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냉월

풍종호 월드
지존록경혼기일대마도광혼록호접몽
화정냉월녹림대제전검신무투검지
카오스 사이클몬스터X몬스터
제목화정냉월(花情冷月)
장르무협소설
저자풍종호
권수전 4권
출판사시공사, 판무스토리(eBook)
출판년도2000년(시공사), 2011년(판무스토리)

1 개요

2000년에 출판된 풍종호 작가의 다섯 번째 무협소설로 주인공이 두 명이며,[1] 추리적인 요소는 물론 코믹적인 요소도 포함하고 있다.

전 4권으로 완결된 소설이지만, 내용적으로는 2권씩 2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반부는 옥화방 기녀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임천생이 일으킨 사건들을 봉무진이 되짚으며 추적한 끝에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을, 후반부는 그 두 사람이 콤비를 결성하여 정체를 숨기고 중매활동을 벌이는 등의 활약상을 다루고 있다.

2 등장인물

2.1 주인공 일행

2.2 옥화방(玉花幇)

2.3 사가보(史家堡)

2.4 화씨가문

2.5 개방(丐幇)

  • 풍개(瘋丐)
  • 광인십걸(狂人十傑)
  • 혼령검(魂靈劍) 매천향[7]

2.6 성무장(聖武莊)

  • 성무인왕(聖武仁王) 주세흥
  • 번강창(飜江槍) 구관정[8]
  • 하구상[9]

3 신병이기(神兵利器)

4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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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불(鐵佛) 풍범릉, 행협(行俠)으로 이십여 년이 넘게 살아온 강호의 유명인사인 그는 어느 외진 곳을 찾아와 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묘한 사내에게 다짜고짜 한 사람을 죽여달라는 청부를 한다. 묘한 사내는 풍범릉을 진정시키며 어찌 된 일인지 사정을 얘기해보라고 하는데, 풍범릉은 그에게 옥화방(玉花幇)의 기녀인 월향이 살해당한 일부터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과 이 사건들로부터 색마(色魔)란 명성을 얻게 된 임천생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여느 때와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았던 하루가 시작되고, 옥화방의 총관 부예주는 모든 일과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감독하는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살피다 방년 십팔 세의 기녀인 월향이 자신의 방에서 대들보에 목이 매달려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비명을 지른다. 월향의 허벅지 아래의 치맛자락은 모조리 찢겨 나간 채였기에 꼭 강간당하여 죽은 것으로 보였지만, 옥화방의 호위무사인 도목과 조이, 장문은 현장에서 경과를 알 수 있는 어떠한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다. 세 명의 호위무사는 월향의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각자 일을 나누고, 도목은 월향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총관 부예주와 대화를 해보기로 한다. 그러나 부예주는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아는 것이 없었고, 이 와중에 옥화방의 정문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난다.

정문에서는 서산(西山) 사가보의 둘째인 사장보가 막무가내로 월향을 만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장문이 이를 발견하고, 왜 이른 아침부터 이미 죽은 월향을 만나려 하는지 의문을 느껴 사장보를 계속하여 추궁한다. 이에 사장보는 짜증을 내면서 총관을 불러오라 하고, 이때 임천생이 자신이 새벽까지 월향의 노래를 들었기 때문에 월향은 늦잠을 자야 해서 만나기 어렵다고 하며 끼어든다. 근처에 있던 도목은 이 말을 듣고 임천생도 월향의 죽음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음을 고려하여, 사실을 조용히 확인하기 위해 사장보와 같이 옥화방의 연무장으로 데려온다. 이곳에서 임천생은 뜬금없이 사장보의 형수인 도하운에 대해서 아는 척하며 사장보를 도발하여 싸움을 벌이려 하지만, 도목의 방해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유유히 떠나간다.[10] 사장보도 월향과 혼인하고자 온 것으로 그녀의 죽음과는 연관이 없음이 밝혀지고, 결국 최종 수단으로 도목 등은 소왕이라는 후각이 뛰어난 개를 이용하여 흉수를 찾고자 한다.[11]

소왕을 따라 황성각이라는 음식점에 도달한 도목 일행은 안으로 들어가 소왕이 추적해온 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데, 바로 임천생이었다. 도목 일행은 임천생이 흉수일 것이라 심증을 갖고 새벽쯤에 월향의 방에 간 적이 있느냐고 추궁을 한다. 임천생은 어제오늘 사이에는 간 적이 없으나 이전에는 자주 들렀다고 대답을 한다. 이 대답에 월향의 약혼자라는 사장보는 발끈하여 임천생에게 네가 왜 그녀의 방을 찾았는지 묻고, 임천생은 담담히 검열삭제를 뜻하는 손가락 모양을 보여준다. 분노한 사장보가 대뜸 임천생을 철곤으로 공격을 하고, 실력 차가 컸기에 임천생은 그를 냅다 탁자 위로 내리 꽂아버린다. 이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목 등은 확신을 얻기 위해 임천생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다시금 추궁을 해보지만, 임천생은 능글능글하게 대답을 잘하면서 빌미를 주지 않는다. 그러자 조이가 새벽에 임천생이 월향이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숨어서 봤다고 유도성 짙은 거짓 증언을 내뱉고, 임천생은 부정하지 않고 바로 몸을 날려 도망을 친다.

