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공리

Axiom of Choice

1 개요

수학계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선택공리(AC)는 수학의 공리이다. 체르멜로-프렝켈의 공리적 집합론 ZFC의 공리 중 하나이다. 수학자들이 암암리에 AC를 쓰고 있다는 것을 체르멜로가 발견하고 이를 명시했다.

선택공리는 대표적인 비구성적 명제이다. 이 때문에 구성주의자나 직관주의자들은 이 공리를 거부한다. 게다가 선택공리는 직관에 반하는 여러 결과들을 얻을 수 있다. 초창기에는 거부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요즘에는 거의 다 받아들인다. 선택공리는 강력한 공리이기 때문에 위상수학, 대수학 등 수학의 여러 분야에 쓰인다.

수학자에게 무서운 얘기를 해보라 하니, "선택공리가 거짓이라고 해보자..."로 운을 뗐더니 다른 해석학, 위상수학 분야의 수학자들이 거품을 물고 쓰러졌더라는 농담도 있다.

2 진술

[math] \forall S \left(\emptyset \notin S \,\ \Rightarrow \, \exists f \in \left(\bigcup S\right)^S \, \forall A \in S \,\left(f\left(A\right) \in A\right)\right)[/math]

3 해석

즉, 임의의 집합 [math]S[/math][1]에 대해, [math]S[/math]의 모든 원소가 공집합이 아니라면, 집합족 [math]S[/math]의 원소인 집합들에서 원소를 하나씩 뽑는 선택함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math]S = \left\{\left\{0,1\right\},\left\{2,3,4\right\},\left\{5,6,7\right\}, \cdots\right\}[/math] 가 있을 때, [math]S[/math]의 원소인 집합들에서 원소를 하나씩 뽑아 첫번째 집합에서 [math]0[/math]을 뽑고, 두번째 집합에서 [math]3[/math]를 뽑고, 세번째 집합에서 [math]7[/math]을 뽑고....할 수 있다는 것.
막상 이렇게 설명하면 너무 당연해서 이런 걸 왜 공리로 만드나 할 수 있겠지만, 사실 [math]S[/math]가 유한집합일 때는(즉, 유한 번 뽑는 것은) 자명해 보이지만, [math]S[/math]가 무한집합일 경우, 특히 실수와 같이 셀 수 없는 무한집합일 경우엔 생각보다 그렇게 자명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math]S[/math]에 원소가 실수 개만큼 있는데, 신이 아닌 이상 어떻게 거기서 일일이 하나씩 뽑겠는가(...). 이런 걸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선택공리이다.

4 선택공리의 결과들

  • 초른의 보조정리(Zorn's Lemma) : 부분순서집합의 임의의 사슬이 상계를 가지면 극대원소가 적어도 하나 존재한다.
역으로 여기에서 선택공리를 유도할 수도 있다. 즉, 초른의 보조정리와 선택공리는 동치이다.
  • 공집합이 아닌 집합에 적절한 이항연산을 줘서 아벨군을 만들 수 있다.
  • 티호노프(Tychonoff)의 정리: 컴팩트 집합의 곱공간[2]은 컴팩트이다.
  • 모든 벡터공간은 기저를 갖는다.[3][4]
  • [math]a[/math]가 고립점이 아닌 것과 [math] a [/math] 로 수렴하는 수열이 존재하는 것은 서로 동치이다.
  • 함수[math] f:\mathbb{R}\to \mathbb{R} [/math]코시 함수 방정식 [math] f\left(x+y\right)=f\left(x\right)+f\left(y\right) [/math] 를 만족하면서도, [math] f\left(x\right)=kx [/math]의 꼴이 아닐 수 있다.
  • 한-바나흐(Hahn-Banach) 정리
  • 르벡 측도를 갖지 않는 집합(Lebesgue nonmeasurable set)이 존재한다.
  • 1을 갖는 가환환은 최대아이디얼을 갖는다.
  • 바나흐-타르스키(Banach-Tarski)의 역설[5] : 구를 유한 갯수로 잘 쪼개서 잘라 붙여서 원래 구와 같은 크기의 구 두개로 재구성할 수 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여기서 나왔다 카더라
  • 정렬가능성 : 공집합이 아닌 모든 집합에 정렬순서를 줄 수 있다.[6] 이 또한 선택공리와 동치이다.
이들 중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초른의 보조정리이다. 수학과 학생이 아닌 이공계 학생에게는, 벡터공간의 기저의 존재성이 선택공리의 가장 대표적인 결과이다.
  1. 여기서 [math]S[/math]는 집합들의 집합, 즉 집합족으로 이해하는 것이 편하다. 수학자들은 러셀의 역설 같은 예 때문에 '집합들의 집합'이라는 말에 알레르기 반응이 와서 '집합모임'이나 '집합족' 같은 대체 용어를 쓴다고.
  2. 꼭 유한곱일 필요는 없다.
  3. 보통은 선택공리에서 직접 유도하기보다는 위의 Zorn's Lemma를 이용한다.
  4. 파일:Attachment/선택공리/Example.jpg
  5. 역설일 뿐 모순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대표적인 반직관적 정리이다.
  6. 이것만 보면 반직관적이지는 않으나, 실수의 정렬순서를 찾아보면 반직관적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실수의 정렬순서를 찾기 어려울 것인데, 이는 선택공리가 비구성적 명제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