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교(魔敎)의 비전인 섭혼대구식(攝魂大九式)에서 파생된 육혼도(戮魂刀)를 격파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정종의 도법이 바로 섭혼도법(攝魂刀法)으로, 풍종호의 무협소설 『일대마도(一代魔刀)』에 비룡도(飛龍刀) 육천개의 도법으로 처음 나온다. 이후 『광혼록(狂魂錄)』의 비호도(飛虎刀) 육풍목에게로, 『호접몽(胡蝶夢)』에서는 육대세가 중 육씨세가의 가전도법으로 이어진다.[1]
섭혼도법은 대도(大刀)를 이용해 펼쳐지면 중압(重壓)으로 상대를 억누르며, 기혈(氣血)을 뒤흔드는 음파가 발생한다. 도법을 펼치는 자신도 이 음파의 영향에서는 벗어날 수가 없기에 섭혼도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매우 독특한 폐혈법(閉穴法)을 먼저 익힐 필요가 있고, 이것을 익히게 되면 어지간한 내가수법(內家手法)에는 끄덕도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뛰어난 폐혈법을 익히고 있다고 해도 섭혼도법이 결국은 섭혼대구식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다. 최후 초식인 유마섭혼(幽魔攝魂)에 그 문제점이 있음이 밝혀지는데, 이때문에 『광혼록』에서 육풍목이 도법의 비급서를 찢어버리고 가문을 뛰쳐나가게 된다.[2] 덕분에 육씨가문은 섭혼도법의 비결을 되찾기 위해서 온갖 가시밭길을 걷다가 오랜 세월에 걸쳐 힘을 회복하여 『호접몽』에서 육씨세가가 된다.[3]
육풍목은 오랜 노력 끝에 이 섭혼도법의 한계를 극복하여 새로운 도법을 창안해내고, 그것이 『호접몽』에 나오는 모용세가의 유씨가문[4]의 유마구절도(幽魔九絶刀)이다. 당시의 육씨세가의 가주인 육모화는 육풍목처럼 섭혼도법의 완성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 문제점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실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모용세가의 논검회(論劍會)에 참여하여 유마구절도에서 섭혼도법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고자 한다.
참고로 『화정냉월(花情冷月)』에서는 육씨도 유씨도 세가는 없어지고, 섭혼도법도 사라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