그들은 범인으로 확신한 임천생을 쫓으나, 재빨라서 잡기는커녕 거리가 계속 벌어진다. 그에 놓칠 것 같아지자 조이는 소왕을 시켜 그를 잡으려 한다. 소왕은 빠르게 달려가 임천생의 옷깃을 무는 데 성공하고는 끈질기게 버텨 보지만, 임천생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끝내는 임천생에게 되려 잡히고, 이를 본 도목 등은 임천생을 더 열심히 쫓을 수밖에 없었다. 항주(杭州)를 한 바퀴쯤 돌았을 때, 그들은 임천생이 일부러 자신들을 놀리고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음을 깨닫고, 잠시 숨을 고른 뒤에 두 패로 갈라져서 임천생을 잡고자 한다. 그러나 그사이에 임천생은 이미 자취를 감춰 버렸고, 그의 흔적을 찾고 보니 그는 이미 고기와 술로 만찬을 즐긴 뒤였다. 그런데 하필 구워 먹은 고기가 바로 조이의 개인 소왕이었다.[12] 일행은 이왕 이렇게 된거 남은 소왕을 구워 먹고자 하고, 조이도 자포자기(自暴自棄) 하면서 남은 술을 받아 먹는다. 도이는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지금 이 상황이 임천생이 자신을 초대하기 위해 벌인 일임을 깨닫고, 옥화방의 일을 조이와 장문에게 부탁한 다음에 사장보와 함께 사가보로 향한다.[13]

도목과 사장보가 사가보에 도착했을 때, 이미 임천생은 먼저 와서 사장보가 월향에게 준 그의 명패를 이용하여 떳떳하게 사장보의 형수인 도하운과 만나고 있었다. 이 사실을 가문의 하인인 악이로를 통해 알게 된 사장보는 노발대발하여 얼른 임천생을 잡으려 하나, 악이로와 도목의 만류로 먼저 형인 사준보을 만나기로 한다. 사장보는 형에게 명패를 함부로 다룬 일로 혼이 나면서도 얼른 임천생을 잡아야 한다고 설득을 하고, 도목까지 곁에서 점잖게 거들자 그제야 사준보는 아내와 함께 있다는 임천생을 만나러 간다. 화원에서 두 사람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사장보는 형수가 임천생에게 넘어간 것이 아니냐며 으르렁대자 불안해진 사준보가 걸음을 빨리한다. 결국, 예상과는 달리 임천생과 친근하게 있는 부인의 모습을 보고만 그는 순간 화가 치밀어 코와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쓰러지고 만다. 사장보는 형이 쓰러지자 지체없이 형수를 욕하며 공격을 하려다가 임천생에게 당하여 저편에 처박히고, 도목은 도하운이 자신의 동생인 도명하임을 확인하자 얼른 사준보에게 응급조치를 한다. 사가보의 어른인 사항선까지 나서서 사준보를 치료한 뒤에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는데, 그 사이에 임천생이 떠난 것은 물론 사장보도 가문을 박차고 나간 뒤였다.[14]

집을 나온 사장보는 나흘이 넘도록 굶으면서 거지꼴을 하게 되자 신양(新梁)에 도착해서는 거지에게 귀동냥한 뒤에 도움을 얻기 위해 엄자후의 집을 찾아간다. 그래도 염치가 있어서 지금 꼴을 하고는 대문으로 들어갈 수 없어 먼저 담 위로 들여다본다. 그런데 하필 엄자후의 눈과 마주친다. 사장보는 이왕 걸린 거 당당히 소개를 하면서 도움을 얻고 싶다고 얘기를 하자 엄자후는 그에게 자초지종을 물어온다. 사장보는 임천생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겪었던 일을 얘기하고, 엄자후는 자신의 형인 엄자추를 찾아가 임천생을 찾는 데 도움을 얻으라고 조언을 해준다. 사장보는 즉시 엄자추의 집으로 찾아가 강남쌍웅(江南雙雄)이라는 화령도(花靈刀) 전고진, 패극(覇戟) 금광태와 함께 있는 엄자추와 만나면서 임천생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얘기를 한다. 그러자 강남쌍웅 역시 임천생과 엮인 일[15]이 있었음을 말하고, 그가 매우 뛰어난 고수라는 사실도 아울러 얘기해준다. 이때 엄자추가 운영하는 도박장이 풍비박산 나고 있다고 하인이 알려오는데, 다름 아닌 쌍호점(雙虎粘)이라는 도박을 하는 동안 절대 패하지 않는 임천생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화춘이라는 도박장에서 임천생은 쌍호점으로 무패를 자랑하며 돈을 쓸어담는다. 마지막 도전자로 관노삼만이 남았으나, 그도 매번 패하고 만다. 끝내 관노삼은 돈이 다 털리자 현물로 대보청심환(大寶淸心丸)까지 내걸고 다시금 도전해서 주사위의 최고점인 열둘을 얻는다. 규칙상 최소점인 둘만 나오지 않으면 관노삼이 이기는 상황, 드디어 마지막 주사위를 임천생이 던진다. 떠올랐던 주사위가 쟁반 위에 떨어질 때쯤 지켜보던 누군가가 관노삼을 밀자 쟁반이 바닥에 떨어지고, 주사위도 튕겨 나가게 된다. 사람들이 우르르 주사위를 쫓아가 주사위 숫자를 확인하려는 찰나 금광태가 임천생을 방해하기 위해 자신의 장포를 이용하여 주사위 위를 덮고 탁자를 놓아 버린다. 불만에 찬 임천생이 금광태의 옷과 탁자를 치우려 하자 둘은 다투게 되고, 이 와중에 관노삼이 주사위를 찾아보니 결과는 하나, 하나로 둘이었다. 금광태 홀로는 임천생을 어쩌지 못하자 전고진까지 나서서 임천생을 공격하지만, 그는 모든 공격을 회피하며 도박장까지 반쯤 엎어놓고는 사장보에게 "다음에 보자. 기둥서방!"이라는 말까지 남기면서 유유히 빠져나간다.

