이 살짝 얼어있어서 빠지기 쉽기에 빙하를 지나는 탐험가들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자세한 내용은 크레바스 항목 참조.

1.5 기타 관련 이야기

여담으로, 아기공룡 둘리의 주인공인 둘리는 작품 속에서 빙하가 아니라 빙산 속에서 얼어붙은 상태로 에 흘러 내려왔다. TVA 주제가인 '빙하 타고 내려와~'는 원작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부분. 그나마 '타고' 온 것도 아니다.

2 필살염의 대지의 7속성중 하나

필살염/속성 참고.
  1. 고위도 극지방 및 고산지대 등
  2. 승화되거나, 녹아 없어지거나
  3. 그린란드 서쪽해안의 Jakobshavn Isbræ 라는 빙하는 최대 하루에 40 미터 이상 움직이기도 한다
  4. 수정 바람. glacier meltwater가 ice-bedrock interface로 흘러들어가 윤활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중력에 의한 driving force가 존재해야 빙하는 흐를 수 있지만, 줄어든 마찰력으로 인해 flow speed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원리라고 볼 수는 없다.
  5. BBC, '살아있는 지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