사장보는 울화에 쌓여 엄자후의 집으로 돌아오고, 화춘에서 있었던 일을 엄자후에게 속풀이하듯 얘기해준다. 얘기가 끝나고 엄자후는 사장보가 없을 때 온 손님이 있다고 하며 소개해주고자 손님이 묵는 방으로 안내한다. 그런데 정작 그는 없고 정교한 인피면구가 나온다. 이에 사장보는 순간 소름이 돋고, 그 손님이 임천생일수도 있음을 예감한다. 이상함을 느낀 사장보와 엄자후는 곧장 병든 아내가 누워 있는 병상으로 달려간다. 불행한 예감은 틀리지 않아 임천생이 웃통을 벗고 있으며, 그 앞에 엄자후의 부인 신씨가 가슴 섶이 조금 열린 채 몽롱하게 잠이 든 모습을 두 사람은 보고만다. 이로 인해 엄자후는 바로 고꾸라지며 기절을 한다.[16] 임천생은 사장보의 손에 있던 인피면구를 자신의 것이라며 빼앗은 뒤에 엄자후는 거들떠도 안본 채 시시덕거리는 웃음소리를 남기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순간 아연함에 잠시 넋을 잃고 있던 사장보는 급히 정신을 차리며 엄자후를 구하기 위해 어릴 때 배웠다가 그동안 쓰지 않은 추마법(推摩法)을 궁여지책으로 펼친다. 그는 동이 틀 때까지 무아지경으로 추마법을 펼치느라 무척 지치게 되고, 엄자추가 오자 졸도하여 쓰러진다.

다음 날, 사장보가 깨어나자 엄자추와 전고진 그리고 풍범릉이 어찌 된 일인지 사유를 물어오지만, 사장보는 아직 혼란스러운지 횡설수설한다. 그래서 풍범릉은 간밤에 임천생이 엄자추의 집에 나타나서 있었던 일[17]을 먼저 얘기해준다. 또한, 임천생이 이번에는 자신의 아내인 번서향을 노리고 있어서 그를 추적하기 위해 엄자후의 계책을 얻고자 온 것임도 알려준다. 사장보는 엄자후와 그의 부인의 일은 정절과 연관이 되기에 사실대로 얘기할 수가 없으니 덮어두면서 임천생을 잡고자 꾀를 낸다. 바로 번씨 부인을 데려와 호위하면서 임천생으로부터 지키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의견을 논의하는 중에 번씨 부인은 이미 임천생의 손에 들어갔을 가능성[18]이 있음을 추측하게 되고, 별수 없이 오늘 저녁 화춘에서 다시 있을 도박판에 나타날 임천생을 잡기로 한다.

엄자추는 수하들을 동원하여 화춘을 중심으로 십면매복(十面埋伏)를 준비해놓고, 강남쌍웅 등도 몰래 가까운 곳에서 잠복할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임천생은 이러한 계략을 모두 눈치채고, 도박장의 지붕을 뜯어버리면서 제법 큰 상자를 이고 화려하게 등장을 한다. 인원이 늘어나 여섯 명이 쌍호점을 시작하고, 임천생을 잡으려는 일행은 그가 전날 말했던 대로 신양을 불바다로 만들까 저어하여 우선 그가 도박장에 깔아놓은 폭죽과 화약을 제거한다. 그러나 정작 주목표인 임천생은 그가 들고 온 상자에 많은 폭죽이 담겨 있어서 큰 사달이 일어날까 섣불리 다가서지도 못하고, 벌이는 도박도 막지 못한다. 결국, 세 명은 떨어져나가고 관노삼과 하식만이 남아서 임천생과 모든 것을 건 마지막 한 판을 벌이게 된다...[19][20]

항주를 중심으로 한 하남 일대에서 잔뜩 사고를 치고 떠나온 임천생은 호북(湖北)을 지나 협서(陜西)에 가까워졌을 때, 봉무진에게 기습을 당한다. 봉무진은 임천생의 경신법을 따라잡을 수 없었기에 미리 함정을 파놓고, 임천생을 기다리고 있다가 여러 개의 창과 돌을 이용하여 그를 철창살로 만든 함정으로 몰아넣고는 더는 도망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봉무진은 편하게 의자를 가져와 앉고서 임천생을 지켜보며 그에게 그동안 자신이 직접 발로 뛰며 겪은 일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봉무진이 은거지에서 다시금 무림으로 나오자 생각도 못 한 방해꾼들이 등장한다. 먼저 과거 봉무진이 과산객(過山客)을 두드려 팼었던 일에 대해 그의 무기명 제자들인 금쇄사랑(金鎖四狼)이 찾아와 복수하고자 봉무진에게 덤벼보지만, 상대도 되지 못한다. 그리고 초월부(初月斧) 번도의 딸인 번휘가 아버지의 복수[21]를 위해 다양한 기관과 독을 이용해 봉무진을 죽이려 하는데, 그는 쉽게 함정들을 돌파해낸다. 갈 길이 바빴던 봉무진은 번휘에게 번도의 사정을 얘기해주지 않고, 함정으로 이용된 한 구덩이에 손발을 묶어 집어 넣어버리고는 신경을 꺼버린다. 그리고 번휘를 자신에게 안내한 예전부터 인연이 있던 추종객 주용성[22]에게는 먼저 항주로 가서 임천생에 관한 조사를 해주길 부탁한다.

봉무진은 수로(水路)를 이용해서 빠르게 신양에 다다르고, 신양에서 배를 댈 곳을 찾던 중 갑자기 절벽 위에서 한 여성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본 봉무진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받아낸다. 그런데 받고 보니 그녀는 풍범릉의 부인인 번서향이었다. 그녀는 자신 때문에 풍범릉이 죽었다고 생각하여 자살하고자 한 것으로, 운이 좋게도 봉무진을 만나면서 목숨도 구하고 남편도 멀쩡히 살아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안심한 번서향은 봉무진에게 납치사건에 관하여 얘기를 하고, 이로써 봉무진은 번서향이 풍범릉이 가지고 있는 나한간고첩(羅漢看苦帖) 때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에게 납치되었다가 이를 임천생이 구해준 사실을 알게 되면서 드러나지 않은 음모가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봉무진은 번서향의 안전을 파면객(破面客) 위상에게 부탁하고,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도박장 화춘 등 신양 곳곳을 수소문한다. 그리고 엄자추의 집에 잠입했을 때, 동생인 엄자후가 찾아와 형과 나누는 대화[23]를 몰래 듣게 되는데, 엄자추가 대반산과 나한간고첩으로 힘을 키우기 위해 일을 벌였음을 알게 된다. 또한, 장강 수로를 제패하는 세력 중 가장 큰 성무장(聖武莊)이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뒷공작을 하고 있음도 듣게 된다. 봉무진은 일의 전말을 알고 위상에게로 돌아가 보지만, 격전이 벌어진 흔적만이 남아 있고 위상도 번서향도 보이지 않자 급히 남은 흔적을 추적하여 절벽 밑의 은신처에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위상을 만나 일의 경과를 듣게 된다. 봉무진은 위상의 소원대로 새외의 명주를 가져다주기로 약속하고, 그에게 들은 대로 나루터의 의원 조씨네로 달려간다. 위상의 예측처럼 번서향을 납치한 이들은 조씨네에 있었고, 분노한 봉무진은 한 놈만 남겨놓고 모두 베어버린다. 남은 놈에게서 번서향이 맹가촌의 맹일부의 집에 있는 것과 엄자추의 명령에 따라 납치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살려주면서 즉각 발걸음을 옮긴다.

봉무진은 맹일부의 집으로 바로 쳐들어가 번서향을 구해내고, 이어서 엄자추의 집으로도 다짜고짜 돌격한다. 엄자추는 봉무진이 성무장에서 파견한 고수인 줄 알고 놀라서 덤벼드나, 봉무진의 칼을 막지 못하고 패하여 죽고 만다. 봉무진은 엄자후 부부와 번서향을 데리고 항주로 오고, 그들을 여관에 머물게 한 뒤에 임천생에 관한 조사를 시키기 위해 먼저 항주로 보냈었던 추종객 주용성을 만나 임천생의 동향을 확인한다. 임천생이 칠성가라는 일곱 곳의 도박장을 다니는 것은 물론 옥화방에도 다녀가고 있음을 안 봉무진은 바로 옥화방으로 향하고, 마침 그곳에 머무르고 있던 사가보 일행과 도목, 조이, 장문 등을 만난다. 또한, 수향을 만나서 그녀가 숨기고 있던 사실, 임천생이 그녀를 만나기 위해 몰래 옥화방에 다녀가고 있음을 파악한다.[24] 임천생은 강남쌍웅과 사장보를 골리며 도박장을 돌아다니다가 옥화방으로 수향을 만나러 가려던 중 기다리고 있는 봉무진과 처음으로 대면한다. 봉무진의 심상치 않은 기세에 임천생은 대뜸 여자 목소리를 내며 손에 잡히는 것은 모조리 다 집어 던지며 몸을 피하려 한다. 봉무진은 처음에 대화를 시도하려 했지만, 임천생이 막무가내로 물건을 던지며 도망치려 하자 우선 잡아 놓고 보고자 칼로 임천생을 저지하려 한다. 그러나 사준보의 아내인 도하운이 갑자기 몸을 날려 임천생을 보호하는 바람에 봉무진은 칼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임천생을 놓치고, 모든 일행은 옥화방으로 돌아와 임천생, 월향, 사장보가 얽힌 일의 진상을 도하운과 옥화방주 녹화의 얘기로 확인하게 된다. 월향은 어릴 때부터 이기적이고 사악했는데, 근래에 사장보를 만나면서 그를 이용해 사가보의 며느리로 들어가 가문을 집어삼킬 음모를 세우고 실천한다. 그래서 독이 묻은 자수 편지로 도하운을 죽이려 하고, 내연 관계에 있던 총관 부예주를 협박하여 거대한 혼수까지 챙겨 가려 한다. 하지만 임천생의 개입으로 모든 일이 실패로 돌아가게 되고, 월향은 옥화방을 없애버리겠다는 말로 부예주의 원망까지 사 목숨까지 잃게 된다. 이 내막이 밝혀지는 중에 임천생은 숙부인 사항선에 의해 구석에 찌그러져 있던 사장보의 옷을 벗기고, 한 방망이를 항문에 꽂아 추행하는데, 이 일을 계기로 사항선은 사장보에게 참악백인혈명부(懺惡百人血名簿)[25]를 작성케 하면서 가문에서 쫓아낸다. 잠시의 소란이 있었으나, 마침내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면서 임천생이 옳은 일을 했음이 밝혀진다. 그런데도 좋은 행실은 아니었기에 도목, 조이, 장문 등은 쌓인 원망을 임천생의 욕으로 풀고, 봉무진은 다시 임천생을 쫓고자 옥화방을 떠난다.

만나면 얘기할 틈도 주지 않고 도망만 치던 임천생을 함정에 몰아넣고, 유유히 얘기를 마친 봉무진은 임천생을 이끌고 풍범릉에게 데려가려 한다. 그런데 임천생은 풍범릉의 일보다 젊은 선남선녀를 구하는 일이 먼저라며 오히려 봉무진을 이끌고 성무장으로 향한다. 성무장의 주인인 성무인왕(聖武仁王) 주세흥에게는 주소의라는 이름의 딸이 한 명 있어서 이번에 성무장에서는 그녀의 결혼 상대를 구하는 성무회라는 비무초친을 열고자 한다. 하지만 본래 주소의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오릉이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러나 그가 무공도 모르는 일초무식자이고, 집안도 좋지 않아서 성무장에서는 강제로 두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하면서 비무초친으로 완전히 헤어지게 할 심산이었다. 오릉으로서는 두 눈 뜨고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길 상황에 부닥치게 되고,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임천생은 봉무진을 끌어들여 겉모습은 물론 이름까지 임의행과 봉진생으로 바꾸고 오릉을 돕고자 나선다.

성무장 앞에서 주소의를 만나겠다며 억지를 피우던 오릉을 데려온 봉진생과 임의행은 오릉이 비무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서 자신들의 막내 사제로 위장시킨다. 오릉도 이를 받아들이고, 이들의 대화 내용을 불명확하게나마 문밖에서 몰래 엿듣던 점소이는 들은 내용을 성무장의 진룡각주 왕홍찬에게 알린다. 이로 인해 비무초친의 첫 관문이 어중이떠중이들을 가리도록 세 단계로 나뉘어 시행되는데, 오릉은 하루 동안 임천생에게 잠룡기공(潛龍氣功)과 관문돌파의 요령을 전수받아 이 세가지 시험을 간신히 통과해낸다. 다음으로 화진무가 관문에 도전하고, 뛰어난 실력으로 관문을 통과하자 그를 지켜본 임의행과 봉진생은 그가 오릉의 우승에 난관이 될 것을 예상한다. 그리고 사장보도 등장하여 첫 관문인 석판 깨기를 화끈하게 이마로 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26]

본 비무대회가 시작되고, 첫째 날에 화진무가 석장을 사용하는 상연개와 겨루게 된다. 화진무는 상연개의 공격을 슬슬 피하다가 기습으로 한 번에 상연개를 쓰러뜨릴 생각이었다. 이 둘의 비무를 지켜보던 임천생은 화진무의 이러한 의도를 파악하고 상연개를 도발하여 제 실력을 빠르게 발휘하게 한다. 덕분에 화진무는 호포(虎咆)는 물론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나한오수권(羅漢五獸拳)까지 펼치고 만다. 오릉은 가원전과 겨루게 되고, 가원전은 오릉의 사형들이라는 임의행과 봉진생에게 풍기는 고수의 풍모와 대비되는 오릉의 무방비한 모습에 혼란을 느껴 맛보기 공격을 가해본다. 살을 주고 뼈를 취하겠다는 식의 강렬한 오릉의 반격이 있었지만, 예상과는 달리 가원전는 오릉의 한쪽 어깨뼈를 빠뜨리는 데 성공하고, 이어서 오릉을 완전히 무너뜨릴 요량으로 폐맥점혈(閉脈點穴)의 지법을 펼친다. 가원전의 공격은 이번에도 성공하여 푹 고꾸라지던 오릉이었는데, 잠깐 마지막 발악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 끄덕임이 가원전의 관자놀이에 적중되는 순간, 가원전은 오릉의 밑에 깔려버리고 만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가씨 가문의 사람들이 놀라 비무대에 올라오고, 이 때문에 규칙 위반으로 자동 기권이 되어서 오릉은 본선에서 첫 승리를 거둔다.

다음 날 오릉의 다음 상대는 단도를 사용하는 유원성이었다. 오릉은 전날 전수받은 비법대로 어기차력(御氣借力)을 사용하여 유원성을 비무대 밖으로 날려 버린다.[27] 화진무는 두 번째 비무 상대였던 동무정을 취선권으로 공격을 유도하여 허를 노출한 뒤에 상대의 몸에 달라붙어 조르기로 이긴다. 그리고 세 번째 비무 상대로 매두방을 만난다. 그는 맹파라는 작은 마을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을 괴롭혔던 토호 황씨의 배후인물로, 일반 아녀자를 강제로 첩으로 삼아 데려갔다고 사장보가 의심하고 있는 상대자였다. 사장보는 매두방의 혐의를 증명하기 위해 맹파에서 그 딸을 강제로 빼앗긴 늙은 아버지를 증인으로 초빙하나, 그 늙은이가 제때 도착하지 못하자 그냥 비무대 위에 있던 매두방을 공격하여 목을 끊어버린다. 그러자 매두방의 집안에서 항의를 해오고, 결국 비무대회의 주최 측인 성무장이 나서서 사건의 진상 확인을 맡게 된다.

오릉은 주소의와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로 채징과 기소영을 연달아 격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준결승전까지 오른다. 첫 경기로 화진무와 고우태가 먼저 겨루는데, 고우태는 선조인 절검상인(切劍上人)의 교검법(攪劍法)을 익혀낸 이로, 과거에 절검상인이 화씨가문의 선조에 패했던 일을 갚고자 독심을 갖고 화진무에게 덤벼든다. 하지만 절검상인의 교검법은 상대보다 우세하다는 것을 자랑하려고 만든 잡기[28]일 뿐, 결코 화진무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다음으로 오릉과 쇄후도를 사용하는 차문교가 격돌하는데, 오릉은 금연사(金鉛絲)에 철편을 섞어 만든 장갑을 피부색으로 칠까지 한 뒤 착용하여 이것으로 상대를 속여 쇄후도를 봉쇄하고는 승리를 쟁취한다.[29] 최후의 결승전에 맞서게 된 오릉과 화진무, 본령을 반 이상이나 감추고 있는 지금의 화진무라 할지라도 오릉으로서는 도저히 실력으로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그래도 화진무가 지금까지 보여준 나한오수권의 맹호교전수(猛虎翹剪手)와 대망착정세(大蟒捉精勢)만을 사용해주길 바라고 대응책을 얻어 비무대에 올라간 오릉이었다. 바람대로 화진무가 맹호교전수를 처음에 펼치자 오릉은 이를 쉽게 원천봉쇄한다. 이에 화진무는 대망착정세로 공세를 전환하며 오릉을 붙잡으려 한다. 이 순간 화진무는 오릉이 파놓은 덫에 걸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새처럼 비무대 밖으로 나가떨어지고 만다.[30] 결국, 성무회의 최종우승은 오릉에게 돌아가고, 오릉은 주소의와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성무장을 나와서 귀신같이 움직인 지 열흘 만에 오릉, 주소의와 헤어진 임천생, 봉무진은 약속대로 풍범릉 부부를 만나러 간다. 그런데 정작 풍범릉을 만났을 때, 봉무진과 임천생은 어처구니없는 소문을 듣게 된다. 봉무진이 임천생과 결탁하여 성무장에서 사기극을 벌였고, 나아가 주소의를 납치 및 간살한 것은 물론 사기극에 가담한 오릉까지도 죽였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이었다. 이를 들은 봉무진과 임천생은 분기탱천해서 다시금 성무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성무장에서는 사장보가 밝혀낸 맹파의 매씨 일가의 죄상이 잘못된 것이라 변호하고 나서고, 더불어 갑작스레 오릉과 주소의가 죽은 일 때문에 인단의 단장인 구관정은 성무장에 혼란을 느낀다. 예전부터 부단장인 하구상이 성무장에 옳지 못한 기류가 있음을 알려왔으나, 구관정은 전혀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먼저 하구상이 성무장에서 사라지고,[31] 이어서 구관정도 장주인 주세흥과 지단 단장 이준원의 배신으로 오히려 배신자로 몰리면서 수뢰에 갇힌다. 그러나 누나를 찾으러 온 번수로부터 구함을 받게 된다.

봉무진과 임천생은 성무장으로 향하는 중에 매천향을 만나는데, 임천생은 다짜고짜 공격하여 그를 기절시키려 한다. 매천향이 귀신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말을 전혀 믿지 않는 임천생이기에 그리 행동하는 것이지만, 봉무진은 전혀 꺼리지 않고 그와 대화를 하면서 성무장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 개방(丐幇)의 골칫거리라는 십장로, 광인십걸(狂人十傑)이 성무장의 일로 다섯 명 정도 나타나리라는 것을 전해 들은 봉무진과 임천생은 성무장 안의 구체적인 정보는 알 수 없자 직접 쳐들어가 보기로 한다. 그러나 주세흥은 봉무진이 쳐들어올 것을 대비하고 있었기에 봉무진의 운보법(運步法)인 칠보탈명(七步奪命)의 약점을 공략하여 가슴에 상처를 입힌다. 또한, 숨어 있던 강보잠이 독으로 암수까지 가한다. 이에 임천생이 갑작스레 난입하여 봉무진을 안고 즉시 몸을 빼낸다.[32] 그리고 추격을 피해 강물로 뛰어들고, 성무장 주변에 있었던 광인십걸 중 한 명인 천일취(千一臭)가 이를 보고 두 사람을 구해준다. 강기(罡氣)를 이룬 봉무진이기에 입은 상처를 금방 회복하고, 임천생이 천일취와 투닥거리며 회포를 푸는 동안 매천향에게서 새로운 소식을 전해 듣는다. 과거 봉무진에게 죽은 이들이 죽어서도 제대로 묻히지 못했거나 묘에서 강제로 파여졌다고 하면서 다시금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는 내용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천일취가 성무장에서 음형초(陰炯草)[33]를 재배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속속들이 광인십걸이 모여들고, 당대의 천하제일인이라는 개방주 풍개(瘋丐)까지 모습을 드러낸다. 개방의 방주와 장로들은 뛰어난 봉무진의 실력에 그의 사문을 궁금해하고, 봉무진은 소문[34]과는 달리 쉽게 대답을 해준다. 그의 스승은 바로 천중일괴(天中一怪) 능당십걸(能當十傑)이라 알려진 유월은으로, 광인십걸의 필생의 대적이다.[35] 잠시 후에 화진무, 소성 선사, 사장보가 개방의 다른 장로들에게 납치되어 오고, 방주는 이들을 풀어주며 철해(鐵海)에 관한 일[36]과 사장보의 의문[37] 등을 해소해준다. 개방주와의 대화가 끝나고 일행은 하구상으로부터 주세흥이 오릉과 주소의를 찾아내 죽인 일의 진상과 성무인왕이라는 별호를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까지 전해 듣는다. 이로써 성무장이 모든 일의 흉수임이 분명해지고, 개방은 성무장을 본격적으로 치기 위해 성무장의 모든 길목을 차단하면서 압박을 가한다.

성무장의 두 호법인 강보잠과 상보당은 광인십걸이 맡고, 임천생은 봉진생으로 변장하여 봉무진과 함께 안으로 쳐들어가 주세흥을 농락한다.[38] 그리고 임천생이 등에 메고 온 대도로 주세흥을 공격한다. 대응하는 주세흥의 모습을 살펴본 봉무진은 그가 과거 청룡단(靑龍團)의 단주임을 알아챈다. 봉무진이 오 년 전에 청룡단을 붕괴시킬 때 죽인 청룡단주는 주세흥의 대역이었던 것을 밝히자 주세흥은 부인하지 않는다. 또한, 봉무진은 그가 마해(魔海)의 주구임도 밝히면서 자신이 마해를 잘 알 수밖에 없는 배월도주와 관련한 사연도 말해준다. 이에 주세흥은 자신이 봉무진의 적수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연막을 피우고는 주소의 거처에 있는 비밀 문을 통해 달아나려 한다. 임천생과 봉무진은 이미 예상하였기에 오릉과 주소의의 인형으로 주세흥을 또 한 번 농락하고, 그가 얼이 빠져 있는 사이 봉무진이 단칼로 목을 끊어버린다.

모든 일이 정리되고 봉무진은 자신을 돕다가 죽은 위상의 부탁대로 새외의 명주를 구하고자 대막으로 가고자 한다. 임천생은 꼭 가야 하느냐고 투덜 되지만, 봉무진과는 헤어질 생각이 없었는지 그의 능청스런 대답에 못 이기는 척 함께 길을 떠난다.
  1. 참고로 풍작가의 모든 소설 제목은 주인공을 상징한다. '화정'과 '냉월'도 두 주인공인 임천생과 봉무진을 뜻하며, 두 사람의 상이한 성격을 대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2. 본래 알려진 이름이 독선자(毒仙子) 옥화이다. 독을 잘 다룬다는 것을 별호를 통해 알 수 있는데, 그녀가 월향에게 독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 큰 화근이 된다.
  3. 귀신 잡는 포교(捕校)라 칭송받으며 이십여 년을 아문(衙門)에서 보내 잔뼈가 굵은 자였으나, 재산은 물론 가족도 없이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아리 밖에 남지 않아서 도목의 청을 받아들여 옥화방에서 호위무사일을 한다.
  4. 그도 아문의 칼잡이로 명성이 높았던 자로, 조이와 비슷한 사정인지라 역시나 도목의 청으로 옥화방 호위무사의 일을 받아들인다.
  5. 사준보, 사장보의 숙부로, 과거 형제간의 불화를 피하고자 가문을 떠났었다. 세월이 지나 가전무공에 곤란을 겪던 사준보가 도움을 요청하자 가문으로 돌아온다. 마치 잘 벼른 검과 같은 기세를 갖고 있어서 봉무진조차 거리낌을 느낄 정도의 고수이나, 별호나 행적 등이 밝혀지지는 않는다.
  6. 속명은 화진명으로, 화진무가 사촌동생이다. 화씨가문의 적통을 잇기 위해 화진무에게 모든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감추고 있다.
  7. 투검지(鬪劍誌)』의 금모하처럼 귀문(鬼門)의 연이 있어서 귀신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릉과 주소의의 혼령과 나눈 이야기를 봉무진에게 전해준다.
  8. 세상에 널리 알려진 협객으로, 인덕이 있어서 초창기 인단이 세 개의 단으로 나뉘기 전부터 단주직을 맡아오고 있다. 이 때문에 주세흥도 마지막까지 그를 끌어들이고 싶어 했으나, 그의 곧은 성격을 알고 포기한 뒤에 모함하여 수뢰에 가둔다. 하지만 구관정은 수뢰를 설계한 추씨 일가의 습관, 기관을 만든 자신들이 제거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회생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수뢰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번수의 도움까지 얻어 무사히 성무장에서 벗어난다.
  9. 초기에 내세운 대의명분과는 달리 성무장이 변하고 있음을 일찍부터 눈치채고 있었기에 끝내는 성무장에서 몰래 벌이는 사악한 짓거리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인연이 있던 개방 장로인 두영소에게 미리 도움을 청해 놓아서 성무장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고, 후에 봉무진, 임천생 등과 만나 모든 진상을 알려준다.
  10. 임천생의 실력이 보통이 아님을 알고 도목이 그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는다.
  11. 월향의 방에 남아 있는 냄새 중 옥화방에 없는 이를 소왕을 시켜 추적한다.
  12. 임천생은 '조공지충견지골묘(趙公之忠犬之骨墓)'라는 글귀까지 새겨놓고 떠난다. 이것은 임천생을 새벽에 봤다는 조이의 거짓말에 대한 임천생의 작은 복수였다.
  13. 임천생이 옥화방에서 잠시 얘기한 사장보의 형수인 도하운이 도목 자신의 잃어버린 동생일 수도 있음을 지금에서야 눈치챈다.
  14. 사장보는 자신은 어떠한 잘못도 없고, 형수가 바람을 핀 것으로 확신한 채 이 사건의 원흉인 임천생을 붙잡기 위해 막무가내로 가문을 빠져나온다.
  15. 그들이 하북에 갔을 적에 하북이패(河北二覇)와 황하삼걸(黄河三傑)이 두 달 동안 임천생을 잡지 못하고 휘둘리는 것을 지켜본 일이 있었다.
  16. 실상은 대반산이라는 독에 중독된 엄자후의 부인을 임천생이 관노삼과의 도박에서 딴 대보청심환으로 치료한 것이다. 도하운의 일도 있었고, 보이는 행색이 충분히 오해를 할만하다.
  17. 실제 번씨 부인을 납치한 것은 엄자추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풍범릉은 임천생이 이번에는 자신의 아내를 노린다는 말에 그를 막으려 한다. 임천생은 투닥거리다가 엄자추의 집과 신양 일대를 불로 태워버리겠다는 협박을 남기고 사라진다.
  18. 번씨 부인은 신양에서 항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방우촌이라는 마을의 처가에 가 있었다. 그런데 하필 이 방우촌이 사가보를 거쳐서 항주로 오는 길목에 있었다. 그래서 임천생이 미리 번씨 부인을 납치했으리라 예상한다.
  19. 이야기가 생략되며 1권이 끝난다. 장면이 전환되어 풍범릉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봉무진이 그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무림에 나온다. // 참고로 마지막 도박의 결과는 밝혀지지 않는다.
  20. 상자 안에는 번서향이 있었는데, 엄자추의 수하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옷을 여러 곳 찢어놓은 상태 그대로였다. 도박장에서는 역시 난리가 나고, 이 와중에 상자가 개봉돼서 그런 옷차림으로 번서향이 드러났으니, 진실을 모르는 풍범릉의 상심은 매우 컸다. 그래서 봉무진을 찾아가 임천생을 죽여달라 의뢰를 한다.
  21. 봉무진과의 대결 이후 번도는 무공 진보를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에 지나치게 쌓인 풍속의 규범을 덜어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술에 절어 지내는 등의 폐인 생활을 하는데, 끝내 만족할 만한 성취를 얻지 못하고 죽음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번휘는 봉무진 때문에 아버지가 죽은 것으로 오해하고, 더군다나 시집가고 나서 연락도 끊어진 상태라 동생인 번수는 이 전후 사정을 알리기는커녕 아버지처럼 폐인 생활만 하고 있게 되면서 번휘의 오해를 풀지 못한다. 그리하여 번휘는 번수가 아버지의 복수도 포기한 못난 놈이라고 여기고, 직접 나서서 봉무진에게 복수를 하고자 한다.
  22. 청룡단주가 남의 집 딸을 빼앗아서 억지로 첩실을 삼는다. 이에 그 딸의 아비는 억울해서 목을 매려 하는데, 우연히 봉무진이 그를 구해주고, 부탁까지 받자 홀로 청룡단을 붕괴시킨다. 바로 봉무진에게 부탁을 한 그 아비가 주용성이다.
  23. 엄자후는 왜 아내를 대반산으로 중독시켰는지 형에게 따지기 위해 찾아오고, 엄자추는 성무장 때문이라고 대답을 한다.
  24. 심형도(心炯刀)라는 독문무공의 섭혼의 효능으로 수향에게서 쉬이 진실을 알아낸다. 이를 지켜본 사항선은 섭혼도법(攝魂刀法)을 떠올린다.
  25. 백 명에 달하는 악당의 목을 베는 일로, 그 악당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까지 상세하게 작성해야 한다. 본래 대문파에서 죄를 지은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갱생의 기회를 주기 위해 시행하는 일종의 벌이지만, 사항선은 사장보의 어리석음을 고치기 위해 이용한다.
  26. 더불어 이마에서는 피가 줄줄 난다... 이를 본 임의행은 "돌 머리라고 하려니, 돌덩이로 저 석판을 깰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상황이군요.라는 촌평을 남긴다. // 비무초친에 참여하지 않을 사람은 당연히 할 필요가 없었던 일이므로 사장보는 괜히 피를 보고 만다.
  27. 기본적으로 봉진생이 상대의 약점을 알아오면 임의행이 그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수단을 오릉에게 알려준다. 이번에 사용한 어기차력은 잠룡결에 포함된 것으로, 시간이 느려지는듯한 신속법(迅速法)의 효과까지 있다.
  28. 상대의 몸을 칠 기회에 무엇하러 병기를 부러뜨리는 일을 할까... 더군다나 웃긴 일은 맨주먹을 상대로는 아무것도 부러뜨리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씨 선조는 "교검법을 익히는 놈은 필히 얼간이일 수밖에 없다!"라는 말을 남긴다.
  29. 임의행은 지략의 승리라고 한다. 그는 심지어 오릉의 새신발의 발바닥에 쇳덩이까지 달아놓았다.
  30. 오릉은 봉무진에게 칠보탈명의 운보법을 일부분이나마 전수받아서 화진무의 공격을 무위로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주세흥도 이 오릉의 비무를 지켜보고 있었기에 칠보탈명을 알아보고는 봉진생이 봉무진임을 눈치챈다.
  31. 두 호법인 강보잠, 상금당이 대반산을 살포해 하구상을 제거하려 하나, 하구상은 이미 대비를 해놓아서 몸을 피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는 미리 인연이 있던 개방십장로 중 한 명인 두영소에게 연락을 취해놨기에 도움을 받아서 성무장의 추격에서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32. 주세흥의 말로는 임천생의 상태가 좋지 못하자 여력이 있던 봉무진이 그냥 몸을 뺀 것이라고 한다.
  33. 이 음형초로는 적어도 백 일 이상 향기가 지속되는 방향제를 만들거나 대반산을 흔적도 없이 옮길 수 있다고 한다. // 성무장에서 비무초친이 끝나고 임천생과 봉무진은 오릉, 주소의와 함께 성무장에서 추적할 수 없도록 열흘간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렇지만 헤어지고 나서 얼마 후 그들은 바로 살해되는데, 아마도 이 음형초 때문에 위치가 금방 탄로 난 것으로 보인다.
  34. 봉무진에게 사문을 물으면 오체분시를 한다고 알려졌다.
  35. 실제 원한을 가진 적수라기보다는 호적수를 일컫는다. 그런데 무공으로의 호적수가 아니라 괴상한 성격으로 십걸과 어울렸던 것 같다. 더군다나 유월은이 키워낸 제자답게 봉무진도 개방 대호법을 상징하는 금패를... 금자 대신 사용해서 부스러기만 남기는 기행을 보여준다. // 사실 봉무진은 전해 받은 금패가 개방대호법을 상징하는 것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36. 화진무는 화씨가문의 적통이기도 하지만 철해의 후계자이기도 하다. 사촌형인 소성 선사가 화진무를 철해에 빼앗길까봐 이 사실을 숨기고 있었는데, 개방주가 나서서 화진무에게 모두 알려주고는 중재해준다.
  37. 왜 개방에서 패악을 떠는 청룡단을 멸망시키지 않았는지 의아해하자 풍개는 천하에 그보다 나쁜 놈들이 많음을 알려주면서 사장보에게 천하가 매우 넓음을 깨우쳐준다.
  38. 봉진생이 봉무진이라 소문을 퍼뜨렸고, 그리 생각하고 있는 주세흥을 놀리기 위함이다.